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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돼주신 시어머니

내 편이 돼주신 시어머니

Por:  굿띵즈Completado
Idiom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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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어머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호텔에 짐을 풀고는 곧장 수영장으로 내려왔는데 불현듯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코를 막으며 우리를 쏘아붙이는 것이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는 있어요? 어쩌다 이런 곳에 아무나 들이게 된 거죠? 혹시 몰래 들어와서 수영장 공짜로 이용하려는 거 아니에요? 이런 인간들이랑 같이 수영장 쓰려니 무슨 전염병이라도 옮을까 봐 걱정돼 죽겠네!” 그 여자의 말 한마디에 나와 시어머니는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기분이 잡쳤다. 나는 이내 표정을 굳히고 차갑게 받아쳤다. “호텔 수영장은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시설이에요. 투숙객이라면 누구든 올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불쾌하시면 집에 개인 수영장이라도 만드시든가요.” 여자는 내 말에 눈썹을 치켜올리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감히 나한테 이딴 식으로 말을 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 호텔 내 남편 거야! 여기서 제일 비싼 스위트룸은 내 전용이라고! 꺼져 얼른! 촌스러운 냄새 풍기면서 물 더럽히지 말고. 역겨워 죽겠어.” 나와 시어머니는 시선이 마주쳤고 서로의 눈빛에서 차갑게 얼어붙은 냉기를 느꼈다. 이 호텔은 박태준의 소유인데 그가 언제부터 딴 여자의 남편이 돼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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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ítulo 1

제1화

사실 나와 시어머니는 조용히 여행을 즐기고 싶어서 체크인할 때 따로 신분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런 봉변을 겪게 될 줄이야.

조금 전까지 웃음꽃을 피우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사업가로서 늘 당당하셨던 시어머니는 그 여자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맞섰다.

“고작 너 따위가 누구한테 명령이야? 당장 썩 꺼져야 할 건 너야. 교양 없는 티 내지 말고 저리 비켜. 악취 풍기니까.”

분노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자를 무시한 채 시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지아야, 우리 계속 수영하자. 저 여자는 신경 쓰지 마. 돌아가서 태준이한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같이 확인해 보면 돼!”

우리에게 무시당한 여자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이내 그녀의 얼굴에 악의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좋아. 수영이 그렇게 좋으면 오늘 물속에서 나올 생각 마!”

그녀는 전화를 걸어 한 남자를 불러냈다. 남자는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

“장미 씨, 저 찾으셨습니까? 혹시 수영 가르쳐 드릴까요?”

여자는 나와 시어머니를 가리키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도빈아, 저기 저 두 여자한테 따끔하게 ‘교육’ 좀 시켜줘. 아주 주제넘게 구는 것들이야.”

도빈이라 불리는 남자는 그녀의 의도를 단박에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장미 씨. 저 수영 코치잖아요. 물속에서 사람 괴롭히는 건 선수예요!”

그가 물속으로 뛰어들더니 나와 시어머니가 방심한 틈을 타 시어머니의 머리를 낚아채 물속으로 거세게 짓눌렀다.

연세가 있으신 시어머니께서 그의 힘을 당해낼 리 없었다. 물을 잔뜩 들이켜며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경악하여 얼른 달려가 그 남자를 밀쳐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예상외로 민첩해서 오히려 나를 물속으로 밀어 넣어 몇 모금이나 물을 마시게 했다.

마지막 순간, 나는 틈을 타 그의 팔을 있는 힘껏 물어뜯었다. 그제야 그 남자도 손을 놓았다.

나는 황급히 시어머니를 안아 올렸다. 어머님은 이미 사레가 들려 눈이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폐가 터지라고 기침을 하고 나서야 겨우 숨을 몰아쉬었다.

평생을 강하게 살아오며 비즈니스 업계를 주름잡았던 분, 전국 각지에 호텔을 세우며 어디를 가든 존경받는 분이었는데 언제 이런 치욕을 겪어보셨겠는가.

시어머니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여자에게 소리쳤다.

“이게 사람 잡는 짓인 거 몰라?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 당장 변호사 불러서 널 고소해버릴 거야.”

한편 여자는 태연하게 웃었다.

