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섬, 제주도 살육의 밤

짐승의 섬, 제주도 살육의 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By:  미친개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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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순결을 빼앗기고 사냥개로 다시 태어난 강력계 형사 김유라. 1년 전 상하이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대륙의 연쇄 강간살인마 주동치를 잡기 위해 제주로 부임한다. 때마침 한반도를 집어삼킬 태풍 하이탕이 몰아치는 가운데, 주동치는 만삭의 김인아가 탄 낚싯배에 올라타 유라를 향한 기괴한 광기를 번뜩인다. 부패한 권력과 포식자들의 덫 속에서, 유라는 마침내 잔혹한 트라우마를 끊어내기 위한 마지막 사냥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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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프롤로그

프롤로그

날씨까지 칙칙한 상하이의 눅눅한 밤공기는 욕망과 비릿한 피 냄새를 품고 있었다. 황푸강의 오색 조명마저 무채색으로 만들 광기. 대륙 전역에서 서른 명이 넘는 여성을 난도질한 도살자, 주동치는 군중 속에 숨어 숨을 죽였다. 155cm의 왜소한 체구였지만, 타고난 예리한 감각으로 인파 속에서 유독 하얗고 매끄러운 목덜미를 드러낸 채 길을 걷는 여자를 포착했다. 순간 세로로 쭉 찢어진 주동치의 가늘고 긴 눈이 짐승처럼 번득였다.

‘…!’

여자는 여행객 특유의 평범하고 수수한 차림이었지만 늘씬하게 뻗은 신체는 주변의 평범함을 압도했다. 특히 단아한 얼굴과 달리 옷감 너머로 터질 듯한 존재감을 뽐내는 풍만한 볼륨은 주동치의 아랫도리를 즉각적으로 달궜다. 한국인 특유의 윤기 흐르는 풍성한 머리칼, 그 아래의 투명한 피부. 여자가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관능적인 몸을 짓밟고 싶다는 욕망에 동치의 얼굴에는 개기름이 번들거리고 입가에는 추잡한 침이 흘러내렸다.

어두컴컴한 막다른 골목. 유라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동치의 굳은살 박인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유라에게는 예상치 못한 기습이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시멘트벽에 힘껏 눌렸다. 한 손으로 유라의 양 손목을 제압한 그는 다른 손으로 얇은 블라우스를 가차 없이 찢어버렸다. 주인을 잘못 만난 괴물처럼 왜소한 체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흉측하게 핏줄이 선 거대한 흉물이 헐떡이는 바지춤 사이로 흉포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안돼!”

유라의 비명은 짐승의 손에 가로막혔다. 찢겨나간 옷가지 사이로 억눌려 있던 하얀 유방이 탄력 있게 솟구쳐 올랐다. 거세게 요동치던 가슴이 자리를 잡는 순간, 차가운 밤공기에 노출된 돌기가 잘 익은 앵두처럼 꼿꼿해졌다. 공포에 질려 거친 숨을 내뱉을 때마다 가슴의 굴곡이 물결치듯 흔들렸다. 탐욕스럽게 침을 삼킨 동치는 정복감에 취해 주먹만 한 흉물을 그녀의 아랫도리에 밀어 넣으려 상체를 바짝 밀착시켰다. 짐승의 뜨거운 열기가 유라의 하복부에 닿으며 삽입을 시도하려는 바로 그 찰나였다.

치이익—!

서늘하게 가라앉은 유라의 눈이 부릅떠짐과 동시에, 주머니에 숨겨둔 최루 스프레이 분사액이 동치의 안구와 콧속 점막을 태워버릴 듯 파고들었다. 찰나의 순간 괴성을 지르며 동치가 나자빠지자, 유라는 하이힐 굽으로 바닥을 뒹구는 동치의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사타구니를 가차 없이 밟아버렸다.

“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동치를 뒤로한 채, 찢어진 옷자락을 움켜쥐고 미친 듯이 골목을 빠져나오는 유라의 가슴은 여전히 거세게 출렁였다. 그녀는 즉시 상하이 공안에 놈을 신고했다. 그녀가 제공한 제보는 대륙을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 살인마의 실체를 특정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유라는 찢어진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비행기에 올랐지만, 도망치던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 정보가 담긴 수첩을 현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짐승 같은 놈, 이제 감옥에서 썩게 될 거야.’

