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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죽었다

내 아들이 죽었다

By:  소사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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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죽었다. 그것도 좁아터진 화장실에서 누군가에게 머리를 맞고. 그런데 사건 현장에 나타나 첫사랑의 아들이자 가해자를 구급차에 태워 휙 떠나버린 교장 남편. 아들이 죽기 전에 나에게 위로를 건넸다. “엄마, 울지 말아요. 아빠가 날 믿지 않아도 하나도 속상하지 않아요. 엄마만 날 믿으면 돼요...” 나는 아들의 장례식에서 남편 고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들려오는 건 고성우의 분노 섞인 목소리. “도겸이가 팔에 두 바늘이나 꿰맸어. 네 아들 때문에. 계속 이러면 집에 가서 확 패버리는 수가 있어.” ‘네 아들?’ 나는 피가 멈춘 아들 이마의 상처를 보면서 두 눈을 감았다. ‘그래. 내 아들... 그러니까 고성우, 내 아들이 죽었으니 너랑 나 이제부턴 아무 사이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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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深水紗夜(ふかみ さや)は思っていた。

十年の片思い、五年の結婚。

たとえ氷のように冷たい鉄の心でも、自分が少しずつ温めればいつか変わるはずだと。

でもそれは、結局すべて彼女ひとりの思い込みに過ぎなかったのだ。

浴室からはシャワーの音が聞こえていた。

紗夜はベッドのそばに立ち、ふとスマホに届いた一枚の写真を見る。

それは、京浜(きょうはま)でも最高級と言われる西洋レストラン。

テーブル越しに向かい合って座る長沢文翔(ながざわ ふみと)と一人の女性。

柔らかな光の中で、彼の目元は優しく穏やかだった。

紗夜はその女性を知っていた。

竹内彩(たけうち あや)――文翔の元恋人だ。

彼女は先月、海外から戻ってきたばかり。

その夜、文翔は紗夜を放り出し、彼女に会いに行っていた。

文翔にとって彩は、忘れられない存在。

そして紗夜は、真っ白な壁に不意に現れた、目障りなシミのような存在。

浴室のドアが開き、文翔がバスローブ姿で現れた。

湿った蒸気が彼の背後に立ちのぼる。

紗夜はスマホを置き、振り向こうとしたその瞬間、彼の高くて細身の体がすぐ背後に迫っていた。

彼は彼女の顎をつかみ、顔を覗き込む。

「んっ......」

紗夜は眉をしかめたが、文翔は力を緩めない。

むしろ、彼女が苦しむ顔を見ると満足そうに唇を奪い、顎を握りしめ、腰を掴んでベッドへと押し倒した。

「ちょっと......」

紗夜は胸に手を当てて制止した。

「今日は......体調が悪いの......」

夕食の後から、胃が痛み出していた。

だが文翔は、彼女の言葉にただ鼻で笑った。

「お前は五年前から俺に付きまとってきたよな。今さら清純ぶる演技でも始めたのか?」

その口調には、あからさまな嘲りがにじんでいた。

紗夜の顔がサッと青ざめる。

「そんなこと、してない――」

だが言葉の途中で、文翔は容赦なく彼女をベッドに投げつけた。

優しさなど一片もなく、愛も思いやりもなく、ただ欲望だけがぶつけられた。

紗夜は痛みに眉を寄せ、唇を噛みしめて耐えるしかなかった。

表面上は禁欲的で上品に見える彼だが、彼女に対しては一切の思いやりを見せず、まるで憎んでいるような態度を取っていた。

紗夜は耐えながら、その美しく整った顔を見つめた。

まるで神が自ら彫刻したような完璧な容貌。

なのに、その顔には冷たい表情しかなく、どんな時であっても優しさはなかった。

でも彼女は、見てしまったのだ。

写真の中で彩を見つめる彼の、あの優しい眼差しを。

彼にも、あんな優しい一面がある。

ただ、その優しさは自分に向けるものではなかっただけだった。

震えるような一瞬。

本来ならば、満たされたその感覚は優しさであるべきなのに、紗夜の心の中には、水を吸って膨れ上がったスポンジのような何かが詰まっていて、今にも息が詰まりそうだった。

