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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화: 완성된 컵>

Penulis: 에이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12 17:28:39

도자기 공방에서 연락이 온 건 수요일 오후였다.

지난번 제작하신 머그컵 소성이 완료되었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찾아가시면 됩니다.

윤하늘은 메시지를 읽자마자 강단태에게 보냈다.

컵 나왔대요.

답장은 금방 왔다.

토요일에 갑니까?

응.

잠시 뒤 하나가 더 왔다.

제 컵 멀쩡할까요?

하늘이 웃었다.

내 컵 걱정부터 해요. 내가 만든 건 원래부터 찌그러졌으니까.

토요일.

공방 직원이 포장된 상자 두 개를 내놓았다.

“두 분 다 잘 나왔어요.”

하늘은 바로 상자를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자신이 만든 컵이었다.

살짝 기울어진 몸통.

조금 두꺼운 손잡이.

유약이 입혀지면서 처음보다 제법 그럴듯해졌다.

하늘이 컵을 돌려봤다.

“어?”

단태가 옆에서 봤다.

“괜찮은데요.”

“생각보다 예쁜데?”

“제가 쓸 겁니다.”

“알아요.”

하늘은 컵 바닥을 확인했다.

자신이 새겨놓았던 글씨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천천히 마시기.

단태가 말했다.

“이제 커피 마실 때마다 잔소리를 보겠네요.”

“효과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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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11화: 완성된 컵>

    도자기 공방에서 연락이 온 건 수요일 오후였다.지난번 제작하신 머그컵 소성이 완료되었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찾아가시면 됩니다.윤하늘은 메시지를 읽자마자 강단태에게 보냈다.컵 나왔대요.답장은 금방 왔다.토요일에 갑니까?응.잠시 뒤 하나가 더 왔다.제 컵 멀쩡할까요?하늘이 웃었다.내 컵 걱정부터 해요. 내가 만든 건 원래부터 찌그러졌으니까.토요일.공방 직원이 포장된 상자 두 개를 내놓았다.“두 분 다 잘 나왔어요.”하늘은 바로 상자를 열었다.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자신이 만든 컵이었다.살짝 기울어진 몸통.조금 두꺼운 손잡이.유약이 입혀지면서 처음보다 제법 그럴듯해졌다.하늘이 컵을 돌려봤다.“어?”단태가 옆에서 봤다.“괜찮은데요.”“생각보다 예쁜데?”“제가 쓸 겁니다.”“알아요.”하늘은 컵 바닥을 확인했다.자신이 새겨놓았던 글씨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천천히 마시기.단태가 말했다.“이제 커피 마실 때마다 잔소리를 보겠네요.”“효과 좋겠네.”이번에는 단태가 만든 컵을 열었다.하늘이 사용할 컵이었다.예상대로 훨씬 반듯했다.“역시.”“뭐가요?”“내 거랑 너무 비교되잖아요.”“직접 바꾸자고 했잖습니까.”하늘은 컵을 뒤집었다.그리고 멈췄다.바닥에는 짧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뜨거우면 기다리기.하늘이 단태를 봤다.“이게 뭐예요?”“그대로입니다.”“왜 이걸 썼어요?”“하늘 씨 뜨거운 것도 성격 급하게 마시잖습니까.”“나 안 그래요.”“혀 데인 적 여러 번 있습니다.”“그걸 기억해요?”“같이 사는데 모를 수가 있습니까.”하늘은 다시 글씨를 봤다.거창한 말도 아니었다.사랑한다는 말도, 오래 함께하자는 약속도 없었다.그냥 뜨거우면 기다리라는 말.그래서 더 웃음이 났다.“우리 둘 다 서로한테 천천히 먹으라고 써놨네.”“그러네요.”집에 돌아오자마자 두 사람은 새 컵을 씻었다.단태는 하늘이 만든 조금 찌그러진 컵을 사용했고, 하늘은 단태가 만든 반듯한 컵을 들었다.첫 메뉴는 커피였다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10화: 고장 난 세탁기>