그러나 주동치는 공안의 포위망이 좁혀오기 직전, 현장에 떨어진 유라의 수첩을 챙겨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성폭행 미수 혐의로 신원이 특정된 이상, 체포되는 순간 연쇄 강간살인 행각까지 밝혀져 사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력범죄를 일삼던 그의 교활함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고 해안선이 복잡한 한국의 제주도로 향하게 했다.

위조 여권 속 ‘괘도한’이라는 이름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내려선 주동치는 충혈된 눈으로 주머니 속 유라의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놈의 뇌리에는 상하이의 그 골목, 찢어진 옷감 사이로 튕겨 나왔던 유라의 유백색 가슴과 공포에 질려 파들거리던 탄력 넘치는 육체의 감촉이 지워지지 않는 잔상으로 박혀 있었다.

“공기가 좋구먼. 김유라, 네년이 나를 지옥으로 밀어 넣었지?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이번엔 네년의 그 잘난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어서 내 밑에 깔아뭉개주마.”

주동치는 제주의 허술한 치안을 비웃으며 강간살인마의 본능을 깨웠다. 단순한 복수를 넘어, 손아귀에서 놓쳤던 그 압도적인 관능을 기어이 정복하고야 말겠다는 추잡한 갈증이 놈의 아랫도리를 묵직하게 달궜다.

유라 역시 놈이 제주에 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상하이에서의 치욕을 씻기 위해 스스로 사냥개가 되어 추격을 시작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놈의 거침없는 욕망과 사냥개의 서늘한 칼날이 서로를 향해 맞물리기 시작했다.

프롤로그2

스물여덟 김인아에게 결혼 생활은 서서히 목을 조여오는 교수형 밧줄이었다. 여고 신임 교사로서 늘 단정하게 잘 어울리는 반 묶음 머리와 흐트러짐 없는 옷매무새를 유지하며 교사로서 품위를 지켰으나, 정장으로도 감출 수 없는 그녀의 육체는 압도적인 굴곡을 드러냈다. 하지만 임신 8개월, 남산만 하게 부풀어 오른 배, 그녀의 존재는 장씨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인아 너는 애를 가진 애가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니? 아들 기 빨아먹지 말고 좀 웃어라.”

독사 같은 시어머니의 일침과 그 옆에서 거들며 비아냥대는 시누이의 시선은 인아를 산전 우울증의 깊은 늪으로 밀어 넣었다. 단정한 블라우스 위로 차오른 가슴이 답답함에 거칠게 들썩였으나, 그녀는 교사 특유의 절제된 표정 뒤로 수치심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 지옥 같은 일상에서 도망치듯 오른 제주 여행. 하지만 남편 장성봉은 여전히 '마마보이' 그 자체였다. 여행지에서마저 시어머니와 시시콜콜 잡담을 나누며 전화를 붙잡고 있는 남편을 보며, 인아는 차라리 검푸른 제주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기분 전환 좀 하자고. 배 타고 한 바퀴 돌면 속이 뻥 뚫릴 거야.”

남편의 무신경한 권유로 올라탄 작은 낚싯배. 그때 태풍에 대비해 정비만 하려고 했던 선장 김도진, 그는 남편의 뒤를 따르는 여자를 발견한 순간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듯 충격에 빠진다. 그러나 낚싯배에는 대륙에서 건너온 연쇄 강간살인마가 호시탐탐한 기회를 노린다. 마침내 출항한 청풍3호가 서귀포 포구를 벗어나자마자 하늘이 낮게 내려앉았다. 임신복 원피스 위로 드러난 인아의 풍만한 실루엣이 소금기 실린 바닷바람에 젖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쪽빛이던 바다는 어느새 그녀의 무거운 영혼을 집어삼킬 듯 검은 아가리를 벌리며 출렁이고 있었다.

‘무서워….’

거세게 일렁이는 파도에 배가 요동칠 때마다 인아는 한 손으로 만삭의 배를 감싸 쥐고 난간을 사력을 다해 붙들었다. 차가운 바닷물이 뺨을 때렸지만, 정작 그녀를 떨게 한 것은 자연의 위협이 아니었다.

갑판 구석,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웅크리고 있던 왜소한 남자. 주동치였다.

의도적으로 낚싯배에 숨어든 짐승. 살의와 독기로 가득 찬 그의 눈에, 난간을 위태롭게 붙잡고 있는 만삭의 여자가 들어왔다. 비바람에 젖은 원피스가 몸에 착 달라붙자 드러난 목덜미와 허리선이 낯익었다.

