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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1화

Author: 주 한잔
“국녀학에 늘 붙어 있다는 말이군…”

용강한이 낮게 중얼거렸다. 따로 점을 치지 않아도, 이천과 심연희 사이가 아직 불이 붙지 못했다는 건 뻔히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인연이라…

용강한은 문득 자신이 이천에게 쳐준 괘상을 떠올렸다. 무슨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 했던 것도, 결국은 외삼촌 된 자가 잠시 측은한 마음을 낸 것일 뿐. 지금 와서 그게 옳았는지 그른지도 알 수 없었다.

“기회가 되면 이천과 심연희의 소식을 한번 엿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대인께선 혹 두 분이 끝내 맺어지지 못할까 염려하시는 겁니까?”

경문이 물었다.

용강한은 경문을 바라보다가, 뭐라 말하기도 어려웠다.

어차피 도화 비녀까지 내어줬는데, 그것마저도 인연을 맺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대인, 만약 천왕 전하가 아니라면… 연희 아씨와 경 대인은 과연 인연이 있을까요?”

용강한은 소매 속 손을 살짝 움켜쥔 뒤 천천히 대꾸했다.

“이제 너도 제법 기량이 늘었으니, 네가 한번 점쳐 보겠느냐?”

“…….”

경문은 말이 막히더니, 곧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대인, 농도 지나치십니다. 전 아직 대인의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는걸요.”

그는 몇 가지 일을 보고하고는 물러났다.

용강한은 다시 찻잔을 들어 빙빙 돌리며, 이천의 준수한 얼굴을 떠올렸다. 그 품행이며 가문, 학문까지 흠잡을 데가 없는 사내였다.

‘이토록 많은 장점을 가진 사내거늘…’

……

“전하를 뵙습니다.”

이천이 막 조정에서 돌아와 연못가에 이르렀을 때, 심선희가 그를 가로막았다. 그녀는 두 손에 향낭을 받쳐 들고 고개를 숙여 바치며 말했다.

“이것은 제가 직접 바느질해 만든 향낭입니다. 숙면에 도움이 되니, 부디 전하께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거절당할까 두려운 듯, 그녀는 서둘러 덧붙였다.

“듣기로는 전하께서 요사이 정무에 힘쓰시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신 듯합니다. 저희 조부님께선 본디 민간 의원이셨는데, 특히 불면과 정신 쇠약을 다스리시는 데 능하셨습니다. 감히 주제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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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경장명은 부적을 아달의 얼굴에 던져버렸다.“부적이 효험이 있다면, 이 세상에 어찌 그리 많은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이미 잃어버린 것들,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있겠느냐!”아달은 부적을 주워 들며 간절히 부르짖었다.“도련님…”“꺼져라!”차갑게 내뱉는 소리에 아달은 할 수 없이 물러났다. 그러나 문이 닫히는 순간, 그는 책상에 엎드린 경장명의 등을 보았다. 떨리는 어깨는 흐느낌을 억누르는 듯했다.심연희 때문에 우시다니…아달은 손안의 부적을 바라보다가 홧김에 밖에다 던져버리려 했다. 그러나 눈앞에 떠오른 것은 고통스레 울던 경장명의 모습, 그리고 단호하게 믿음을 드러내던 몽춘의 얼굴이었다.만약… 정말로 효험이 있다면?그는 곧장 뒷마당으로 향했다. 일부러 등불과 초를 챙겨 몽춘에게 내밀자, 몽춘은 곧장 무릎을 꿇었다.“이 천한 몸이 어찌 거짓을 꾸미겠습니까! 이 부적은 틀림없이 효험이 있습니다. 무의께서 저를 속일 리 없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왜냐하면 제가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득세한다면 은자 천 냥을 바치겠다고!”아달은 놀란 듯 입을 벌렸다.“그럼 이 부적 값은 얼마란 말이냐?”“부적은 비싸지 않았습니다. 겨우 이십 냥이지요. 하지만 무의께서 천 냥의 은자를 반드시 받을 것이라 장담하셨습니다! 그토록 자신만만했고, 또 언제든 떠날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노진산에 머물러 계십니다!”아달은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볼 만하다는 생각이 스쳤다.“하지만 도련님께서 연희 아씨에게 부적을 주는 것을 꺼려 하시는데, 우리가 어찌할 수 있겠느냐?”몽춘이 단호히 말했다.“괜찮습니다. 도련님의 머리카락 한 올만 구해 이 부적에 말아 넣으면 됩니다. 그 후 아씨께서 늘 지니시는 주머니나 비녀에 몰래 숨겨두면, 신도 모르고 귀신도 모를 것입니다.”“머리카락까지 필요하단 말이냐?”“네, 그래야 반드시 효험이 있습니다!”아달은 손에 쥔 부적을 내려다보다가 몽춘의 결연한 눈빛을 마주했다.“만약 정말 아씨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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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겠습니다.”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심연희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찻잔을 받아들며 조용히 말했다.“그렇다 해도…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건, 저희 두 사람이 감내해야 할 시련이겠죠.”경장명은 미소를 지었다.이토록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심연희는 처음이었다.그녀의 마음속에서, 자신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다.심연희도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진지했고, 말투는 담담했다.“솔직히 말하면, 오라버니한테는 오라버니의 시련이 있고… 저에겐 제 시련이 있답니다.”경장명은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정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겁니까?”그는 혹시라도, 이천이 끝내 마음을 열지 않는 상황을 떠올리고 있었다.심연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직접적인 대답 대신, 오히려 되물었다.“만약 지금 오라버니께서 무척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아니, 가정이 아니라 실제라고 생각해 주세요.”“그렇다면 오라버니의 통방첩 몽춘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겠나요?”경장명은 입을 떼지 못했다. 마음이 쥐어짜듯 아팠다.불가능했다.그는 오히려 몽춘이… 증오스러웠다.자신의 혼사를 망쳐버린 그녀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심연희는 정말 자신으로부터 멀리 가버렸고, 그녀와 자신은 이제 지기이자 친구 정도로 남을 수 있을지, 그것도 불분명했다.“표정이 말해주네요.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에요."심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경장명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낭자 말이 맞습니다.”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덧붙였다.“감정이란 건…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찻잔에 다시 화차를 따르며,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픈 마음으로 결심했다.“저희 둘 다, 이 아픔을 순조롭고 유쾌하게 넘기길 바랍니다.”심연희는 그의 눈에 담긴 초탈한 눈빛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건배.”그녀가 먼저 찻잔을 들었다.“건배.”경장명도 잔을 들어 부딪쳤다.찻잔이 부딪히며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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