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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Author: 고능비
주형인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뭐라 속삭이자 서현주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다행히 그래도 잔머리는 있네.’

그와 결혼하면 무조건 행복을 누리면서 살 거라는 생각에 서현주는 마음이 놓였다. 물론 완전히 경계심을 늦춘 건 아니었다. 나중에 결혼한 후 월급은 그녀가 관리하고 집문서에도 그녀 이름을 넣겠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그대로 이행하게 할 것이다. 아무튼 하예진보다 훨씬 누리면서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예진한테 일전 한 푼 안 주고 빈털터리로 내보내려면 사실 엄청 쉬워.”

“어떻게요?”

주형인의 명의로 된 적금이 얼마 되진 않지만 나눠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다면 무조건 시도해볼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서현주가 그 돈으로 더 누릴 수 있으니까.

“재산을 가질 건지, 우빈이 양육권을 가질 건지 둘 중에서 택하라고 하면 돼. 그러면 무조건 우빈이를 선택하고 재산 분할은 포기할 거야.”

그의 말에 서현주가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형인 씨 아들의 양육권을 포기할 수 있어요? 우빈이는 주씨 가문의 유일한 손자잖아요. 형인 씨가 포기한다고 해도 형인 씨 부모님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주형인이 말했다.

“우빈이는 내 아들이야. 절대 포기 못 해.”

서현주가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왜 그런 소리를 해요!”

주형인이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만약... 네가 아들을 가진다면 우리 부모님도 우빈이를 예진한테 보내라고 하실 거야.”

두 사람은 인제야 관계를 했고 게다가 서현주는 이따가 피임약을 사서 먹을 생각이었다. 그 말인즉슨 아직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현재 그에게는 아들 주우빈 뿐이었고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있었다. 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주우빈의 양육권을 하예진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주우빈은 영특하고 귀여운 아이인데 그와 서현주의 아이는 어떨지 누가 알겠는가? 주형인은 아직 그 도박은 하고 싶지 않았다. 서현주가 나중에 딸을 낳을 수도 있기에 주우빈의 양육권은 반드시 그가 가져야 했다.

“내가 딸 낳으면 미워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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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5화

    도아영이 말했다. "언니들과 서로 마음이 맞아서 빨리 친해지면 안 되는 거예요? 꼭 아부해야만 가능한가요?"전이혁은 잠시 말을 멈칫했다가 말했다. "기왕 돌아오셨고 마침 마주쳤으니 같이 나가서 산책하면서 소화도 시키고 겸사겸사 우리 얘기도 좀 하죠. 내일은 못 올 것 같아요. 저도 일이 아주 바빠서요."도아영 역시 오늘 밤에 상황을 종료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얘기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이미 전이혁의 대답을 알고 있었다.그는 어젯밤에 그녀에게 아주 명확하게 말했지만 그녀가 그를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이 얘기를 나누어야 했다."좋아요. 그럼 번거로우시겠지만 소화도 할 겸 같이 산책하시죠. 근데 산책하고 돌아와 또 배고파지면 어떡하죠?""체력 소모하면 또 배고파질 거잖아요."순간 전이혁은 할 말을 잃었다. "...왜 우리 형수님과 빨리 친해졌는지 알 것 같네요."전부 먹짱들이었다!‘이 여자가 먹보인 걸 난 왜 몰랐을까?’그녀가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는다는 것만 알았지, 아무튼 전창빈의 여친보다는 훨씬 나았다.전창빈의 여친은 입맛이 엄청 까다롭다고 들었다. 심지어 입맛이 너무 까다로워서 요리사를 자주 바꾸는 바람에 전창빈이 미래의 아내를 위해 요리사 노릇을 하러 간 것이다.전창빈의 연애는 순리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하지만 전이혁은 재빨리 생각을 거두고 스스로를 비웃었다. 본인의 일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전창빈의 연애까지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전창빈은 시간이 충분하지만 그의 시간은 몇 달밖에 남지 않아 이제 막 시작해서 꼬박 1년의 시간이 있는 전창빈과는 완전히 달랐다.전씨 가문 남자는 지지 않는다.1년 후 전창빈은 반드시 그의 연애 상대를 데리고 돌아올 것이다."이따가 배고프시면 제가 야식이라도 다시 사드릴게요, 됐죠? 절대 굶기는 일은 없어요. 관성에 오셨으니 제가 주인 노릇은 해야죠. 식사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도아영이 일부러 두 걸음 다가가 그의 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4화