“죽으면 어때서? 내 남편은 전국에 호텔을 백 개도 넘게 가지고 있어. 하루에 버는 돈이면 너희 집구석 전부 헐값에 사버릴 수도 있다고. 나한테 덤비기 전에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봤어야지. 변호사? 너희 같은 것들이 변호사 수임료나 감당할 수 있을까?”

이 호텔은 시어머니가 내 남편 박태준에게 경영을 맡긴 여러 호텔 중 하나였다. 그런데 저 여자가 마치 주인 행세를 하듯 날뛰는 모습이 너무나도 의아했다.

설마 박태준에게 또 다른 아내가 있는 걸까?

나는 시어머니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키고는 침착하게 물었다.

“저기 혹시... 남편 이름이 박태준 씨인가요?”

그녀는 오만함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답했다.

“맞아요. 그쪽은 어느 정도 눈치가 있네요.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고 수영장 청소까지 한다면 봐줄 수도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남편 왔을 때 두 사람 모두 큰코다칠 줄 알아요.”

그 순간 내 마음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나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오직 나만 바라보겠다던 박태준이 정말 외도를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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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사실 나와 시어머니는 조용히 여행을 즐기고 싶어서 체크인할 때 따로 신분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런 봉변을 겪게 될 줄이야.조금 전까지 웃음꽃을 피우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사업가로서 늘 당당하셨던 시어머니는 그 여자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맞섰다.“고작 너 따위가 누구한테 명령이야? 당장 썩 꺼져야 할 건 너야. 교양 없는 티 내지 말고 저리 비켜. 악취 풍기니까.”분노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자를 무시한 채 시어머니가 내게 말했다.“지아야, 우리 계속 수영하자. 저 여자는 신경 쓰지 마. 돌아가서 태준이한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같이 확인해 보면 돼!”우리에게 무시당한 여자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이내 그녀의 얼굴에 악의적인 미소가 떠올랐다.“좋아. 수영이 그렇게 좋으면 오늘 물속에서 나올 생각 마!”그녀는 전화를 걸어 한 남자를 불러냈다. 남자는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장미 씨, 저 찾으셨습니까? 혹시 수영 가르쳐 드릴까요?”여자는 나와 시어머니를 가리키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도빈아, 저기 저 두 여자한테 따끔하게 ‘교육’ 좀 시켜줘. 아주 주제넘게 구는 것들이야.”도빈이라 불리는 남자는 그녀의 의도를 단박에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장미 씨. 저 수영 코치잖아요. 물속에서 사람 괴롭히는 건 선수예요!”그가 물속으로 뛰어들더니 나와 시어머니가 방심한 틈을 타 시어머니의 머리를 낚아채 물속으로 거세게 짓눌렀다.연세가 있으신 시어머니께서 그의 힘을 당해낼 리 없었다. 물을 잔뜩 들이켜며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나는 그 광경을 보고 경악하여 얼른 달려가 그 남자를 밀쳐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예상외로 민첩해서 오히려 나를 물속으로 밀어 넣어 몇 모금이나 물을 마시게 했다.마지막 순간, 나는 틈을 타 그의 팔을 있는 힘껏 물어뜯었다. 그제야 그 남자도 손을 놓았다.나는 황급히 시어머니를 안아 올렸다. 어머님은 이미 사레가 들려 눈이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폐가 터지라고 기침을 하고 나서야 겨우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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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곧이어 내 시선이 그 여자의 쇄골에 새겨진 장미 문신에 꽂혔다.박태준의 복근에 새겨진 것과 똑같은 문양이었다.그는 내가 장미를 좋아해서 특별히 새긴 거라고 했었다.그때는 감동받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결국 다른 여자와 하는 커플 문신이었던 것이다.오늘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박태준 이 인간이 오래전부터 밖에 여자를 숨기고 지내온 걸 끝까지 몰랐겠지.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역설적이게도 머리는 더 차갑게 식었다. 나는 그녀의 위선을 정면으로 찔렀다.“그런데 제가 알기로 박태준 씨 아내분은 성이 ‘이’ 씨인데요. 그쪽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고요. 