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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作者: 십일
3일간의 세미나 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이 났다.

마지막 날 저녁, 예정보다 길어진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환영 만찬이 열렸다.

세영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중간중간 동료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녀는 정중하게 웃으며 짧게 끊어냈다.

세영이 찾는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그러나 만찬장이 거의 다 찼을 때까지도, 세영이 찾는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주 교수님.”

“어? 구 교수? 무슨 일이에요?”

주성만 교수가 그녀의 부름에 걸음을 멈췄다.

“다들 오신 거죠? 유덕균 교수님이 안 보이시던데... 그리고 조재석 교수도요.”

주성만 교수는 턱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 유덕균 교수님은 오늘 오후 비행기로 일찍 떠나셨어요. 그래서 만찬에는 못 오셨고...”

그는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조재석 교수는... 못 봤어요? 글쎄,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아마 잠깐 왔다가 갔거나, 방에 계시겠죠. 둘 중 하나일 거예요.”

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만찬이 한창 무르익어가던 시간, 세영은 잠깐 자리를 비우겠다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씻고, 상쾌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서서 자연스럽게 메이크업하고, 긴 머리를 풀어 내렸다.

학회장에서의 냉철하고 차분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세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가야지.’

그녀는 문을 열고 나섰다. 그리고 몇 걸음 걸어, 재석의 방 앞에 섰다.

잠시 망설였지만, 곧 손을 들어 노크했다.

“조 교수, 안에 있어요?”

아무 대답도 없었다.

세영은 한숨을 쉬고 다시 한번 말했다.

“나, 구세영이에요.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조용했다.

세영은 눈을 감았다가 떴고, 다시 한번 힘주어 노크했다.

그때, 문이 살짝 열렸다.

“어...?”

세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밀어보자, 틈새가 더 넓어졌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살짝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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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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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32화

    동건은 와인잔을 받아 단숨에 들이켰다.정비는 옆으로 비켜서서 몸을 굽혀 동건을 위해 길을 열었다.“뭐 하는데?”동건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정비는 잠시 멍해졌다.“보스께서... 조이스 씨를 뵈러 가시는 줄 알았습니다만...”“허...”비웃음이 섞인 짧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가볍고, 그러나 노골적으로 깔보는 소리였다.“조이스? 걔가 뭘 안다고. 내가 걜 왜 봐?”정비의 눈에 놀람이 스쳤다.‘뭐지? 그토록 좋아해서 아버지까지 계산에 넣으며 데려오려던 그 조이스 아니었나?’‘설마... 사랑이 너무 깊어서 미움으로 바뀐 건가?’“그럼... 그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정비는 감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 보스의 태도는 너무 낯설었다.수년간 쌓아온 경험이 정비의 등을 누르듯 말해 주었다.지금 이럴 때일수록 절대 멋대로 판단하면 안 되고, 잘못 건드리면 죽을지도 모른다.“아버지 찾으러 돈 싸 들고 왔다며? 참 효자네.”동건은 무심하게 말했다.정비는 입을 꼭 다물었다.웃어야 할지, 맞장구를 쳐야 할지, 어느 쪽도 위험했다.“조이스는 암실로 데려가.”동건이 툭 던지듯 명령했다.정비는 한 박자 멈칫했다.“보스... 다른 곳은 어떨까요? 어제 도박꾼 둘을 처리한 곳이라... 아직 정리를 못 해서...”동건이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차갑고, 또렷하게 살기가 번졌다.정비는 온몸이 굳어버렸다.‘죽었다’라는 끔찍한 상상이 목덜미를 스쳤다.“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정비는 처음엔 좋은 소식 전하겠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왔지만, 돌아갈 땐 기세가 쏙 빠져 완전히 빈손으로 쫓겨나는 심정이었다. 까마귀보다도 못한 몰골로 말이다....문이 밀리는 소리가 들리자, 조이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정비 형님! 이제... 이제 아버지를 뵐 수 있는 건가요?”정비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아까 보이던 예의나 친절은 온데간데없었다.“그럼요. 따라오시죠.”‘내가 잘못 짚은 건가? 보스가 이 배우를 싫어했던 건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31화

    “오... 당신이 바로 앤드루 선생님의 아들이군요.”조이스는 곧장 말했다.“돈은 이미 준비했습니다. 이제 아버지를 뵐 수 있을까요?”“그게...”정비가 말을 흐렸다.조이스는 정비가 주저하는 이유를 돈 문제로 오해하며 급히 말했다.“오기 전에 이곳 규칙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습니다.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확인 가능합니다.”“아닙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요...”그때, 아까 정비에게 혼났던 경호원 중 한 명이 커피를 들고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드시죠.”“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조이스는 지금 온통 아버지 걱정뿐이라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을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무심코 거절했다.그러자 그 경호원은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얘졌다.정비가 담담히 말했다.“조이스 씨께서 사과받지 않겠다는데, 너희들이 알아서 내려가서 벌받도록 해.”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명의 다른 경호원이 앞으로 나서서 그 둘의 입을 막고 그대로 끌고 나갔다.조이스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이게 무슨 뜻이죠?”정비가 설명했다.“이곳은 손님을 소홀히 대하면 벌받습니다. 그게 여기 규칙이에요.”“벌이요? 어떤 벌을요?”“한 달 치 월급 압수.”조이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벌금을 내는 것쯤은 큰일이 아니니까.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정비가 덧붙였다.“그리고 매 열 대.”조이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등줄기로 싸한 기운이 흘러내렸다.정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아까 우리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계속하시죠.”“아버지를 뵙고 싶습니다.”“가능하죠. 문제 없습니다.”정비는 흔쾌히 대답했다.조이스는 긴장하며 앞으로 닥칠 온갖 난관을 예상했는데, 너무 쉽게 허락하는 모습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따라오시죠.”정비가 직접 앞장섰다.조이스는 그 안의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뒤를 따랐고, 옆에 서 있던 경호원들만이 서로 눈을 맞추며 숨을 들이켰다.‘대체 무슨 상황이야?’‘정비 형님이 직접 나서신다고?’‘저 사람, 뭐 그렇게 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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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9화

