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서 현무도는 조롱하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게임이나 하나 할래? 둘이 한 번 싸워 봐. 누가 먼저 상대를 죽이면 그놈은 내가 살려줄게.”“허허... 시작해 볼래?”현무도는 먼 곳을 바라보며 덧붙였다.그의 시선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화물차 세 대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현무도는 아마 따라잡을 수 없었으리라 것을 알고 악독하고 음험한 생각을 품은 것이다.노수빈과 수찬이 서로 죽이게 하면서 한 명만 남기는 것.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을 인질로 삼아 혈나회 멤버들을 협박하는 것.“수찬아, 살고 싶어? 살고 싶으면 날 죽여!”“여기로 찔러! 절대 반항하지 않을 테니.”현무도의 말을 듣고 노차빈은 웃으며 자신의 명치를 가리키며 말했다.“하하, 그냥 죽을래요! 회장님이 그 총을 대신 맞아주지 않았더라면 전 이미 죽었을 거예요.”“차리리 절 죽이시죠! 회장님.”수찬이 입을 헤벌리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전우로서 그들은 줄곧 서로에게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었다.생사의 경계를 헤매며 총알이 빗발치는 나날을 보내고 그들인지라 일찍이 생사를 희미하게 여기고 있었다.상대를 죽여 홀로 살아남은 일, 노차빈도 수찬도 절대 해낼 수 없다.현무도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흐리멍덩해지고 표정이 험상궂어졌다.“뭐 하는 거야? 영화 찍어? 그냥 내가 선택해 줄게.”말이 떨어지자 삼엄한 살기가 현무도의 몸에서 자욱하게 나타나 수찬을 겨냥했다.그는 노차빈이 킬러 조직의 회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러므로 신분과 지위가 틀림없이 수찬보다 중요할 것으로 판단했다.‘멤버보다는 회장이 더 가치 있겠지.’노차빈은 무언가를 깨닫고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이윽고 수찬은 비참하게 웃으며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덤벼!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 봐! 이 쓰레기야!”“잠깐!”이때 노차빈이 소리를 지르며 급하게 막았다.“갑자기?”현무도는 흉악하게 웃었다.“무서워? 그럼, 이쯤에서 부하들보고 순순히 다시 돌아오라고 그래.”노차빈은 눈빛이 몇 번
수찬 역시 윤도훈을 뱉어내는 노차빈의 돌발 행동에 망연자실했다.아마 윤도훈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어느 한 순간부터 마음속에 새겨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윤도훈의 이름에 깃들여 있는 그 힘이 얼마인지 아직 모른다.‘먹힐까?’사실 노차빈 역시 급한 마음에 함부로 지른 이름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것은, 화경 강자인 현무도가 윤도훈의 이름을 듣고 정말로 놀란 것 같다는 것이다.“맞아! 우리 형님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나 봐?”“그럼, 우리 형님이 얼마나 대단하지 알고 있겠네?”“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가 지금 여기서 함부로 움직이잖아 그럼, 우리 형님이 현씨가문 전체를 뒤엎어 버릴 거야.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을 위해 복수할 거라고!”노차빈은 눈빛이 반짝이며 그럴듯하게 말했다. 자못 위세를 부리는 기세와 더불어.현무도는 안색이 몇 번 바뀌더니 콧방귀를 뀌고 만다.“네 형님이 정말로 윤도훈이야?”현무도는 화력 강자로서 현씨 가문에서의 지위도 낮지 않다.어젯밤 가문으로부터 윤도훈이 수도권으로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다.계획에 따르면 오늘 아이들을 귀패문에 전한 뒤 바로 집으로 돌아가 언제든지 쳐들어올 수 있는 윤도훈을 대처하고 있어야 했다.그 말인즉슨, 윤도훈이 누군지 안다는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귀패의 고수가 윤도훈의 손에 죽은 것 같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그래서 윤도훈의 이름 석 자에 깜짝 놀란 것이다.현무도의 반응을 보고 노차빈과 수찬은 눈이 밝아지면서 다소 분발하고 격동되었다.‘어라?’‘윤도훈이라고 말하니 정말로 놀란 눈치인데?’‘윤도훈이 정말로 그렇게 대단한 거야?’노차빈과 수찬은 전에 윤도훈을 암살하려고 했던 일을 생각하고 순간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물론 부끄러움도 함께.그때 그 일로 윤도훈은 두 사람에게 살의가 없었던 것 같았다.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내내 살얼음판을 걷고 있을 것이다.“당연하지! 혈나회 배후에 있는 자가 바로 우리 형님 윤도훈이야! 눈치 있으면 당장꺼져!
