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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2화

Author: 고능비
이경혜도 이윤미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예진이 말이 맞아요. 들어가지 마세요. 총을 윤미 씨 아버지에게 겨누면서 망설임 없이 쏘았어요. 지금 미친 것 같아요.”

정군호는 총에 맞아 이미 통증으로 기절했다.

정일범 형제들은 충격에 빠져 멍해졌다. 그들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총을 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은화가 이윤미에게도 총을 겨누는 광경을 보더니 그들 형제는 어머니가 모자지간의 정까지 무시하고 자신들을 쏠까 봐 감히 나서지도 못했다.

그들은 정군호의 곁을 지키며 구급차가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하기를 기다렸다.

이윤미는 눈가를 붉히며 계단 난간에 서 있는 이은화를 올려다보다가 이경혜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사람들 앞으로 달려 나가 풀썩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절을 하며 울부짖었다.

“엄마, 제발! 제발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마세요,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불효자식이에요. 어떻게 저를 혼내시든 좋아요. 제발 더 이상 잘못을 거듭하지 마세요. 엄마, 인질을 풀어주세요. 총을 내려놓으시고 내려오세요. 제발요! 큰이모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생각해보세요. 지난 수십 년간의 후회를 생각해보시라고요! 저와 오빠들, 그리고 손자 손녀들을 생각해보세요. 엄마, 제발 그분을 풀어주세요!”

이윤미는 목이 터지라 외치며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그녀는 어머니가 계속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원치 않았고 필사적으로 어머니의 죄를 대신하려 했다.

하지만 이은화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이윤미는 경찰들이 상부에 지원과 저격수를 요청하는 것을 들었다.

결국 이은화는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을 것이다.

이윤미는 딸로서 어머니가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고 오직 어머니가 칼을 내려놓기를 간청할 뿐이다.

방윤림은 이윤미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이윤미가 이은화에게 인질을 풀어주고 총을 내려놓을 것을 애걸하는 모습을 보며 한성근과 이경혜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인질을 풀고 총을 내려놓으라고 소리쳤다.

한성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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