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윤서하 시점
강태준은 꽃을 하녀 중 한 명에게 건네며 적당한 꽃병에 꽂아 두라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 하녀들 앞에서 느끼는 난처함을 감추려는 듯 헛기침을 했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이 꽃은 너 주려고 사 온 거 아니야.”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시선은 잠시 내게 머물렀을 뿐이었다.
그 말을 들어도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정말로 더는 상관없었으니까. 그저 이 지긋지긋한 집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짐 따위도 이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이 끔찍한 생활과 완전히 작별하고 싶었다.
강유진이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강태준은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했지만, 결국 마음을 접고 어머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 팔찌 돌려주세요.”
서미경은 코웃음을 치며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걸 가지고 이 집을 나가게 둘 순 없어.”
강태준은 짜증스럽게 숨을 내쉬었다.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머니, 저는 그 팔찌를 본 적도 없어요. 서하 물건이에요. 돌려주세요.”
강태준의 어머니는 곧바로 말을 듣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손을 움직였지만,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치더니 팔찌를 내게 던졌다.
나는 팔찌를 받아 들었다. 서미경은 다시 소파로 돌아가 앉았다. 내가 거실에 들어섰을 때 앉아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몸을 기댔다.
나는 하녀들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옷가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짐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어 손을 재촉했다. 더는 이런 모욕을 반복해서 겪고 싶지 않았다.
강태준은 그 자리에 서서 어머니가 어질러 놓은 난장판을 내가 치우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와 그의 어머니는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모욕감은 더욱 커졌다.
짐을 다 정리한 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태준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는 조금 전 묘지에 갔을 때 입었던 옷을 아직도 그대로 입고 있었다. 그 옷을 보는 순간, 내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다시금 떠올랐다. 그리고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는 확신도 더욱 굳어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사이는 이제 끝났어요. 이혼 서류와 사직서는 곧 당신에게 전달될 거예요.”
나는 내 말에 일그러지는 그의 표정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잘 지내요, 태준 씨.”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몸을 돌렸다.
이제 강태준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정말이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의 곁을 지나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손을 뻗어 문손잡이를 돌렸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문밖으로 한 발 내딛는 순간, 강태준의 강한 손이 내 팔뚝을 움켜잡았다. 그는 거칠게 나를 잡아당겨 억지로 몸을 돌려세웠다.
나는 그와 7년 동안 함께 일했다. 그중 4년은 그저 그의 비서로 일했을 뿐이었다. 그 정도 시간이면 강태준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는 평소 늘 침착하고 냉정했다.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고, 마치 모든 일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 있는 사람처럼 굴었다.
하지만 지금의 강태준은 전혀 침착하지 못했다. 상황을 통제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통제력을 잃은 듯했다. 자신이 내뱉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내 팔을 꽉 붙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놔요!”
나는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하지만 강태준은 눈을 가늘게 뜰 뿐이었다. 푸른 눈동자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
“서하야, 이렇게 그냥 가면 안 돼.”
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어요, 태준 씨. 적어도 이제는 없어요. 놓으라고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는 내 얼굴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고는 내 팔을 놓고 손으로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윤서하 시점와인이 드레스에 흠뻑 스며드는 순간, 나는 충격과 믿기지 않는다는 감정에 휩싸였다.어떻게 저렇게까지 비열할 수 있지?하지만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일그러진 그녀들의 얼굴을 바라보자, 내 입가에는 저절로 비웃음이 번졌다.그녀들은 내가 화를 내고, 분노를 터뜨리고, 어쩌면 눈물까지 흘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보인 반응은 그녀들이 만들어 낸 이 혼란을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나는 주변 여자들이 건네는 휴지를 거절하고, 강유진과 한서연의 시선을 조금도 피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마주했다.절대로 그녀들에게 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앞으로도.오늘은 내게 주어진 순간이자 특별한 날이었다. 그 어떤 것도, 심지어 내 드레스에 쏟아진 와인 한 잔조차 이 모든 것을 망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겉으로는 침착한 척하고 있어도 내 안에서는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화가 난 건 그녀들이 나를 망치려 했기 때문이 아니라, 감히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어떻게 감히 오늘을 망치려 들 수 있지? 내가 그토록 애써서 맞이한 이 순간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느냔 말이다.그 순간,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배경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거세게 뛰는 심장 소리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드레날린이 온몸을 가득 채웠다.그녀들은 내 반응을 원했고,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지만 내가 보여 준 건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이 아니라, 어떤 폭발보다도 더 강한 침착하고 단호한 저항이었다.나는 강유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당장 나한테 사과해.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강유진과 한서연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
