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연유준은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연동욱이 그 목소리에 놀라 항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품었다.그런데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환상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연유준의 등에서 화끈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그 통증에 울음마저 멈췄다.연유준은 뒤늦게 연동욱이 회초리를 휘둘렀다는 걸 깨달았다. 회초리를 어찌나 세게 휘둘렀는지 머릿속에 떠올랐던 환상이 이 회초리에 전부 흩어져 버린 듯했다.아이는 너무 아픈 나머지 어깨를 움츠린 채 멍한 눈으로 연동욱을 올려다보았다. 연동욱이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집사와 도우미를 불러 연유준을 강제로 떼어놓으라고 했다.연유준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할아버지, 때리지 마세요...”상황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그제야 알아챘다.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연유준의 ‘공격’에 굴복하고 엄마를 구해주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연동욱이 새까맣게 굳은 얼굴로 굵고 검은 회초리를 들고 다가오는 걸 본 연유준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힘으로는 할아버지를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연동욱이 회초리를 높이 들어 올린 순간 연유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집사와 도우미가 강제로 아이의 손을 벌려 손바닥을 펼치게 했다.그는 회초리로 아이의 손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엄청난 통증에 연유준이 귀청이 떨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연동욱이 어두운 얼굴로 흔들림 없이 말했다.“쟤 입을 막아버려.”집사가 잠시 머뭇거렸다.“어르신, 아직 어린아이예요...”연동욱의 시선에 집사는 고개를 숙인 채 고분고분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작은 도련님, 미안해요.”그러고는 손을 들어 연유준의 입을 막았다.연유준의 비명이 갑자기 뚝 끊겼다. 입이 막힌 바람에 웅웅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었다. 연동욱이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렸을 때의 소리보다 훨씬 낮았다.이번에는 연동욱이 진심으로 분노한 듯했다. 정말 온 힘을 다해 연유준의 손바닥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 이 매로 연
연유준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목을 빳빳이 세우고 고래고래 소리쳤다.“할아버지가 들어주실 때까지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연동욱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좋아, 아주. 할아버지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어? 염치없고 뻔뻔하게 자라라고 가르쳤냔 말이야.”연동욱이 옆 사람에게 손짓하며 연유준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연유준이 순순히 끌려갈 리 없었다. 좌우로 피하면서 연동욱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 바람에 연동욱은 몇 번이나 휘청거렸다.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본 연채린이 재빨리 다가갔다.“할아버지, 지금 뭐 하세요? 유준아, 뭐 하는 거야?”연유준은 여전히 연동욱의 팔을 붙잡은 채 연동욱의 뒤에 숨어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동욱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준이가 떼를 쓰고 있는 게 안 보여?”연씨 가문의 집사와 몇몇 도우미들이 연동욱과 연유준의 주변에 서 있었다. 연유준을 떼어놓으려고 해도 아이가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니 감히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서 있기만 했다.이때 연유준이 연동욱의 팔 아래로 파고들어 투정을 부렸다.“할아버지, 제발 부탁드려요. 유준이 좀 도와주세요.”연동욱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한 걸 본 연채린은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했다.그녀가 참지 못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설득했다.“할아버지, 유준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제발 때리시지 마세요.”연동욱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오늘 이 녀석을 혼내지 않으면 앞으로 끝없이 계속 이럴 거야. 버릇이 너무 없어졌어.”연채린이 이를 악물었다.연동욱의 태도를 보니 연유준이 계속 떼를 쓰면 정말 매를 맞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연유준에게 눈짓을 보내 그만두라는 신호를 보냈다.하지만 어린 연유준은 그녀의 눈빛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모가 계속 떼를 쓰라고 격려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하여 용기를 내어 거실 바닥에
