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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4화

Author: 고능비
우빈은 시름 놓았다.

“그럼 저도 그 친구한테 말해줘야겠어요. 우리 이모는 그 친구 엄마랑 다르다고. 이모부, 나도 이모부를 진짜 좋아해요.”

전태윤은 미소를 지었다.

“이모부도 그래.”

우빈의 말주변이 이렇게 좋은데 누가 안 예뻐할 수 있겠는가.

유치원의 정문에 도착하자 전태윤은 그의 경호원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차에서 내려 우빈의 작은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들어갔다.

선생님을 만나 우빈을 넘겨주었을 때 우빈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전태윤은 계속 그 자리에 서서 꼬마를 바라보았다.

우빈의 작은 모습이 멀어져 이제는 뒤를 돌아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비로소 발걸음을 돌렸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전부 전태윤이 주우빈 어린이의 이모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전태윤이 그들과의 거리가 먼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우빈이가 유치원에 들어온 후로 전태윤은 물론 노동명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대기업 대표님들이 피를 나눈 자식도 아닌 우빈을 이렇게나 아낀다는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남성들이라는 증거였다.

이로 인해 전태윤과 노동명이 하예진 자매에 대한 감정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다.

전태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지금 관성에서 그가 ‘아내 바보’라는 사실을 모를 사람이 또 있겠는가.

하예정과 전태윤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지 못했다. 대신 하예진과 노동명의 사랑이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예진은 이혼녀였다. 세속은 아직도 이혼 여성에게 편견이 있었다.

수많은 남자는 그들이 이혼해도 젊고 예쁜 여자를 얻을 수 있는데 아내가 이혼하면 가질 사람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남자는 이혼해도 여전히 꽃이라 여기며 재혼이 쉽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자가 이혼하면 가치가 떨어져 재혼하기 어렵고 설령 재혼한다 해도 나이 많은 남자를 고를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하예진은 노동명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노동명은 하예진보다 몇 살 더 많았지만 아직 결혼한 적도 없었고 게다가 재벌 가문의 넷째 도련님이었다. 모든 면에서 하예진보다 훨씬 우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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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83화

