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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6화

Author: 고능비
선우민아가 전창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잠시 눈이 마주쳤고 선우민아가 먼저 침묵을 깨뜨렸다.

“싸움할 줄도 아세요?”

“네. 십 년 넘게 연습했어요. 저희 할머니는 지혜롭고 집안을 잘 다스리는 할머니세요. 할머니께서 저희 형제를 학문과 무예를 모두 갖춘 남자로 키워주셨어요.”

선우민아는 부하들에게 전창빈의 자료를 조사하라고 시켰던 것을 떠올렸다. 다만 그의 가정 환경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물었을 뿐 주로 전창빈이란 사람만 조사했기 때문에 그의 가정 환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그들이 대가족이고 집안에 사람이 많으며 조상이 남긴 큰 집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아, 이 정보들 또한 전창빈도 간략하게 말한 적 있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고 선우민아 역시 조사하지 않았다.

전창빈과 결혼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족보를 조사하듯이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여겼다. 그저 그의 집안이 깨끗하고 인품이 좋다는 것만 알면 그뿐이었다.

“창빈 씨의 할머니는 정말 훌륭하시군요. 집안 형편도 괜찮은 편인가 보네요. 아들딸들을 이토록 훌륭하게 키우려면 별다른 조건이 없는 집에서는 정말 키우기 어려운데.”

게다가 전창빈의 집에는 형제들도 많았다.

모두 학문과 무예를 모두 갖춘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느 정도 집안의 밑천이 있어야 뒷받침할 수 있다.

무술을 배우는 것도 학비가 들기 마련이니까.

전창빈이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은 편입니다. 조상님께서 가업을 물려주셔서 저희 형제들은 스스로 창업할 수 있는 사람은 창업하고 창업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조상님께서 남겨주신 사업을 이어받았거든요.”

선우민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

그녀가 묻지 않자 전창빈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중에 민아 씨가 나에게 신분을 숨기고 속였다고 원망하면 난 민아 씨가 묻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거야. 묻지도 않는데 내가 앞서서 다 털어놓을 필요 없잖아?’

