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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바닥에 처박힌 머리채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9 22:11:36

502호 병실에는 경보음과 거친 숨소리만 남았다. 칼을 꺼내 들었던 오유라의 경호원은 도현에게 손목이 잡힌 채 벽에 눌려 있었다.

"커헉……!"

경호원의 손에서 단도가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도현은 경호원을 방호원에게 넘기고 침대로 다가갔다.

"우진아……!"

하얀 환자복 소매를 적신 피가 도현의 손바닥에 묻었다. 피를 닦아야 할지, 아이를 건드리지 말아야 할지 몰라 손이 떨렸다. 우진은 낯선 손이 가까워지자 본능적으로 서연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도현은 그 반응을 보고 손을 거뒀다.

그때, 바닥에 나뒹굴던 오유라가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악을 썼다.

"도현 씨! 저 미친년이 날 먼저 때렸어요! 내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처박았다고요!"

유라가 피 묻은 입술을 닦아내며 억울하다는 듯 서연을 향해 삿대질을 해댔다.

"저 사기꾼 년이 당신과 날 모욕하고, 병원 안에서 폭력을 휘둘렀어요! 당장 경비 불러서 저 모자 끌어내야 해요!"

도현이 천천히 유라를 돌아봤다.

"닥쳐."

유라가 입을 다물었다.

"내가 내 눈으로 똑똑히 본 건, 네가 아이의 링거를 강제로 뜯어내 피를 쏟게 만든 현장뿐이다."

도현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 거즈로 우진의 손목을 지혈한 서연이 몸을 돌렸다. 서연은 바닥에 주저앉은 유라의 멱살과 머리채를 다시 움켜쥐었다.

"꺄악! 차도현 씨, 저 여자 안 말리고 뭐 해요?!"

남은 경호원이 달려들자 도현이 팔을 비틀어 바닥에 눕혔다. 그 사이 서연의 손바닥이 유라의 뺨을 한 번 세게 때렸다. 짝-!

"그만."

도현이 서연의 손목을 붙잡았다.

"우진이가 먼저야."

"내 아이에게 손댄 대가야, 오유라."

서연은 유라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접근금지부터 걸고, 오늘 한 일은 끝까지 처벌받게 할 거야."

병원 방호원과 간호사들이 한꺼번에 병실로 뛰어들었다. 서연은 곧바로 우진의 손목에 거즈를 눌렀고, 도현은 바닥의 흉기를 발로 밀어냈다. 유라는 방호원들에게 붙잡힌 채 악을 썼다.

간호사는 우진의 팔을 심장보다 높게 들고 압박 지혈을 이어갔다. 다른 간호사는 피부에 묻은 화장품 성분을 닦아내고 새 정맥로를 잡을 준비를 했다.

"보호자 한 분만 곁에 계세요. 나머지는 모두 밖으로 나가 주세요."

도현은 자신이 남겠다는 말을 삼켰다. 서연이 우진의 손을 잡자 두 걸음 물러나 문가를 비웠다.

"내 아버지가 이 병원 이사장이야! 너희 모자 둘 다 감옥에 처넣어 줄게!"

방호원이 유라의 가방과 바닥에 떨어진 핸드크림을 별도 봉투에 넣었다. 도현은 병원 보안실에 전화를 걸어 병실 CCTV와 출입 기록을 즉시 보존하라고 했다.

"원본은 건드리지 말고 경찰이 올 때까지 봉인해. 내 지시도 전부 기록으로 남겨."

서연이 고개를 들었다.

"방금 왜 ‘내 아이’라고 했어요?"

도현은 대답하지 못했다. 확신은 커졌지만 서연의 동의 없이 입증된 것은 없었다.

"지금은 우진이부터 보자. 내가 한 말은…… 검사 뒤에 책임지고 설명할게."

"당신 설명 필요 없어요. 길이나 막지 마요."

도현은 그대로 옆으로 비켰다.

간호사가 우진의 활력징후를 확인하고 새 정맥로를 준비했다. 서연은 아이에게 체스 이야기를 꺼내 시선을 돌렸고, 도현은 두 걸음 물러나 의료진에게 길을 내줬다.

우진은 울음을 참느라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

"엄마, 내가 아줌마한테 말대답해서 그런 거야?"

"아니야. 잘못한 건 저 어른이야. 우진이는 아무 잘못 없어."

