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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해남의 빛

作者: 데이지
last update 公開日: 2026-03-16 21:54:07

남해의 바람은 거칠었다.

이른 새벽의 바다는 잿빛이었다.

파도는 낮게 숨을 쉬고, 그 위로 희미한 안개가 깔려 있었다.

강혁은 땅끝마을의 작은 부두 끝에 서 있었다.

그의 어깨 위로 낡은 낚싯대가 걸려 있었고,

손끝에는 아직도 익숙한 냄새가 남아 있었다.

기름, 소금, 그리고 철.

그는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도시에서의 모든 일이 한순간 꿈처럼 느껴졌다.

배신구, 흑거미, SPIDR, 그리고… 린자오밍.

그 이름이 바람에 스쳤다.

아직도 입에 담기가 어려운 이름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미소, 피에 젖은 손끝,

그녀가 남기고 간 따뜻한 말들 모든 게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

“照明…”

그가 낮게 불렀다. 바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멀리 어딘가에서 작은 전파음이 들려왔다.

삐~익.

짧은 신호음이 파도에 섞여 울렸다.

그는 눈을 찌푸렸다.

어디선가 익숙한 음역이 들렸다.

그는 낚싯대를 내려놓고, 무전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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