‘그… 계집 대신인가?’

상하이의 골목에서 자신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던 김유라. 주동치의 머릿속에서 인아의 실루엣과 유라의 잔상이 겹쳐졌다. 늘씬한 키에 풍만함이 넘치는 몸매는 판박이였다. 그러나 남산만 한 부푼 배를 움켜쥔 인아는 공포에 질린 채 배를 감싸 쥐고 웅크린 인아의 모습은 주동치의 뒤틀린 정복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저 볼록하게 솟아오른 배. 생명을 품은 채 떨고 있는 그 연약함이 주동치의 아랫도리를 지독하게 달구었다.

‘좋군. 아주 좋아. 그 계집 대신 네년을 갈기갈기 찢어주고 밟아주마.’

주동치의 시선은 집요했다. 인아의 뽀얗고 탄력 넘치는 살결을 훑고, 배 속 생명의 고동까지 탐하는 광기의 눈빛이었다. 인아는 본능적으로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소름을 느꼈다. 그녀가 떨리는 눈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남자는 비릿하게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고 있었다.

“자기야, 왜 그래? 멀미해?”

남편 장성봉은 아무것도 몰랐다. 바로 옆에서 짐승이 아내를 사냥감으로 점찍고 침을 흘리고 있는데도, 그는 그저 자신이 계획한 여행 서프라이즈가 성사되었다는 기분에 취해 불안에 떠는 아내를 무신경으로 대할 뿐이었다.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 솟구쳤다. 뱃머리에서 누군가의 비명이 터졌고, 그 혼란을 틈타 주동치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름 끼칠 정도로 낮은 단신의 그림자가 인아의 발치까지 길게 드리워졌다.