目尻から、涙がひとしずく、零れ落ちる。

「泣くな」

文翔は彼女の涙を指で拭い去り、身体を離すと、後処理を済ませ、一箱の薬を紗夜の前に差し出した。

紗夜は布団を引き寄せて身を起こし、無言で薬を受け取った。

避妊をしていたはずだが、それでも彼は慎重すぎるほど慎重だった。

というのも、五年前、彼女はあの「事故」の夜に妊娠してしまい、そのことがきっかけで家族の手配によって彼との結婚が決まったのだった。

文翔との結婚は表には出されなかったが、そのせいで彩が傷つき、海外へと去ったことは事実だった。

だから文翔は、きっと紗夜を憎んでいるのだろう。

でなければ、あんなにも毎回彼女を壊すような行為をとるわけがない。

目の前の薬を見つめるだけで、紗夜の胃に鈍い痛みが走った。

「......飲まなきゃいけないの?」

文翔は何も言わず、一杯の水を差し出した。

それだけで十分だった。

紗夜は唇を噛み、水を受け取って薬を飲み込んだ。

ちょうどその時、文翔のスマホが鳴った。

「ああ、今行く」

彼の声が少し柔らかくなり、手近の上着を手に取った。

こんな夜更けに彼を呼び出し、そして彼があんな声で応じる相手など、紗夜には彩以外に思い当たる人物はいなかった。

それでも、つい口をついて出た。

「こんな遅くに、どこ行くの?」

「お前には関係ない」

それだけ言い捨てて、文翔は振り返りもせずに寝室を出て行った。

紗夜は、彼の背中を見送った。

階段のオレンジ色の明かりの中で、その背はだんだん遠ざかっていった。

紗夜はまぶたを伏せ、瞳の奥に寂しげな色が揺れた。

薬のせいなのか、胃の痙攣がまた始まっていた。

彼女はベッドに横たわり、身体を小さく丸める。

数分後、部屋のドアがノックされ、使用人が声をかけてきた。

「奥様、本日ご主人様と若様がお着替えになったお洋服はすでに洗濯室に持っていきました。今お洗濯いたしましょうか、それとも明日にいたしますか?」

胃を押さえながらしばらくじっとしていた紗夜は、ようやく身体を起こして答えた。

「......今やるよ」

明日には明日の用事がある。

文翔は他人に自分の下着類を触られるのを嫌う。

だから彼のシャツはすべて紗夜が手洗いしていた。

息子もまた、小さい頃からホコリにアレルギーがあり、衣類には特別気を遣っていた。

使用人に任せるのも心配で、彼の部屋の掃除も文具の整理も、毎日欠かさず彼女自身が行っていた。

紗夜が体調の悪い体を引きずりながら洗濯室へ行くと、中から使用人たちのひそひそ声が聞こえてきた。

「服まで自分で洗ってるなんて、あの「長沢奥様」が?ただの家政婦じゃない?」

「しっ!そんなこと言ったら、クビにされるよ」

「でも、事実でしょ......」

そのとき洗濯室のドアが開き、使用人たちは紗夜が立っているのを見て、青ざめて硬直した。

「お、奥様......」

震える声に、紗夜は穏やかに言った。

「ここは私がやるから、大丈夫よ」

「は、はいっ」

使用人たちはすぐに逃げるようにその場を離れた。

彼女たちが去ると、紗夜の目元に浮かんでいた微笑みがすっと消え、まぶたを伏せて、文翔の衣類が入ったカゴの前に歩み寄る。

手に取ったシャツからは、かすかなバラの香水の匂いが残っていた。

香り高く、誘惑的なその匂いは、紗夜が日頃絶対に身につけない種類のものだった。

長沢家の花を日々管理している彼女は、香りが混ざるのを防ぐために、強い香水は一切つけない。

つまり、この香りは彩のものだ。

近い距離でなければ、相手の香りが服に移らない。

紗夜の指先が微かに震えた。

深く息を吐いて、気持ちを落ち着ける。

文翔には愛されていない。

でも彼女には、息子がいる。

たとえ夫に愛がなくとも、母と子の間には血の繋がりがある。

それが唯一の救いだった。

だからこそ、紗夜は「長沢奥様」としての役割を果たし続ける。

息子を、正々堂々と長沢家の後継者にするために。

だが、息子の衣類を手に取った瞬間、胃の中が急にかき回されるように苦しくなった。

「っ......!」

紗夜は口を押さえ、洗面所に駆け込み、便器に向かって夕食をすべて吐き出した。

吐けば少しは楽になるかと思っていたが、次々と押し寄せる激痛に、意識が遠のきそうになる。

彼女は最後の力を振り絞って、洗面台のガラス容器を突き落とした。

ガシャン。

その音に気づき、長沢理久(ながざわ りく)が駆け寄ってきた。

理久は、紗夜と文翔の息子。

そして、紗夜がこの五年、希望のない結婚生活の中で唯一心の拠り所としてきた存在だった。

「理久......」

紗夜の目がぱっと明るくなり、彼に手を伸ばす。

よかった、息子はまだ自分を心配してくれていた......

