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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Author: 십일
정은이 물끄러미 재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근데... 당신도 별로 놀라진 않은 거 같네?”

재석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고씨 가문이 외아들을 그렇게 쉽게 내줄 리가 없지. 무슨 수를 쓰든 막으려고 했을 거야. 이건 작은아버지랑 작은어머니도 이미 예상하고 계셨던 부분이야.”

“수민이는... 알고 있어요?”

“응. 작은아버지 말로는, 수민이가 꽤 차분하다고 하시더라. 표정도 안정돼 있었고, 목소리도 평소랑 다르지 않았대.”

정은은 그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행이네요... 그래야 내가 아는 수민이 맞죠.”

‘지나간 건 붙잡지 않고, 언제나 앞만 보고 나아가는 사람.’

정은은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이렇게 한바탕 뒤집히고 나니까, 이제 양쪽 집안 다 혼사는 입에 꺼내지도 못하겠네요. 그것만으로도 수확은 있었네요.”

‘조씨 가문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한...’

‘고동건이 감히 다시 수민이를 건드릴 수는 없을 거야.’

‘이걸로 정말 끝난 거지.’

문득 정은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렇게 잘 어울리던 애들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돼버린 걸까...”

재석은 그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수민이는 분명한 사람이야. 목표도 뚜렷하고, 자기 일은 스스로 판단하지. 누구한테 얽매이는 걸 싫어해.”

“근데 고동건은... 그게 안 되는 사람이야. 처음엔 아무 감정 없을 땐 괜찮았을 거야. 근데 마음이 생기니까, 그게 곧 집착이 된 거지.”

‘수민이가 숨 막힐 수밖에 없었어.’

‘그 애가 원하는 건 사랑이지, 감시나 구속이 아니니까.’

‘사람 본성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안 바뀌어.’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 괜히 있는 게 아니지.’

그 사이, 재석은 어느새 두 접시의 반찬을 더 볶아내 테이블에 올려놨다.

밥까지 퍼서 젓가락, 숟가락까지 세팅을 다 마치고 나자 정은을 불렀다.

“밥 먹자. 먹으면서 얘기해.”

정은은 자리에 앉자마자 밥상 위로 고개를 내밀며 감탄했다.

“우와... 냄새 진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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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30화

    “나...”정은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말을 멈췄다.정은은 화면을 슬쩍 보더니, 재석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아빠도 참.”터치 한 번에 통화가 연결되었다.“여보세요, 아빠?”[정은아, 밥은 먹었냐? 지금 뭐 하고 있었어?]“응, 밥 먹었어요. 지금 TV 보고 있어요.”소진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지금 혼자야? 조 교수는?]정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같이 있어요.”[크흠. 너희 둘, 진짜 사이 좋네...]정은은 아빠의 그 ‘크흠’ 하는 헛기침은 들었지만, 그다음 말은 너무 빠르고 애매하게 흘려버려서 잘 들리지 않았다.이미숙은 그런 소진헌을 흘겨보며 핸드폰을 내놓으라는 눈빛을 보냈다.[괜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전화 줘봐요.]소진헌은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내가 뭘. 그냥 사실 말한 건데...’‘지금 시간이 몇 신데, 둘이 붙어 있으면 그건 좀 그렇지 않냐고...’‘그래, 많이 늦은 건 아니지만 벌써 해도 졌고...’‘알긴 아는데... 머리로는 이해해도 막상 직접 이야기 들으니까 괜히 마음이 씁쓸한 거지.’이미숙은 남편의 속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얼른 전화를 넘겨받아 정은과 바꿨다.[정은아.]“엄마.”[있잖아, 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댁에 설 전에 먼저 들르려고 해. 거기서 미리 설음식 해드리고, 하루 전날엔 L시로 돌아가서 설 당일은 너 큰아버지 댁에서 보내기로 했어.]“그러면 나도 같이 L시로 갈까요?”정은이 물었다.이미숙은 웃으며 말했다.[너 편한 대로 해. 어디서 보내든 괜찮아.]그런데 그 말 뒤로 소진헌의 작고 낮은 투덜거림이 들렸다.[아니야, 정은아... 아빠는 네가 내려오길 바란단 말이야...][무시해, 무시. 너희 아빠는 체면에 목매는 사람이야. 네 큰아버지네, 작은아버지 가족은 다 모이는데, 우리 집만 빠지면 아빠 체면 구긴다고 생각하는 거지.][헛소리 하지 마! 나, 나, 나... 그렇게 허세 부리고 비현실적인 사람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29화