고립된 바다 위, 만삭의 아내를 버려둔 남편, 그리고 미쳐버린 짐승. 김인아는 이곳이 휴가지가 아니라 자신과 아기를 위해 준비된 잔혹한 처형대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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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날씨까지 칙칙한 상하이의 눅눅한 밤공기는 욕망과 비릿한 피 냄새를 품고 있었다. 황푸강의 오색 조명마저 무채색으로 만들 광기. 대륙 전역에서 서른 명이 넘는 여성을 난도질한 도살자, 주동치는 군중 속에 숨어 숨을 죽였다. 155cm의 왜소한 체구였지만, 타고난 예리한 감각으로 인파 속에서 유독 하얗고 매끄러운 목덜미를 드러낸 채 길을 걷는 여자를 포착했다. 순간 세로로 쭉 찢어진 주동치의 가늘고 긴 눈이 짐승처럼 번득였다.‘…!’여자는 여행객 특유의 평범하고 수수한 차림이었지만 늘씬하게 뻗은 신체는 주변의 평범함을 압도했다. 특히 단아한 얼굴과 달리 옷감 너머로 터질 듯한 존재감을 뽐내는 풍만한 볼륨은 주동치의 아랫도리를 즉각적으로 달궜다. 한국인 특유의 윤기 흐르는 풍성한 머리칼, 그 아래의 투명한 피부. 여자가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관능적인 몸을 짓밟고 싶다는 욕망에 동치의 얼굴에는 개기름이 번들거리고 입가에는 추잡한 침이 흘러내렸다.어두컴컴한 막다른 골목. 유라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동치의 굳은살 박인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유라에게는 예상치 못한 기습이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시멘트벽에 힘껏 눌렸다. 한 손으로 유라의 양 손목을 제압한 그는 다른 손으로 얇은 블라우스를 가차 없이 찢어버렸다. 주인을 잘못 만난 괴물처럼 왜소한 체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흉측하게 핏줄이 선 거대한 흉물이 헐떡이는 바지춤 사이로 흉포하게 고개를 쳐들었다.“안돼!”유라의 비명은 짐승의 손에 가로막혔다. 찢겨나간 옷가지 사이로 억눌려 있던 하얀 유방이 탄력 있게 솟구쳐 올랐다. 거세게 요동치던 가슴이 자리를 잡는 순간, 차가운 밤공기에 노출된 돌기가 잘 익은 앵두처럼 꼿꼿해졌다. 공포에 질려 거친 숨을 내뱉을 때마다 가슴의 굴곡이 물결치듯 흔들렸다. 탐욕스럽게 침을 삼킨 동치는 정복감에 취해 주먹만 한 흉물을 그녀의 아랫도리에 밀어 넣으려 상체를 바짝 밀착시켰다. 짐승의 뜨거운 열기가 유라의 하복부에 닿으며 삽입을 시도하려는 바로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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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긋난 인연
3월의 끝자락이었지만, 교사 임용 면접실 안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냉기가 감돌았다. 교육청 파견직으로 자료 보조를 맡은 김도진은 무심하게 수험자 명단을 넘기다 멈칫했다.[수험번호 307번 김인아]그가 고개를 든 순간 면접실 문이 열렸다.“수험번호 307번, 김인아입니다.”단정한 감색 정장 차림이었으나, 그 수수한 옷감조차 그녀의 숨겨진 압도적인 굴곡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낮게 묶은 머리 아래 드러난 하얀 목덜미는 한 손에 쥘 듯 가냘팠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정장 치마 사이로 보이는 늘씬한 종아리가 도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화려하지 않아서 더욱 파괴적인 단아함이었다. UDT 시절 사선을 넘나들며 다져진 도진의 기개가 무색하게도, 그의 아랫도리가 이유 없이 묵직해졌다. 저 여자는 꺾어버리고 싶을 만큼 깨끗하다고, 본능이 속삭였다.‘앉으세요.’도진은 자료를 정리하는 척하며 그녀를 관찰했다. 청아하면서도 떨림이 섞인 목소리, 젖살이 살짝 남은 뺨과 대조되는 깊고 슬픈 눈망울. 도진은 그 찰나, 그녀의 연약함을 품 안에서 짓이기고 싶은 비뚤어진 갈증과 세사의 풍파로부터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생경한 갈망 사이에서 지독하게 번뇌했다.최종 합격 발표일, 도진은 제 일인 양 명단을 확인했다.[김인아 – 최종 합격]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얼마 후 예비 교사 연수원 복도에서 도진이 목격한 것은 누군가와 통화하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웃는 인아의 모습이었다.“오빠, 저 끝나가요. … 네, 저도 많이 사랑해요.”달콤하게 젖은 목소리. 누군가에게 몸과 마음을 온전히 허락한 여자만이 낼 수 있는 음성이 도진의 고막을 찢었다. 도진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심장 한구석이 베인 듯 아렸다.‘임자가 있다고 해서 포기될 줄 알았나!’질투보다 더 묵직한 소유욕이 머리를 치켜들었다. 도진은 주먹을 꽉 쥔 채 발길을 돌렸다. 지금 저토록 환하게 웃는 ‘오빠’라는 남자가 그녀를 어떤 나락으로 밀어 넣을지, 그리고 자신이 그 끝에서 그녀와 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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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씨받이