유이영과 연유준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연채린이 운동화를 신으면서 말했다.“따뜻하잖아요. 곧 눈도 올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입지 않으면 뭘 입고 나가겠어요?”연동욱은 마지못해 그 설명을 받아들이고는 신문을 털어 티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맞선 상대는 곽씨 가문 어르신의 손자야. 대단한 가문이니까 잘해봐.”“알겠어요.”연채린이 입술을 삐죽이며 문을 나섰다.연동욱이 예약한 레스토랑이 멀지 않아 십여 분 만에 도착했다. 그녀는 웨이터를 따라 룸으로 들어갔다. 안에 정장 차림에 말끔하게 생긴 남자가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연동욱이 눈여겨본 곽민혁이었다.곽민혁이 예의가 바르고 행동이 단정했으며 처신도 적절했지만 연채린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어릴 적부터 연지훈을 봐서 그런지 바깥의 남자들 모두 연지훈과 비교가 안 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 생각했다.두 사람은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식사하는 동안 대충 응대하는 연채린과 달리 곽민혁은 훨씬 진지했다. 연채린의 생활과 학업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그리고 분위기의 균형과 흐름을 아주 잘 장악했다. 연채린이 일부러 무시하려 해도 그에게 이끌려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곤 했다.대화 도중 연채린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을 줄은 몰랐다.그녀의 움직임을 본 곽민혁이 웃으며 말했다.“오늘 즐거웠어요. 혹시 급한 일이 있으시면 먼저 가보셔도 좋습니다.”연유준이 신경 쓰였던 연채린은 당장이라도 일어나고 싶었으나 곽민혁의 부드러운 눈빛을 본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래도 괜찮을까요?”처음에는 이 남자에 대해 전혀 흥미가 없었지만 뜻밖에도 매우 신사적이고 예의 바르며 상황 판단도 빨랐다. 그녀가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개의치 않았고 대화 중에는 늘 그녀를 배려했다. 어색할 때면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갈 만한 주제를 던져 분위기가 얼어붙지 않게 노력했다.한 시간 동안의 대화 끝에 연채린은 그에 대해 꽤 호감을 갖게 되었다.“물론이죠.”곽민혁
연유준의 반응을 예상한 연채린이 손을 들어 연유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다정하게 달랬다.“알아, 알아. 하지만 고모는 정말 거짓말하지 않았어. 정말이야.”“할아버지가 절 도와주시지 않아요.”연유준이 눈물을 닦으며 훌쩍거렸다.“엄마가 나쁜 사람한테 잡혀갔는데 할아버지가 안 도와주신대요. 고모, 저 이제 어떡해요?”연채린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리더니 연유준을 안고 말했다.“조급해하지 마. 고모가 나갔다 와서 다시 방법을 찾아줄게. 알았지?”연유준이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또 무슨 방법이 있는데요?”“할아버지한테 다시 가서 떼를 써봐. 고모가 알려줬던 것처럼 해보는 거야. 알겠지? 고모 나갔다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알려줄게.”연유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고모, 할아버지 너무 무서워요. 정말 그렇게 해야 해요? 할아버지가 가법으로 절 때릴까 봐 무서워요.”연씨 가문에서는 잘못을 저지르면 굵고 검은 회초리로 다스렸다. 이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것으로 연씨 가문의 자손이라면 이 회초리 매를 피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연동욱과 연지훈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였던 연유준은 이 회초리의 위력을 꽤 겪어보았다. 손바닥과 등을 맞을 때마다 엉엉 울었다. 그런데 아무리 심하게 울어도 연동욱은 매질을 멈추지 않았다.연유준은 이 회초리를 늘 두려워했다.이번에 연동욱의 기분이 많이 상한 터라 더 떼를 쓰면 매를 맞을까 봐 두려웠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충분했다.연채린이 연유준의 뒷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유준이 너 엄마를 데려오기 싫은 거야?”연유준이 목소리를 높였다.“싫다니요.”“그럼 고모 말 잘 들어. 무서워하지 마, 유준아. 회초리 사실 별거 아니야. 맞으면 맞는 거지, 뭐. 할아버지가 널 얼마나 아끼시는데 회초리를 들더라도 절대 아무 일이 없을 거야. 이걸 엄마를 되찾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해. 이 단계만 넘으면 엄마가 돌아오실 거야. 알았지?”연유준의 표정이 진지해지더니 고
연동욱이 손에 든 신문을 털면서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대놓고 움직였으면서 누구를 속이려고. 마당에 CCTV가 돌아가고 있는 거 몰라? 한밤중에 움직임이 있으면 반응이 나타난다고. 어젯밤에 나갈 때 이미 알고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알았냐고 뻔뻔스럽게 물어? 네가 무슨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연동욱의 목소리가 매우 어두웠고 말 속에 비아냥이 다분하게 담겨있었다.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연채린이 입술을 깨물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집에 너무 오래 갇혀 있어서 잠깐 바람 쐬러 나갔던 거예요. 밖에 너무 오래 있지 않고 금방 들어왔어요. 뭐 딱히 한 것도 없고요.”연동욱이 그녀를 곁눈질했다. 눈동자가 흐릿했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바람 쐬러? 어디로?”“호영 씨랑 근처 도시 좀 산책했어요. 멀리 가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연동욱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늙었다고 바보가 된 줄 알아?”연채린이 손가락을 움츠리더니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그런 뜻이 아니에요.”연동욱의 말투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솔직히 말해. 어디에 갔었어?”그에게 어디에 갔었는지 알려줄 수 없었던 연채린은 끝까지 숨겼다.“정말 어디 안 갔어요.”“아직도 거짓말하는구나.”목소리가 높지 않았는데도 연채린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연동욱이 말했다.“솔직히 말해.”연채린이 이를 악물더니 고개를 들어 연동욱을 똑바로 쳐다봤다.“할아버지, 정말 잠깐 산책한 게 다예요. 아무 데도 안 갔어요. 호영 씨랑 데이트만 했다고요.”연동욱이 신문을 무릎 위에 내려놓고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눈빛이 조금 차가워졌다.“여전히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구나.”연채린이 이를 깨물고 중얼거렸다.“전 사실을 말했지만 할아버지가 믿지 않으시면 방법이 없고요.”연동욱이 천천히 말했다.“너의 그 꿍꿍이를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해?”연채린의 눈빛이 흔들렸다.“꿍꿍이라니요?”연동욱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유이영을
