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강서준이 시력을 잃은 후, 나는 망설임 없이 내 각막을 그에게 기증했다. 서준은 절대로 나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갑자기 귀국한 서준의 첫사랑, 이다니 때문에 우리의 결혼식을 계속 미뤘다. 생일날, 서준의 선물은 늦게 도착했다. 나는 기대감으로 선물을 받아들었으나, 그저 영화표 두 장뿐이었다. 게다가 내 질문에 서준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누가 시각장애인은 영화를 보면 안 된다고 했어? 너 눈이 멀게 된 건 네가 자원해서 그런 거지, 내가 강요한 게 아니잖아. 제발 그 얘기는 그만해!” 그리고 서준의 첫사랑은 마치 자비를 베푸는 듯 말했다. “죄송해요, 연희 씨. 그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니네요. 그리고 안 가실 거면 그냥 표를 버리세요.” 그 소리에 나는 영화표를 찢어버리고 집을 떠났다.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서준은 결혼식장에서 사라진 신부를 찾지 못해 미쳐버렸다고 한다.
View More“그 사고는, 정말로 단순한 사고였어요.” 나는 담담히 말했다. “믿지 않겠다면, 경찰의 종결 보고서는 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천천히 숨을 내쉬며 나는 가볍게 비웃었다.“다니 씨, 당신도 나처럼 강서준에게 철저히 속았군요. 경찰이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그날 밤 당신이 고용한 남자가 자백했거든요. 이제 당신 앞에 놓인 것은 감옥뿐입니다.”이다니는 믿기 힘들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서준아, 네가 분명히 말했잖아. 너는 날 사랑한다고, 날 잊을 수 없다고 했잖아. 속인 건 송연희 씨 쪽이라고 했잖아!”서준은 지금도 변명하고 있었다.“연희야, 나는 한 번도 그 일이 네가 고의라고 말한 적이 없어. 나를 믿어줘. 이 소문은 전부 다니가 퍼뜨린 거야. 나는 정말 몰랐어.”서준은 내 팔을 잡으려 다가왔다.그러나 서준의 말 한 마디에 다니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다니는 비명을 지르며 서준에게 달려들어 서준의 몸을 꽉 물었다.다니는 온 힘을 다해 서준의 살을 물어뜯어 한 조각을 뜯어냈다.서준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니를 힘껏 밀쳐냈다.예상치 못한 공격에 다니는 뒤로 넘어져 돌에 세게 부딪혔고, 배를 감싸며 창백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내 아이, 내 아이가.”다니가 임신 중이었다니, 나는 깜짝 놀랐다.하지만 서준은 다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소리쳤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이 미친 여자를 당장 끌어내!”그때 사람들 사이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서준은 주저 없이 명령했다.“다니를 경찰에게 넘겨!”다니는 손가락에 피가 맺히도록 돌의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이윽고 붉은 피가 손가락 틈새로 흘러내렸다.다니는 고개를 떨군 채 완전히 절망에 빠진 표정이었다.다니의 하반신에서는 뜨겁고 붉은 피가 번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마침내 다니는 고개를 들고, 피눈물을 흘리듯 서준을 노려보았다.그리고 서준을 향해 돌진했다.다니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그날, 사람들의 비명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강서준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금 전, 문득 깨달았다.서준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서준이 사랑하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었다.이윽고 이다니가 문 밖에서 뛰어 들어와, 손에 쥔 뜨거운 물을 서준의 얼굴에 부으며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서준의 뺨을 세게 두 번 때렸다.“서준아, 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네가 했던 그 달콤한 말들은 전부 거짓말이었던 거야?!”하지만 서준은 다니를 위로할 틈도 없이 다니를 밀어내고, 다급하게 내 팔을 잡아끌었다.지금 서준의 모든 관심은 다시 나에게 돌아와 있었다.서준은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연희야, 내 말 믿어줘. 예전에는 내가 다니에게 눈이 멀었을 뿐이야. 사실, 난 오래전부터 널 사랑하고 있었어. 너 없는 시간 동안 매 순간 너만 생각했어. 후회하고 있어. 너에게 그렇게 대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러니까 돌아와줘, 응?”서준은 내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자신의 앞날과 강씨 그룹을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그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그리고 서준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문 밖에는 수많은 하객들이 모여 이 광경을 구경하며 수군거리고 있다는 것을.그때 서준의 부모님이 뛰어 들어왔다.“대체 무슨 짓이야? 결혼을 장난으로 여기는 거야?”서준의 아버지는 서준의 뺨을 세게 때렸다. 그 충격에 서준은 순간 멍해졌지만, 얼굴을 감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사실 연희가 억울함을 당한 거에요. 그날 연희에게 해를 가한 남자는 다니가 고용한 사람이었어요. 전 이런 악독한 여자와 결혼할 수는 없어요.”다니는 온몸이 떨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서준아,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서준은 냉정하게 손을 흔들며 보안 요원들을 불렀고, 그들은 곧 다니를 붙잡아 끌고 나갔다.그때 다니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비웃으며 소리쳤다.“연희 씨, 이제야 만족스러워요? 끝내 서준을 본인 걸로
