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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Author: 주 한잔
그렇게 생각하자 후희진은 두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몸속 깊은 데서부터 한기가 올라왔다. 상운국 황제가 마지막에 늙은 노인과 혼인을 명하지만 않는다면… 그게 그녀 인생의 최선의 결말이 될지도 몰랐다.

“그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나는 대체 어떻게…”

후희진은 안색이 유난히도 좋지 않았다.

선옥과 아령, 둘 다 알고 있었다. 지금 후희진이 경성의 방어도를 어떻게 손에 넣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는걸…

아령이 부드럽게 말했다.

“공주마마, 아직은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가 상운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선옥도 덧붙였다.

“사막도 지금은 쉬고 회복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이번 혹독한 겨울을 넘기고 나야 조금 숨통이 트일 겁니다.”

후희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길에 나서면서, 그녀는 확실히 깨달았다. 소령이 상운국을 얼마나 증오하고 있는지를. 그녀는 뼛속까지 진심으로 상운국을 증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소령은 그녀에게 있어서 더욱 믿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선옥도 후희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공주마마. 저희는 성급할 필요 없습니다.”

후희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너무나도 사막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면 아령도, 조 장군도 다 사막으로 돌아갈 터였다. 그렇게 되면 후희진은 선옥, 그리고 열댓 명 남짓한 하인들과 시녀들만을 데리고 이 상운국에 남게 될 것이다.

타국 땅 위에서, 마음은 차갑기만 했다.

그렇지만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면, 오히려 더 당당해져야 했다.

어쩌면 그녀의 오라비가 경성을 함락시켜 준다면, 그때는 정말로 해방될 수도 있을 터였다.

“공주마마, 조금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셔야, 정신을 맑게 하고 모든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아령이 조심스레 권했다.

후희진은 관자놀이를 가볍게 문질렀다.

“그래.”

그렇게 말하고 나서, 후희진은 선옥과 함께 천천히 침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

아령은 탁자 위의 찻잔들을 정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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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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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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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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