내연녀 주제에 뭐가 이리 당당해? 뻔뻔해서 정말! 지금 당장 박태준 불러와. 대체 어떻게 우리를 ‘큰코다치게’ 만든다는 건지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야겠으니까.”‘내연녀’라는 내 말에 여자의 얼굴이 벌겋게 일그러졌다. 그녀는 증오심에 찬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사랑에 순서가 어디 있어! 사랑받지 못하는 쪽이 진짜 제삼자지. 마침 오늘 남편이 나한테 오기로 했어. 지금 당장 오라고 할 테니까 딱 기다려!”그녀는 전화를 걸더니 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변했다.“태준 오빠, 언제 와? 나 지금 호텔 수영장에서 아줌마 둘한테 괴롭힘당했어. 혼자 너무 무서우니까 빨리 와서 나 좀 도와줘. 그리고 앞으로는 여기 수영장 나만 쓸 수 있게 해줘. 요즘 새로운 기술도 배웠는데 오빠만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전화를 끊자 그녀의 표정은 승리감과 허영심으로 가득 찼다.“30분 뒤에 온대. 두 사람 이제 끝났어. 내 남편은 너희 같은 것들 처리할 방법이 차고 넘치거든!”나와 있을 땐 지고지순한 사랑꾼인 척, 뒤에선 다른 여자와 노닥거리는 박태준의 실체를 생각하니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그런 내 반응을 본 시어머니도 상황을 직감하신 듯 이를 악물며 분노를 토해냈다.“박태준, 이 짐승 같은 놈! 어쩜 제 아비랑 똑같아! 이 모든 건 내가 준 거니까 얼마든지 다시 거둬들일 수 있어!”시어머니는 불륜을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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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박태준의 내연녀, 그 여자의 미친 짓에 나는 분노가 차올라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똑똑히 들어. 여기서 누구 한 명 잘못되기라도 하면 너희는 바로 체포야. 경찰이 오면 아무도 못 도망쳐!”하지만 그녀는 여유롭게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오만하게 받아쳤다.“야, 쇼하지 마. 올라오고 싶으면 빌라고. 아까는 그렇게 기세등등하더니 우리 남편 온다니까 무서워졌니?”심장병을 앓고 계신 시어머니는 화병에 연이은 익사 위기까지 겹쳐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어머님의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자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어떻게든 시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자존심을 버리고 사정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시어머니가 내 팔을 꽉 잡고 말씀하셨다.“지아야... 내 평생 누구 앞에서도 고개 숙인 적 없다. 하물며 이런 근본도 없는 상간녀에게 빌 수는 없어. 엄마는 괜찮으니 조금만 더 버티자. 태준이 오면 절대 용서 안 할 거야. 걱정 마라. 한평생 남편에게 당하고 살아온 내가 이번엔 반드시 네 편이 되어줄 테니.”우리가 끝까지 굴복하지 않자 여자는 음흉하게 눈을 굴리더니 도빈에게 지시했다.“주방 가서 얼음 두 통만 가져와. 이분들 더위 좀 식혀드려야겠어.”수영장에 쏟아진 얼음 때문에 물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나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에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게다가 시어머니의 입술은 이미 새파랗게 질렸고 의식마저 가물가물해졌다.어머님의 뺨을 두드려봐도 반응이 없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시어머니를 부둥켜안고 가장자리로 헤엄쳐 갔지만 도빈은 막대기로 우리를 거칠게 밀어냈다.나는 애가 타서 눈물이 고인 채 비명을 질렀다.“우리 어머니가 죽어간다고! 당장 올라가게 해줘. 진짜 무슨 일 생기면 이 호텔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박태준이 오면 너희들 다 가만 안 둬!”수영 코치였던 도빈은 어머님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지 주춤하며 여자에게 말했다.“장미 씨, 저기 저 나이 드신 분 진짜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요?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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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나는 분노가 치밀어 서장미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제 마지막 카드로 시어머니의 신분을 밝혀야만 했다.“서장미 씨! 이건 정말 선 넘었어요! 이분은 박태준 씨 어머니예요. 만약 이분한테 무슨 일 생기면 태준이 왔을 때 절대 그쪽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서장미는 깔깔거리며 비웃었다.”역시 너희 같은 빈털터리들이나 할 법한 수작이지. 조금 전까지 어머니라고 부르더니 어떻게 갑자기 박태준의 엄마가 돼? 