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Penulis: 주 한잔

제1화

Penulis: 주 한잔
“안 돼!”

극심한 통증에 소우연은 큰소리로 외치며 눈을 번쩍 떴다.

소우연 앞에 펼쳐진 건 화려하게 꾸며진 방이었으며 향초가 불에 타고 있는 소리가 들렸고 은은한 향도 퍼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온몸을 괴롭히던 통증도 전부 사라진 것만 같았다.

소우연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방을 쓱 훑어보았고 단번에 이 방이 신혼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고개를 숙여보니 자신은 혼례복을 입고 있었다.

이 혼례복은 소우연이 쌍둥이 여동생 소우희를 위해 3년에 거쳐 직접 만든 혼례복이었는데 결국 소우연이 이 혼례복을 입고 시집가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소우연의 결혼 상대는 악명이 자자한 회남왕 이육진이다.

상운국에서 명망 높은 전쟁의 신이었던 이육진은 3년 전 전쟁에서 부하에게 배신을 당해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 결국 목숨 걸고 싸워서 위험한 상황을 벗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온몸의 신경들이 전부 잘려 폐인이 되고 말았다.

그 뒤로 이육진은 성격이 난폭해지기 시작했으며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는 노비와 시녀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해하기도 했다.

황제가 이육진에게 혼인을 몇 차례나 하사했지만 신부들은 혼사를 치른 이튿날 바로 싸늘한 주검이 되어 회남왕 관저 밖에 버려졌다.

그러다가 한 달 전, 이육진의 모친 덕빈은 황제 앞에서 난동을 부리며 다시 한번 혼인을 하사해달라고 했고 그 상대가 바로 진원 장군 가문의 둘째 딸 소우희였다.

어렸을 때부터 소우희를 애지중지 키운 소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사랑하는 딸을 이육진에게 보낼 수 없었기에 결국 소우연이 쌍둥이 여동생 대신 이육진과 혼인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소우연은 오래 전부터 연모하는 사내가 있었으며 어렸을 때부터 함께 큰 두 사람은 혼인을 약속한 사이이기도 했다.

때문에 소우연은 이육진에게 시집을 가기 싫었고 더군다나 회남왕에 관한 소문이 너무 흉흉한 탓에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러다가 혼사가 이뤄진 당일 날, 소우연은 소우희의 꼬드김에 넘어가 결국 도망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멀리 도망치기도 전에 다시 잡혀오게 되었다.

크게 노한 덕빈은 소우연의 사지를 부러트린 뒤, 그녀를 소씨 저택 대문 앞에 던져 버렸다.

소우연은 가족들이 자신을 집에 데리고 가서 상처를 치료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바람과 달리 소씨 저택의 대문은 끝까지 굳게 닫혀 있었으며 아무도 나와보지 않았다.

그렇게 살을 에이는 듯한 겨울 바람에 온몸에 상처까지 심각했던 소우연은 결국 대문 밖에서 얼어 죽고 말았지만 소씨 가문에서는 그녀가 죽고 나서 시체를 거둬가지도 않았다.

소우연은 죽는 순간이 되어서야 자신은 그저 소설 속의 하찮은 조연이고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은 소설 속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자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때문에 소우연은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쳐도 소씨 가문 사람들은 절대 그녀에게 신경 쓸 리가 없었으며 그녀는 그저 소우희 대신 희생하기 위해 존재한 사람이었다.

한편,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소우연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침대에 멍하니 앉아 예전의 기억들을 되돌려보고 있었다.

소설 속 내용에 의하면 이육진은 최대 악역이다. 얼굴이 망가지고 몸 전체가 폐인이 된 탓에 이육진은 성격이 변태적이고 포악했으며 소설 속 남녀 주인공들을 괴롭히다가 결국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되어있다.

소우연은 이육진을 생각하면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명성이 자자한 전쟁의 신이 결국 그런 최후를 맞이하다니. 그의 인생도 소우연 못지 않게 불행하고 처참했다.