강서준이 시력을 잃은 후, 강씨 가문의 거대한 재산을 남자에게 물려줄 수는 없었다.그렇게 서준의 부모님은 결국 어쩔 수 없이 딸인 강서현에게 회사를 맡기게 되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서현은 남자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수백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강씨 그룹을 상장시키기까지 했다.그리고 내가 서준에게 각막을 기증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귀한 자존심을 드러내며 말했다.“실력으로 승부 보는 거야! 만약 서준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면, 강씨 가문를 서준에게 넘기는 것도 괜찮아.”게다가 서현은 언니인 연아와 절친한 사이였다. 그래서 오히려 나를 걱정하며 말했다.“연희야, 난 네가 다칠까 봐 걱정이 돼.”그러나 사랑에 빠진 나는 그런 걱정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주저 없이 기증을 결정해 버렸으니 말이다.우리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서준의 부모님이 정말로 그저 아들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서준이 시력을 회복하자마자 서현의 모든 권한을 빼앗아 버렸다.서현은 저항했지만, 오랜 세월 동안 강씨 가문에서 쌓인 부모님의 영향력과 서준의 비열한 수단을 이겨낼 수 없었다.서현은 더 이상 추하게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우아하게 손을 떼고 자신이 가진 지분과 배당금을 챙겨 세계 여행을 떠났다.연아에게 물어보니, 다행히도 서현의 최신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다.그날 밤, 나는 서현과 연락이 닿았다.그리고 서현에게 긴 메일을 보냈다.다음 날, 강서현은 첫 비행기로 귀국했다. 결단력 있고, 망설임 없는 모습 그대로였다.서준과 몇 년을 함께하면서, 나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서준이 나를 무시하고 어떤 행동도 거리낌 없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렇기에 서준의 추악한 민낯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또한, 나는 그동안 서준이 저지른 탈세와 경제 범죄의 증거를 모아두고 있었다.서현이 나서자, 곧바로 번개처럼 강씨 그룹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서준은 돈과 권력을 믿고 보석으로 풀려났지
내 대답은 강서준의 뺨을 때리는 것뿐이었다.서준은 잠시 충격에 빠졌다가 곧 격노했다.그리고 나를 때리려 손을 들었다.“연희, 네가 감히 나를 무시해?”보라, 서준의 자존심은 그저 이 정도로 꾸며진 연기를 허락할 뿐이었다.나는 생각했다. 만약 강씨 기문에서 압력을 넣지 않았고, 서준의 이미지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서존은 나를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결혼식은 이다니를 신부로 대신하여 진행되었을 것이다.그래서 나는 손을 들어 서준의 손길을 막았다.그 순간 송연아가 문을 열고 나를 안으로 끌어당겼다.물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준은 가쁜 숨을 내쉬며 갑자기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연희야, 생각 잘 해봐. 그날 밤, 내가 널 혼자 바깥에 두지 말았어야 했어. 네가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크게 다치거나 그런 건 아니잖아.” 서준은 천천히, 또렷이 말했다.“내가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너희 송씨 가문에 체면을 세워준 건, 너에게 충분히 배려한 거야. 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나는 분노에 몸이 떨렸다.서준에게 조금이라도 후회나 죄책감이 있었다면, 내가 겪은 이 시간을 모두 X 밟았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이 사람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그러나 서준은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서준은 그저 윗사람의 위치에서 나를 비난하고 자비를 베푸는 척할 뿐이었다.서준은 내가 평생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할 거라 믿었다.그저 내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말이다.그때, 그 말에 화가 난 연아는 나서 서준의 머리를 향해 슬리퍼를 던지며 소리쳤다.“꺼져!”그러나 내가 서준의 이름을 불렀다.서준은 기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뭐야, 마음이 풀린 거야?”나는 아무 표정 없이 허공을 응시하며 천천히 말했다.“서준, 넌 정말 낯설어. 마치 내가 너를 전혀 몰랐던 것 같아.”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가며 지난 몇 년간의 일들을 되새겨 보았다.감정이 북받쳐 오르며 나는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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