だが、その手が触れる寸前、理久は一歩後ろに下がり、彼女を避け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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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민재야, 무서워하지 마. 엄마 구급차 불렀어. 곧 구하러 올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버텨, 응?”바닥에 빨간 핏자국이 화장실까지 이어졌고 내 눈도 빨갛게 물들었다.이 핏자국은 고민재가 화장실로 도망쳐 오면서 흘린 핏자국이었다.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고민재 이마의 상처를 꾹 눌렀다. 그런데 피가 멈출 기미 없이 손가락 사이로 계속 흘러나왔다.그때 창밖에서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민재야, 구급차 왔어. 드디어 살았어.”그런데 고성우가 한 남자애를 안고 창가 앞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더니 곧장 구급차로 달려가는 것이었다.“도겸아, 무서워하지 마. 아저씨가 절대 아무 일 없게 할게.”구급차는 빠르게 왔다가 또 빠르게 가버렸다. 나는 눈앞에 펼쳐진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가지 마. 그건 내가 부른 구급차라고. 고성우, 민재 거의 못 버텨. 빨리 돌아와. 고성우, 제발...”진짜 피해자는 숨이 거의 넘어간다는 걸 아무도 몰랐다.나는 다급하게 고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두 번...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내가 세 번째로 전화를 걸었을 때 고민재가 피 묻은 손으로 나의 손목을 잡았다.“엄마, 전화하지 말아요... 아빠 돌아오지 않아요.”그 순간 나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아빠한테 하지 않고 구급차 다시 부를게. 조금 있으면 구급차 또 올 거야.”“엄마, 나 숨 못 쉬겠어요...”고민재의 손이 어찌나 차가운지 얼음장 같은 바닥보다도 더 차가웠다.“엄마, 미안해요. 앞으로는 내가 엄마를 지키지 못할 것 같아요... 다음 생에도 내 엄마가 되어줄 수 있어요? 근데 아빠는 싫어요...”고민재는 말도 채 하지 못하고 손을 툭 떨구었다.그 순간 나는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고 몇 초가 지나서야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나는 피가 흘러내리는 것도 신경 쓸 새 없이 고민재를 업고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피가 내 목을 따라 주르륵 흘러내렸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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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고민재의 장례식을 마친 후 나는 곧장 병원으로 갔다.VIP 병실, 심가은의 아들이 팔에 붕대를 감은 채 덩실거리면서 뭔가를 설명하고 있었다.그때 고성우가 나를 발견하고 표정이 삽시간에 어두워지더니 재빨리 걸어 나왔다.“누가 병원에 오라고 했어? 도겸이 상태가 이제 조금 안정됐는데 널 보고 또 나빠지면 어쩌려고 그래?”“고성우, 네 아들이 죽었어. 그런데 지금 남의 아들을 걱정해?”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병실에 있던 모자가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고성우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지더니 나를 멀리 끌어내고 경고했다.“오수영, 적당히 해. 심 선생이 혼자서 아이 키우는 게 힘들어 보여서 교장인 내가 좀 도와주는데 뭐가 잘못됐어? 그리고 지금까지 도겸이를 괴롭힌 건 늘 민재였어. 이번에는 도겸이 팔까지 다치게 했고. 근데 무슨 낯짝으로 병원에 와?”이런 인간쓰레기나 할 법한 말들을 하도 들어서 이젠 다 외울 지경이었다.심가은이 남편과 이혼한 후 고성우는 심가은을 지나치게 챙겨줬다. 고성우는 나와 이혼하지 않았는데도 남의 와이프를 저렇게 지극정성으로 챙겼다.주도겸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지만 그 대신 고성우의 사랑을 얻었다. 우리 아들의 아버지는 살아있었지만 죽은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집의 창문이 고장 나서 한겨울에도 찬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도 고성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심가은의 모자에게 새로 배운 요리를 해줬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창문을 수리할 줄 모르니까 수리하는 기사를 부르라고 했고 또 무슨 일이든 자신에게 기대지 말라고 짜증을 냈다.나는 아픈 몸을 이끌고 수업을 이어갔지만 그는 심가은과 함께 다른 곳으로 출장을 떠났다. 출장 간 김에 학교 돈으로 여행도 가고. 그러면서도 나에게 괜한 질투 같은 건 하지 말라고 했다.심지어 직급 평가마저도 신가은의 뒤였다. 그런데 고성우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면서 절대 사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그는 매번 출장 갔다가 돌아올 때면 주도겸의 장난감을 선물로 사다 줬다.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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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나는 유명한 법률 사무소를 찾아가 변호사에게 학교 폭력에 관해 물었다.