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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Penulis: 순순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3 17:55:26

강태준 시점

“이혼해요.”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내가 지금껏 들어 본 황당한 말들 중에서, 믿기 어렵겠지만 회사의 CEO인 나는 매일 온갖 헛소리를 듣고 산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윤서하가 이혼을 요구한 일은 단연코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 능력과 일 처리 방식에 자부심을 느껴 왔다. 아무리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쳐도 능숙하게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애초에 내 직업이 요구하는 것도 바로 그런 능력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녀가 삼촌을 따라 차에 올라탈 때까지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발걸음조차 옮길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그녀가 떠난 뒤였다. 나는 그 자리에 홀로 남아 그녀가 남긴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나를 놀라게 한 건 그녀가 감히 이혼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 말을 내뱉던 그녀의 모습 역시 충격적이었다.

차갑고 옅은 갈색 눈동자. 윤서하의 눈빛은 내가 지금껏 가지고 있던 그녀의 순하고 소심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나 자신에게도 놀랐다.

애초에 이런 일에 동요할 이유가 없었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윤서하와 함께 살아온 지난 3년은 내게 족쇄나 다름없었다. 그녀의 거짓말과 할아버지의 독단적인 태도가 만들어 낸 족쇄였다.

나는 한 번도 윤서하를 신경 쓴 적이 없었다.

그런데 고작 ‘이혼’이라는 두 글자에 나는 온몸이 굳어 버렸고, 제대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차 문이 열리고 나서야 나는 아직도 묘지 입구에 우두커니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개인 비서인 박도윤이 차에서 내려 입을 열었다.

“부회장님, 테일러 엔터프라이즈와의 미팅이 30분 뒤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출발해도 차로 한 시간 넘게 걸리는데, 지금 출발하시면…….”

“취소해.”

나는 그렇게 말하며 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지금은 수백만 달러짜리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라고 해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비서가 당황한 듯 서둘러 내 뒤를 따라왔다.

“하지만 부회장님, 오늘 예정된 일정이 그 미팅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 밖에도…….”

그는 오늘 빽빽하게 잡혀 있는 일정을 하나씩 보고하기 시작했고, 그사이 나는 차에 올라탔다.

“전부 취소해!”

가죽 시트에 몸을 던지듯 앉은 나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명령했다.

숨 쉬는 것조차 점점 힘들어지는 기분이었다.

“타. 당장 에어컨부터 틀어.”

내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분노와 짜증이 묻어났다.

그제야 비서는 내게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불쾌한 기운을 눈치챈 듯했다. 그는 낮게 대답한 뒤 운전석에 올라타 묘지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차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에어컨에서 차가운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도 몸속에서는 여전히 열기가 치밀어 올랐다.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 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윤서하와 그 빌어먹을 이혼이라는 말뿐이었다.

처음의 충격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제 내 안에 남은 것은 분노뿐이었다. 거의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녀가 대체 뭐라고?

무슨 자격으로 자신이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이혼을 요구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나여야 했다.

애초에 그녀와 결혼하도록 강요당한 건 나였다.

나를 거부할 수 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는지, 나를 손에 넣기 위해 약까지 먹인 건 그녀였다.

누군가 상대의 면전에 이혼 서류를 내밀어야 한다면, 그건 당연히 내 쪽이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꽤 괜찮은 비서였다. 맡은 일에 충실했고, 일 처리도 빨랐으며,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왔다.

아내로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귀찮게 하지 않았고, 관심을 달라며 매달리는 일도 없었다.

윤서하는 내가 해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내가 겨우 내줄 수 있는 약간의 시간, 불규칙한 잠자리,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대화까지도 말이다. 내게는 그 정도면 우리 관계에 충분했다.

그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온갖 가능성을 떠올리며 머릿속으로 되짚어 보았다.

바로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알 수 없는 이유로 더욱 화가 치밀었다.

“윤서하가 최근에 누구 만났는지 조사해 봐. 특히 남자.”

나는 비서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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