    매형인 임수찬은 사업이 잘되는 편이라 주서인은 절대 돈이 부족할 일이 없었다.온 가족이 샤부샤부를 먹으면서 자기 부모님은 안 부른 건 그렇다 쳐도, 다 먹고 나서 어머니한테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니, 이건 당연히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그래, 알겠어. 다음에 아빠 시간 나면 우리 둘이 샤부샤부 먹으러 가자. 아빠는 일해야 하니까 이만 끊을게. 우빈이 이모 말 잘 들어.""아빠, 저 말 잘 들어요. 어서 일하러 가세요."주우빈은 상황을 다 일러바친 뒤 기분 좋게 전화를 끊었다.하예정은 두 사람의 통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주우빈이 휴대폰을 돌려주자 그녀는 주우빈의 이마를 가볍게 톡 치며 말했다. "이 녀석, 일러바치는데 선수구나?"하지만 주서인이 너무한 건 사실이기도 하고 또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니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주우빈이 일러바친 건 그들 주씨 집안의 문제다.만약 그녀가 주형인에게 말했다면 주형인은 그녀가 일부러 주서인을 모함한다고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우빈이 말했으니 주형인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주우빈은 큰 눈을 깜빡이며 하예정에게 물었다. "이모, 이게 일러바치는 거예요? 아빠한테 제가 보고들은 걸 말한 건데, 왜 일러바치는 게 되죠?"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 "그래, 우리 우빈이는 솔직하게 말한 거지.""네 고모도 정말 너무하지만, 네 고모를 그렇게 만든 건 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네 아빠야. 그들 모두 책임이 있어. 그들이 네 고모를 그렇게 오냐오냐 키웠으니까."만약 처음부터 그들이 무조건적으로 주서인을 돕지 않았다면 주서인이 친정 등골을 빼먹는 습관이 들었을까?"네 아빠가 매년 네 양육비만 밀리지 않게 제때 주기만 하면 그 집에서 돈을 어떻게 쓰든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야.""아빠가 콜택시 운전하는 게 아주 힘들다고 하셨어요. 제가 아빠한테 갈 때마다 아빠는 항상 저한테 공부 열심히 하고 사람답게 살아서 나중에 사장님이 되어 사무실에 앉아서 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3화

    "아빠, 식사하셨어요?"주형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빠는 아직 밥 안 먹었어. 아직 배 안 고파. 두 건만 더 뛰고 밥 먹으러 갈 거야.""우빈이는 밥 먹었지?"주우빈이 대답했다. "먹었어요. 이모랑 효진 이모가 저 데리고 샤부샤부 먹으러 갔는데 식당에서 고모네 식구들을 만났어요. 정한이 형이 저한테 인사했는데 고모가 형 입을 막았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그리고 정한이 형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셨어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샤부샤부를 먹고 있었어요.""저는 이모랑 효진 이모, 그리고 아영 누나까지 넷이서 먹었고요."주형인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웃으며 말했다. "우빈이 고모도 만났구나. 고모한테 인사했어?""아니요."우빈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정한이 형이 저를 불렀는데 고모가 정한이 형 입을 막았어요. 아빠, 고모 왜 그러는 거예요?"주형인은 할 말을 잃었다. "네 고모는... 신경 쓸 거 없어."그는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주서인이 임정한에게 주우빈이와 인사하지 못하게 한 것은 같이 샤부샤부를 먹게 될까 봐서였다.수십 년 동안 남매로 지내왔기에 주형인은 누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네, 그래서 이모가 저를 데리고 다른 데로 갔어요."주우빈이는 자기가 일러바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그저 자기가 본 것을 아빠에게 말했을 뿐이다."아빠, 저 샤부샤부 좋아해서 이모가 제가 좋아하는 거 많이 집어줬어요. 정말 맛있었어요.""먹고 있는데 고모가 오더라고요. 이모한테 휴대폰 안 가져왔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할머니한테 연락해 '엄마, 40만 원만 보내줘'라고 말했어요. 제가 똑똑히 들었어요."전화기 저편의 주형인은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그는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아들은 하예정을 따라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다가 식당에서 그의 누나 가족과 마주쳤다.주서인은 남편과 아들, 그리고 시부모들과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고 그러다 임정한이 주우빈이를 보고 인사하려고 하자 주우빈도 같이 먹자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2화