    “언니는 운동도 거의 안 하는데 항상 모델 체형을 유지하는 건 다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 거예요.”선우정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선우민아는 늘 음식이 맛이 없으면 참고 굶는 편이었고 늘 제대로 먹지 못하고 거기에 일까지 바쁘니 살이 찔 리가 없었다.“전창빈 씨 덕분에 언니가 이렇게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이게 배려가 아니면 뭐예요? 언니가 특별히 좋아하는 디저트는 없지만 그래도 전창빈 씨가 준비 해주는 건 언니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에요. 나 비교해 봤어요. 제 건 좀 대충 담은 거 같더라고요. 물론 다 정성껏 만든 거라 맛은 다 좋아요. 그런데 언니 거랑 내 거랑 보면 누가 봐도 언니 거는 더 신경 쓴 티가 나요. 게다가 요 며칠 사이에 우리 점심시간도 여유가 좀 생겼잖아요. 언니도 오후에 커피 덜 마시게 됐고요.”선우민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정아야, 너 솔직히 말해. 혹시 전창빈한테 매수당한 거 아냐? 지금 이러는 거 다 그 사람 시켜서 그러는 거지?”“언니, 무슨 소리예요. 그 사람이 온 지 고작 이틀, 사흘인데 저를 어떻게 매수해요. 그냥 제가 느낀 대로 말하는 거예요.”선우민아는 한숨을 쉬며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넌 까맣게 잊었나 본데 전창빈은 내가 힘들게 데려온 개인 셰프야. 나랑 우리 가족들 위해 일하는 사람이야. 당연히 내 입맛에 맞추는 게 기본이지. 그게 아니라면 내가 뭐 하러 그렇게 공들여 데려왔겠어? 애초에 내 입맛 못 맞추면 바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니까. 그는 아직 수습 기간이야. 한 달도 못 채우고 잘릴 수도 있어. 본인도 알 거야. 이 일 자체가 본인한테 도전이라는 걸 말이야. 지금 잘리면 어떨 것 같아? 전창빈은 먼 길 오느라 고생만 하고 얻는 것도 없고 나도 다시 셰프 구하느라 귀찮아지고. 그러니까 당연히 나한테 잘해야지. 전창빈 씨는 머리 좋은 사람이야. 그런 거 다 계산하고 행동하는 사림이지.”그렇게 말하면서 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껴안고는 농담처럼 다그쳤다.“말해봐. 이거 다 우리 엄마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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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전창빈과 강진이 사무실 문 앞에 서 있었고 문이 열리자 두 사람은 공손하게 선우정아에게 인사를 건넸다.마침 퇴근 시간이었기에 비서 역시 저녁 식사를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전창빈은 회사 식당의 주방을 빌려 선우민아의 점심을 준비했는데 늘 퇴근 몇 분 전을 딱 맞춰 음식을 가져왔다.회사 직원들과 식사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고 덕분에 선우민아의 업무 시간에 방해도 되지 않았다.식당에서 사무동까지 그리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까지 올라오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아저씨, 전창빈 씨, 오셨어요.” 선우정아가 몸을 옆으로 비켜 두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마침 퇴근하던 참이에요.”강진과 전창빈은 조용히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두 사람은 먼저 선우민아에게 공손하게 인사한 뒤 소파 앞으로 다가가 보온 도시락을 내려놓고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요리를 하나하나 꺼내서 티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세팅했다.선우민아도 다가왔다.“식사하세요. 저희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다 드시고 나면 불러주세요. 들어와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전창빈은 두 자매에게 각각 국을 한 그릇씩 덜어주었다.기본적인 반찬은 늘 그렇듯 3가지 반찬과 국물 요리 하나였다.거기에 다과 두 상자가 더해졌다.하나는 선우민아 몫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밥을 함께 먹는 선우정아 몫이었다.“네.”선우민아는 짧게 대답했다.“저흰 사무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강진이 공손하게 말하자 선우민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말없이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선우민아와 선우정아는 식사할 때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그게 식사 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창빈이 가져온 음식은 말끔히 비워졌다.“전창빈 씨는 요리만 잘하는 게 아니라 눈치도 기가 막히게 빠르네요. 우리 둘이 먹을 양을 딱 적당하게 맞췄어요.”고작 이틀, 사흘밖에 안 됐는데 벌써 두 사람의 식사량을 정확히 파악한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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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가 그렇게 웃는 걸 보자 선우정아는 언니가 또 오해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하지만 굳이 해명할 생각은 없었다.애초에 전창빈을 향한 마음은 순수한 감탄일 뿐이었다.전창빈이 만들어주는 요리며 디저트가 자기 입맛에 딱 맞는 것도 이유였다.게다가 그녀만 맛있게 먹은 것도 아니고 언니 역시 한마디 불평 없이 잘 먹었으니 딱히 할 말은 없었다.어쨌든 전창빈이 와서 일을 시작한 지 이틀 동안 언니는 그가 만든 음식에 단 한 번도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었다.“전창빈이 요리하는 메뉴는 매번 똑같지만 만들어내는 맛은 정말 흠잡을 데가 없어. 나랑 동갑인데 요리 실력이 이 정도라니... 솔직히 타고난 재능이야. 그리고 요리책 연구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선우민아는 드물게 전창빈을 칭찬하며 그의 요리 실력을 인정했다.“아저씨가 그러시던데. 전창빈이 가져온 짐은 갈아입을 옷 몇 벌 빼고는 전부 요리책뿐이라고 했어.”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사람마다 맛이 다르게 나온다.어떤 사람은 색감도 맛도 모두 훌륭하게 해내지만 어떤 사람은 보기에는 멀쩡해도 맛이나 불 조절이 미묘하게 어긋난다.“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대요. 자기 취미를 이렇게 직업으로까지 키워낸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선우정아는 전창빈에 대해 예전부터 좋은 인상이 있었다.“민기는 평소에는 깨워도 일어나질 않는데 요 며칠은 스스로 아침 일찍 일어나더라고. 전창빈이 만든 아침을 먹고 학교 가야 한다면서 말이야.”선우민아는 흐뭇하게 웃었다.그녀의 친남동생 선우민기는 선우씨 가문에서 몇십 년 만에 태어난 소중한 남자아이였다.부모는 물론이고 삼촌들과 이모들, 그리고 일가친척 모두가 그를 아끼고 또 아꼈다.하지만 그렇게 지나치게 귀여워하면 버릇없이 자랄까 걱정돼서 선우민아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엄격하게 동생을 단속했다.그래서 선우민기는 가끔은 제멋대로 굴었지만 적어도 버릇없는 아이는 아니었다.겨울철이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특히 더 싫어지는데 따뜻한 방 안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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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재능과 열정이 중요한 법이다.선우민아는 전창빈이 요식업에 뛰어든다면 분명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다.다행히도 전창빈의 사업은 천 리 밖의 관성에 있어 그들 우씨 가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만약 전창빈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근처에 있다면 선우씨 가문의 요식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살을 빼려면 힘들지만 찌는 건 순식간이야.”선우민아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컴퓨터를 끄며 말했다.“넌 점점 먹보가 되어가네.”“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다면 먹보라도 좋아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잖아요. 안 먹고 안 마시는 사람이 진짜 특별한 거죠.”선우정아도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집사님이랑 전창빈 씨가 곧 도착하겠죠?”선우민아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점심을 집에서 먹지 않았다.가끔은 선우씨 가문의 호텔에서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아가씨가 존재했기에 선우씨 가문의 호텔 음식은 특히 엄격했다. 그런데도 선우민아는 매일 먹지 않았다.5성급 호텔 셰프의 요리도 선우민아에게는 그냥 참을 만한 수준이었다.그 셰프들도 과거 선우씨 가문에서 가정 요리사로 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입맛이 까다롭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선우민아가 호텔에서 식사할 때마다 비서는 3시간 전부터 미리 호텔에 알렸다.진수성찬을 다 준비할 필요 없이 두세 가지 요리 중 선우민아가 먹을 만한 요리가 있으면 되었다.호텔은 그 소식을 접하면 선우씨 가문에서 일했던 셰프를 동원해 오직 선우민아만을 위한 요리를 준비했다.그 셰프는 사적으로 매번 그런 통보를 받으면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만 같다고 감탄했었다.선우민아가 식사를 마치고 호텔을 떠날 때까지 셰프뿐만 아니라 호텔 관리진 전체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선우씨 가문의 요리사가 새로 바뀐 후로는 강진이 직접 선우민아에게 점심을 배달해오곤 했다. 이렇게 하면 호텔에 갈 시간도 아낄 수 있고 호텔 직원들의 부담도 덜 수 있었다.요리를 배달하는 시간 조절도 완벽해야 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9화

