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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출장 전날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5 03:53:34

부산 출장 전날.

은소예는 퇴근 준비를 하면서도 계속 일정표를 확인했다.

오전 미팅.

현장 점검.

저녁 거래처 식사.

그리고 숙박.

마지막 항목에서 시선이 멈췄다.

같은 호텔.

물론 방은 따로였다.

그런데도 괜히 신경이 쓰였다.

“소예 씨, 아직 안 가요?”

동료가 묻자 소예는 급히 노트북을 닫았다.

“이제 가려고요.”

“내일 대표님이랑 출장이라면서요?”

“네.”

“둘이요?”

소예의 심장이 순간 철렁했다.

“아니요. 현지 담당자도 있어요.”

“그래도 대표님이 직접 가는 출장이라니 부럽다.”

“전혀 안 부러워해도 돼요.”

소예는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신시안이었다.

[내일 아침 7시. 회사 앞.]

소예는 짧게 답했다.

[확인했습니다.]

곧바로 다시 메시지가 왔다.

[늦지 마.]

소예는 화면을 보다가 결국 답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회사 앞에는 검은 세단이 서 있었다.

소예가 다가가자 뒷좌석 문이 열렸다.

시안이 안에 앉아 있었다.

“타.”

“기사님은요?”

“있어.”

소예는 잠시 망설이다 반대편에 앉았다.

차가 출발했다.

처음 몇 분 동안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시안이 물었다.

“잤어?”

“네.”

“거짓말.”

소예가 그를 바라봤다.

“왜 자꾸 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해요?”

“눈 밑 보면 알아.”

“대표님은 직원들 눈 밑도 다 봅니까?”

“너만.”

소예는 바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왜.”

“오해하게 하니까.”

시안이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오해 아니면?”

소예의 손이 멈췄다.

“무슨 뜻이에요?”

시안은 대답 대신 앞을 봤다.

“부산 도착하면 말해.”

“왜 지금은 안 하는데요?”

“이번에는 급하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그 말에 소예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차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런데 잠시 뒤 시안이 낮게 말했다.

“소예야.”

“왜.”

“이번 출장 끝나면.”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우리 이혼한 이유부터 다시 얘기하자.”

소예는 창밖만 바라봤다.

“다시 얘기해서 뭐 하게.”

“확인하려고.”

“뭘.”

시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우리가 정말 끝난 건지.”

소예는 대답하지 못했다.

차창 너머로 아침 햇빛이 길게 흘렀다.

그리고 소예는 처음으로,

이번 출장이 단순한 업무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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