오늘 내 수영 기분이나 망치고 말이야. 너희들 따끔한 맛 좀 봐야겠다. 다음부턴 외출할 때 눈 똑바로 뜨고 다니게!”어머님은 내 품 안에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 호흡은 점점 가늘어졌고 심장병 증상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당장 응급약을 먹지 않으면 정말 목숨이 위험했다.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목이 터지라 외쳤다.“살려주세요! 제발 누가 좀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하지만 텅 빈 수영장에는 아무도 없었다.도빈도 슬슬 겁이 났는지 서장미에게 조심스레 말했다.“장미 씨, 만약 진짜로...”다만 그녀는 도빈의 말을 자르며 사람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가볍게 쏘아붙였다.“괜찮아. 저런 아줌마들은 오히려 젊은 사람보다 체력이 좋아. 다 연기하는 거야. 태준 오빠 곧 온다니까. 오면 그때 올려보내 줄 테니까 조금만 더 놔둬. 죽을 거였으면 벌써 죽었겠지.”몇 분만 늦어도 골든타임을 놓치고 어머님이 영영 숨을 거둘지도 모른다.순간 나는 절망이 심장을 옥죄어 왔다.그때 마침 호텔 지배인이 달려왔다. 나는 그를 붙잡고 악을 썼다.“살려주세요! 우리 어머니가 심장병이 도졌어요! 제발 좀 끌어 올려서 구급차 불러주세요!”지배인은 몇 년 전 어머님을 딱 한 번 뵌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알아보지 못했다.그는 어머님의 상태를 보고는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이쪽에서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 서장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달려왔는데 하마터면 사람 잡을 뻔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서장미의 심기를 건드리느냐 아니면 사람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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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서장미는 마치 새끼 고양이처럼 박태준의 품에 파고들어 애교를 부렸다.“오빠, 왜 이제 왔어? 아까 저 여자들이 날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아?”그녀는 나한테 맞아 붉어진 뺨을 내밀며 억울한 듯 말을 이었다.“이것 봐봐. 저년이 내 얼굴 이렇게 만들었어. 벌겋게 부었지? 오빠가 제대로 복수해 줘. 그리고 며칠간 나랑 있어 주면서 위로해줘야 해.”서장미의 얼굴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남자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렸다.“누가 감히 겁도 없이 내 여자한테 손을 대. 절대 그냥 안 넘어가! 걱정 마. 너를 위해 일부러 일주일 비워뒀으니까 이번엔 제대로 같이 있어 줄게.”조금 전, 내 전화를 차갑게 끊었던 남자. 어젯밤에는 일주일이나 출장을 떠난다며 얼굴을 못 봐서 너무 아쉽고 내가 무척 보고 싶을 거라며 투덜거리던 남자.이 모든 게 거짓이었다. 그놈의 영원한 사랑이니 뭐니 하는 맹세는 개나 줘버려야 했다!서장미는 박태준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으스대며 내 앞에 다가와 보란 듯이 나를 가리켰다.“이 여자가 날 때렸어. 바닥에 누워있는 건 이 여자 엄마고. 얼른 가서 혼쭐을 내줘!”나는 고개를 들어 박태준을 똑바로 응시하며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어떻게 혼낼 거야, 태준아?”순간 박태준의 몸이 굳더니 당황해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여보... 당신이 여길 어떻게?”나는 이를 갈며 분노를 터뜨렸다.“오늘 여기 안 왔으면 네가 밖에서 딴 여자 숨겨놓고 사는 걸 언제 알았겠어! 그동안 나랑 잉꼬부부인 척 연기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태준아!”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말문이 막힌 듯 우물쭈물 변명하기 시작했다.“지아야, 일단 내 말 좀 들어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나는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진 시어머니를 가리키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박태준! 이분 누구인지 똑똑히 봐!”박태준은 그제야 혼비백산해져서 비명을 질렀다.“엄마! 엄마 왜 그러세요!”주변의 모든 사람이 경악했다. 서장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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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박태준은 즉시 서장미의 앞을 막아서며 감출 수 없는 긴장감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아야, 왜 그래? 장미 아직 어려. 괜히 얘랑 똑같이 굴지 마. 내가 당장 내보낼게. 앞으로 절대 만나는 일 없어. 맹세해!”