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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작가: 콜라어
“심건우... 안 돼!”

나는 떨리는 손으로 심건우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배가 너무 아파. 빨리 병원에 데려다줘.”

내 말에 심건우의 얼굴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는 내 손을 세게 뿌리치며 소리쳤다.

“너 진짜 끝도 없구나! 아직도 연기 중이냐?”

“수지를 도와주는 작은 부탁 하나 가지고 또 지랄이야? 나한테 어디까지 잘난 척하려고?”

나는 이를 악물고 부인했다.

“아니야... 제발 병원에 데려다줘. 나 피가 나고 있어.”

아랫배는 마치 누군가에게 무차별로 맞은 것처럼 아프고, 따뜻한 액체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심건우는 믿지 않았다.

“피가 어디 있냐고! 또 쇼하지 마!”

나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피가 묻어도 겉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냄새를 맡아보면 공기 중에 퍼진 피 냄새를 금방 알 수 있을 터였다.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나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잘 들어. 나 임신했다고. 피가 나는 건 유산일 수도 있어. 당장 나를 병원에 데려가야 해!”

내 말을 듣고 심건우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이내 화를 내며 말했다.

“너 진짜 염치도 없구나! 그따위 핑계까지 대면서 도망치려고 해?!”

“우리가 결혼한 지 얼마나 됐는데 애도 못 가진 주제에 이제 와서 애가 있다고? 내가 그렇게 바보로 보여?”

말을 마친 그는 손가락으로 연못을 가리키며 명령했다.

“지금 당장 내려가서 주워 와! 피가 난다며? 잘 됐네. 내려가서 좀 씻어. 수지랑 나까지 냄새나게 하지 말고!”

심건우는 말끝을 맺으며 더 독하게 덧붙였다.

“오늘 물속에 안 들어가면 우리 이혼이다!”

그 순간, 나는 정말로 심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차갑게 심건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좋아. 나도 그렇게 하려고 했어. 이혼 신청은 이미 작성해 뒀으니까 너나 준비해.”

내 말을 들은 심건우는 잠시 말을 잃고, 믿기지 않는 듯 나를 쳐다봤다.

아마도 10년 동안 자신만 바라보던 내가 이렇게 단호하게 놓아주겠다고 할 줄 몰랐을 것이다.

나는 그의 곁을 지나쳐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민수지가 내가 방심한 틈을 타 갑자기 내 등을 세게 밀었다.

내 몸은 중심을 잃고 연못 속으로 '퐁당' 소리를 내며 빠졌다.

찬물이 온몸을 휘감았고, 나는 필사적으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도움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몸은 납덩이처럼 무겁게 가라앉았다.

잔잔한 물결 사이로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이 비쳤고, 나는 서서히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으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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