    “일찍 돌아간다고도 말 안 하고... 내가 안 왔으면 그냥 가는 줄도 모를 뻔했네.”하예정은 도아영을 꾸지람했다.도아영이 웃으며 대답했다.“언니도 바쁘실 테고 오늘 관성 날씨도 추워진 데다 비까지 오니 자꾸 부담을 드릴 수 없어서...”그녀는 하예정의 배를 바라보았는데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어 살짝 불룩해진 배가 잘 보이지 않았다.“아기도 품고 계신데...”“애 낳고 나서 해주시로 놀러갈게. 그때 다시 만나자.”“좋아요! 그때는 해주시 특산품으로 잘 대접해 드릴게요. 관성 특산품보다 절대 뒤지지 않거든요.”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기억해 둘게. 시간이 급해? 너한테 선물들을 가져왔는데. 엄밀히 말하면 내가 준 건 아니고 우리 집 넷째 도련님께서 부탁한 거야. 관성 특산품을 많이 준비해 놨더라. 사과의 뜻으로.”도아영은 잠시 침묵하더니 물었다.“많아요?”“꽤 많아. 네가 혼자서는 다 들 수 없을 거야. 도련님의 사과를 받아준다면 내가 택배로 보내줄게. 주소만 알려줘.”도아영은 입술을 깨물며 한참을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사과를 안 받으면 그자가 계속 신경 쓰겠죠. 좋아요, 보내주세요. 사과를 받아주죠.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 편히 다가갈 수 있게요. 제 명함에 주소 적혀있어요. 그 주소로 보내주세요.”“알겠어. 곧 보내줄게.”하예정은 도아영의 손을 잡았다.“아영아, 난 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 우리는 정말 잘 맞는데. 운초 씨가 돌아왔다고 해서 널 데리고 같이 밥 먹으려 했는데... 네 탓은 아니야. 도련님이 복이 없는 거지.”도아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언니,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이혁 씨가 좋아하는 여자도 분명 멋진 사람일 거예요. 이번에 관성 온 것도 전혀 후회 없어요. 언니랑 효진 언니를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 또 올게요. 그때는 또 샤브샤브를 사주세요. 그리고 아기 태어나면 꼭 알려주고요. 금으로 된 목걸이도 선물할게요.”하예정이 말했다.“당연하지. 자주 연락하고 시간 나면 놀러 와.”“네.”이번에 관성으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8화