소우연과 소우희는 모친 뱃속에 있을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 있었다. 점쟁이는 소우희가 귀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날 아이이고 이와 반대로 소우연은 태어나는 순간 소씨 가문에 불행을 불러올 거라고 했다.

점쟁이가 말한 것처럼 소우연이 태어난 뒤로 소씨 가문에는 사건 사고들이 유난히 많았기에 가문 사람들은 점쟁이 말을 굳게 믿은 채 소우연을 홀시하고 냉대했다.

소우연은 평생 소씨 가문을 위해 희생했지만 결국 대문 앞에서 처참한 죽음을 당했고 심지어 시체 일부가 들개들에게 먹혔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결국 소우연의 시체를 거둔 사람은 이육진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방 문이 열렸고 휠체어에 탄 남자가 덤덤한 표정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혼례복을 입고 있는 이 남자의 얼굴은 절반 이상이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화상을 입지 않은 반대쪽 얼굴에는 어마 무시한 칼자국 흉터가 나 있었다.

그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공포스러웠다.

살짝 겁을 먹은 소우연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옷을 꽉 잡은 채 조심스럽게 이육진의 눈치를 살폈다.

이번 생에는 절대 섣불리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회남왕 관저에서 도망치는 순간, 소우연은 또다시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

덕빈은 아들 이육진을 그 누구보다 걱정했기에 아들을 모욕하는 사람은 절대 가만두지 않았다.

소우연은 이제 이육진이 떠도는 소문처럼 성격이 그리 난폭하지 않기를 빌 수밖에 없었다.

“그만 물러가거라.”

낮게 깔린 이육진의 목소리에 뒤에 서있던 호위무사는 소우연을 경계하듯 쳐다보다가 이내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

그렇게 방 안에는 이육진과 소우연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소우연은 조금 긴장이 되긴 했지만 사실 이육진이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전생에 그녀의 시체를 거둔 것으로만 봐도 이육진은 소문처럼 그렇게 악마 같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

“소인이 시중을 들어도…”

잔뜩 긴장한 소우연은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 모습에 이육진은 소우연의 말을 끊으며 담담하게 물었다.

“내가 무서워?”

“아닙니다. 소인은… 소인은 그저 조금 긴장이 돼서…”

말까지 더듬는 소우연을 보며 이육진이 피식 웃음을 보였다.

“당연히 내가 무섭겠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안 무서운 게 더 이상하지 않겠어?”

소우연은 고개를 살짝 들어 이육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얼굴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심하게 망가졌지만 치료가 안 될 정도는 아니었다.

어렸을 때 소우희가 장난을 치다가 화상을 입게 되었는데 그때 당시 가족들은 세상이 무너진 듯 엉엉 울면서 발만 동동 굴렀고 소우연은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밤낮없이 치료제를 연구했었다.

그 결과, 흉터 치료에 효과가 매우 훌륭한 약을 조제해냈고 덕분에 소우희는 몸에 난 화상 흉터가 깔끔하게 없어졌다.

이육진의 흉터가 소우희보다 훨씬 심각하지만 그래도 흉터가 꽤 많이 치료될 수는 있을 것이다.

소우연이 침대에서 내려와 이육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하지만 손이 휠체어에 닿기도 전에 이육진이 소우연의 손을 툭 밀쳐냈고 화들짝 놀란 소우연은 얼른 해명했다.

“소인에게 나쁜 의도는 없습니다. 이제 밤도 깊었는데 왕야께서도 이만 쉬셔야 할 것 같아서 도와드리려고 한 것뿐입니다.”

이육진은 말없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소우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그 눈빛에 소우연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서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소씨 가문에서 큰 결심을 했네.”

코웃음을 치던 이육진은 직접 휠체어를 끌고 침대 곁으로 가더니 두 손으로 휠체어 손잡이를 툭 쳤다.

다음 순간, 허공 위로 날아오른 이육진은 손바닥을 빠르게 앞으로 뻗었고 그대로 침대 위에 완벽하게 착지했다.