고민재의 죽음이 헛되게 할 수는 없었다. 못된 애들이 법망을 피해서 계속 다른 아이를 괴롭히게 해서는 안 되었다.법률 사무소를 나오기 전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오수영?”윤현준이 눈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기억 속에 남았던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밝고 멋있었다.나는 대학교 때 나에게 대시했던 그를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실례지만 법률 사무소엔 어쩐 일로 왔어? 내가 도와줄 게 있을까?”윤현준이 나에게 물 한잔을 떠다 주었다. 그러다가 내가 머뭇거리는 걸 알아채고 또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다른 사람이랑 함께 차린 법률 사무소니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도 돼.”나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윤현준은 여전히 환하게 웃었고 한결같았다.우리는 자리에서 두 시간이나 얘기를 나눴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윤현준은 나에게 그 어떤 동정의 태도도 보여주지 않았다.나는 되레 마음이 편했고 전문적이고 직업정신이 투철한 변호사와 얘기하는 것처럼 시름이 놓였다.그때 나의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고성우가 보낸 카톡 문자였다.[몇 시인데 아직도 집에 안 와?]문자를 확인한 나는 처음으로 답장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버렸다.윤현준은 그 모습을 가만히 보기만 할 뿐 뭐라 묻진 않았다.그와 내가 카페를 나갈 때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윤현준은 우산을 펼치면서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나는 완곡하게 거절한 후 혼자 빗속으로 뛰어들었다.“오수영, 내가 전화를 몇 통이나 했는지 알아? 근데 휴대폰도 꺼놓고 잠적해?”고성우는 노발대발하다가 시선이 잘생긴 윤현준에게 머무른 순간 코웃음을 쳤다.“기생오라비랑 데이트 중이었구나. 그러니까 아들도 내팽개쳤지.”“아들? 무슨 낯짝으로 아들 얘기를 꺼내?”아들이라는 단어는 나의 고통 버튼이었다. 고민재가 죽기 전 절망적이던 모습이 다시 한번 내 눈앞에 나타났다.고성우는 성을 내면서 나를 꾸짖었다.“엄마라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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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도겸이 얼마나 착한 애인데 내 아들을 왕따시켰다는 게 말이 돼?”고성우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항상 첫사랑의 아들이 우선이었고 어릴 적부터 예뻐한 ‘착한 아들’이 다른 친구를 따돌린다는 걸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했다.나를 쳐다보는 고성우의 눈빛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네가 이 사람한테 얘기했어? 어떻게 도겸이를 모함할 수 있어? 매번 얻어맞아서 병원에 입원한 건 도겸이었어. 그런데 그 불효자식의 말을 믿는 거야? 이게 다 내가 예전에 네 아들을 너무 오냐오냐한 탓이야. 그래서 어린 나이에 못된 것만 배워서 도겸이를 괴롭힌 거고. 민재 어디에 숨겼어? 큰 사고 친 줄 알고 숨은 거 맞지? 이번에 아주 제대로 혼내줘야겠어.”나는 미치광이처럼 날뛰는 고성우를 차분하게 쳐다보기만 했다.도겸이, 네 아들, 이 두 호칭만 들어도 누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심가은 그 여자가 우리 학교에 나타난 순간부터 나는 고성우가 더는 제정신이 아니고 우리 가정도 깨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두 모자는 고성우의 마음을 아주 쉽게 잡았고 그의 기분을 좌지우지했다. 그런데 우리 모자는 눈에 거슬리는 장애물이라 진작 차버리고 싶었을 것이다.나의 표정이 너무 차분한 탓인지 고성우는 한바탕 화를 냈다가 그제야 윤현준이 말한 마지막 한마디를 떠올렸다.“방금 뭐라고 했어? 내 아들이 3일 전에 죽었다고?”그러자 윤현준이 대놓고 비아냥거렸다.“이제야 친아들을 걱정해요?”고성우가 분노를 터트렸다.“내 아들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죽었다고 저주를 해선 안 되지. 이 자식아.”고성우가 윤현준에게 주먹을 날리려 했지만 윤현준이 그의 손목을 덥석 잡고 힘껏 뿌리쳤다.그가 더 날뛰려 하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고성우의 뺨을 가차 없이 후려갈겼다.“민재 진짜 죽었어. 3일 전에 학교 화장실에서. 그것도 네가 착한 아들이라고 했던 주도겸에게 머리를 맞고. 게다가 넌 내가 부른 구급차에 주도겸을 태우기까지 했어. 민재가 피를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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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거실의 불이 밝게 켜져 있었다. 나는 고민재의 영정사진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안방으로 걸어갔다.“여보...”발걸음을 멈춘 나는 마음속에 놀라움과 서글픔이 스쳤다.고성우는 몇 년 만에 나를 ‘여보’라고 불렀다. 