    심효진이 비꼬듯이 말했다. "저 여자 말은 한마디도 믿으면 안 돼. 남 등쳐 먹는 데는 아무도 따라올 사람이 없을걸."하예정은 주서인이 김은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엄마, 나 애들이랑 밥 먹으러 나왔어. 애들이 하도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나왔지.""근데 다 먹고 나니 돈이 모자라네. 엄마, 카톡에 돈 좀 있어? 40만 원만 보내줘."천천히 주서인은 멀리 걸어갔고 하예정 일행은 더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심효진이 도아영에게 말했다. "나중에 내가 딸을 낳았는데 주서인처럼 친정 등골이나 빼먹는 년이면, 태어나자마자 목 졸라 죽여 버릴 거야."도아영이 말했다."태어나자마자 그런 애인 줄 어떻게 알아요.""그럼 인연 끊고 살아야지. 그런 딸 낳은 적 없다고 생각하고.""아영아, 넌 잘 모르겠지만, 저 진상은 우빈이 친고모인데 남한테 빌붙는 걸 제일 좋아해. 예전에도 맨날 친정에 밥 먹으러 와서는 올 때마다 예진 언니한테 해산물이나 스테이크 같은 비싼 음식 사 오라고 했어.""게다가 다 먹고 나서는 싸가기까지 하면서 뒤에서는 예진 언니 흉을 봤지. 예진 언니의 실패한 결혼 생활은 시부모랑 시누이가 하도 일을 벌여서 그런 게 제일 커. 남편이란 작자는 또 자기 가족들하고 한통속이었고.""예전에 우빈이 그 바보 같은 아빠는 매달 부모님께 생활비로 몇백만 원씩 줬는데 부모님은 그 돈을 누나네 집에서 누나 애 봐주면서 누나한테 다 갖다 바쳤어.""오늘은 시댁 식구들까지 다 데리고 샤부샤부 먹으러 나왔으면서 자기 부모님은 안 모시고 왔잖아. 그런데 다 먹고 나니 돈이 아까워진 거지. 그러다 예정이한테 계산해달라고 했다가 안 통하니까 돌아서서는 또 자기 엄마 등쳐먹으려고 하잖아."도아영은 할 말을 잃었다. "효진아, 그만해. 식욕 떨어지는 옛날얘기는 꺼내지 마. 우빈이도 있잖아."하예정은 그런 옛날얘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았고 주우빈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주우빈이 없었다면 하예정은 주형인과 이혼하자마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1화

    하예정도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네 말이 맞아. 그래도 이혁 도련님이 결정하기 전까지는 한번 노력해 볼 수 있잖아."도아영이 웃으며 말했다. "예정 언니, 효진 언니, 우리 샤부샤부 먹으면서 남자 얘기는 하지 말자고요.""언니네 남편들은 다 좋은 남자니까 듣기만 해도 행복한 느낌이 들어 괜찮지만 제가 마음에 둔 남자는 저한테 마음이 없으니, 그 사람 얘기를 하면 식욕이 떨어질 것 같아요. 우빈이가 그랬잖아요, 사람은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우리 샤부샤부나 먹어요."하예정과 심효진은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감정적인 문제는 그들도 전이혁의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예정 언니, 효진 언니, 저 이번에 와서 사실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에요. 두 언니를 얻었잖아요. 저랑 전이혁 씨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자매고 친구예요. 언니들 나중에 저 모른 척하시면 안 돼요.""아무튼 전 언니들 꽉 붙잡을 거니까, 저 버릴 생각 마세요."하예정은 웃음을 터뜨리고 심효진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언니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널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겠냐고."도아영은 사람 비위를 아주 잘 맞추는 편이었다.전씨 할머니가 고른 사람이 아니었다면, 심효진은 분명 도아영을 멀리했을 것이다."그럼 됐어요. 인생에는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우정과 가족애도 있잖아요? 전 우정이랑 가족애가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요.""맞아, 맞아.""자, 우리 건배해요. 아, 술을 안 시켰네. 언니들은 술 못 마시고, 나도 어제 취해서 오늘은 안 되고. 에휴, 나중에 언니들 아기 다 낳고 술 마실 수 있을 때, 우리 취할 때까지 마시자고요."심효진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꼭 그러자.""예정 씨."이때 주서인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났다."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하예정은 미소를 거둔 채 주서인을 쳐다보지도 않으며 조카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주서인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나올 때 휴대폰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와서요. 샤부샤부를 다 먹고 계산하려고 보니 그제야 알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0화