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보며 너무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이육진은 완전히 폐인이 된 게 아니었어! 두 다리는 더 이상 쓰지 못하지만 무술 실력은 여전히 대단해! 그럼 지금까지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던 거야?’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Komen (6)
goodnovel comment avatar
강호영
오. 흥미진진하게 나가는데.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영희
계속해서읽고싶어요ㅎ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영희
재미있어요다음엔어떤상황이벌어질까요? 궁금궁금!
LIHAT SEMUA KOMENTAR

Bab terbaru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3화

    이진이 웃으며 물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날 사부로 모시겠다더니, 어째서 지금은 저 녀석을 사부로 모시겠다는 게냐? 설마 날 얕보는 것이냐?”그러면서 이진은 다시 주익선을 힐끗 바라보았다. “어떻게 내 눈앞에서 내 제자를 가로채?”주익선이 웃으며 물었다. “진이 너 정말로 이 사람을 가르치려고?”“당연히 진짜지. 하지만 네가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 특별히 너한테 양보할게.”이리저리 물건처럼 넘겨지게 된 소 대장은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주익선이 소 대장을 보며 웃었다. “그렇다면야, 안 될 것도 없지?”“사부님, 제자의 절을 받으십시오.”소 대장은 때를 놓치지 않고 넙죽 절을 올렸다.주익선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 절은 받아두마. 어서 일어나거라.”소 대장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우연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절로 웃음이 났다.이진이 소우연의 팔짱을 애교 있게 끼며 물었다. “어마마마,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그 말에 소 대장과 주익선 모두 소우연을 쳐다보았다.소우연이 그제야 소 대장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조금 뒤면 소항이 도착할 텐데, 어찌 대처할지 생각은 해두었느냐?”소 대장이 흠칫 놀라며 대답했다. “어찌 대처하다니요? 어제는 아무 일도 없이 평온했습니다. 아갑과 아을은 제가 문산으로 보내 이 대인을 잘 보필하라고 지시해 두었습니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내가 괜한 걱정을 한 셈이구나.”소 대장이 두 손을 맞잡아 정중히 읍하며 말했다. “왕 대인께서는 염려 놓으십시오.”그 말에 소우연도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나갔다.이진은 남아서 주익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바마마께서… 크흠, 그러니까 이 소 대장을 문산으로 보내겠다고 하시지 않았어?”이진도 자신이 어쩌다 또 '아바마마'라고 불러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소 대장이 주익선을 사부로 모시려 한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들의 진짜 신분은 이미 더 이상 소 대장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2화

    이육진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나를 따라오거라. 이후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자.”말을 마친 이육진은 곧장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아갑과 아을은 행여나 놓칠세라 허둥지둥 그의 뒤를 쫓았다.소우연이 문가에 섰을 때는 이육진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저 멀리서 아갑과 아을의 그림자만이 어렴풋이 보일 뿐이었다.주익선이 말했다.“아갑과 아을의 무공도 제법 쓸 만해 보입니다.”소우연이 대답했다.“그저 쓸 만한 정도겠지. 폐하께서 기다려 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두 사람 모두 따라잡지도 못했을 것이다.”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래도 이 영남은 경성만 못하니까요.”“진이는?”“아직,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소우연은 픽 웃고 말았다. 진이의 성격은 아무리 봐도 자신을 너무 쏙 빼닮았다. 하지만 그녀도 이제는 젊었을 때처럼 잠이 많지는 않았다. 요 며칠 이육진이 일찍 일어나는 통에, 그녀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게 된 것이다.“그럼 소 대장은?”“아직도 제 발로 방 안에 묶여 있습니다.”소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하늘 저편의 구름을 바라보았다. “우리도 어디 한 번 가볼까?”“마마, 그 자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지요?”소우연은 대답 없이 그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익선도 얼른 그 뒤를 따랐다.“언제까지 방 안에 묶여 있게 둘 순 없지 않느냐. 게다가 조금 있으면 소항도 도착할 테고.”소우연이 걸으며 말했다.주익선이 대답했다. “그 자가 온다 한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소 대장도 진심으로 귀순한 듯합니다. 만에 하나 그가 밀고를 했다 치더라도, 신과 진이가 즉시 태후 마마를 모시고 떠나면 그만입니다.”“그래, 마음 써줘서 고맙다.”“모두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우연과 주익선은 소 대장의 군막 밖에 다다랐다. 두 사람이 미처 들어가기도 전에 이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우연과 주익선은 시선을 교환했다.“진이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느냐?”소우연은 말을 건네며 곧장 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1화

