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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1화

Author: 고능비
“아저씨, 경희의 큰 딸은 강성에 갔어요. 지금은 그곳에서 일하고 있어서 당장은 만날 수 없을 거예요.”

이경혜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한성근이 성소현을 자꾸 쳐다보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아마 이은숙의 혈통에서 이씨 가문을 이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 걱정하는 모양이다.

한성근은 가장 충성스러운 비서였다. 그는 이씨 가문이 반드시 이은숙의 혈통에 의해 이어져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이은화가 가주의 자리에 40년 넘게 앉아 있었지만 한성근은 그녀의 합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은화가 한성근을 살려두지 않으려 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한성근이 살아있으면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성근과 이경혜 자매가 전부 죽어야만 그녀가 이씨 가문을 잇는 것이 당연해 보일 것이다.

“예정이가 오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예정이는 아버지를 더 닮았고 예진이가 경희를 더 닮았어요. 예진의 아들 우빈은 경희의 어릴 적과 아주 똑같아요. 치마를 입히고 양갈래 머리를 하면 더 닮았을걸요.”

하예진은 한때 너무 뚱뚱해져 원래 모습을 잃었기에 이경혜가 오랫동안 하예진 자매를 찾지 못했다.

한성근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 알고 있어요. 친구들이 다 말해줬어요.”

이경혜는 몇 분의 노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성근의 목숨을 구해주고 수십 년 만에 재회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우리도 이 형의 충성심에 감동하여 구해준 것뿐이오. 우리가 더 일찍 경혜 아가씨가 관성에 계신 걸 확인했더라면 많은 일의 결말이 달라졌을 텐데 너무 아쉽소.”

이경혜가 말했다.

“어떻게 어르신들을 탓할 수 있겠어요. 저 자신도 최근에서야 제 신분을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

이경혜의 기억 속에는 가족들이 전부 떠나고 여동생과 함께 계속 옮겨 다니다가 결국 그녀들의 보호자들까지 전부 죽어 나갔고 결국 관성의 고아원에 들어간 것밖에 없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린 자매는 그 비극의 진실을 알 수 없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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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22화

    김청산은 전씨 가문의 남자들이 마치 예씨 가문의 형제들처럼 가정 분위기가 좋다고 여겼다. 왠지 두 가문 사이가 좋더라니, 이제 와서 보니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어르신.”전태윤 역시 공손하게 김청산에게 인사했다.김청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친구들을 전태윤 부부에게 소개했다.마지막으로 한성근을 가리키며 하예정에게 말했다.“사모님, 이분이 바로 사모님께서 계속 찾던 분이오. 사모님의 이모께서 ‘아저씨’라고 부르던 분이오.”“신의님, 그냥 예정이라고 불러주세요.”하예정은 한성근을 바라보며 인사했다.“할아버지.”하예정은 한참 후배라 한성근을 만난 적이 없었고 한성근 역시 그녀를 본 적이 없었다. 하여 하예정과 한성근은 서로 만났지만 아까처럼 감정이 격해지지 않았다.한성근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정 아가씨군요.”이경혜의 말대로 하예정은 이경희와 많이 닮지 않았다.처음 보았을 때 조금은 닮은 듯했지만 자세히 보면 또 달랐다. 아마 하예정은 해씨 집안의 유전자를 더 물려받은 모양이다.“네, 제가 하예정입니다. 우리 언니 하예진은 강성에 가서 설날쯤 관성으로 돌아올 예정이에요.”한성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하예정의 근황을 물었고 그녀 또한 스스로 강인하게 성장한 사람이라는 걸 알자 더욱 흐뭇해했다.이은숙의 후손들은 어릴 적 고난을 겪었지만 자라서는 반드시 훌륭한 인물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전씨 할머니의 안목이 무척 빼어나 하예정의 우수함을 알아보고 전태윤을 설득해 현재 정말 잘살고 있었다.이은숙의 후손들은 정말 뛰어났다.“아저씨, 어르신들. 아침 식사하러 이동하시죠.”이경혜가 모두를 식당으로 안내했다.그리고 그녀와 성문철이 앞장서 한성근을 부축해 주었다.김청산 일행은 신체가 튼튼했기에 부축이 필요 없었다.김청산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아직 소 한 마리를 때려잡을 힘이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했다.모두는 성씨 가문에서 아침을 먹은 후 이경혜는 한성근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한성근이 지쳐갈 때쯤 이경혜는 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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