    “방금 그 사람들 주서인 씨 일가 아니었어? 맞을 거야. 꽤 부유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온몸에 보석 액세서리들을 잔뜩 착용하고.”자리에 앉은 심효진이 하예정에게 물었다.심효진은 예전에 하예진이 이혼하기 전에 주서인 모녀가 서점에 찾아와 하예정에게 따질 때 주서인을 본 적이 있었다. 그렇게 찌질한 여자는 잊을 수가 있겠는가.“맞아.”하예정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임정한이 우빈을 몇 번 부르자 바로 정한의 입을 틀어막더라. 우리가 밥을 얻어먹으러 갈까 봐 걱정인 모양이지. 예전엔 매주 주말마다 일가족이 다 같이 언니 집에 쳐들어가서 밥만 축내곤 했어.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으면서 트집만 잡으면서.”주씨 집안 사람들은 아무리 변해도 여전히 찌질함이 남아있었다.관성시가 작다는 걸 내내 느끼곤 한다. 싫은 사람은 자꾸만 마주치게 되다니.도아영은 과거 사정을 몰랐지만 묻지 않고 귀 기울이며 듣기만 했다.심효진이 말했다.“정말 이상한 집안이네. 그렇게 많은 일을 겪고도 변할 줄 모르다니! 우리가 너무 기대했나 봐.”“한동안 주서인 씨가 우리 언니의 편을 들어 서현주 씨와 맞서 싸우기도 했어. 예전에 내가 임정한을 구해준 덕분에. 서현주 씨가 감옥에 들어가자 은혜를 다 갚았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우빈 앞에서 동명 오빠를 헐뜯으며 언니와 오빠의 결혼을 방해하려고 했어.”심효진은 바로 우빈에게 말했다.“우빈아, 그 사람들 말을 절대 듣지 마. 너의 동명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너랑 네 엄마에게도 잘해주잖아.”우빈은 어른다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모, 저도 알아요. 저는 지금 동명 아저씨가 제일 좋아요. 동명 아저씨가 우리 두 번째 아빠가 됐으면 좋겠어요.”하예진은 친아빠와 새아빠에 관해 설명해주었다. 새아빠도 아빠이기 때문에 노동명이 하예진과 결혼하면 우빈을 함께 키울 거라고 했다. 그리고 우빈에게 노동명을 존중해주고 효도하면서 절대로 배은망덕한 놈으로 살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저는 절대 배은망덕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49화

    모연정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잘못을 고치면 착한 아이지.”용정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른들이 지적해주는 실수는 모두 고칠 생각이었다.모연정이 몸을 일으키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놀아.”“엄마, 지연이는요? 동생이랑 놀고 싶어요.”용정이 물었다. 현재 그의 여동생은 단 한 명뿐이라 예지연을 가장 아꼈다.남동생들도 귀엽지만...“할머니께서 밖에 데리고 나가셨을 거야. 지호는 보모 아줌마랑 있을 텐데 동생이랑 놀래?”용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저는 지연이를 찾으러 갈게요. 지호는 보모 아줌마가 있어서 제가 필요 없어요.”예지호와 예훈은 둘 다 울보였다.예씨 가문 둘째 아들의 두 아이는 예지호보다 몇 달 더 커서 돌보기가 더 힘들었고 잠들었을 때만 가장 귀여웠다.반면 예지연은 자나 깨나 항상 사랑스러웠다.이번에 돌아왔을 때 예지연은 조금 자란 것 같았다. 용정은 여동생의 부드러운 얼굴을 보면 뽀뽀하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역시 내 여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모연정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밖에 나가 찾아봐. 아마 정원에 있을 거야.”“ 그럼 저는 나가볼게요!”용정은 밖으로 뛰쳐나갔다.예진 리조트는 넓었지만 용정은 매일 뛰어다니면서 잘 놀았기에 집안 어른들이 아기들을 자주 데리고 가는 장소도 익숙히 잘 알고 있었다.녀석은 곧장 유모차에 누워 할머니와 산책 중인 예지연을 찾아냈다.용정이 기쁜 마음으로 여동생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우빈은 하예정 일행과 함께 샤브샤브 가게에 들어섰다.“우빈아!”가게 문을 열자마자 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두어 번 부르던 아이의 목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하예정 일행이 소리가 난 쪽으로 바라보았는데 주서인 부부와 시부모 그리고 세 아이가 샤브샤브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우빈을 부른 사람이 바로 임정한이었다.예전에 임정한은 우빈의 장난감을 빼앗고 괴롭히기 일쑤였지만 그리도 어린아이인지라 우빈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주서인이 급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48화

