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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6화

Penulis: 고능비
이은화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한성근의 눈에는 언제나 오직 이은숙뿐이었다.

방금 그가 이은화의 앞을 지나갈 때 땅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는 그녀를 보고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도대체 내가 언니보다 부족한 게 뭐냐고!’

이은화는 늘 불평했다.

한성근은 묘비 앞에서 한참을 중얼거리다 드디어 일어섰다.

비행기를 타고 내리자마자 바로 이씨 가문 묘지로 향한 탓에 모두가 배고픈 상태였다.

“가주님, 경혜 아가씨와 함께 먼저 식사하러 가겠습니다. 몇 시간 동안 비행하고 내리자마자 바로 뵈러 와서 아직 밥도 못 먹었습니다. 아, 그리고 겨울이... 가주님은 정겨울을 모르시겠지만 저의 제자라고 할 수 있죠. 정식으로 사제 관계를 맺지는 않았지만 신의 김청산의 제자입니다. 남의 제자를 빼앗을 생각은 없어서 가끔 시간 날 때마다 무술을 지도해 주었거든요. 제 마음속에서 겨울이도 저의 제자나 다름없습니다. 아주 총명하고 뛰어난 아이예요. 겨울이를 데려올게요. 제가 이렇게 오래 살아 가주님을 다시 뵐 수 있게 된 건 청산이와 겨울 덕분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청산이가 제 건강을 위해 많은 정성을 쏟아주었고 그 후에는 겨울이가 제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였죠. 그들은 모두 저의 은인입니다.”

한성근은 고개를 돌려 정겨울을 불렀다.

“겨울아, 너도 우리 가주님께 인사드려. 가주님께서 널 잘 보시게.”

정겨울은 이은화 일행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힐끔 보고는 이은숙의 묘비 앞으로 다가갔다.

이경혜 부부는 이은화 일행을 감시하며 그들이 도망치거나 뒤통수를 칠 기회를 노리지 못하도록 했다.

이은화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도 비서는 대체 뭐 하는 거야? 아직도 불을 지르지 않는다니! 아니면 지금은 때가 아닌 건가? 경혜 그 계집애가 주변에 매복을 시켜놨나?'

정겨울이 한성근을 부축해 오자 이은화는 중얼거리다가 한성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경혜 부부는 묘비 앞에서 절을 올렸다.

“몇십 년 만에 보니 별로 변한 게 없네요. 그래도 많이 늙었네요. 예전에는 카리스마가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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