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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Autor: 주 한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

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조금만 더 생각할 시간을 주거라.”

“벌써 한 달이 넘도록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붙들고서 그녀의 붉은 입술을 바라보았다. 무수한 충동이 밀려왔지만, 결국 그는 이를 억눌렀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기에, 감정만 앞세운 억지는 부릴 수 없었다.

그에게 있어 그녀는 단지 연모의 대상이 아닌,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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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5화

    “이 모든 건 대왕께서 받으신 밀서들에서 본 것입니다. 그자들은 모두 대왕께서 영남 밖으로 진군하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대왕께서 영남을 벗어나 진군하신다면, 과연 성공하실 수 있겠습니까?”양세봉이 물었다.“지금 대왕의 마음속엔 오직 왕 부인뿐이시지요.”“성공하실 수 없을 겁니다.”양세봉이 단호히 말했다. “신하의 아내까지 탐하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조차 모르는 자라면, 그저 힘만 가진 지주이자 노비주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가 세가와 외부 세력의 힘까지 등에 업는다면, 결국 고통받는 것은 백성들일 뿐입니다. 제후들이 영토와 재물을 차지하려 서로 칼을 겨누는 동안, 백성들이 잃는 것이 무엇입니까? 피붙이를 잃고, 한 집안을 떠받치던 가장을 잃는 것 아니겠습니까.”소 대장이 입술을 삐죽이며 양세봉을 바라보았다. “양 장군, 그 말씀이 대체 무슨 뜻입니까?”“상운국의 백성들은 여인을 때릴 수 없다는 고통 하나를 제외하면… 아, 아니지요. 이건 고통이라 부를 수도 없을 겁니다. 진정한 군자, 진정으로 연이 닿은 사람들이 부부의 연을 맺었다면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의지할 뿐일 테니까요. 그러니 고통받는 자들은 뼛속 깊이 자신만의 노비를 소유하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위로 올라갈 능력은 없는 사내들뿐입니다. 그뿐이지요.”양세봉이 소 대장을 응시하며 물었다. “소 대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소 대장은 자신의 아내와 딸들을 떠올렸다…양세봉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저는 큰딸을 누구보다 아낍니다.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저와 아내는 정성을 다해 키웠지요. 그런데 제 딸이 자라 그런 못된 사내에게 시집을 가고 나니, 제가 아무리 이 나라의 장군이라 해도 그놈은 뒤에서 몰래 제 딸을 괴롭히더군요.”소 대장은 위로를 건네려 했으나,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둘째 딸 역시 무척 아낍니다. 그 아이도 곧 혼처를 정해야 하는데, 제 지금 신분이 일부 사람들을 위압할 순 있겠지만… 사내들의 그 못된 본성을 우리가 가장 잘 알지 않습니까. 저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4화

    양세봉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대장님 생각에는, 대왕께서 상운국을 공격하실 것 같습니까?”“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하지만 우리 영남의 세력으로, 막강한 재력과 병력을 지닌 상운국을 정말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당연히 역부족일 것입니다. 허나 영남의 우세를 틈타 천하의 뜻있는 자들을 불러 모아 여황제의 정책을 뒤엎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어쨌든 대장부가 어찌 여인네의 발밑에 짓밟히며 살 수 있단 말입니까?”양세봉은 입술을 삐죽일 뿐,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소 대장이 말을 이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 상운국이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바람에 지금 여인들이 사내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기고만장하게 굴고 있다는 걸 아십니까? 예전엔 대장부가 말할 때 여인네가 감히 끼어들 틈이나 있었습니까? 지금 상운국은 가폭법이란 것까지 제정해서, 사내가 제 부인을 때리기라도 하면 가볍게는 관아의 경고를 받고, 무겁게는 벌금을 물거나 옥살이까지 해야 한단 말입니다. 이런 형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내들이 속으로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겉으로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사는지 아십니까!”양세봉이 미간을 찌푸렸다. “상운국에서는 여인을 때리는 것이 국법에 어긋난단 말씀이십니까?”“그렇습니다!”소 대장이 무릎을 치며 반색했다. “정확히 짚으셨습니다. 여인네란 본디 사흘만 매를 들지 않아도 기어오르기 마련인데, 상운국의 사내들은 이미 가장으로서의 위풍을 잃어버린 지 오래란 말씀입니다.”소 대장이 술트림을 한 번 하더니 잠시 뜸을 들였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여인에게 체면을 세워줄수록 여인들은 콧대를 높이기 마련이지요. 제 말이 다 맞는 건 아니고 훌륭한 여인들도 많겠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머리에 든 것 없는 여인들이 오래도록 가장 노릇을 하다 결국 가문을 망쳐먹고 말 것입니다.”양세봉은 속으로 자신의 부인을 떠올려 보았다. 그의 부인은 온화하고 사리가 밝았으며, 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3화