심가은네 모자가 나타난 후로 나를 부르는 호칭은 ‘오 선생’ 아니면 ‘야’였다.전자는 일할 때의 존칭이었고 후자는 집에 있을 때의 무시였다.나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고성우가 내 손목을 덥석 잡았다.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고개를 돌렸는데 고성우의 모습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고작 몇 시간 지났을 뿐인데 눈빛이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고 아래턱에 수염도 덥수룩했으며 아까 때린 손바닥 자국도 얼굴에 남아있었다.눈에 띄게 무너진 모습이었지만 나는 가소롭기만 했다.“여보, 민재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거 정말 몰랐어...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줄 거지, 응?”“용서?”나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고민재의 영정사진을 가리켰다.“내 아들 다시 살려낼 수 있어? 모든 걸 다시 제자리로 돌릴 수 있냐고.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용서해 줄게.”고성우는 초조한 기색으로 사과했다.“그때 민재가 거기 있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 도겸이가 그랬어. 민재가 자기를 때리고 바로 도망쳤다고. 근데 민재가 이렇게 심하게 다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도겸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닐 거야. 그동안 민재가 계속 괴롭혀서 도겸이도 반항하려고...”짝.나는 더는 참을 수 없어 고성우의 뺨을 후려갈겼다.“도겸이, 도겸이. 너한테는 그 파렴치한 모자밖에 없지? 고성우,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안 믿어? 네 아들이야말로 피해자야.”고성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없어... 도겸이가 왜... 가은이가 분명...”나는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어이가 없어서 원. 아들이 죽었는데도 그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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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심가은이 우리 집으로 쳐들어왔을 때 고성우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전화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장 소장님, 네, 네. 고성우입니다.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방문을 열었다. 심가은이 핏발이 선 두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성우 어디 있어?”내가 아무 말이 없자 심가은이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나는 발로 그녀의 복부를 걷어차서 넘어뜨렸다.“오수영, 너 미쳤어?”“그래. 미쳤다. 네 아들이 내 아들 머리를 내리쳤을 때부터 이미 미쳤어.”심가은은 나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억울한 척 하소연했다.“도겸이는 네 아들 때린 적이 없어. 오히려 네 아들이 우리 도겸이 팔을 그었다고. 이 일 아직 너한테 따지지도 않았어.”살다 살다 이렇게까지 뻔뻔한 여자는 처음이었다.“따지고 싶어? 그럼 신고해. 일단 경찰이랑 남의 집 함부로 쳐들어온 것부터 얘기하면 되겠어.”내가 싸늘하게 웃었다.“네 아들이 감옥 가면 아는 사람이 필요할 텐데. 네가 가서 옆에 있어 줘.”그러자 심가은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가여운 척 엉엉 울었다. 고성우가 곧바로 나의 뒤에서 나타나더니 심가은을 부축하여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다쳤어?”심가은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고성우의 셔츠를 잡고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말했다.“성우야, 도겸이 아직 애야. 절대 그런 일 할 리가 없어. 도겸이는 나쁜 애한테 모함을 당한 거야.”“알아, 알아. 다 아니까 진정해...”두 사람의 애틋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소롭기만 했다.이젠 집안을 기웃거리는 이웃마저 있어 더욱 짜증이 밀려왔다.“연기하겠으면 저리 썩 꺼져서 해. 우리 집 앞에서 역겨운 짓 그만하고.”심가은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오 선생,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날 내쫓는 건 괜찮아도 성우는 이 집 주인이야. 주인을 내쫓으면 안 되지.”“안 된다고?”나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너랑 몇 년이나 바람피우면서 네 아들 아빠 노릇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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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얼마 후 법원 판결이 내려졌고 주도겸과 몇몇 학생들이 처벌을 받았다.