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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붉은측백
나는 차갑게 되물었다.

엄마 아빠의 얼굴에서 웃음이 굳었다.

엄마가 먼저 한 걸음 다가와 내 손을 잡으려 했다. 나는 몸을 비켜 피했다.

"지훈아, 네가 여긴 어떻게 왔어?"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리 와. 소개해 줄게. 여기는..."

"민서우 씨잖아요. 두 분이 그렇게 아끼시는 보물. 맞죠?"

나는 엄마의 말을 끊고 왕자처럼 차려입은 남자애를 똑바로 봤다.

민서우도 더는 웃지 않았다. 어쩔 줄 몰라 나를 바라보는 눈에 잠깐 안타까움이 스쳤다. 그러더니 도움을 청하듯 엄마 아빠를 돌아봤다.

"이분은 누구세요?"

손님 하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아빠의 얼굴은 더없이 험악해져 있었다. 목소리를 낮춘 채 나를 꾸짖었다.

"서지훈!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 당장 돌아가!"

"소란이요?"

나는 코웃음을 쳤다.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으셨어요?"

나는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오늘은 엄마 친아들인 제 생일이기도 해요."

장내가 술렁였다.

호기심 어린 시선이 엄마 아빠와 나 사이를 오갔다.

"이쪽이 친아들이었어요? 그럼 지금 이건..."

"쯧, 이게 무슨 일이래요? 친아들 생일은 내팽개치고 남의 아들 파티를 이렇게 크게 해 준다고요?"

"사장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수군거림을 들은 엄마 아빠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엄마의 입술이 떨렸다.

당황해하던 아빠의 눈에는 어느새 불같은 노기가 서렸다.

"그만해!"

아빠가 쾅, 탁자를 내리쳤다.

"기어이 오늘 이 자리를 망쳐야겠어?"

"자리를 망친다고요?"

휴대전화를 들어 방금 찍은 영상을 틀었다.

"엄마, 대체 누가 망치고 있는데요? 제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면서 다른 애한테 왕관 씌워 주고 목걸이까지 선물한 게 누구예요?"

화면에는 엄마가 다정하게 민서우에게 왕관을 씌워 주는 모습이 선명하게 나왔다.

"우리 서우, 오늘은 누구보다 귀한 왕자님이네."

휴대전화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그 말이 쥐 죽은 듯한 연회장에 울렸다.

엄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것도요."

나는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화면을 바꿨다.

"중요한 고객의 아들이라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두 분의 보물이 된 거예요?"

사진과 그 아래 댓글까지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화면을 돌려 보였다.

손님들 표정이 볼만했다.

아빠는 분을 못 이겨 온몸을 떨었다.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서지훈, 너... 너..."

"제가 뭐요?"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아빠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냥 직접 묻고 싶었어요. 저처럼 오래 키운 아들보다 새 아들을 키우는 게 훨씬 좋으세요?"

"제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렇게 함부로 대하고 버리시는 건데요?"

점점 커진 목소리에 10 년 치 서러움과 억울함이 실려 연회장을 울렸다.

창백해진 민서우가 엄마의 소매를 살짝 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이건..."

엄마는 그 손을 뿌리쳤다.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후회가 가득했다.

"지훈아,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이 아니라고!"

"그럼 뭔데요?"

나는 다그쳤다.

"말씀해 보세요!"

그때 연회장 문이 열렸다.

서유진이 뛰어 들어왔다. 팽팽하게 대치한 모습을 보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곧장 내 앞으로 달려와 팔을 꽉 붙잡았다.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오빠, 내 말 좀 들어 봐!"

"그만해! 이제 너희가 무슨 말을 해도 듣기 싫어!"

나는 힘을 줘서 그 손을 떼어 내려고 했다.

오늘의 목적은 이미 이뤘다. 이제 모두가 알게 하고 싶었다. 모범 부모로 통하던 두 분의 진짜 모습을.

'두 분이 공들여 만든 완벽한 가족의 가면을, 오늘 다 깨 버릴 거야!'

단체 채팅방 캡처를 대형 스크린에 띄우려고 휴대전화를 높이 들었다.

"엄마, 아빠. 이 연극도 이제 끝내야죠!"

화면 공유 버튼을 누르려던 바로 그때였다.

서유진이 휴대전화를 낚아채 품 안에 꼭 끌어안았다.

"오빠, 제발! 5 분만 기다려 줘. 딱 5 분만!"

동생의 눈은 새빨갰고, 목소리에는 애원이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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