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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2화

작가: 고능비
겉으로는 이윤정의 친어머니와 친오빠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몬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은화 일행이 그녀를 죽인 거나 다름없었다.

정군호는 속으로 뻔히 알고 있었지만 이윤정을 위해 공정한 심판을 받게 할 힘이 없었다. 그 자신도 이미 도마 위에 오른 개구리 신세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윤정이는 너희 엄마에게 이용당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렸어. 너희 어머니, 윤미, 그리고 관성에서 온 하예진까지... 그리고 너희 아내들도 전부 윤정이가 잘되는 걸 용납하지 않았어. 그들이 내 딸을 죽인 거야...”

정군호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아빠...”

정일범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의 이윤정에 대한 감정도 복잡미묘했다.

예전에는 오빠로서의 정이었지만 나중에는 남자로서의 감정이 섞이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아빠, 그렇게 흥분하시면 안 돼요. 만약 누가 찍어서 어머니께 전해지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 끝장이에요.”

비록 이 별장이 정일범 명의로 되었지만 도청 장치나 카메라가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지난번에도 정일범이 이윤정을 신혼 별장에 숨겨주었다가 누가 사진을 찍어 조윤에게 넘기는 바람에 조윤 일행이 난동을 부리는 사태까지 갔었다.

정군호는 급히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았다.

“그래... 윤정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미어져... 내가 무능해서 당장은 윤정을 위해 복수할 수가 없구나. 너희 삼 형제가 힘을 내봐. 너희 엄마와 윤미는 못 당해도 그 하예진이라는 애 정도는 혼쭐낼 수 있지 않겠니?”

일범은 이미 시도했다고 말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

실패했을 뿐이다...

마침 두 남동생이 도착하면서 부자간의 대화가 중단되었다.

“아빠, 형.”

정일군과 정일호도 각자 물건을 사 들고 왔다.

먹을 것과 마시는 것부터 시작해 정군호에게 선물할 물건까지 골고루 준비해 온 모습이었다.

이제 삼 형제 전부 정군호의 일을 알았다. 정군호가 이은화를 위해 스스로 손을 댔다는 사실을 말이다.

같은 남자로서 또 같은 혈육으로서 형제들은 당연히 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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