게다가 선우민아는 이미 두 번이나 사람을 관성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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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수는 뭐 먹고 싶어? 누나한테 말해봐. 누나가 창빈 형한테 만들어 달라고 할게.”선우민아는 간식을 책상 한가운데에 놓고 선우정아도 맛보도록 했다. 그녀는 선우정아가 전창빈이 만든 간식을 가장 좋아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선우민기가 전창빈을 자신의 전속 요리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선우민아는 바로잡지 않았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가족들은 모두 그녀의 입이 너무 까다로운 덕분에 천하의 맛있는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었다.선우민아가 바꾼 요리사마다 전부 업계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빌려 쓰자면 선우씨 가문 출신 요리사는 볶음밥 한 그릇이라도 다른 사람이 볶은 것보다 맛있다고 했다.“저는 뭐든 다 먹고 싶어요. 창빈 형이 만드는 모든 음식을 다 좋아해요. 그리고 빵, 간식도 다 좋아해요.”“누나, 저는 만두 먹고 싶어요. 창빈 형에게 우리를 위해 만두도 만들어 달라고 해주세요.”선우민기도 뒤질세라 요구를 제기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알았어요. 이번 주 토요일 아침으로 도련님들을 위해 만두를 만들어 줄게요. 다양한 만두 속을 준비해서 각자 입맛에 맞게 해줄게요.”선우민수는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토요일이 되어야 만드나요?”“토요일은 도련님들 큰아가씨께서 집에서 쉬니까 아침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거든요. 평소처럼 급히 해결하지 않아도 되죠.”선우민아의 입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일이 너무 바빠 매일 허겁지겁 조금 먹고는 출근했다.주말에 쉴 수 있을 때만 그녀는 제대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전속 요리사란 우선 자신의 상사를 고려해야 하는 법이다.선우민아는 전창빈을 한 번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마음이 섬세하고 배려가 깊었다.선우정아는 동생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우리는 모두 누나 덕분에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누나가 쉴 때까지 기다려야 해.”만두는 그들에게 아주 평범한 음식이었다.다만 전창빈이 아직 그들을 위해 만두를 만들어 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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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민아가 말을 이었다.“민기가 지붕을 뜯겠다고 하면 우리 엄마는 민기에게 사다리를 대 줄 정도로 아껴주세요. 창빈 씨가 상황을 모르니 당신 탓은 아니지만... 돌아가면 엄마에게 잘 말해드려야겠어요.”선우민기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우리가 사고를 친 건가?’“언니, 이미 왔는데 그냥 언니 사무실에서 놀게 해줘요. 집에서는 아마 답답해서 나온 걸 거예요.”두 동생이 모두 사고를 친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선우정아는 마음 아파하며 동생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었다.“어린애들이니까 노는 것을 좋아하잖아요.”전창빈도 덧붙였다.“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다른 아이들은 이미 신나게 놀고 있는데 두 어린 도련님은 집에서만 놀아야 하니 아무리 집이 넓어도 질릴 때가 있을 거잖아요.”전창빈 형제들의 어린 시절에도 집에 어린이 놀이공원이 있었고 집은 리조트이었기에 더 넓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밖으로 뛰쳐나가기를 좋아했다.그들은 그나마 나았다. 그들은 리조트 산 아래에서 놀 수 있었고 산 전체와 산 아래 모든 사람이 그들의 전씨 가문 사람들이라 일꾼들의 아이들도 그들과 함께 놀 수 있었다.이제 모두 성인이 되어 일꾼들의 아이 중 일부는 전씨 그룹에서 일하고 있고 일부는 부모를 대신하여 부모의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원 리조트에서 자랐고 또 리조트로 돌아와 일하고 있었기에 서로 무척 익숙했다.유일한 변화는 그 어린 시절의 놀이 친구들이 이제 그들을 만나면 공손하게 ‘도련님’이나 ‘전 대표님’이라고 부르며 어린 시절처럼 편안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전창빈은 어린 시절의 친구들에게 여전히 똑같이 대했지만 상대방은 어린 시절처럼 거리낌 없이 대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 횟수도 점차 줄어들었고 게다가 형제들은 회사에 입사하면 무척 바빠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다시 만날 시간이 없었다.선우민기도 끼어들었다.“창빈 형이 맞아요. 저와 동생은 매일 집에서만 놀아서 이제 너무 지겨워 밖에 나와서 놀고 싶어요. 누나, 둘째 누나.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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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창빈은 선우민기 형제를 데리고 나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올 때 누군가에게 그들의 얼굴을 보였는지 떠올리려 애썼다.아마도 없을 것이다.두 형제는 어려서 모두 차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그가 운전하는 검은색 벤츠는 두 꼬마가 창문을 내리지만 않으면 쭉 빨리 달려오는 동안 아무도 그들을 볼 수 없었다.세원 그룹에 도착한 후에도 차에서 내려 사무실 빌딩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두 꼬마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전창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앞으로 이 두 아이가 아무리 졸라도 함부로 데리고 나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그의 형제들도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가족의 보호를 받아 외부에서 그들의 얼굴을 쉽게 볼 수 없게 했다. 그리고 전이진 형제들이 사회에 발을 들이고 세상에 본격적으로 나갈 때가 되어서야 전씨 할머니께서 그들을 데리고 몇 차례 연회에 참석시키며 얼굴을 내밀게 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신분을 소개하셨다.그때쯤이면 그들은 이미 성인으로 되었고 어느 정도 사회 경험과 자기 보호 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였다.그렇게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 곧 대표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선우민기는 참지 못하고 바로 문을 두드려 들어가려 했다.선우민아의 비서가 전창빈을 보았을 때 막 선우민아에게 내선 전화를 걸었을 뿐인데 그들을 데리고 들어가기도 전에 선우민기가 먼저 뛰어 들어갔다.전창빈이 선우민아의 전속 요리사이며 자주 간식을 가져오는 것을 알고 있는 비서는 막지도 않았고 세 사람이 차례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두 꼬마가 들어가자마자 기쁘게 소리쳤다.“누나! 둘째 누나!”전창빈은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사무실 문을 닫아 외부인의 시선을 차단했다.“어떻게 왔어?”선우정아는 두 동생이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매우 놀라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마자 선우민수가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예쁜 얼굴을 들어 달콤하게 말했다.“둘째 누나.”선우정아는 평소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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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의 누나가 도련님을 때린 적 있어요?”전창빈은 한 손을 비워 선우민기의 모자와 목도리를 정리해 줬다.그리고 선우민수의 옷깃을 잡아당겨 꼬마가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쳐 전창빈은 두 꼬마가 바람에 날아갈까 봐서 걱정이었다.두 꼬마 형제는 입을 모아 대답했다.“때린 적 있어요. 하지만 아주 드물어요. 누나는 우리를 무척 사랑해요. 우리가 사고 칠 때만 누나가 때려요.”선우민기가 대답했다. 그리고 전창빈이 그의 누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덧붙여 설명했다.“누나도 우리를 위해서 그런 거예요.”전창빈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도련님의 누나처럼 예의 바른 분이 도련님들을 때릴 줄은 정말 몰랐네요. 그만큼 도련님들이 친 사고가 정말 컸다는 뜻이겠죠.”다행이기도 했다. 두 꼬마가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만약 없었다면 응석받이가 되어 제멋대로 자랐을 테니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큰 사고를 칠 것이고 그것 또한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닌 해가 되는 일이었다.선우씨 가문 여러 집안에서 이번 세대에는 선우민기와 선우민수 두 남자아이밖에 없었다. 그들 부모님뿐만 아니라 삼촌들과 숙모들까지 모두 그들을 지나치게 아껴주었다.심지어 선우씨 가문의 모든 친척까지도 그들을 매우 귀여워해 주었다.만약 그들을 엄격하게 교육해 줄 사람이 없다면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될지 상상도 못 할 일이다.선우민아가 가장 적합했다. 그녀는 선우민기의 친누나이면서도 선우씨 가문의 현재 주인이고 신분과 지위, 위엄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그녀가 동생들을 교육할 때면 그녀의 부모님도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나가서 눈에 안 띄게 지낼 뿐 선우민아가 동생들을 교육하는 것을 감히 막지 못했다.이토록 엄격한 선우민아의 관리 덕분에 두 꼬마는 모두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버릇없이 자라지 않았고 오히려 예의 바르고 분별력 있는 아이들로 자랐다.선우민기 형제는 혀를 내둘렀다.어른 한 명과 아이 두 명은 회사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782화