    “이것만 봐도 대왕의 마음속에서는 그 왕수미라는 여인이 왕권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뜻 아니겠습니까?”양세봉은 멋쩍게 웃을 뿐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그저 사람을 시켜 안주 두어 접시를 내오게 한 뒤 소 대장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술자리가 길어지자, 소 대장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양 장군, 우리 대왕께서… 대왕께서 변하셨습니다다.”“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소 대장이 술잔을 치켜들자, 양세봉은 얼른 그의 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소 대장님,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입니까. 여기서 하신 말씀은 제 입 밖으로 단 한 글자도 새어 나가지 않을 테니 편히 말씀해 보십시오.”“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소 대장이 양세봉의 어깨에 덥석 손을 얹었다. “영남이 갈수록 살기 좋아지고 있고, 대왕께서도 영남왕의 자리를 굳건히 다지셨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여색을 철저히 멀리하시던 대왕께서, 돌연 그 왕 부인에게 홀딱 빠지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양세봉이 난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내가 여색을 밝히고 여인을 마음에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지요. 허나 이 천하에 아직 출가하지 않은 여인이 그리도 많고, 정 안 되면 과부라도 좋을 텐데, 왕 부인에게는 멀쩡히 지아비가 있지 않습니까.”소 대장이 무릎을 쳤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대왕께선 참…' 양세봉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이 소항이라는 자, 행실도 너무 형편없지 않은가.소 대장이 말을 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대왕께서 정녕 그 왕수미를 마음에 품으셨다면 이휘에게 당당히 요구하거나, 정 안 되면 힘으로 빼앗기라도 하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매일같이 이렇게 찾아가 진을 치고 있는 것보다는 낫단 말입니다.”양세봉이 입술을 삐죽이며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맞아요.”속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이 스쳤다. '맞긴 뭐가 맞아, 엄연히 지아비가 있는 몸이거늘. 그 주인에 그 수하라더니, 소 대장의 생각도 어지간히 극단적이군.'소 대장은 울지도 웃지도 않는 듯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2화

    “네? 영이 언니랑 초운 오라버니, 그리고 연희 언니까지 다 왔다고요?”이진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이육진이 대답했다. “네 외삼촌의 점괘는 틀린 적이 없으니,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 녀석들도 분명 왔을 게다.”이진은 다소 흥분한 기색으로 주익선의 옷자락을 툭툭 당기더니, 이육진과 소우연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럼 언니 일행은 대체 무슨 신분으로 온 건가요?”이육진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긴 몰라도, 십중팔구 죄수 신분일 게다.”이진이 코웃음을 쳤다. “아주 볼만하네요. 온 집안 식구가 죄다 죄수 신세라니.”“나랑 폐하는 아니잖아.”주익선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우리는 죄수들을 호송하는 압송관이니깐.”“그럼 언니 일행도 압송관일지 모르잖아?”이육진이 말했다. “때맞춰 참 잘들 왔구나. 이 영남 땅이 아주 시끌벅적해지겠어.”“시끌벅적하면 좋지요. 나중에 전쟁이 터졌을 때 일손이 모자랄까 봐 걱정할 일은 없지 않습니까.”소우연이 거들었다.이진 역시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어마마마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소항 그 짐승만도 못한 놈이 진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낯빛이 굳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낯빛이 굳는 걸로 끝나겠느냐. 그놈에게는 그놈에게 어울리는 죽음이 따로 있을 게다.”이육진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이진은 입을 삐죽일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야식을 든 후, 이진과 주익선 두 사람은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소우연도 볼록해진 자신의 배를 살짝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렇게 먹다간 살이 찌지 않을까요?”“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곳 음식이 예전만 못해도 한참 못한데, 네가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몸이라도 상할까 봐 걱정이구나.”“고생 좀 한다 셈 치지요, 뭐.”이육진은 픽 웃고는 말했다. “그래, 연이 넌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거라.”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육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그가 화랑과 령이 부부의 처소에 채 닿기도 전에, 화랑이 먼저 문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1화

