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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작가: 십일
정은은 말을 멈췄다가, 이내 정정하듯 조심스레 말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그러자 지훈이 재빨리 받아쳤다.

“괜찮아요, 호칭이야 뭐... 부르기 편한 대로 부르면 되죠.”

강서원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 지금 정은이는 우리 막내아들의 여자 친구잖아. 재석이가 정은이보다 두 살 많기도 하고, 또 집에서는 막둥이고. 당연히 좀 더 친근하게 불러야지.”

말을 멈춘 그녀가 두어 초 뒤에 덧붙였다.

“세월 참... 어느새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려올 나이가 됐네. 우리가 안 늙을 수가 있나?”

조기봉이 헛기침하며 말했다.

“자자, 일단 식사하자. 음식 식겠다.”

“맞아요, 맞아요.”

사람들이 젓가락을 들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게, 재석은 조용히 정은의 그릇에 담긴 훈제 삼겹살 한 조각을 자기 쪽으로 옮겼다.

가장 아래쪽의 기름진 부분만 조심스레 떼어내고, 살코기만 다시 정은의 그릇에 살짝 올려놓았다.

“됐어, 먹어.”

재석이 나지막이 말했다.

“고마워요.”

정은은 조용히 웃으며 답했다.

‘이런 사소한 배려 하나에도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두 사람은 자신들만 아는 은밀한 행동이라 생각했지만, 이미 가족들 눈에 모두 들어가고 있었다.

지언은 갑작스레 눈꺼풀이 씰룩거렸고, 시선은 저절로 강서원의 얼굴로 향했다.

강서원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반찬을 집고 있었고,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진짜... 보통 분이 아니시네.’

지언이 시선을 돌리는 찰나, 지훈과 딱 마주쳤다.

두 사람은 짧은 눈빛을 주고받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식탁 위 음식들을 보면, 강서원이 꽤 신경 쓴 게 분명했다.

L시 지역 특유의 반찬 몇 가지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고, 하나같이 손이 많이 간 흔적이 느껴졌다.

맛도... 왠만한 맛집보다 나았다.

대화는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식사는 집중도 높았다.

정은은 남은 새우 세 마리를 재석이 손질해 주는 대로 다 먹은 뒤,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재석 씨, 이젠 본인 것도 먹어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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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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