강유진 시점저 여자는 윤서하 따위보다 훨씬 나았다!오빠가 윤서하가 아니라 차라리 한서연과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보고 들었어, 얘야. 걱정하지 마. 내가 네 편이야.”한서연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나는 한결 진정할 수 있었다.예전에도 우리는 그 비천한 여자를 무너뜨리려고 함께 계략을 꾸민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밤, 우리는 그 여자를 완전히 끝장낼 생각이었다.“아! 나 정말 저 빌어먹을 여자 때문에 미쳐 버리겠어! 대체 왜 우리 인생에 끼어든 거야? 대체 어떤 남자가 저 여자와 잠자리까지 해 주길래 저런 사치품을 살 돈까지 생기는 건지 모르겠네!”“그 드레스 말인데, 자기 돈으로 산 것도 아니고 선물로 받은 것도 아닌 것 같아.”“그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생각해 봐. 강태준과 헤어진 지 겨우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서이현의 드레스를 어떻게 감당하겠어? 설마 정말 서이현이 선물해 줬다고 믿는 건 아니지?”한서연의 말은 정말 일리가 있었다.강태준은 그녀에게 단 한 푼도 남겨 주지 않았다. 내가 아는 윤서하라면 그렇게 비싼 디자이너 드레스를 살 형편도 되지 않을 것이다.어쩌면 서이현에게 드레스를 빌렸을지도 몰랐다.“분명 파티에서 돈 많은 남자를 꼬실 생각으로 어떻게든 드레스를 빌렸을 거야. 서이현은 가끔 거지들에게도 옷을 선뜻 내줄 만큼 후한 사람으로 유명하잖아…….”우리는 윤서하가 예전부터 돈 많은 남
강유진 시점윤서하가 휴대전화를 꺼내 인스타그램을 열고, 서이현의 공식 계정에 들어가 프로필을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서이현이 최근 올린 게시물에는 그녀가 새 드레스를 제작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내가 경악한 건, 영상 속 드레스가 바로 윤서하가 지금 입고 있는 그 드레스였다는 사실이었다.우리 주변에 모여 있던 여자들은 영상을 보자마자 감탄을 터뜨렸다. 이내 여기저기서 여러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와! 서이현에게 직접 드레스를 맞추다니, 정말 운이 좋네요!”“그녀의 부티크에서 예약 한 번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요?”“저도 이번 행사에 입을 드레스를 디자인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대기 명단에만 올랐어요.”서이현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고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윤서하를 보고 있자니, 분노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내 안의 분노도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감히 자신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특권을 저렇게 뽐내다니!그녀의 자신만만하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자 내 안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화풀이하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녀의 그 잘난 듯한 거만한 미소는 마치 내 눈앞에서 붉은 천을 흔드는 것처럼 나를 자극했다.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 끝이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그녀의 흠잡을 데 없는 피부에 손톱을 박아 넣고, 그 잘난 척하는 가면을 찢어 버리는 상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생각은 꺼지지 않는 불길처럼 내 머릿속을 집어삼켰다.머릿속에는 점점 더 잔혹해지는 폭력적인 상상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그 예쁜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모습, 그리고 자신도 결국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현실 앞에서 그녀의 오만함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광경을 본다면 얼마나 통쾌할까.당장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충동이 나를 거의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몰아붙였다. 마치 본능이 내 안의 분노를 모조리 그녀에게 쏟아부으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윤서하 시점강재훈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의 팀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서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행사장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사람들 사이로 뜨거운 활기가 넘쳐흘렀다.행사장 자체도 하나의 건축 예술품처럼 아름다웠다. 현대적인 세련미와 변치 않는 고전적인 매력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짝이는 전구 장식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빛이 눈에 들어왔다. 그 빛은 공간 전체를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감싸고 있었다.홀 안은 부드러운 황금빛 조명으로 가득했고, 은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나는 시선을 돌려 홀 곳곳을 둘러보며 주변의 정교한 장식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구석구석에는 풍성한 꽃장식이 놓여 있었고, 화사한 색감이 우아한 공간에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테이블에는 고급스러운 식탁보가 깔려 있었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식기가 놓여 있었다.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호화로웠다.