나는 이제 아무런 애정도 남아 있지 않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냉소를 터트렸다.“박태준, 너도 참 대단하다. 얘가 오늘 어머님을 죽일 뻔했는데 그런 소리가 나와?”뒤에서 서장미가 뻔뻔스럽게 소리를 질렀다.“그거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진작 오빠네 어머님이라고 말했으면 내가 이렇게 했겠어? 다 네 잘못이야, 이지아! 나랑 태준 오빠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일부러 오빠 어머님 목숨을 이용한 거잖아! 역시 넌 잔인하고 사악한 년이야.”나는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 앞뒤 불문하고 모든 잘못을 나에게 뒤집어씌우다니.더 이상 저들과 말을 섞을 가치가 없어 나는 표정을 굳혔다.“어머님 신분을 분명히 말씀드렸어. 안 믿은 건 너야. 더 이상 널 상대할 이유도 없어. 이건 명백한 살인 미수니까 경찰에 신고해야겠어. 그 잘난 변명은 경찰서 가서 해!”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던 찰나, 박태준이 휙 낚아채 갔다.그의 눈에는 억눌린 분노가 이글거렸다.“지아야,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 장미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게다가 엄마도 별일 없잖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자.”나는 차갑게 대꾸했다.“지금 그 말 어머님 앞에서도 똑바로 할 수 있겠어? 서장미가 우리를 이렇게까지 모욕하고 괴롭혔는데 대가는 치러야지!”박태준의 얼굴에 노기가 서렸다. 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경고했다.“너무한 거 아니야? 적당히 좀 해. 불만 있으면 나한테 따져. 어린애 하나 상대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 계속 장미를 괴롭히려고 들면 나도 가만 안 있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서장미는 박태준의 뒤에서 나를 향해 혀를 쏙 내밀며 도발했다. 그러고는 박태준에게 몸을 기대고 애교를 부렸다.“오빠, 내가 잘못했어. 근데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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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시간을 가늠해 보니 박태준은 이미 서장미를 호텔에 데려다주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일 것 같았다.전화를 두 번 걸고 나서야 연결되었는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박태준이 아니었다.서장미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지아? 이 늙어빠진 여자가 대체 왜 이렇게 질척거려?”나는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박태준 바꿔. 급한 일이야.”그때 시어머니가 스피커폰을 켜라고 손짓했다. 곧이어 서장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태준 오빠 지금 샤워 중이야. 방금 침대에서 나랑 새로운 걸 시도했거든. 오빠가 아주 정신을 못 차리네. 너 따위가 무슨 수로 나를 이겨? 꼴사납게 굴지 말고 그냥 조용히 떠나. 그게 너한테도 좋을걸.”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엄하게 쏘아붙였다.“한 번만 더 말한다. 박태준 바꿔. 어머님이 급히 찾으셔!”서장미는 비릿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알았어. 내가 대신 물어봐 줄게. 과연 네 전화를 받을는지.”수화기 너머로 서장미와 박태준이 나누는 대화가 고스란히 들려왔다.“오빠, 이지아 전화인데 받을래?”박태준은 통화가 연결된 줄도 모르고 무심하게 대답했다.“신경 쓰지 마. 이따 들어가서 다시 연락하면 돼. 나 먼저 간다.”서장미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를 붙잡았다.“벌써 가게? 우리 아직 이 자세는 안 해봤잖아. 진짜 끝내준다는데.”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들린 뒤, 박태준이 이를 악물고 낮게 읊조렸다.“이 요망한 것, 사람 미치게 만드네. 각오해! 내일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해줄 테니까.”서장미가 짐짓 걱정하는 척하며 물었다.“먼저 간다며? 혹시 어머님께 무슨 일 생긴 거면 어떡해? 마지막 모습이라도 봐야 하는 거 아냐?”박태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재수 없는 소리 마. 설령 진짜 마지막이라 해도 널 따끔하게 혼내는 게 먼저야. 아니, 차라리 죽어버리면 유산이나 빨리 상속받고 좋지.”수화기 너머로 차마 듣기 힘든 두 사람의 파렴치한 신음이 이어졌다.나는 시어머니의 낯빛이 흙빛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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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때 문밖에서 서장미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이거 놔! 