모처럼의 휴일 아침이었지만, 집안의 공기는 평일보다 더 무겁고 습했다. 얇은 슬립 잠옷 위에 카디건 하나만 걸친 채 거실로 나선 인아는 멈칫했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휴대전화를 두드리는 여자, 시누이 장자영이 보였다. 서른여덟, 히스테릭한 노처녀 특유의 날 선 기운이 거실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인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어머, 언제 오셨어요?”자영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코웃음을 쳤다. 꼬고 있는 다리를 까닥거리며 그녀의 시선이 인아에게 닿았다. 순간, 자영의 눈동자가 질투와 모멸감으로 뒤틀렸다.잠결에 살짝 부스스한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인아의 얼굴은 얄밉도록 또렷했다.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임에도 잡티 없는 투명한 피부와 짙은 눈썹, 도톰한 입술은 청초하면서도 에로틱한 분위기를 풍겼다.하지만 자영의 신경을 가장 거슬리게 한 것은 인아의 몸매였다. 카디건 사이로 드러난 얇은 슬립 천 너머로, 인아의 풍만한 가슴이 탄력 있게 솟아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출렁이는 볼륨과 잘록한 허리, 그 아래로 이어지는 골반은 자영으로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타고난 무기였다.‘저년은 선생질하는 년이 몸뚱이는 왜 저렇게 천박해?’자영은 자신의 빈약한 가슴과 대비되는 인아의 압도적인 볼륨에 치밀어 오르는 열등감을 숨기지 못하고 쏘아붙였다.“뭐야, 이제 일어나는 거야? 이 집은 며느리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빠져 자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나 보지?”인아는 순간 숨이 막혔다. 모처럼 쉬는 날조차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때 안방 문이 열리며 시어머니 강미숙이 기다렸다는 듯 걸어 나왔다. 그녀는 자영의 편에 서서 인아를 몰아붙였다.“아니, 자영이가 오랜만에 왔는데 새아기 너는 인사도 제대로 안 하니? 도대체 친정에서 예의는 어떻게 배워먹었길래 이 모양이야?”부모님까지 들먹이는 독설에 인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눈가가 뜨거워졌지만, 여기서 울면 더 큰 모욕이 떨어질 것을 알기에 고개를 숙였다.“죄송해요, 어머님. 일어나셨어요? … 그리고 안녕하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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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 명의 여자
그날 저녁, 식탁 위에는 비릿한 증오가 감돌았다. 평소 화려하던 식단은 사라졌다. 강미숙은 인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수저만 놀렸다. 정적을 깬 것은 시누이 자영의 비아냥이었다.“아이고, 어떡해? 가끔 의사가 성별을 헷갈리는 일도 있다니까 벌써 실망하지 마. 그치, 엄마?”“그랬으면 좋겠다만… 장씨 가문의 첫 손주가 하필이면 딸이라니. 조상님 뵐 낯이 없다.”강미숙의 낮은 목소리가 주방에 울렸다. 인아는 모래를 씹는 기분으로 밥을 넘겼다. 목구멍이 막혀 오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밥상에 숟가락을 거칠게 내려놓았다.“도대체 너는 어째 그러니? 하는 짓이 성의도 없고 싹싹하지도 못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어미 노릇이나 하겠어?”“맞아. 시집 잘 와서 운 좋게 배만 불러놓고선 공주님이라도 된 줄 알았나 봐.”자영이 한술 더 뜨자 인아의 숟가락 끝이 가늘게 떨렸다. 그때 주방 문틈 사이로 남편 성봉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는 아내가 난도질당하는 장면을 관전하듯 지켜보고 있었다. 인아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재빨리 문틈을 닫아버렸다.방으로 돌아오자 성봉은 이미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 속 주식 화면에 몰두해 있었다. 인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까… 다 들었죠?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해줘요?”“엄마도 그냥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야. 네 마음 나도 아는데, 지금은 그냥 넘어가자. 임신 중이잖아. 괜히 예민하게 굴지 말고 잠이나 자.”성봉은 귀찮다는 듯 등을 돌렸다. 인아는 천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이 남자는 끝까지 내 편이 아니라, 잠재적 가해자인 남의 편이었다.며칠 뒤, 거실에서의 폭언은 절정에 달했다.“새아가, 네가 이 집안에 해준 게 뭐가 있니? 딸 하나 가졌다고 유세 부리는 거야? 대를 이을 아들이 있어야지!”“엄마, 그만 좀 해요. 인아 산전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잖아.”성봉이 마지못해 나섰지만, 자영은 과일을 깎던 과도를 테이블에 던지며 차갑게 웃었다.“요즘은 애만 가지면 다 산전 우울증이래. 내 참, 유세는!”인아는 대답할 힘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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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억눌린 자의 갈증