    정은이 물끄러미 재석을 바라보며 물었다.“근데... 당신도 별로 놀라진 않은 거 같네?”재석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고씨 가문이 외아들을 그렇게 쉽게 내줄 리가 없지. 무슨 수를 쓰든 막으려고 했을 거야. 이건 작은아버지랑 작은어머니도 이미 예상하고 계셨던 부분이야.”“수민이는... 알고 있어요?”“응. 작은아버지 말로는, 수민이가 꽤 차분하다고 하시더라. 표정도 안정돼 있었고, 목소리도 평소랑 다르지 않았대.”정은은 그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네요... 그래야 내가 아는 수민이 맞죠.”‘지나간 건 붙잡지 않고, 언제나 앞만 보고 나아가는 사람.’정은은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이렇게 한바탕 뒤집히고 나니까, 이제 양쪽 집안 다 혼사는 입에 꺼내지도 못하겠네요. 그것만으로도 수확은 있었네요.”‘조씨 가문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한...’‘고동건이 감히 다시 수민이를 건드릴 수는 없을 거야.’‘이걸로 정말 끝난 거지.’문득 정은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그렇게 잘 어울리던 애들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돼버린 걸까...”재석은 그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수민이는 분명한 사람이야. 목표도 뚜렷하고, 자기 일은 스스로 판단하지. 누구한테 얽매이는 걸 싫어해.”“근데 고동건은... 그게 안 되는 사람이야. 처음엔 아무 감정 없을 땐 괜찮았을 거야. 근데 마음이 생기니까, 그게 곧 집착이 된 거지.”‘수민이가 숨 막힐 수밖에 없었어.’‘그 애가 원하는 건 사랑이지, 감시나 구속이 아니니까.’‘사람 본성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안 바뀌어.’‘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 괜히 있는 게 아니지.’그 사이, 재석은 어느새 두 접시의 반찬을 더 볶아내 테이블에 올려놨다.밥까지 퍼서 젓가락, 숟가락까지 세팅을 다 마치고 나자 정은을 불렀다.“밥 먹자. 먹으면서 얘기해.”정은은 자리에 앉자마자 밥상 위로 고개를 내밀며 감탄했다.“우와... 냄새 진짜 좋아요!”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28화

    재석의 단호한 한마디에, 선우의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그는 아직 포기할 수 없었다.“조 교수님... 동건이 형, 진짜로 수민이 누나를 사랑해요. 그러니까 그 사랑을 잃을까 봐...”“그 두려움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거예요. 근데 이번 일로 전과까지 남게 되면... 형 인생은 정말 끝장나는 거예요.”재석은 무심히 눈썹을 살짝 올리고, 선우를 힐끔 바라봤다.“사랑이란 이름으로 범죄를 정당화할 수는 없어. ‘강요된 사랑’은 아무리 사랑이라는 말을 붙여도, 결국 범죄일 뿐이야. 사랑은 상대를 옭아매는 족쇄가 아니라, 자유롭게 두는 마음이야.”그 말을 듣는 순간, 선우는 더는 할 말이 없었다.바람 빠진 풍선처럼 주저앉아, 인도 옆에 털썩 앉아버렸다.그 사이, 재석은 이미 차에 올라탔다.정은은 차 문을 잡고 선우를 한번 돌아봤다.“선우야, 너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거 다 알아. 넌 할 만큼 했어. 그 다음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그렇게 말한 정은도 차에 올랐다. 마침 재석이 전화를 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수고 많으십니다. 장 형사님.”차창 밖으로 스치는 불빛을 바라보며, 정은은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동건이 어떤 사람인지 정은이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경찰이 개입해도, 결국 법의 빈틈을 피해가 갈 가능성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하지만 정은은 방금 선우에게 했던 말을 되새겼다.‘우린 해야 할 일은 했어. 그다음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재석과 정은이 집에 도착한 건, 이미 저녁 7시였지만, 창밖은 아직 어스름한 새벽처럼 어두웠다.둘은 말없이 커튼을 닫고, 간단히 씻은 뒤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다음에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중천을 지나 있었다.정은은 텅 빈 옆자리를 바라보며 살짝 눈을 찌푸렸다.‘언제 일어난 거지...?’그 자리에 더는 재석의 온기는 남아 있지 않았지만, 대신 주방 쪽에서 은은한 음식 냄새가 풍겨왔다.정은은 이불을 젖히고 몸을 일으켜, 슬리퍼를 꿰어 신고 천천히 냄새를 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27화

    원래대로라면, 동건이 이렇게 빨리 돌아올 리 없었다.재석, 정은, 선우가 예상한 시간보다 무려 20분이나 빨랐다.재석이 말했다.“정문 쪽 경보가 울렸어.”동건은 아마 그 경보를 받고 중간에 되돌아왔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빨리 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차가 멈추자, 전조등 불빛이 어두운 밤을 대낮처럼 밝히며 퍼졌다.동건이 차에서 내렸다. 얼굴은 잔뜩 어두워 있었고, 시선은 네 사람을 천천히 훑다 결국 수민에게 멈췄다.“대단한데. 이것도 못 막네.”수민이 차갑게 웃었다.“막아? 네가 뭔데 날 막아? 내가 네 애완동물이야, 아니면 네 소유물이야? 네가 지금 하는 짓이 날 감금한다는 사실, 너도 알고 있었네?”“조수민... 너 진짜 나갈 거야?”동건의 목소리는 낮고, 묘하게 눌린 듯한 아픔이 묻어 있었다.하지만 수민의 눈엔 어떤 감정도 없었다. 동정도, 흔들림도.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그래. 오늘 밤, 무조건 나가.”동건의 시선이 갑자기 선우를 향했다.“네가 도운 거냐?”선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동건 형, 어쩔 수 없었어요. 진짜 사람 가두는 건 좀 아니잖아요.”동건은 비웃듯 한숨을 내쉬었다.“아니긴 뭐가 아니야. 우린 커플이야. 연인끼리 싸우고 말다툼하는 정도는 흔한 일이야.”재석이 수민을 뒤로 숨기듯 앞으로 나섰다. 목소리는 단호하고 차가웠다.“이건 싸움이나 말다툼의 수준이 아니야. 넌 수민이를 감금한 거고, 그건 명백한 불법이야. 우리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 곧 도착할 거야.”그 말을 하며, 재석은 수민을 차에 태우려고 뒷문을 열었다.동건은 재석을 매섭게 노려보며 천천히 말했다.“이건 나랑 수민이 문제야. 네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재석은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나는 수민이 오빠야.”그 말과 함께, 그는 수민이 뒷좌석에 앉도록 조심스럽게 도왔다.차 문을 닫고, 재석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하나만 기억해. 수민이는 혼자가 아니야. 내 뒤엔 조씨 집안 전체가 있어. 그리고 넌... 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26화