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나는 평생 이런 곳에 와 본 적이 없었다. 강태준 역시 내가 이런 파티에 함께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회사에서 주최하는 행사 외에는 나를 이런 자리에 데려온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런 행사들은 외부 사업가들과 인맥을 쌓기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팀워크를 다지는 모임에 가까웠다.그런데 오늘은 강재훈의 안내를 받으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이고 있었다.“저, 저…… 세상에!”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내가 더는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을 알아챈 강재훈이 내 손을 잡았다.“곧 익숙해질 거야.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면 돼.”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이현이 나를 위해 디자인해 준 아름다운 드레스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드레스의 원단은 내 몸을 따라 우아하게 흘러내
윤서하 시점강재훈이 나를 파티에 초대했다.사실 별로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는 지금이야말로 내 일과 커리어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어느 정도는 그의 말이 맞았다.요즘은 강태준이 내게 했던 모든 일을 잊기 위해 무언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좀 더 이기적으로 굴면서 나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할 때인지도 몰랐다.마음 한구석에서는 집에 틀어박혀 내 인생을 뒤흔들었던 일들을 곱씹고 싶기도 했다.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제 나는 자유로워졌다.처음부터 끝까지 이 관계에서 애쓴 건 나 혼자였다. 피와 땀과 눈물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내게 돌아온 건 무엇이었을까?거짓말과 배신, 부당한 대우, 그리고 빼앗긴 자유뿐이었다.아버지를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밀었다.나는 지금까지 어떤 남자 곁에서도 마음 편히 안전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강태준도 그랬고, 이제는 아버지마저 그랬다.앞으로 오빠들과는 어떻게 지내게 될지 모르겠다.지금 내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남자는 강재훈뿐이었다.할아버지와 그 사람만이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파티를 준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귀찮았다. 게다가 강재훈의 말로는 상당히 큰 행사라고 했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모두 참석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파티에 무슨 옷을 입고 가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그 순간 머릿속에 서이현이 떠올랐다. 디자이너인 그녀라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우리는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그 후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솔직히 나는 그녀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정말 멋진 친구였다.그녀에게는 몇 가지 비밀이 있었는데,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그토록 완벽하게 숨겨 왔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나를 제외하면, 그녀가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서이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게 무척 불편하다며, 그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가장
강재훈 시점서하는 정말 훌륭한 여자다. 그녀는 여왕처럼 대접해 줄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우리 사이에 열세 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나는 그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어쨌든 예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대로 가족들을 찾아가야 했다.나는 차 열쇠를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어젯밤 강태준과 그의 내연녀가 일으킨 불편한 일들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서하가 나를 믿고 있다는 걸 안다. 내가 강태준을 찾아가 그에게 주제를 깨닫게 해 주더라도 서하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저택에 들어서자 거실에 앉아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서미경과 강유진이 눈에 들어왔다.모녀는 여러 차례 서하에게 못되게 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대화하는 걸 좀처럼 달가워하지 않았다. 마주칠 때마다 어떻게든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무슨 일로 나를 찾았나?”나는 별다른 반가움 없이 물었다.“네! 사실 태준이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재훈 씨뿐이라고 생각해요.”“설득하라고? 무슨 일인데?”“태준이가 서연이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잖아요!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아무리 조언해도 듣지를 않아요.”나는 그 자리에 서서 모녀의 표정을 지켜보았다.역시나 예상했던 대로였다.그들은 언제나 한서연을 좋아했고, 서하는 짐승처럼 취급했다.내가 막 대답하려던 순간, 강태준이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나는 곧바로 그에게 성큼 다가가 서재로 끌고 갔다.강태준은 당황한 듯했지만 저항하지는 않았다.“재훈 삼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강태준이 곧바로 따져 물었다.“잘 들어, 철없는 녀석아! 내 말 똑똑히 듣고 당장 서하와 이혼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네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도 책임질 생각 없어!”나는 경고했다.“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강태준이 내 앞으로 바짝 다가와 소리쳤다.“난 협박 같은 거 안 해. 말한 건 반드시 실행에 옮길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