주동치였다.열도의 무인도로 탈출하기 위해 밀항선을 물색하던 주동치의 눈에 인아의 뒷모습이 들어온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만삭의 배를 감싸 쥔 채 위태롭게 걸어가는 인아의 정갈한 목덜미와 폭발적인 몸매의 굴곡을 발견한 순간, 주동치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상하이의 어두운 골목에서 자신에게 최루 스프레이를 뿜고 사타구니를 짓밟았던 김유라. 주동치의 시야 속에서 인아의 관능적인 실루엣은 자신에게 모욕을 주었던 유라의 잔상과 기괴하게 겹쳐졌다.유라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라를 압도할 만큼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아이를 잉태한 채 무방비로 떨고 있다는 사실이 놈의 뒤틀린 정복욕과 복수심을 광적으로 자극했다.‘찾았다… 김유라, 네년 대신 저 청순한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어주마.’상하이에서 당했던 모멸감을 저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에게 분풀이하겠다는 가학적인 쾌감이 놈의 전신을 지배했다. 열도의 무인도로 밀항 따위는 머릿속에서 소멸한 지 오래였다. 놈의 무표정한 얼굴 아래로 굶주린 짐승의 신경 세포가 박동하는 순간 바지춤 안의 비정상적인 흉물이 흉포하게 요동쳤다. 놈은 입술을 비릿하게 핥으며 청풍 3호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조타실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도진의 등줄기에 서늘한 전율이 흘렀다. 존재감 없는 사내의 눈빛 속에 담긴 짙은 광기. 그것은 오직 피 냄새와 여자의 비명을 쫓는 짐승의 안광이었다.검푸른 바다 위로 습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수평선 너머에서 기어오는 먹구름은 마치 악마의 아가리처럼 낚싯배를 노리고 있었다.청풍 3호의 갑판에 오른 주동치는 허름한 점퍼 안으로 손을 밀어 넣어 땀에 젖은 칼자루를 만지작거렸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듯 요동쳤지만, 그것은 공포가 아닌 짐승이 사냥 직전에 느끼는 비정상적인 도파민이었다.‘잡히면··· 바로 총살형이지.’수없이 복기했던 장면이었다. 차가운 벽 앞에 무릎 꿇린 채 뒤통수에 와닿는 총구의 서늘함. 하지만 주동치는 죽음 앞에서조차 반성이 없었다. 오히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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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폭풍전야
낚싯배의 엔진이 비릿한 매연을 뱉으며 공회전했다. 조타석에 앉은 도진이 서늘한 눈빛으로 갑판의 세 사람을 훑으며 입을 열었다.“출항 전, 각자 신분증을 제시해 주세요. 해경에 승선자 출항 신고용입니다.”성봉은 기다렸다는 듯 나섰다.“아유, 요즘 당연히 하는 절차죠?”그는 싹싹하게 자신과 인아의 신분증을 내밀었다. 도진의 시선이 인아의 이름 석 자와 증명사진에 머물다, 이내 마지막 인물에게 향했다.“그쪽 분은요?”구석에 먼바다만 보고 있던 주동치는 못 들은 척 딴전을 피웠다. 도진이 한 걸음 다가가 재차 재촉하자, 그제야 마지못해 품 안에서 낡은 여권을 꺼냈다.도진은 여권 사진과 왜소한 남자를 날카롭게 대조했다. 자신의 머리 하나보다 작아 보이는 단신, 가늘게 찢어진 눈에 특징 없는 얼굴. 하지만 도진의 냉철한 감각은 놈의 눈동자 속에 숨겨진 짐승의 기운에 순간 움찔했다.“괘도한 씨, 확인됐습니다.”도진은 앱으로 정보를 전송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주동치는 안도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 수십 명의 여자를 유린하고 도살하면서도 단 한 번도 꼬리가 밟히지 않았던 ‘왜소한 체구, 돌아서는 순간 기억나지 않는 얼굴’. 그것이 그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였다.“귀중품은 선교에 보관하겠습니다. 분실 위험이 있으니 맡겨주시죠.”성봉이 가방을 건네자, 옆에 있던 인아가 작은 손가방에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냈다. 아이들이 선물했다는 손바닥 모양의 메달이었다. 물건을 건네받는 순간, 도진과 인아의 손끝이 스쳤다.‘···어디서 봤는데.’인아는 도진의 강렬한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묘한 데자뷔를 느꼈다. 도진은 울렁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메달을 소중히 받아 넣었다.이윽고 출항을 알리는 짧은 경적이 울렸다. 배가 선착장에서 멀어지자, 주동치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 감춰진 흉포한 본색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는 난간에 기대어 무심하게 바다를 보는 척했으나, 모든 신경은 오직 한 곳, 김인아에게 쏠려 있었다.‘씨팔, 보면 볼수록 물건이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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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검은 바다 요동치는 욕망