법원은 동시에 민사 판결도 내렸는데 주도겸이 나에게 일정한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인 심가은이 나에게 배상금을 줬고 나는 그 돈을 전부 기부했다.심가은은 긴 휴가를 내고 한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웃들이 하도 수군거린 바람에 몰래 이사를 했다는 소문이 들렸다.고성우도 정직당했다. 윤현준이 그의 뇌물 수수 증거까지 찾은 바람에 계속 조사를 받았다.모든 게 다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나의 마음은 여전히 괴로웠다.학교를 거닐 때면 고민재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려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농구장에서 마른 체형인 남자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덩크슛하는 모습은 마치 유명 운동선수를 방불케 했다.그리고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육상 경기장을 달렸다. 맨날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살지만 먹는 걸 자제하지 못하는 이 엄마가 부끄러울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교실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하던 남자아이는 어느덧 철이 든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는 또 소년미 가득한 미소를 짓곤 했었다.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문 앞에서 내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나는 왜 여학생을 집에 데려다주지 않냐고 장난도 쳤었다.그럴 때면 고민재가 항상 눈을 희번덕거렸다.“만약 내가 연애했더라면 진작 회초리부터 들었을걸요?”내가 야근할 때면 사무실에서 숙제하면서 나를 기다렸다. 동료 선생님들이 착한 아들이 있어서 부러워했지만 내가 밤길을 무서워해서 고민재가 옆에 있어 주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어릴 적부터 고민재가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바로 이 말이었다.“엄마, 아빠가 지켜주지 않으면 내가 지켜줄게요. 난 남자니까.”이렇게 예쁘고 철이 든 소년의 미소를 이젠 작은 영정사진에서밖에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거실에 걸린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결국 나는 일을 그만두고 이 도시를 떠났다. 더는 이 익숙한 풍경과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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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러자 고성우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이게 심가은이랑 무슨 상관인데?”“심가은이 널 떠나서 널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내 생각 난 거 아니야? 만약 심가은이 돌아오면 또다시 예전처럼 그 두 모자만 챙겨줄 거잖아. 안 그래?”고성우는 답답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말했었지. 나랑 가은이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고. 왜 믿지 않아?”이 남자가 아직도 이렇게 어리석을 줄은 몰랐다. 결국 나는 그의 위장을 전부 다 까발렸다.“아무 사이도 아니라면서 한밤중에 너한테 전화 와서 인터넷이 고장 났다고 와서 고쳐달라고 한다고? 아무 사이도 아닌데 나시 잠옷을 입은 채 너한테 기대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아무 사이도 아닌데 심가은을 더 챙겨주고 우수 교사까지 시켜주면서 학교 돈으로 여행을 다녀? 그리고 친아들의 말은 듣지도 않고 그 모자의 거짓말만 믿었잖아. 결국 친아들은 그 모자한테 당해서 목숨까지 잃었어.”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더 예를 들어봤자 입만 아팠다.“고성우, 육체적인 바람만이 바람인 게 아니야. 정신적인 바람도 마찬가지라고.”고성우는 나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하고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알았어. 이혼할게...”그 다음날 법원에서 나온 나는 먹구름이 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1년 전에도 흐린 날씨였다. 고민재의 전화를 받은 나는 거의 넋이 나갔었다.“엄마, 나 좀 살려줘요...”목소리에 힘이라곤 전혀 없어 언제든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터져 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나와 함께 나온 고성우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코웃음을 치고 고개를 돌렸는데 윤현준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이혼했어?”“응. 했어.”이유는 모르겠지만 윤현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1년 동안 네가 날 많이 도와줬다는 거 알고 있어.”윤현준이 고개를 내저었다.“변호사로서 당연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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