    여운별이 용태호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는 동안 전창빈은 미래의 아내 선우민아에게 오후 간식을 포장해 왔다.오늘 밤 그녀는 접대 자리가 있어 집에서 식사하지 못한다.그리고 그녀는 입이 매우 까다로워 접대 자리에서는 아마 술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을 것이다.전창빈은 그녀가 빈속으로 술을 마시면 취할까 봐 걱정했다.선우민아의 주량이 좋고 누구도 그녀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지는 못하지만 반 잔만 마신다고 해도 빈속으로 술을 마시면 몸에 해로웠다.하여 그는 특별히 금방 구워 낸 간식을 만들어 그녀에게 가져온 것이다.선우민기 형제도 함께 왔다.전창빈이 차를 주차한 뒤 간식 포장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선우민기 형제는 각자 유아용 시트의 안전벨트를 풀고 차문을 열어 내렸다.선우민수가 뒤따라 내리는데 문을 닫을 때 힘이 약해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전창빈은 다시 한 번 닫으라고 일깨워 주었다.선우민기는 몸을 돌려 동생이 문을 다시 단단히 닫도록 도왔다.전창빈은 차 키를 이용해 차를 잠근 후 두 꼬마에게 따라오라며 재촉했다.“창빈 형, 너무 추워요.”선우민수가 목을 옴츠리며 말했다.선우민기도 말했다.“평소에 집에서 눈사람 만들고 눈놀이 할 때는 별로 안 추웠는데 회사에 와서는 왜 이렇게 추운 거죠?”전창빈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뛰어놀 때는 왔다 갔다 하면서 운동을 하니까 춥지 않죠. 지금은 뛰어놀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까 추운 거예요.”“그래도 여긴 정말 추워요. 이에 비해 우리 집 관성 쪽은 너무 살기 좋아요.”두 꼬마는 전창빈이 관성의 날씨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어 관성에 동경심을 품고 있었다.관성은 겨울도 춥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다양한 제철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최고급 과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 두 먹보는 먹을 수 있기만 하면 아무 거리낌 없이 좋아했다.게다가 전창빈이 자기 집 형제들은 모두 요리를 잘하고 다양한 음식을 만든다고 하자 두 형제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누나는 우리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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