도현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다섯 해 전 서연에게도 똑같이 말해줬어야 했다. 둘 다 아이가 겁먹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춘 순간, 복도에서 다급한 구두 소리가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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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버린 재벌이 지 아들인줄 모르고 입양한댄다   외전-8. 후계자는 오늘 쉽니다

    우진이 가져온 안내문에는 체스 심화반 체험수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도현이 일정부터 보자 아이가 다른 종이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유치원 친구 준호의 생일 초대장이었다."둘이 같은 날이야.""체스 수업은 다음에도 있나 보자."도현이 안내문을 넘기는 동안 우진은 손가락으로 초대장의 기차 그림을 문질렀다."선생님이 나 잘한다고 가보랬는데.""가고 싶어?""준호 집에 새 기차 있어."질문과 대답이 달랐다. 도현은 안내문을 내려놓았다."준호 생일에 가고 싶은 거네.""응. 근데 체스 안 하면 못하게 돼?"도현이 바로 답하지 않자 우진의 표정이 굳었다. 서연은 싱크대에서 손을 닦으며 두 사람을 봤다.우진이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나 못해도 아빠가 좋아해?"도현은 의자를 당겨 아이와 마주 앉았다."우진아. 아빠가 너랑 밥 먹는 게 체스 잘해서인 것 같아?""처음에 그거 보고 왔잖아."아이의 말에 도현의 손이 멎었다. 온실에서 체스판 앞에 앉아 있던 작은 얼굴이 떠올랐다. 닮았다는 이유와 뛰어나다는 이유를 번갈아 앞세웠던 자신까지."처음에는 그랬어.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싶었어."서연도 손을 멈췄다. 도현은 우진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지금은 네가 체스판 안 꺼내도 같이 있고 싶어. 오늘은 기차 얘기 해줘도 돼."우진이 초대장을 조금 더 밀었다."기차 소리도 나. 준호가 새로 샀대.""그럼 구경하러 가자. 체스 수업은 네가 다시 가고 싶어질 때 알아보고."우진은 안내문을 접어 책장에 꽂았다. 버리지는 않았다. 도현은 초대장을 냉장고에 붙였다.***토요일, 도현은 우진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따로 챙겨 준호

  • 날 버린 재벌이 지 아들인줄 모르고 입양한댄다   외전-7. 할아버지에게 가져갈 사진

    우진은 가방에 사진을 넣었다가 꺼냈다. 결혼식 사진과 식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번갈아 보더니 둘 다 투명 파일에 끼웠다."할아버지는 뭘 더 좋아하실까?"서연이 아이 옆에 앉았다."엄마가 웃는 걸 좋아하셨어.""둘 다 웃는데.""그럼 둘 다 가져가자."우진은 그제야 파일을 닫았다. 도현은 현관에서 보온병 뚜껑이 잘 잠겼는지 확인했다. 서연이 부탁한 보리차였다.파주로 가는 길, 우진은 한참 떠들다가 잠들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나무에 어린 잎이 돋아 있었다. 서연은 뒷좌석을 돌아보고 목소리를 낮췄다."아버지 보러 가자고 하면 당신 불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네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그것만으로 괜찮아요?"도현이 신호 앞에서 차를 멈췄다."내가 괜찮은지부터 묻느라 네가 못 가는 건 싫어."서연은 앞을 봤다. 빨간불이 바뀌기 전, 기어 위에 놓인 그의 손을 잠깐 잡았다가 놓았다.추모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조금씩 내렸다. 도현은 차에서 내리기 전 우산을 폈다. 우진은 잠이 덜 깬 얼굴로 그 안에 들어왔다.서연의 발이 계단 앞에서 잠깐 멎었다. 도현도 걸음을 멈췄다. 누구도 빨리 가자고 하지 않았다."엄마, 미끄러워?"우진이 물었다."조금. 천천히 가자."서연은 난간을 잡았다. 도현은 두 사람이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기울였다. 옆구리에 남은 흉터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안으로 들어오니 젖은 우산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서연은 우산을 접어 입구에 두고 아버지 사진 앞으로 갔다."아빠, 나 왔어요."우진이 먼저 사진 두 장을 내밀었다. 서연은 유리 앞에 사진을 받쳐 들었다."결혼식 때 찍은 거예요. 우진이가 직접 골랐어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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