    하예정은 간단한 아침을 먹은 후 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선물이 눈에 들어왔다.서지혜가 설명했다.“넷째 도련님께서 도아영 씨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하시면서 하 사장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도아영 씨에게 사과의 의미로 드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서지혜는 전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의 연애사를 듣지 못해 무척 궁금했지만 하예정이 말하지 않는 이상 더는 묻지 못했다.“왜 직접 안 가고?”하예정은 관성 특산품이 대부분인 선물들을 살펴보았는데 전부 자신이 도아영에게 사주려고 했던 것들었다. 전이혁이 미리 사둔 덕에 번거로움이 줄어든 셈이다.“그 이유는 말씀 안 하셨습니다.”“알겠어. 나가서 일 봐.”하예정은 책상 쪽으로 걸어가며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이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이혁은 바로 전화를 받았고 다시 한번 부탁을 늘어놓았다.전이혁이 도아영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기에 두 사람이 부부도 친구도 될 수 없었다.미래의 넷째 사모님께서 질투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전이혁이 도아영을 유혹한 건 사실이고 그녀가 정을 붙였을 때 또 홀랑 뒤로 뺀 것도 전이혁의 잘못이었다. 하여 선물을 사서 하예정의 손을 빌려 전하려 한 것이다.이번이 도아영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알겠어요. 제가 대신 전해줄게요. 그리고 도련님이 선물한 것이라고 말합니다.”전이혁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네.”그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어젯밤 ‘여우’를 만난 후로 전이혁은 자신의 마음을 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진심으로 ‘여우’를 좋아하고 있었다.이름도 사는 곳도 고향도 모르지만 그가 ‘여우’를 좋아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감정은 강제로 생길 수 없는 법, 전이혁은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전씨 할머니도 이제는 간섭하지 않으셨기에 전이혁은 마음대로 자신의 길을 가기로 했다.도아영과는 아예 만나지도 않을 작정이었고 도아영도 그를 다시 보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도아영도 감정을 깨끗하게 끊을 줄 아는 성격이다.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7화

    여운별은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예전보다 훨씬 나아졌어요. 적어도 그분에게 인사는 할 수 있잖아요. 지난번에 전 대표님을 봤을 때는 너무 긴장해서 몸도 떨렸었고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하면서 말도 걸지 못했거든요.”그러나 이번에 전태윤을 멈추게 했을 뿐만 아니라 말까지 건넸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80% 정도는 침착하게 대처했다.분명 발전한 거였다.‘고작 한 달 남짓한 시간에 이만큼 변한 건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원래는 전태윤이란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던 사람이었다고.’그 경호원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앞으로는 자꾸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시죠. 저도 배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특히 지난 보름 동안은 태호 씨가 말했듯이 저의 휴가 기간이나 다름없단 말이에요. 방금 태호 씨 때문에 아기를 지웠다고요.”여운별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그녀는 처음 임신했고 임신한 것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지워버렸기 때문에 아이에게 정이 들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몸이 받은 고통은 사실이었다.낙태 당일의 고통은 여운별이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생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통을 안겨준 사람이 바로 용태호였다.경호원이 냉정하게 말했다.“우리 도련님도 이미 우리 사장님의 사업을 이어받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차기 후계자로 될 사람이에요. 후계자가 있는 이상 사장님께서도 이제는 아이를 원하지 않으실 거예요. 사장님이 정말로 사모님께 만족하시고 감정이 생기셔야만 사모님의 노년 생활을 위해서 아이 하나쯤은 허락해 주실 수 있어요.”용태호에게는 이미 자식이 많았다.용씨 가문의 본처와 아이들도 모두 우수했다. 과거 내연녀 중에서도 몇 명은 용태호가 매우 만족해했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허락했다.여운별은 용태호와 함께한 시간이 짧았고 그는 관성에 자주 오지도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깊은 감정이 생길 리 없었고 그저 서로 이용할 뿐이다.하여 용태호는 여운별이 그의 아이를 가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여운별도 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6화