김인아는 부쩍 조바심이 났다. 임신부 특유의 짙어진 체취와 비릿한 바다 내음이 섞여 그녀의 어지러움을 부추겼다.“오빠··· 우리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요. 바람이··· 바람이 너무 신경이 쓰여요.”인아가 사르르 떨리는 손으로 성봉의 셔츠 깃을 붙잡았다. 간절한 호소였다. 그러나 성봉의 눈은 이미 렌즈 너머의 허상에 고정되어 있었다.“에이! 인아 당신은 걱정도 팔자라니까! 이 정도 파도가 딱 스릴 있고 좋은 거야. 우리 아롱이도 뱃속에서 바다 구경하니까 기분 좋아서 발길질하는 것 봐.”성봉은 오히려 인아의 허리를 낚아채 철제난간으로 더 바짝 밀어붙였다. 만삭의 배가 차가운 철제난간에 압박당하는 줄도 모르고, 그는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인아, 거기 잠깐만! 지금 원피스가 몸에 착 붙어서 몸매가··· 와, 장난 아니다. 진짜 섹시해. 아롱이 낳기 전 최고의 베스트 컷이라니까! 자, 좀 더 활짝 웃어봐!”성봉의 철없는 환호 뒤로, 갑판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던 주동치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시선은 이미 인아의 하얀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바람에 젖어 원피스 위로 도드라진 가슴의 굴곡과 팽팽한 복부에 꽂혀 있었다.‘씨팔··· 저 정도로 부풀었으면 한 손에 다 들어오지도 않겠군.’주동치는 혀끝을 내밀어 갈라진 입술을 핥았다. 155cm의 단신임에도 그가 뿜어내는 살의는 갑판의 공기를 순식간에 동결시켰다. 그는 대륙에서 임신한 여자를 짓밟았을 때의 감촉을 떠올렸다. 배를 짓누를 때마다 터져 나오던 그 눅눅한 신음과 임신한 아기를 보아 살려달라며 울부짖던 여자의 절망적인 눈망울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바지 주머니 속 주동치의 손이 비정상적으로 맥동하는 자신의 흉물을 훑었다. 그는 이미 머릿속으로 수천 번 인아의 옷을 찢어발기고, 그 거대한 배 위로 제 몸을 겹치는 상상을 마친 상태였다.그때였다.쿵-!마치 수중 폭탄이 터진 듯, 낚싯배 밑창 전체가 들썩이며 묵직한 충격음이 배를 흔들었다.“악!”갑작스러운 요동에 성봉이 손에 쥐고 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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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냥개 탄생
김유라에게 1년 전 상하이 뒷골목은 단순한 범죄 현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완벽했던 그녀의 인생을 단숨에 사지로 몰아넣고 영혼을 도살한 지옥의 입구였다.전도가 창창한 대기업 전략기획실과 경찰 공무원 수석합격을 동시에 거머쥔 재원. 훤칠한 키와 탄탄한 몸매,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서늘한 미모는 가는 곳마다 사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진로를 고민하며 홀로 떠난 상하이 여행길에서, 그녀는 평생의 영혼을 갉아먹을 악마와 마주하고 말았다.비릿하고 습한 공기가 가득했던 상하이의 어두운 골목. 주동치의 억센 손아귀가 멱살을 낚아채 벽으로 짓눌렀다."이 씨팔 년, 감히 어디를 째려봐?"블라우스 단추가 뜯겨 나가고 얇은 천 너머로 살점을 파고드는 압박감이 전신을 꿰뚫었다.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고 사타구니를 짓밟은 뒤 악착같이 도망쳤지만, 귀국 후의 삶은 이미 지옥이었다. 샤워실에 들어설 때마다 놈의 손길이 닿았던 가슴과 목덜미, 허벅지를 수세미로 살점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박박 문질러 닦았다. 피가 배어 나와도 멈출 수 없었다. 침대에 누우면 놈이 옷을 찢어발기던 환청과 함께 아랫배 밑바닥이 공포로 떨려왔다.‘죽여버릴 거야. 내 손으로 직접, 그 짐승의 숨통을 끊어놓겠어.’결국, 유라는 화려한 대기업의 길을 버리고 스스로 '사냥개'의 삶을 선택했다. 경찰학교 34주 합숙 교육 동안 남성 교육생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강도 훈련을 버텨냈다. 매일 밤 땀에 젖은 거울을 볼 때마다 놈이 움켜쥐었던 신체 부위를 더욱 단단하고 치명적인 무기로 단련하며 복수심을 태웠다.범죄심리분석관 경사로 임용된 그녀에게 운명처럼 전달된 대륙의 국제범죄 브리핑 자료. 6개 성을 떠돌며 서른 명이 넘는 여자를 살육한 연쇄 강간살인마, 상하이의 그 괴물이었다.“주동치···!!”놈의 이름을 씹어뱉는 순간, 1년 전 놈의 손길이 스쳤던 아랫배가 지독하게 떨려왔다.‘네놈이 감히 제주로…’놈이 위조 여권을 들고 제주도로 밀항 입국했다는 첩보를 확인하자마자, 유라는 망설임 없이 모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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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짐승의 상륙, 사냥개의 감각