    월요일 아침.윤하늘은 세탁실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다.덜컹.덜컹덜컹.잠시 조용해졌다가 다시.쿵.하늘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뭐야?”옆자리는 비어 있었다.세탁실로 가보니 강단태가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뭐 해요?”“세탁기가 이상합니다.”“아침부터 돌렸어요?”“수건이 쌓였길래요.”세탁기가 다시 덜컹거렸다.하늘이 바로 전원을 껐다.“이거 계속 돌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그래서 보고 있었습니다.”“보고 있으면 고쳐져요?”“아니요.”“그럼 기사 불러야죠.”단태가 세탁기 문을 바라봤다.“일단 수평 문제인지 확인해보려고요.”하늘이 눈을 가늘게 떴다.“분해할 생각 아니죠?”“아직은.”“아직은?”“안 합니다.”하늘은 그제야 안심했다.문제는 빨래였다.세탁기 안에는 물에 젖은 수건이 가득했다.하늘이 하나를 들어 올렸다.“이걸 어떡하지.”“빨래방 갈까요?”단태의 대답은 빨랐다.두 사람은 젖은 수건을 큰 가방에 옮겨 담았다.그러다 하늘이 회색 후드티를 발견했다.어제 단태가 그렇게 지켜낸 바로 그 옷이었다.“이것도 빨았어요?”단태의 표정이 미묘해졌다.“네.”“세탁기 고장 난 게 얘 때문 아니에요?”“후드티 하나가 세탁기를 고장 낼 리 없습니다.”“낡아서 실밥 같은 거 들어갔을 수도 있잖아요.”단태가 후드티를 확인했다.“멀쩡합니다.”“단태 편만 드네.”“제 옷이니까요.”동네 셀프 빨래방.두 사람은 나란히 세탁기 앞에 앉아 돌아가는 빨래를 바라봤다.하늘이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우리 데이트 장소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오늘은 데이트 아닙니다.”“그럼?”“고장 대응.”“되게 업무적으로 말하네.”단태가 휴대전화로 수리 접수를 하며 대답했다.“내일 오후에 기사님 오신답니다.”“나 그때 집에 있어요.”“저도 시간 맞출 수 있습니다.”하늘이 바로 말했다.“둘 다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단태가 잠시 멈췄다.“그렇네요.”“내가 있으면 돼요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09화: 옷장 한 칸>

    일요일 아침.윤하늘은 옷장 문을 열었다가 그대로 멈췄다.옷걸이가 너무 빽빽했다.한 벌을 꺼내려 하면 옆의 두 벌이 따라 나왔다.아래에는 계절 지난 옷을 넣어둔 상자까지 있었다.“이건 좀 심한데.”뒤에서 강단태가 물었다.“뭐가요?”“내 옷.”단태가 옷장 안을 한번 보고 말했다.“많긴 하네요.”“왜 진작 말 안 했어요?”“하늘 씨 옷인데 제가 왜 말합니까.”맞는 말이었다.하늘은 옷장 앞에 앉았다.“오늘 정리해야겠다.”“도와줄까요?”“일단 혼자 해볼게요.”단태는 고개를 끄덕이고 빨래를 들고 나갔다.한 시간 뒤.침대 위에는 옷이 산처럼 쌓였다.하늘은 결국 은빛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왜요?“옷 좀 봐줘요.”—사러 가게요?“반대.”카메라를 돌려 침대를 보여주자 빛새가 웃었다.—저게 다 하늘 씨 거예요?“응.”—평소에 몇 벌만 입으면서 왜 저렇게 많아요?“그러니까.”빛새가 바로 기준을 정해줬다.—상태 좋은데 안 입는 건 기부하거나 중고로 정리하고, 망가진 건 의류수거 쪽 확인하고. 수선하면 입을 건 따로 빼요.“일 년 안 입었으면?”—그 옷을 지금 다시 입고 싶은지부터 봐요.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옷을 하나씩 나누기 시작했다.남길 것.보낼 것.수선할 것.생각보다 빠르게 쌓였다.그러다 한 원피스에서 손이 멈췄다.짙은 남색 원피스였다.몇 년 전 도재욱과 외식하러 갔던 날 입었던 옷.재욱은 그날 유난히 잘 어울린다고 했었다.하늘은 한동안 원피스를 바라봤다.빛새가 화면 너머로 조용히 기다렸다.“이거.”—응.“재욱 씨가 좋아했던 옷이에요.”빛새는 버리라는 말도, 남기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하늘 씨는요?그 질문에 하늘은 원피스를 펼쳐봤다.예전에는 좋아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허리선도, 소매 모양도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하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잠깐 입어볼게요.”거울 앞에 선 하늘은 몇 번 몸을 돌려봤다.그리고 피식 웃었다.“이제 내 취향 아니네.”—그럼 답 나왔네요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08화: 단태가 고른 저녁>

