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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Author: 주 한잔
진규는 미간을 좁히며 간석을 불러 멀찍이 걸어 나갔다.

낮은 목소리로, 그는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희야 뻔히 알지 않습니까?”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밖에서는 온갖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왕야께서 근본이 다쳤다느니, 남자로서 기능이 없다느니. 얼굴이 망가진 데다, 다리도 오랜 세월 저렇고, 아직 후사가 없는 것까지 더해지니…”

진규는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정에서도 절반 이상의 대신들이 이미 평서왕부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간석도 얼굴을 굳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고 있소.”

진규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왕야께서는 왕비마마를 다르게 대하시지 않습니까?”

그는 단호한 눈빛으로 말을 덧붙였다.

“왕야께서 왕비마마를 아끼는 것은 우리도 똑똑히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후사만 있으면, 누가 감히 왕야와 겨룰 수 있겠습니까?”

간석 역시 진지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왕비마마께서는 왕야의 목숨을 구해준 분이니, 그분께서 후사를 보신다면, 왕야께서야말로 모든 걸 내어주실 것이오.”

그러나 간석은 곧바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문제는 왕야와 왕비마마께서… 아직 아무 일도 없다는 거지.”

진규의 표정이 굳어졌다.

“정녕 아무 일도 없는 것이 확실합니까?”

“확실하오.”

간석은 낮게 탄식을 내뱉었다.

“왕야와 왕비마마께서 함께하신 후, 매번 시녀들이 바꿔온 침구를 정연이 꼼꼼히 살폈소.”

“하지만 한 번도… 흔적이 남은 적이 없었지.”

진규는 깊이 고민하는 듯하다가, 문득 떠오른 듯 말했다.

“왕야께서… 서재에서 늘 해결하셨다던데.”

간석은 황당하다는 듯 진규를 쳐다보았다.

“내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건가?”

진규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럼 제가 찾아야 합니까?”

“……”

진규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왕비마마께서 전에 임 어의에게서 약술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간석은 잠시 멍하더니, 곧바로 반응했다.

“맞다! 그 약술, 아직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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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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