    “관심 감사합니다. 우리 집 예정이는 아무 일 없습니다.”“그럼 오늘은 왜 조카를 학교에 안 데려다주셨나요?”전태윤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오늘 비도 오고 추운데 제가 아내에게 좀 더 자라고 권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라도 있습니까? 누가 꼭 제 아내가 우빈을 데려다주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여운별은 할 말을 잃었다.“우리 예정이가 당신을 언급한 적 있는데 용씨 사모님은 매일 시동생을 유치원에 데려다준다고 하던데. 이런 날씨에 시댁에서 여전히 당신에게 시동생을 데려오라고 시키다니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는 것 같군요.”말을 마치자 전태윤은 돌아섰고 더는 여운별과 말을 나누지 않았다.하예정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애초에 입도 열지 않았을 것이다.여운별의 신분은 가짜이고 진짜 용씨 사모님도 아니며 시동생도 없지만 전태윤의 말더니 자신과 하예정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하예정은 정말 운이 좋아!'전태윤은 어떤 사람인가... 과거의 전태윤은 절대로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그는 항상 바쁜 사람이라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서 이런 사소한 일에 낭비할 리 없었다. 경호원이나 운전기사를 한 명 보내면 충분한 일이었다.그런데 지금의 전태윤은 직접 우빈을 데려다주고 있었다.결혼 후 전태윤의 시간은 넉넉해졌고 일도 덜 바빠진 듯했다. 더는 높은 곳에만 서 있지 않고 세속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그를 바꾼 건 하예정이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위해 신분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모든 일을 함께하고 있었다.‘아내 바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전태윤은 차에 탔고 곧 그의 호위 차량도 유치원을 떠났다.여운별은 손에 든 고급 지갑을 꽉 움켜쥐었고 질투로 인해 얼굴까지 일그러졌다.“사모님, 비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서 가시죠.”하예정이 오지 않았으니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두 경호원이 여운별에게 떠나야 한다고 재촉했다. 사실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경호원의 말에 여운별은 정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5화

    전태윤은 그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낯선 젊은 유부녀였다. 기억에 전혀 없는 얼굴이다.그 여성 옆에는 두 명의 경호원인 듯한 남자가 두꺼운 옷을 입고 머리에는 모자를 쓴 채로 우산을 들고 있었다.전태윤이 묻기도 전에 그 유부녀가 자아 소개했다.“전 대표님, 저는 용씨 사모님이에요. 유치원 앞에서 자주 전 대표님의 부인을 뵈었는데 오늘은 왜 부인께서 조카를 데려오지 않으셨어요?”바로 여운별이었다.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며 지루함을 못 이겨 나온 것이다.산후 조리사 이소라가 말려도 전혀 듣지 않았다. 물론 두 경호원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몸은 여운별의 몸인데 스스로 아끼지 않는다면 누가 대신 아껴주겠는가?그들 눈에 여운별은 그저 용태호가 밖에서 부양하는 여자일 뿐 진짜 사모님이 아니었다. 용태호가 그토록 잘 챙겨주었는데도 이 추운 날씨에 나오겠다면 막을 이유가 없었다.이소라의 말대로 한 번 말렸는데도 안 듣는다면 그들의 책임은 아닌 것이다.여운별은 평소 유치원 앞에서 하예정과 우연히 마주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하예정이 아닌 전태윤이 우빈을 데려온 것이다.‘하예정은 왜 안 나왔지? 아픈 건가? 아니면 나처럼 유산이라도 했나?'여운별은 진심으로 하예정이 자신처럼 아이를 잃기를 바랐다. 만약 사실이라면 아마 잠자리에서도 웃으며 깰 수도 있을 것이다.하예정은 결혼 후 1년 만에야 임신한 것이라 만일 유산한다면 몇 년 동안 혹은 평생 다시 아이를 못 가질 수도 있었다.하여 궁금증을 참지 못한 여운별은 결국 용기를 내서 전태윤을 불렀다.여운별은 자신이 전태윤을 마주해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할 수 있다면 한층 진보한 것으로 생각했다.용태호가 알면 칭찬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하지만 전태윤이 쏘아보는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여운별! 말을 해! 안 하면 너무 불안해 보인다고!'여운별은 스스로 대담하게 전태윤에게 물어보라고 재촉했다.그는 여운별을 몇 초간 바라보더니 아는 체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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