    토요일 오후 네 시.윤하늘은 거실에서 가방을 챙기다가 강단태를 바라봤다.“오늘도 말 안 해줄 거죠?”“네.”“멀어요?”“차 안 타도 됩니다.”하늘이 눈을 가늘게 떴다.“집 근처?”“거기까지.”지난번 식물원보다 범위가 훨씬 좁아졌다.두 사람은 집을 나섰다.그런데 단태가 향한 곳은 식당도, 카페도 아니었다.동네의 작은 전통시장이었다.하늘이 걸음을 멈췄다.“시장?”“네.”“이게 데이트 장소예요?”“아직 아닙니다.”단태는 입구에서 장바구니를 하나 펼쳤다.“오늘 저녁 제가 해보려고요.”“뭘?”“그걸 고르는 게 오늘 일정입니다.”하늘이 웃었다.“요리 수업 이후로 자신감 생겼어요?”“볶음밥도 성공했잖습니까.”“그거 한 번 성공했다고?”“중요한 한 번입니다.”두 사람은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단태가 가장 먼저 산 것은 감자였다.그다음은 양파와 당근.하늘이 장바구니 안을 내려다봤다.“카레?”“아닙니다.”“닭볶음탕?”“그것도 아닙니다.”단태는 정육점 앞에서 돼지고기를 샀다.하늘이 다시 물었다.“짜글이?”“아닙니다.”“그럼 뭔데?”“맞혀보세요.”조금 더 걸어가더니 단태는 두부와 대파까지 샀다.하늘은 한참 장바구니를 들여다봤다.“진짜 모르겠는데.”“저도 조금 불안합니다.”“본인이 정해놓고?”“레시피로 봤을 때는 가능했습니다.”“그 말이 제일 불안해.”시장 끝쪽에서 단태가 갑자기 멈췄다.작은 반찬가게였다.“왜요?”“보험 하나 들겠습니다.”“무슨 보험?”단태는 멸치볶음과 깻잎무침을 샀다.하늘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요리 망할 때 먹으려고?”“네.”“준비 철저하네.”“굶을 수는 없으니까요.”집에 돌아오자 단태는 휴대전화를 세워 레시피를 띄웠다.메뉴는 돼지고기 두부조림이었다.하늘이 냉장고에 장 본 것을 넣다가 말했다.“두부조림 전에 했잖아요.”“그건 하늘 씨랑 같이 했고.”단태가 앞치마를 둘렀다.“오늘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합니다.”“나는?”“앉아 계세요.”하늘은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07화: 하늘이 고른 곳>