윤도훈과 아무런 사이도 없다는 건 고사하고 있다고 한들 도운시에서 여기까지 달려올 일도 없다.그러나 바로 이 관건적인 시기에 노차빈, 수찬 그리고 현무도까지 갑자기 눈앞이 흐려졌다.곧이어 차갑고 희롱하는 빛이 가득한 소리가 울려왔다.“내가 그렇게 힘이 없었나?”우뚝 솟은 그림자가 그들 사이에 불쑥 나타났다.그의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손을 쓰려던 현무도는 그만 얼어붙고 만다.이윽고 놀란 기색을 드러내며 말까지 더듬었다.“너... 정말... 윤도훈이야?”“꼬집어 볼래?”윤도훈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그리고 노차빈과 수찬 역시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대박!’‘이게 뭐야? 윤도훈이 정말로 나타났다고?’노차빈은 놀라움과 감격에 마지못하며 거의 울먹였다.“형님, 저희 구해주시려고 온 거예요? 형님 혹시 신이세요?”순간 윤도훈이 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자기의 기도를 듣고 기적처럼 불쑥 나타났으니 말이다.그렇지 않고 서는 이건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 긴가민가했다.“형님?”‘내가 언제 재들 형님이 됐지?’“형님! 제발 꼭 좀 도와주세요! 저 빌어먹을 놈 실은 현씨 가문의 인신매매범이거든요! 10살도 안 되는 아이들을 무슨 귀패문인지 뭔지 그쪽으로 팔아넘기려고 했어요. 딸을 가진 입장에서 한 아니의 부모로서 절대 저런 천벌 받을 놈을 용납해서는 안 돼요.”노차빈이 다급한 목소리로 실제 상황을 알려 윤도훈을 자기편으로 들이려고 했다.왜냐하면 윤도훈이 자기와 아무런 사이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노차빈과 수찬은 일말의 희망을 안고 윤도훈의 마음속에도 정의감과 마지노선이 존재했으면 했다.“뭐? 애들이 유괴해서 귀패문에 팔아?”그 말을 듣고 윤도훈은 안색이 갑자기 확 변해버렸다.이윽고 무서운 살기가 그의 몸에서 가득 차서 나왔다.현무도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그의 앞에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만 같았다.그러고는 두말없이 바로 고개를 돌려 도망쳐 버렸
화물차 세 대는 길거리에 멈춰 섰고 윤도훈은 차 안의 아이들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순간 분노가 미친 듯이 용솟음쳐 올랐다.아이들은 이미 풀려났지만, 두 눈에는 여전히 공포와 당황으로 가득 차 있다.심지어, 여전히 감히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어른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이전에 그들이 어떤 학대를 받았기에 이렇게 조심스러웠는지 가히 짐작할 수 정도로.탁-윤도훈은 몸을 돌려 손바닥으로 현무도의 얼굴을 호되게 후려쳤다.그 손길 한 방에 현무도는 바로 뒤로 날아가 땅에 뚝 떨어져 비명을 질렀다.다리가 이미 무용지물이 되어 버려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도망가려고 했다.“현씨 가문에서 이런 짓까지 하고 있었어?”윤도훈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현무도를 인증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입장이 아니면 아마 이미 단번에 죽여버렸을 것이다.노차빈과 수찬을 비롯한 혈나호 멤버들도 분개한 기색이 역력했다.펑-이윽고 윤도훈은 열심히 도망치고 있는 현무도의 등을 확 밟아 삼연하게 입을 열었다.“두 가지 선택을 주겠다. 죽든지 아니면 증인으로 나서든지.”현무도는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이를 갈며 험상궂게 말했다.‘그냥 날 죽여! 증인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린데? 내가 한 일이라고! 다른 사람이랑 아무런 상관없이 내가 혼자서 한 일이라고!”윤도훈은 차갑게 웃으며 이를 갈았다.“네가 그럴만한 그릇이 된다고 생각해? 현씨 가문 전체를 대변해서 모든 죄명을 덮어쓸 수 있을 만큼? 내가 알게 된 이상 세상에 알리고 말 거야. 그리고 현씨 가문은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네가 모든 걸 안고 간다고 한들 현씨 가문에서 고맙다고 할 거 같아? 아니, 일이 탄로내지 않게끔 네 가족까지 모조리 죽어버릴걸?”그 말에 현무도는 순간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그 또한 잠시 비분 대소하며 말했다.“하하하... 그딴 말 할 필요 없어. 어차피 난 이미 폐인이 되어 버렸고 살아 있어도 더 이상 살맛이 안 나. 그러
