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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 탐정에게 입덕했다.(나, 오직 너만을)
남장 탐정에게 입덕했다.(나, 오직 너만을)
Penulis: 박쏭쏭

1화. 삶의 벼랑 끝에서 만난 사람

Penulis: 박쏭쏭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5 19:34:41

똑똑.

경쾌한 노크 소리였다.

"네"

나는 짐짓 태연한 척 대답했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들어서는 남자를 보는 순간, 나는 그만 숨을 한 박자 놓쳤다.

차 우석.

스물여덟.

대한민국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이름.

긴 기럭지, 정장 재킷 차림에도 한눈에 느껴지는 단단한 어깨.

흘러내린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눈매가 지금도 예사롭지 않았다.

몇 년 전, 삶의 벼랑 끝에서 나를 붙잡아 준 사람.

그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그를 잊은 적이 없었다.

저런 남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게,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다시 서 있다는 게, 어딘지 현실 같지 않았다.

나는 입을 살짝 벌리고 말았다.

그런 내 표정이 이미 수도 없이 익숙하다는 듯, 그가 피식 웃었다.

웃음을 보아하니, 그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입꼬리가 올라가며 눈이 가늘어졌다.

아, 저 눈빛은 반칙이다.

하지만 나, 송희우, 또 다시 흔들리면 안 된다.

이런 감정 따윈 사치다.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으려면 정신 줄을 꽉 붙잡아야 했다.

나는 재빠르게 표정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녕하세요. 유혁이라고 합니다."

명함을 내밀었다.

'탐정 — 유혁'이라고 적힌.

그가 명함을 받아 들고 내려다보았다.

"생각보다 젊으시군요. 좀 더 연륜 있으신 분인 줄 알았는데."

"아, 윤이솔 씨께서 자세히 설명을 안 하셨나 보군요. 비록 스물여섯이지만 실력은 됩니다. 앉으시죠."

나는 최대한 전문가처럼 보이려 애쓰며 낡은 검은 가죽 소파를 가리켰다.

그가 사무실 안을 슬쩍 둘러보며 자리에 앉았다.

안다.

낡은 상가 건물 2평짜리 사무실.

전 사장에게서 통째로 넘겨받은 거라 가구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맞은편에 앉았다.

목소리를 한 톤 낮게 깔았다.

"사람을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가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중년의 여성이었다.

온화한 미소, 인자한 눈매.

사진 속에서도 느껴지는 따뜻한 분위기.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제 친어머니입니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봤다.

담담한 표정.

흔들림 하나 없이 평온한 얼굴이었는데, 어딘지 그 평온함이 너무 단단하게 다져진 것처럼 보였다.

"친어머니를 찾으신다고요?"

"네. 제가 다섯 살 때 집을 나가셨습니다."

몰랐다.

차우석에게 이런 아픔이 있을 줄은.

"경찰에선 뭐라 하던가요?"

"고등학교 때 갔었는데,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찾아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그리고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찾으시려는 거고요."

"네. 찾을 수 있겠습니까?"

"살아 계신다면 얼마든지요. 다만 저도 같은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나는 잠깐 말을 고르다 이었다.

"당사자가 만나길 원하지 않으신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렇다면 굳이 만날 필요는 없습니다."

그가 짧게 답했다.

"다만 한 가지만 묻고 싶어요."

"어떤 걸 말입니까?"

"나를 두고 떠난 것을, 이젠 후회하느냐고요."

나는 잠시 그를 바라봤다.

여전히 담담한 얼굴이었지만, 그 질문 뒤에 얼마나 긴 시간이 담겨 있는지가 느껴졌다.

다섯 살부터 지금까지.

20년 넘는 시간.

"…알겠습니다. 어머니를 찾게 되면 꼭 여쭤보겠습니다."

그가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선금이었다.

아마 이솔에게 미리 들었나 보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따라 일어서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입니다. 비밀은 절대 지키겠습니다. 그 부분은 걱정 마세요."

그게, 다시 그와 마주하게 된 순간이었다.

나는 내 능력을 총동원해 그의 어머니를 찾아냈다.

강원도 어느 바닷가 마을의 작은 식당.

그녀는 그곳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들을 만나길 원하지 않았다.

대스타가 된 아들이라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우석이 부탁한 말을 전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후회… 한 적 없어요. 그렇게 전해줘요."

나는 말없이 들었다.

"그래야 그 애가 저를 잊고,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 말에 나는 그녀의 아픔을 보았다.

후회하지 않는 게 아니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야만 하는 사람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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