    용강한이 입을 열었다. “영이, 초운이, 그리고 연희 말입니다.”“연희요?”이육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경장명 그자가 아직 영남에 있지 않습니까.”“그자가 폐하의 며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우신 겁니까?”“그자가 감히 그럴 배짱이나 있겠습니까?”용강한은 찻잔을 기울여 차를 따르고는 찻물을 후후 불며 대답했다. “없겠지요.”이육진이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물었다. “그 세 녀석은 뭣 하러 온답니까?”“아마도 재미있을 것 같아 온 것이겠지요.”“……”“왜 그러십니까?”용강한이 살피니 이육진의 안색이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닙니다.”그와 소우연은 워낙 자유분방하고 얽매이지 않는 성격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아이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을 빼닮은 것도 모자라 사위와 며느리까지 이토록 제멋대로일 줄은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다.참으로 온 집안 식구들이 나라의 안위 따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구나!이육진은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녀석들은 언제쯤 온답니까?”“대략 폐하께서 운하 군영으로 가실 때쯤 도착할 겁니다.”“……”해가 저물 무렵, 이육진은 이번에 잊지 않고 군영의 취사병을 시켜 질 좋은 밀가루로 빚은 고기만두와 하얀 찐빵, 그리고 다과를 찬합에 미리 담게 했다.용강한은 군막 밖에 앉아 저녁 바람을 쐬며 군영 주변을 에워싼 무성하고도 아름다운 황혼 녘의 풍경을 유유자적 감상하고 있었다. 떠날 채비를 하는 이육진을 본 그가 물었다. “그들을 기다리지 않으시는 겁니까?”“안 기다릴 겁니다. 연이가 절 기다리고 있으니까요.”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가볍게 몸을 흔들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무척이나 여유롭고 한가로운 자태였다.이육진은 그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리 유유자적한 꼴을 보니, 참으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늙은 신선 같았다.속으로 혀를 차며, 이육진은 찬합을 들고 해 질 녘의 어스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0화

    이진이 소우연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어마마마, 무슨 생각을 그리 하세요?”소우연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네 외삼촌이 너희에게 준 부적은 다들 잘 간직하고 있겠지?”“네, 다 잘 챙겨두었어요.”이진이 그것을 꺼내 소우연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그럼 됐다.”……소룡진 군영.이육진이 군영으로 돌아오자, 진휘가 서둘러 다가와 아뢰었다.“장군, 이 대인께서 오셨습니다.”이 대인이라면, 용강한이 아닌가?문산에 얌전히 있지 않고, 소룡진에는 무슨 일로 온 것인가?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밖에 보고할 중요한 일이 더 있느냐?”진휘가 고개를 저었다.“당장은 없습니다.”“농가에서는 다들 작물을 심었느냐”“심었습니다. 군중 장병들의 가솔들도 모두 심어두었습니다. 가을걷이 때가 되어 별다른 변고만 없다면, 그때가 바로 정식으로 패를 뒤집을 시점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막사로 걸음을 옮겼다.막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이육진은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알아챘다. 그리고 곧, 용강한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차를 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문산에 있지 않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폐하를 보러 왔습니다.”“저를 보러요?”이육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용강한은 자신 역시 한 시진이면 운하 군영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소우연 일행이 무탈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직접 이육진에게 당부해두고 싶은 것이 있었다.“말씀해 보십시오, 무슨 일이십니까?”용강한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소항이 폐하의 정체를 알아챈다면,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어찌하다니? 그자가 눈치가 있다면 알아서 기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들킨 그날이 곧 그자의 제삿날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용강한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동의하지 않으시나 봅니다?”이육진이 그가 웃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아니,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이육진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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