도운시 번호판을 단 벤틀리 뮬상이 허씨 가문 장원 정문에 세워졌다.윤도훈은 차에서 내려 덤덤하게 앞으로 걸어갔다.반짝이는 두 눈에 맹렬하고 차가운 기세를 드러내면서.그러나 이윽고 윤도훈은 멍하더니 저도 모르게 의아하고 만다.허씨 가문 대문 위에 갑자기 수배령과 공고가 붙어 있었으니 말이다.앞으로 다가가 자세히 보고 나더니 윤도훈의 얼굴에 냉소의 빛이 떠올랐다.“제법이네?”바로 이때 허씨 가문 대문이 와르르 열리고 안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급히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진철이고 그 뒤로 초안강, 배정옥, 지연 그리고 다른 핵심 인물까지 있었다.“오셨어요?”“어서 들어오세요.”진철은 한걸음에 마중을 나와 정중하게 안으로 모셨다.초안강도 얼굴에 웃음을 자아내며 말했다.“먼 걸음 하시느라 수고많았어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죠.”이때 윤도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알리가 믿습니다.”그 말을 듣고 진철은 쓴웃음을 지었다.“승재 그놈을 갈기갈기 찢어야 한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허씨 가문에서 더 이상 그놈 보호할 생각도 없거든요. 근데 그놈 이미 몰래 뛰쳐나갔어요.”“일부러 놓아준 건 아니고요?’윤도훈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허씨 가문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역력했다.그들은 허씨 가문 핵심 인물로서 수도권에서 말 한마디로 수천 명을 움직일 수 있는 존재다.그런 그들에게 홀로 겁 없이 찾아왔을뿐더러 모두를 앞에 두고 날뛰고 있으니 말이다.허씨 가문 가주에게 예를 갖추지 못할망정 기세등등하게 질문을 질문으로 돌리기까지 하니.“일부러 놓아줬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대신 우리 아들 구금이라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소리야? 너 너무 날뛰지 마! 여기가 어딘지 똑똑히 보고 상황 파악 좀 하고 짓거려!”허승재의 어머니 배정옥이 윤도훈을 가리키며 씩씩하게 말했다.초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
“하지만 훗날에 허씨 가문이 허승재랑 연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때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우렁차고 패기있는 소리가 허씨 가문 모든 사람들의 귓가에 메아리쳤다.마치 귀가 번쩍 뜨이는 것만 같았다.강대하고 공포스러운 기세가 윤도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간담이 서늘하게 했다.현장에 있던 허씨 가문 사람들은 건방지기 그지없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서 노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그러나 그 또한 한순간, 윤도훈의 기세에 겁을 먹고 감히 뭐라고 할 수 없었다.진철은 안색이 몇 번 바뀌어 난삽하게 입을 열었다.“네. 명심할게요.”윤도훈은 마침내 기세를 가라앉히고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그가 떠난 후, 허씨 가문 모든 사람들은 한숨을 내쉰 후에 연달아 콧방귀를 뀌었다.“가만히 안 둬? 건방진 놈!”배정옥이 먼저 입을 열어 시큰둥한 표정으로 울분을 터뜨렸다.“그러게 말이에요! 우리 가문의 세력이 어떠한지 모르는 거 아니에요? 어디 감히!”“감히 폭언을 하다니!”“수도권 4대 가문으로 되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나!”“그냥 싸울 것 그랬어! 절대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건데.”허씨 가문의 기타 핵심 사람들도 이를 갈았다.이때 지연은 이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웃었다.“윤도훈이 앞에 있을 때 그러지 그랬어요?”그 말을 듣고서 조금 전까지 날뛰던 사람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방금 그들은 정말 윤도훈의 기운에 겁을 먹었다.“지연아,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너 왜 팔을 밖으로 꺾고 난리야?”“설마 저놈한테 반한 거 아니야?”지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아했다.아예 무시해 버리고 바로 진철에게 물었다.“할아버지, 윤도훈말이에요, 현씨 가문으로 찾아갈까요?”진철은 고개를 끄덕였다.“여기도 찾아왔는데, 그쪽이라고 가지 않겠어?”지연은 호기심과 기대가 가득한 표정을 드러냈다.“과연 어떻게 될까요? 현씨 가문이.”그 말에 진철은 지연을 노려보며 경고했다.“끼어들지 말거라.”