    “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마음의 상처나 추스르고 와. 기분 다 정리되면 그때 다시 나와.”수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조이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얇고, 보드랍고, 손끝에 감기는 머릿결의 느낌이 좋았다.‘아휴... 나는 왜 이렇게 강아지 상엔 약하지...’“정은이랑만 비교 안 하면, 너도 충분히 중요해.”그 한마디에 조이스의 입꼬리가 금세 올라갔다.“그래, 인정. 받아들일게.”“귀여워.”조이스가 수민에게 다가와 입술을 맞추려는 그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수민은 조이스의 어깨를 밀며 숨을 고르듯 말했다.“그만 장난쳐... 전화부터 받아.”“안 받아.”조이스는 핸드폰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리고, 그대로 키스를 이어갔다.수민은 웃음을 터뜨렸다....다음 날 아침, 조이스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다가 문득 전날 안 받은 전화를 떠올렸다.핸드폰을 확인하자, 발신자는 아버지였다.“이상하네.”“왜 그래?”수민은 식탁에서 토스트를 먹으며 물었다.“어제 전화가 우리 아버지 거였어. 근데 아버지가 지금 세렌느에 프로젝트 때문에 가 계시잖아. 그런데 발신 위치가 루메라로 찍혀 있어. 이상하지 않아?”“그러게... 한번 걸어봐.”“응.”조이스는 수민 옆에 앉아, 한 손으로 빵을 집어 들고, 다른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아버지...”잠시 침묵.조이스의 씹던 동작이 느려지더니, 곧 완전히 멈췄다.눈동자가 커지고 표정이 서서히 질려갔다.“제발, 우리 아버지 건드리지 마세요. 돈은 제가 가져갈게요. 지금 해외에 있어서 바로는 못 가요. 이틀만, 이틀만 시간 주세요.”통화가 끝나고 조이스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무슨 일이야?”수민이 걱정스레 물었다.“우리 아버지가 루메라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잡혔대. 이틀 안에 이백만 달러 안 가져가면 죽인대.”“그럴 리가... 아버님이 도박 같은 건 절대 안 하시잖아.”“그러니까. 분명 뭔가 이상해.”조이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곧장 침실로 들어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8화

    톡톡톡-정비가 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노크했다.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깐 자세.언제나 냉정하고 거칠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숨소리를 내는 것조차 삼가야 했다.안에서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그제야 정비는 얕게 숨을 내쉬며 문을 열었다.비싼 카펫 위로 조심스레 발을 디디고, 응접실을 지나, 자단목 향이 은은한 장식장을 돌아, 커다란 책상 앞에서 멈춰 섰다.“보스.”“죽었어?”책상 뒤에 앉은 남자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댄 채, 손끝으로 Glock17 반자동 권총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조명이 살짝 어두웠지만, 그 얼굴만은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했다.하얀 조명 아래 비친 피부는 핏기라고는 없었고, 광대뼈 옆... 손가락 반 마디 길이의 흉터가 선명했다.하지만 그 흉터조차도 남자의 외모를 해칠 수 없었다.오히려 더 위험하게, ‘차갑게 아름답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얼굴이었다.정비가 조심스레 말했다.“거의 다 됐습니다. 아직 숨은 붙어 있습니다.”남자가 권총을 탁, 책상 위에 내려놨다.“그래. 그럼 아들한테 연락해. 직접 돈 들고 오라고 해. 아니면...”‘직접’이라는 말에 담긴 미묘한 웃음.정비의 등골이 서늘해졌다.‘보스가 왜 굳이 그 남자를 판에 끌어들였을까? 돈 때문인가?’‘그 남자는 돈이 있긴 하지만, 카지노 전체를 움직일 만큼은 아니지.’‘복수? 그럴 리도 없을 거야.’‘보스는 A국 사람인데... 3년 전 루메라에 온 이후 단 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난 적이 없잖아.’상대는 이번이 첫 방문이니 원한이 있을 리가 없었다.‘그럼... 그 남자의 아들 때문인가?’정비는 전에 본 조사 파일이 떠올랐다.그 아들은 잘생긴 금발의 젊은 배우였다.파란 눈, 웃을 때마다 빛이 도는 얼굴.‘설마... 보스가 그 녀석을...’“하...”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정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머릿속이 잠깐 하얘졌다.‘그래서 그동안 여자엔 눈길 한번 안 주셨던 건가?’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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