    용정은 설이 지나야 겨우 네 살이지만 이미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빠른 학습 진도를 보이고 있었다. 고수들의 교육법은 역시 남달랐다.재능이 뛰어나고 영특하지 않은 아이는 그들의 교육을 따라갈 수 없었다. 물론 보통 아이들에게는 가르치지도 않을 것이지만.용정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제 가방에 있는 겨울방학 숙제들은 전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신 설날 선물이에요. 정말 좋아요!”마지막 말은 특히 힘주어 말했다.모연정은 용정이가 가방을 열어 특별 선물로 가득 찬 숙제들을 발견했을 때 가방을 던질 뻔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평소 용정이가 얼마나 많은 학습 압박을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고수들 밑에서 사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하지만 그것은 또한 많은 사람이 꿈꾸지도 못할 기회이기도 했다.“저랑 우빈이가 나이도 비슷한데 제가 좋아하는 건 분명 우빈이도 좋아할 거예요. 그래서 우빈한테 이런 선물을 주고 싶어요. 먹을 거로 주자니 우빈이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다 살 수가 없는걸요.”모연정이 되물었다.“돈 아까워서 그런 거야? 아니면 네가 할 숙제가 많아서 우빈도 같이 끌어들여 ‘고생도 나눠서 하자'는 거야?”용정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모연정이 그의 속마음을 다 꿰뚫어 본 듯했다.“용정아, 우빈이 좋아하는 걸 몇 가지만 골라서 줘도 돼. 다음에 만날 때 또 다른 걸 주면 되잖아. 그럼 우빈도 기뻐할 거야. 한꺼번에 전부 사줄 필요는 없어. 그리고 친구에게 선물할 때는 마음을 터놓아야 해. 네가 기쁜 마음으로 주어야 받는 사람도 기쁘게 받을 거야. 작은 돈 때문에 친구 사이에 틈이 생기게 하면 안 된다. 너의 세뱃돈에 엄마가 관여하지는 않지만 네가 돈이 부족하지 않다는 건 알아. 우빈이가 좋아하는 걸 선물한다고 해서 돈이 많이 나갈 것도 아니잖아.”모연정이 엄숙하게 훈계했다.얼굴이 더욱 붉어진 용정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스승님이 제가 돈을 벌고 모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쓸 데가 많다고... 그래서 다 써버릴까 봐 걱정이에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47화

    모연정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일 옷 사러 가면서 선물도 사자.”그녀는 용정 대신 선물값을 내주겠다는 말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용정은 이미 자신만의 작은 금고가 있어 돈이 부족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작은 금고 관리를 맡긴 이상 스스로 돈을 내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우빈에게 줄 선물이니 당연히 그가 계산해야 했다.“우빈한테 뭘 선물하면 좋을까요?”용정은 모연정에게 묻는 듯 혼잣말하는 듯 중얼거렸다.모연정이 부드럽게 답했다.“우빈이 좋아하는 거로 골라야지.”용정은 고민에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우빈은 먹는 걸 제일 좋아해요. 장난감은 이미 너무 많아서 다 갖고 있는 것 같았어요.”“그럼 음식 선물을 준비하면 되겠네.”“우빈은 입에 들어가는 건 뭐든 잘 먹어요. 죽지만 않는 음식이면 다 좋아하는데. 그러면 선물을 엄청 많이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용정은 그의 가여운 표정으로 모연정을 올려다보았다.막상 말로는 “제가 낼게요”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모연정이 대신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사공과 모연정, 그리고 예준성도 그에게 가르치기를 장차 대장부가 될 사람으로서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고 했다.‘아! 분명히 대장부가 되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지! 난 아직 어리니까 지금은 약속을 안 지켜도 되는 거 아닐까?’용정의 검은 눈동자가 말랑말랑 굴러갔다.하지만 모연정의 따뜻한 미소를 보자 결국 “돈 대신 내주세요”라는 말은 삼켰다. 그건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니까.그때 문득 생각이 났다. 신의와 함께 돌아오기 전에 평소 할아버지, 할머니라 부르던 사공의 친구들이 선물을 잔뜩 줬던 것이 떠올랐다.스케치북이나 받아쓰기 노트 등을 선물 받았는데 방학 동안 다 완성하고 새해에 돌아가면 검사할 거라고 했다. 완성하지 못하면 새해에 세뱃돈을 안 준다고...할아버지들이 주는 세뱃돈은 유난히 두둑했다.돈을 벌어야 한다!신의기 늘 말씀하시길 용정은 커서 돈이 많이 필요할 테니 벌 줄도 알아야 하고 번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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