“네, 납품 장소에 도착해보니 그쪽 집안 사람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죽었더군요. 물건도 모두 사라지고요.”무거운 목소리로 뚱무상이 말했다.현태승은 그 말을 듣고서 안색이 바뀌더니 곧바로 책임자인 현무도에게 연락을 시도했다.하지만 받는 이가 없었다.덜컹-‘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젠장! 아이들 빼앗긴 거 아니야?’‘어떤 미친놈이 감히!’현씨 가문과 귀패문이 손잡고 하려는 일을 막은 자는 틀림없이 미친놈이다.적어도 현씨 가문과 귀패문에게 있어서는.현태승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건 아이들이 과연 누구의 손으로 넘어갔는지다.행여나 일련의 번거로움으로 현씨 가문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그들도 이 일이 위법행위임을 잘 알고 있다.이때 수무상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협박하는 듯한 뉘앙스로 입을 열었다.“가주, 전화할 필요 없어요. 이미 해 봤는데 도통 통하지 않더군요. 근데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현씨 가문에서 끝까지 책임져야 할 거예요. 어찌 됐든 우리 쪽이 아니라 그쪽들 때문에 물건을 잃어버린 거잖아요.”“그리고 문주께서 말씀하셨는데, 전에 현씨 가문 때문에 우리 쪽에서 고수를 두 명이나 잃었잖아요? 이 일에 대해서는 뚱무상이 맡아서 처리할 거예요. 만약 약속한 물건을 제대로 납품하지 않으면 우리 쪽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현씨 가문을 상대로 어떻게든 그에 마땅한 대가를 받아내고 말 거라고요!”얼굴이 한껏 굳어진 현태승이다.하지만 그 또한 잠시 현태승은 곧바로 아부로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며 아첨을 떤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나서서 어떻게든 알아내고 말 테니. 가능한 한 가장 빠른 시일 내로 물건도 되찾아 올게요. 만약 되찾아올 수 없다면 새 물건으로 다시 준비해서 보내드릴게요.”“약속 꼭 지키세요.”수무상과 뚱무상이 만족해하며 고개를 끄떡였다.‘그래! 딱 그 말만 기다리고 있었어.’현태승은 잠시 우려를 내려놓고 무거운 소리로 수무상과 뚱무상에게 말했다.“참, 마침 잘 오셨어요. 귀대성 장로님을 죽이
그 말을 듣고서 현씨 가문 고수들은 순간 분노가 용솟음쳤다.“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대머리 장한이 노여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장한의 몸에서 강대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그의 이름은 현승호이고 다들 그를 산호라고 부른다.화경 후기 최고 실력으로 반보 종사 경지에 비견된다.그동안 현씨 가문에서 했던 모든 불법 거래를 모두 현승호가 나서서 처리하곤 했다.“말 그대로의 뜻입니다만.”뚱무상이 입을 삐쭉거리며 대답했다.현승호는 그 답을 듣게 되는 순간 얼굴에 살기가 드러나면서 뚱무상과 싸울 기세를 보였다.그러나 바로 이때 현태승이 손을 흔들며 눈짓을 보냈다.멋쩍은 웃음소리와 함께 현태승은 눈빛이 반짝였다.“윤도훈 그자의 실력이 두 분께서 말씀하신 만큼 대단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불과 열흘 전에 귀대성 장로님의 손에 폐인이 될 뻔했던 놈입니다. 선단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불과 일주일 만에 그 정도 무서워질 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귀대성 장로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사실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장로님을 죽인 자가 절대 윤도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정면으로 맞서 죽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어쩌면 이상한 방법으로 엉겁결에 죽였었을 리도 있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두 분께서 선뜻 나서주셔서 우리 측 고수와 손을 잡고 포위 공격만 할 수 있다면 설령 이상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개의치 않다는 거예요.”그 말을 듣고 수무상과 뚱무상은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면서 마음마저 흔들렸다.“윤도훈이 무섭나 봐요? 귀패문도 뭐 별거 아닌 거 같네요.”현숙애가 입을 삐죽거리며 옆에서 건방진 모습으로 거들었다.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소리다.귀패문에서 가장 처음 보낸 사람이 귀익혼인데, 그 사람도 윤도훈의 손에 죽고 실력이 대단해 보이는 귀대성이 뒷따라 오더니 그 사람 역시 윤도훈의 죽었으니 말이다.“현숙애! 그만해!”현태승은 눈꺼풀이 펄쩍펄쩍 뛰더니 현숙애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