    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들은 자신들의 충심을 증명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그 소 대장이 그리 쉽게 귀순했단 말이냐?”주익선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그럼 익선이 네가 보기엔 어떻느냐? 그 자가 진심인 것 같으냐?”주익선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소 대장의 귀순이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닙니다. 그는 줄곧 소항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왔지만, 정작 소항이 바라는 것은 천추에 길이 남을 대업 같은 것이 아니라…”주익선은 뒷말을 맺지 않았다. 하지만 소우연과 이육진은 그가 하지 못한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런 자가 어찌 명군이 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요 며칠 저희가 부지런히 움직이기도 했고, 양 장군과 경장명의 일침도 있었으니 소 대장도 자연히 정신을 차렸을 것입니다.”이육진이 먼 곳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가 했던 말 중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더 이상 노비로 살고 싶지 않다고 했지.”“이 세상에 스스로 노비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 해도, 그것은 오랜 세월 억눌리고 길들여진 탓일 뿐이지요.”소우연이 담담하게 말을 맺자, 이육진과 주익선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됐다. 진휘 일행이 이미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이 일로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주익선이 두 손을 맞잡아 읍하며 말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이육진이 손을 내저었다. “어서 돌아가보거라. 진이가 애타게 기다리지 않도록 말이다.“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자리를 떠났다.소우연이 물었다. “어째서 저는 조금…”“조금? 무슨 일이냐, 연아.”이육진이 물었다.“꽤 긴장이 되는 듯합니다.”“오히려 꽤 짜릿하지 않느냐?”소우연이 입술을 오므리며 답했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이육진이 빙그레 웃었다. “더 짜릿한 것도 있단다.”그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옷고름을 풀기 시작했다.“따뜻한 물이 벌써 다 식은 것 같습니다.”소우연이 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0화

    주익선은 소 대장을 향해 눈을 흘기고는 막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아갑과 아을이 다급히 달려와 주익선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주 장군님!”아갑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익선이 두 사람의 멱살을 쥐고 번쩍 일으켜 세웠다. “말을 할 거면 말만 하란 말이다. 툭하면 무릎을 꿇으니 원…… 내 명줄을 줄일 셈이냐?”아갑이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명줄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저희 두 사람도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소 대인께서 내일 저희를 소룡진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아을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차라리 저희를 포박하시는 건 어떠십니까?”소 대장 역시 다급하게 나섰다. “맞습니다, 저도 묶어주십시오.”“뭐야, 밀고라도 하러 가고 싶은 게냐?”“주 장군님, 그건 틀린 말씀이십니다. 저희가 밀고하러 갈 작정이라면 굳이 묶어 달라고 부탁을 하겠습니까?”“맞습니다. 저희는 그저 장군님께서 저희를 믿지 못하시고 밀고할까 봐 걱정하실까 봐 이러는 겁니다.”“그렇습니다, 맞아요. 차라리 저희를 꽁꽁 묶어두시면 절대 밀고하러 가지 못할 것 아닙니까.”주익선은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세 사람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안심해라. 너희가 진심으로 밀고를 하러 가고 싶다 한들, 애초에 운하 군영을 살아서 빠져나가지도 못할 테니까.”소 대장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설마 양세봉 장군도 그쪽 사람이 되었다는 겁니까?”“그자가 우리 사람인지 아닌지는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소 대장은 흠칫했다. 오늘 양세봉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을 떠올려 보면, 그가 이미 소성진 일행에게 귀순한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귀순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양 장군이 소항에게 꽤나 충성스럽긴 하지. 다만 아직 몇 가지 일의 진상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주 장군님 말씀이 맞습니다.”소 대장 역시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9화

