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하 시점할머니의 장례식은 우중충한 날에 치러졌다. 나는 그게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할머니의 장례식 날짜를 정하기 위해 일부러 일기예보까지 확인했었다. 예보에 따르면 장례식 당일은 할머니처럼 햇살이 밝게 내리쬐는 화창한 날이어야 했다.그런데 지금 할머니의 묘 앞에 서서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마치 속은 기분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줄곧 가슴속에 쌓여 있던 어둡고 우울한 감정이 눈앞의 흐린 날씨 때문에 더욱 짙어지는 것 같았다.나는 이미 너무 많이 울어 할머니의 묘 앞에서 흘릴 눈물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이제는 검은 원피스에 어울리도록이 아니라, 빨갛게 부어오른 눈을 가리기 위해 짙은 색 선글라스를 써야 했다.묘지의 다른 묘비들 앞에는 세상을 떠난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러 온 사람들이 몇몇 모여 있었다. 묘비마다 적어도 두 사람씩은 함께 있었다.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부부도 있었고, 서로를 위로하는 가족들도 있었으며, 교회에서 온 장례 행렬도 보였다.하지만 나는 혼자였다.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나를 위로해 줄 사람도 없었다.할머니가 떠나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지 깨달았다. 그 생각은 이미 상처투성이인 내 마음에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남겼다.나는 지난 며칠 동안 있었던 가슴 아픈 일들을 애써 머릿속에서 지워 내려고 했다. 마침내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야 다시 할머니에게 시선을 돌렸다.묘비 옆에 놓인 액자 속 할머니는 환하게 웃고 계셨다. 나도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할머니와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서하야, 우리 아가. 그렇게 매번 찡그리고 있으면 안 돼. 그러다가는 내 나이도 되기 전에 나처럼 주름이 생기겠다!”할머니는 늘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내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 올려 웃게 만들었다.할머니는 늘 밝고 유쾌한 분이셨다.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좋아하셨는데, 대부분 내 출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11-03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