    다음 토요일.강단태는 현관 앞에서 물었다.“오늘도 목적지는 비밀입니까?”윤하늘은 가방을 챙기며 고개를 끄덕였다.“네.”“힌트는?”“없어요.”“낚싯대는?”“안 가져가요.”“그럼 정말 모르겠네요.”하늘이 웃었다.“지난주에는 내가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식물원 갔잖아요. 오늘은 단태 차례.”“알겠습니다.”이번에는 운전도 하늘이 했다.단태는 조수석에 앉아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려다가 하늘이 손으로 가렸다.“보지 마요.”“운전하는데 목적지는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내가 운전하잖아요.”“그렇네요.”단태가 순순히 등을 기대었다.도착한 곳은 오래된 골목 안 작은 공방이었다.단태가 간판을 올려다봤다.“도자기?”“응.”“하늘 씨 도자기 좋아했습니까?”“해본 적 없어요.”“그런데 왜 여기예요?”하늘이 가방을 들었다.“한번 해보고 싶어서.”단태가 웃었다.“좋습니다.”“싫으면 근처 카페 가도 돼요.”“아닙니다. 해볼래요.”둘은 나란히 공방으로 들어갔다.오늘 만들 것은 머그컵이었다.모양을 잡은 뒤 손잡이를 붙이고 원하는 무늬나 글자를 새기는 방식이었다.하늘은 설명을 듣자마자 흙을 만졌다.“생각보다 부드럽다.”반면 단태는 한동안 손도 대지 않았다.하늘이 물었다.“왜 안 해요?”“어떤 모양으로 할지 생각 중입니다.”“그냥 해요.”“삐뚤어지면요?”“컵인데 물만 안 새면 되지.”단태가 하늘을 봤다.“하늘 씨가 그런 말을 합니까?”“왜요?”“낚시 도감은 생김새 하나도 틀리면 다시 확인하잖아요.”“그건 물고기 이름 잘못 적으면 안 되니까.”하늘은 흙을 눌렀다.“이건 내가 만드는 거니까 삐뚤어져도 내 거잖아요.”단태는 잠시 생각하더니 흙에 손을 댔다.“그럼 해보죠.”삼십 분 뒤.하늘의 컵은 한쪽이 조금 찌그러져 있었다.단태의 컵은 지나치게 반듯했다.하늘이 두 개를 비교했다.“성격 나온다.”“제 게 더 컵 같습니다.”“내 것도 컵이에요.”“약간 그릇 같기도 하고.”하늘이 흙 묻은 손으로 단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106화: 오늘은 내가 고를게>

    토요일 오후.윤하늘은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물었다.“진짜 어디 가는지 말 안 해줄 거예요?”강단태는 차 키를 챙겼다.“네.”“낚시는 아니죠?”“낚싯대 없잖습니까.”“수족관?”“아닙니다.”“미니어처 가게?”단태가 웃었다.“오늘은 제가 정했습니다.”하늘은 더 묻지 않았다.“좋아요. 가요.”차로 삼십 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큰 식물원이었다.하늘이 입구를 올려다봤다.“여기?”“네.”“갑자기 식물원은 왜?”단태가 휴대전화를 꺼내 예약 화면을 보여줬다.“미니어처 온실 만들다 보니까 진짜 온실이 궁금해졌습니다.”하늘이 웃음을 터뜨렸다.“취미가 여기까지 왔어요?”“생각보다 재밌습니다.”“난 또 나 데려오려고 찾은 줄 알았네.”단태가 하늘을 봤다.“제가 보고 싶어서 찾았고.”잠시 뒤 덧붙였다.“하늘 씨랑 같이 오고 싶었습니다.”“그 순서 좋네요.”“왜요?”“단태가 가고 싶은 데도 있어야죠.”온실 안은 바깥보다 따뜻했다.커다란 잎들이 머리 위까지 뻗어 있었다.하늘은 이름표를 하나씩 읽었다.단태는 식물보다 구조물을 더 유심히 봤다.“뭘 그렇게 봐요?”“창문.”“식물원에서 식물 안 보고?”“미니어처 온실 창문을 잘못 붙였거든요.”“그걸 지금 발견했어요?”“네.”하늘이 웃었다.“집 가서 다시 뜯게요?”단태는 잠시 고민했다.“아니요.”“왜?”“이미 완성했으니까 그냥 둘 겁니다.”하늘이 의외라는 듯 그를 봤다.“단태답지 않은데.”“취미인데 완벽하게 해야 할 이유는 없잖습니까.”하늘은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맞아요.”두 사람은 천천히 걸었다.어느 순간 단태가 멈춰 작은 식물을 바라봤다.둥근 잎이 층층이 붙어 있었다.“저거 예쁘네요.”“키우고 싶어요?”“조금.”하늘이 바로 말했다.“사요.”“집에서 죽이면 어떡합니까?”“그럼 다음에는 안 키우면 되죠.”“하늘 씨가 물 줄 겁니까?”“왜 내가 줘요?”단태가 하늘을 바라봤다.하늘도 그를 봤다.“단태가 키우고 싶은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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