연동욱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연유준, 일어나서 말해.”연유준이 할아버지의 종아리를 꽉 붙잡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싫어요. 일어나지 않을래요. 할아버지가 대답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요.”그 말에 연동욱이 조금 전보다 더 무거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일어나.”연유준은 연채린의 당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약속할 때까지 계속 빌어야 한다고 했다.“싫어요. 할아버지, 제발 부탁드려요. 엄마 좀 데려와 주세요. 엄마가 정말 보고 싶어요.”날카로운 울음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연동욱은 귀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그가 굳은 얼굴로 집사와 도우미를 부르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유준이 좀 일으켜 세워.”그 말에 집사와 도우미가 처절하게 울부짖는 연유준에게로 다가갔다.연유준이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쏟았다.“오지 말아요. 오지 말라고요...”집사가 연유준의 팔에 손을 대자 연유준이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누가 보면 이들이 아이에게 끔찍한 짓이라도 하려 한다고 오해할 정도였다.집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연동욱을 쳐다봤다. 연동욱이 미간을 더 세게 찌푸렸다.“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가르쳐야 해? 어서 치워.”겁에 질린 연유준이 연동욱의 종아리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두 종아리에 매달린 채 집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목청껏 울었다.“할아버지, 할아버지. 오지 말아요. 저한테 손대지 말아요.”집사와 도우미가 이를 악물고 다가섰다. 두 사람이 양쪽에서 연동욱의 종아리에 매달린 연유준을 떼어내려 했다.다섯 살짜리 아이치고는 힘이 놀라울 정도로 셌다.집사와 도우미는 힘을 너무 세게 주면 아이의 피부에 멍이 들까 봐 극도로 조심했다. 그 조심성 때문에 연유준을 쉽게 떼어내지 못했고 두 사람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한참 후 연유준은 목이 쉬어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았다. 집사와 도우미가 겨우 연유준을 떼어냈다.떼어놓자마자 연유준이 미꾸라지처럼 두 사람의 손아귀에서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서현주는 교장에게 당장 달려가겠다며 몸을 돌렸다.“지금 당장 교장 선생님께 가서 빌어볼게요.”이승주는 고개를 저으며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가지 마. 날 해고시키려는 건 교장 선생님이 아니야. 다른 사람이야. 교장 선생님에게 빌어봤자 소용없어.”서현주의 온몸이 덜컥 굳었다. 눈이 커지며 그를 바라봤다.“설마... 연지훈 씨요?”이승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 순간 서현주의 눈은 더 붉어지고 입술마저 떨렸다.“정말 그 사람이 맞는 거예요?”그녀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연채린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현주야, 이영 언니 때리는 건 우리 오빠 무시하는 거야. 넌 이제 끝났어. 아무도 널 구해줄 수 없어.”서현주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연지훈을 바라보았다.피할 수 없는 이 남자, 서현주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연지훈이 가까이 다가오자 그녀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곧이어 연지훈이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병실 밖으로 거칠게 끌어냈다.연지훈은 보폭을 크게 내디뎠고 이에 서현주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그녀는 연지훈의 손등을 내리쳤다.“놔요, 이거 놓으라고!”연지훈은 그녀를 끌고 병원
드디어 올 것이 왔다.서현주는 잘 알고 있다는 듯 시선을 내리고 차분하게 말했다.“네, 기억하고 있어요.”이승주가 말을 이었다.“학교 측에서 네가 곧 수능을 앞두고 있으니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네 공연을 취소했대.”서현주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저 대신 다른 사람을 초청했나 보네요?”이승주는 잠시 머뭇거렸다.“그래... 네가 축제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걸 알아. 선생님도 어떻게든 널 위해 이 기회를 쟁취해보려고 했는데 학교 측 결정이라 어쩔 수가 없었어.
전동 자전거 뒷좌석에 탄 고등학생 소녀는 고개를 숙인 채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손으로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연지훈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여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이때 서현주가 차창을 내리고 그를 올려다보았다.“대표님.”연지훈은 손을 내리고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아까는 죽도록 무서워하더니?”서현주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눈가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곧이어 입술을 앙다물다가 나지막이 말했다.“그냥 넘어가요.”고개를 숙였지만 그녀는 연지훈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러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