백합처럼 순진무구했던 명문대 신입생 김유라가 폐건물의 곰팡냄새 속에서 짐승에게 무참히 유린당한 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날 밤, 콘크리트 바닥에 흩뿌려졌던 처녀의 선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유라의 심장 깊은 곳에 응축되어, 놈의 목줄을 끊어버릴 치명적인 독이 되었다.김포공항 로비, 제주행 여객기를 타기 위해 걷는 유라의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약속이라도 한 듯 멈춰 섰다.선글라스를 벗어 가슴팍에 꽂는 그녀의 이목구비는 이제 단아함을 넘어 서늘한 칼날 같았다. 하지만 정작 남성들의 본능적인 침을 삼키게 만드는 것은, 경찰학교의 혹독한 훈련과 트레이닝으로 빚어진 그녀의 압도적인 하드웨어였다.타이트한 검은색 슬랙스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경찰학교 조교들과 거친 격투로 다져진 그녀의 둔부는 말 근육처럼 단단하면서도 풍만하게 솟아올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지 밑단이 뜯겨나갈 듯 위태로웠다. 8년 전, 짐승의 위협에 사시나무처럼 떨던, 길고 가늘었던 그 다리가 아니었다. 이제 그녀의 허벅지는 놈의 허리를 조여 질식시킬 만큼 탄탄하고 묵직한 힘을 품고 있었다.“하아…!.”지나가는 사내들의 눈길이 그녀의 비대칭 허리에 머물렀다. 한 손에 잡힐 듯 잘록한 허리는, 오히려 그 위로 솟구친 비현실적인 볼륨감을 더욱 극대화했다.얇은 실크 블라우스 위로 비치는 유라의 가슴은 8년 전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풍만해져 있었다. 브래지어 컵이 감당하기 힘든 듯 정면으로 툭 불거져 나온 가슴의 무게감은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출렁이며 시각적인 압박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 탐스러운 살결 안쪽, 왼쪽 쇄골 근처에 자세히 보면 8년 전 짐승의 칼날이 남긴 흉터가 낙인으로 남겨 있었다.유라는 자신을 훑는 음란한 시선을 서늘한 눈빛 한 번으로 베어버렸다.‘덤벼봐. 내 몸에 손을 댄 짐승은 어떻게 파멸하는지.’제주 공항에 내리는 순간 습한 바닷바람이 유라의 뺨을 때렸다. 얇은 실크 블라우스가 바람에 밀착되며 터질 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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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또다른 포식자
절도있는 거수 경례와 함께 유라의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렸다.“8월 25일 자로 제주 광역수사대, 발령받은 김유라 경사입니다. 신고합니다!”책상에 비스듬히 앉아 서류를 보던 문부열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문 과장의 눈은 서류가 아닌, 유라의 잘록한 허리와 그 아래 팽팽하게 솟구친 둔부를 노골적으로 훑어 내려갔다.“아, 김유라 경사. 소문은 익히 들었지. 실력보다… 하드웨어가 아주 훌륭하다고.”문부열이 자리에서 일어나 유라에게 다가왔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진한 위스키 향과 비릿한 스킨로션 냄새가 유라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문부열은 유라의 앞에 멈춰 서서, 마치 물건을 감정하듯 그녀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내렸다. 단순한 격려라기엔 손가락 끝의 힘이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제복이 좀 타이트한 것 같은데? 경찰학교 예산이 부족했나, 아니면 김 경사 몸이 예산보다 더 넘치는 건가?”문부열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유라의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권총 홀스트가 닿아있는 허벅지 근처까지 문부열의 손이 슬쩍 스쳐 지나갔다. 유라는 본능적으로 몸이 굳었지만, 상관의 ‘스킨십’이라는 명분 앞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열심히 하겠습니다, 과장님.”“그래, 그래야지. 제주 바다는 육지보다 훨씬 거칠 거든. 김 경사처럼… 탐스러운 사냥개는 내가 특별하게 관리가 필요할 것 같군.”문부열은 유라의 귓가에 낮게 읊조리며, 그녀의 셔츠 깃을 정리해주는 척 손가락을 안쪽으로 밀어 넣어 쇄골 근처의 살결을 툭 건드렸다. 순간 8년 전 폐건물에서 느꼈던 그 소름 끼치는 감각이 유라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유라는 심리분석가로서 문부열의 눈에서 번들거리는 노골적인 음침함을 읽었다. 문 과장은 주동치를 잡으러 온 수사관을 환영하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영지에 새로 들어온 보기 귀한 여자를 감상하고 있었다.신고식을 마치고 집무실을 나오는 유라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주동치라는 짐승을 잡기 위해 들어온 이곳에서, 그녀는 벌써 또 다른 포식자의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왔음을 직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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