    “네놈에게 정말 그럴 배짱이 있다면 말이지.”이육진은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네 가족이 모두 열 명이라지. 내 말이 틀렸느냐?”“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이 대인이 문산으로 향하던 날, 우리는 이미 네 가족에 대한 조사를 모조리 끝냈다.”“그, 그게… 조사를 다 끝냈다고 해서 어쩌시겠다는 겁니까?”주익선이 픽 웃었다.“너와 소항이 운하 군영으로 오던 바로 그날, 내가 직접 찾아가 네 가족들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겨 두었다.”“예? 뭐, 뭐라고요?!”소 대장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믿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믿기지 않는다면 내일 돌아가 직접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소 대장은 머리가 깨질 듯 어지러웠다.오늘 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곁에 있던 아갑과 아을 역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일제히 주익선을 바라보았다.“너희 두 사람의 가족도 무사하다. 그러니 우리 폐하께서…”말을 잇던 주익선이 순간 이육진의 눈치를 살폈다.아차. 그만 입이 방정이라 또 실수를 저질렀구나.하지만 이육진은 아무런 책망도 하지 않았다. 그저 넋이 나간 소 대장과 아갑, 아을 세 사람을 향해 덤덤히 명을 내릴 뿐이었다. “내일 동이 트는 대로 내가 직접 너희를 데리고 소룡진으로 돌아갈 것이다.”소룡진으로 돌아간다니…그의 말투는 마치 제 본거지로 돌아가기라도 하는 듯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소룡진 군영 역시 엄연히 소항의 세력권이라는 사실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물론 소 대장은 방금 전 두 사람이 분명히 말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소룡진의 조 장군과 위 장군, 동 장군까지 이미 모두 그들의 편으로 돌아섰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폐하라니.도대체 어떤 뜻으로 한 말이란 말인가?폐하란 본디 황제를 부르는 명칭이 아니던가.설마… 소 대인을 황제라 칭한 것인가?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소 대장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육진과 주익선에게 번갈아 보았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8화

    주익선은 소 대장이 소항을 윗사람으로 모시듯 ‘소 대인’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서야 들고 있던 검을 거두었다.소 대장도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래, 자객은 나였다.”이육진의 말에 소 대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다른 한 분은… 누구십니까?”이육진은 소 대장을 보며, 참으로 미련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소 대장이 입을 삐죽거리며 넘겨짚었다. “혹시 주 장군이십니까?”주익선이 실소를 터뜨렸다. “내게는 그럴 만한 재주가 없다.”“그럼 누구란 말입니까? 설마 그 이 대인이라는 말씀은 아니시겠지요?”“그분이 아니면 또 누가 있겠느냐? 이 천하에 이 대인의 적수가 될 만한 자는 없을 게다.”말을 내뱉고 나서야 아차 싶었던지, 주익선은 헛기침을 하며 얼른 말을 고쳐 붙였다.“흠흠, 다시 말하마. 천하에 이 대인과 소 대인, 두 분을 당해낼 자는 없다고 해야겠구나.”이육진이 주익선을 힐끗 보며 말했다. “네 말이 사실이니 굳이 탓하지 않으마.”이육진 역시 용강한의 무공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사실만큼은 조금도 부정하지 않았다.주익선이 머쓱한 듯 웃었다.소 대장과 아갑, 아을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눈앞의 소생, 이육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주 단주를 비롯한 이들 역시 하나같이 무공이 뛰어난 자들이었다.그런데 이휘라는 자는 바람만 조금 불어도 날아갈 듯 연약해 보이지 않았던가.그런 사람이 소생보다도 무공이 뛰어나다고?세 사람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소 대장이 아갑과 아을을 쳐다보았다. “너희 둘은 어쩔 테냐…”아갑이 대답했다. “전 소 대인 뜻에 따르겠습니다.”소 대장은 속으로 혼란스러웠다. 지금 말하는 소 대인이라는 호칭이 본인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저기 있는 소생을 뜻하는 것일까?아을도 곁에서 거들었다. “저도 소 대인 뜻에 따르겠습니다.”소 대장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이육진과 주익선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소생이 대체 언제 제 방에 들어왔는지는 추후 생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