당장 놓으라고! 내 남편 박태준이야. 다들 알긴 해?”경비원 두 명이 서장미를 붙잡아 병실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방금 이 여자가 병실 앞을 서성거리며 수상하게 굴길래 데려왔습니다.”서장미는 박태준을 보자마자 가련한 척 연기를 시작했다.“태준 오빠, 난 그냥 어머님께 사과하고 싶어서 온 건데...”박태준이 경호원들에게 소리쳤다.“얘 말 안 들려? 당장 풀어!”경호원들이 시어머니를 올려다보았다. 이에 시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눈짓했다.마침내 풀려난 서장미는 박태준의 옆으로 달려가 그의 팔을 꽉 붙들었다.“오빠, 나 방금 진짜 죽는 줄 알았어.”그러고는 능청스럽게 시어머니에게 말했다.“어머님, 어제는 정말 죄송했어요. 태준 오빠 어머님이신 줄 전혀 몰랐거든요.”시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나한테 사과할 필요 없다. 죗값 치르는 건 경찰서 가서 하면 되니까.”박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는 다급하게 물었다.“엄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나를 돌아보며 쏘아붙였다.“너지? 대체 엄마한테 무슨 바람을 넣은 거야? 말했잖아. 난 오직 너뿐이라니까. 넌 언제나 내 아내야. 왜 그렇게 장미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데?”나는 그의 질문을 무시하고 이미 서명을 마친 이혼 합의서를 내밀며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얘를 잡아먹어? 얘 까짓 게 뭔데? 잔말 말고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 우리 이혼하자, 박태준.”박태준은 이마에 실핏줄이 튀어 오른 채 버럭 화를 냈다.“지아 너 정말 이럴 거야? 여기 사인하는 순간 나 뒤도 안 보고 떠날 건데?”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렇다면 더 바랄 것도 없지. 얼른 사인해. 너처럼 더러운 남자는 꼴도 보기 싫으니까!”평생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 없는 박태준은 나를 손가락질하며 씩씩거렸다.“그래, 이혼해! 우리 집안을 떠나서 너희 이씨 가문이 더 완벽한 상대를 찾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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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정지후는 시어머니의 언니 아들이었다. 이틀 정도 함께 일을 해보니 역시나 시어머니가 점찍은 인재답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영리하고 과감했으며 자신만의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었다.그사이 박태준도 돌아왔다.엄마가 자신의 상속권을 박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자식이라곤 본인 한 명뿐인데 대체 어떻게 그 재산을 남에게 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그는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이 외도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아버지가 외도로 엄마를 평생 고통 속에 살게 했다는 걸 알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엄마 가슴에 비수를 꽂다니.박태준은 어머니를 찾아가 잘못했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렸다.하지만 시어머니는 꼴도 보기 싫다며 외국으로 요양을 떠나버렸다.궁지에 몰린 이 남자는 다시 나를 찾아왔으나 이미 내가 모든 연락처를 차단했다는 걸 깨닫고 마지못해 회사 로비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마침 정지후와 함께 퇴근하던 길, 비가 내려서 정지후가 우산을 씌워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밀착하게 되었다.그는 혹여나 내 어깨가 젖을까 봐 조심스럽고도 신사적인 태도로 팔을 뻗어 나를 보호하고 있었다.그 순간, 정지후가 고개를 들자 박태준의 시선과 마주쳤다.남자라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듯 박태준은 정지후가 내게 호감이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격분했다.“정지후, 이 개자식! 지아 내 아내야. 감히 분수도 모르고 누굴 넘봐? 당장 꺼져!”정지후는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태준 형, 오랜만이야. 형 근데 지아 씨랑 이혼한 거 아니었어? 장미인지 뭔지 하는 애랑 놀아나느라 바쁜 줄 알았는데.”박태준은 엄마가 정지후에게 상속권을 넘겼다는 사실에 이미 그를 증오하고 있었다. 거기에 도발까지 당하자 이성을 잃고 마구 달려들어 얼굴을 강하게 내리쳤다.“닥쳐! 지아랑은 그냥 다툰 것뿐이야. 우린 곧 화해할 거라고! 어디서 비겁하게 끼어들어, 같잖은 놈이!”그가 또다시 주먹을 휘두르려 하자 나는 정지후를 내 뒤로 끌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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