    그 순간, 수민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날 뻔했다.“정은아... 오빠... 드디어 왔구나...”“지금 상황 어때? 나올 수 있어?”수민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흥분된 감정을 꾹 눌렀다.‘침착하자, 조수민. 지금은 울 때 아니야.’“안 돼. 정문은 지문 인식이라 못 나가고, 옆문이랑 복도는 전부 막혔어.”선우가 알아본 정보와 똑같았다.“지금은 창문밖에 길이 없는데... 너무 높아.”5층짜리 단독주택. 수민이 있는 곳은 꼭대기층이었다. 지상까지는 십여 미터. 그냥 뛰어내렸다간 뼈도 못 추릴 것이다.정은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뭔가 쓸만한 걸 찾기 시작했다.“밧줄 같은 거 없을까?”재석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없어. 아까 한 바퀴 돌면서 다 찾아봤는데 없더라.”“아!”선우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외쳤다.“뒤쪽 창고에 잡동사니랑 공구들 쌓아두는 데가 있어요! 거기 가 보면 밧줄 있을지도 몰라요. 내가 가볼게요!”말을 마치자마자 선우는 뒤편으로 달려갔다.잠시 후, 선우는 한 손에 두툼한 밧줄을 들고 돌아왔다.“이거 하나 있었어요. 고층에서 작업할 때 쓰는 안전 로프 같은 건데, 길이는 정확히 모르겠어요.”재석이 로프를 받아 들고 길이를 가늠해 봤다.“길이는 확실히 부족하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그는 고개를 들어 외벽을 살펴보았다. 그러다 3층 외벽에 돌출된 장식 구조물을 발견했다.“이 로프로 5층에서 3층까진 도달할 수 있을 거야. 수민이는 그거 타고 3층까지 내려오고, 내가 거기서 받치면 될 것 같아.”“그럼 3층에서 너희는 어떻게 내려올 건데?”정은 걱정스럽게 물었다.로프는 이미 5층에 설치되어 있고, 다시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했다.하지만 재석은 정은의 걱정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방법 있어. 수민이가 특수 매듭법을 배웠거든.”선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특수 매듭?”“응. 로프의 한쪽을 당기면 자동으로 매듭이 풀리는 방식이야. 수민이가 예전에 아웃도어 동아리에서 배웠다고 했었지.”3층에 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25화

    선우는 차 안에 앉아 동건이 급히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미안해, 형.’그는 진심이었다.만약 동건이 정말로 조수민을 감금하고 있는 거라면, 이건 단순한 연인 사이의 다툼이 아니라 범죄였다.‘지금이라면... 아직 되돌릴 수 있어.’그래서 선우는 일부러 동건을 불러냈다.시간을 벌기 위해.정은이 안에 들어가서 수민을 구출할 수 있게.만약 수민이 고소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대충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사건은 커지지 않을 것이고, 그게 모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이렇게 생각한 순간, 마음이 왔다 갔다 하던 선우도 결심이 섰다.동건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한 후, 정은과 재석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그리고 바로 차에서 내려 집 정문으로 향했다.“여기서 도박장까지 왕복하면... 최소 80분이에요. 그 말인즉슨, 우린 5시 전까지 수민이를 무조건 데리고 나가야 돼요. 만약 못 나가면...”정은은 시계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그럼 내가 먼저 간다!”선우가 소리치고는, 말 그대로 담장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원숭이도 울고 갈 클라이밍 실력 보여주지.’혼자 먼저 넘어간 선우는 안에서 손짓했다.“누나, 조 교수님도 이렇게 넘어와요!”하지만 정은이 재석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근데 선우야, 저 벽 옆에 있는 버튼... 그거 누르면 문 열리는 거 아냐?”“하?”선우는 고개를 돌려, 말한 대로 벽면의 작은 버튼을 눌러봤다.띠익-문이 천천히 열렸다.정은과 재석은 아주 자연스럽게 열린 문으로 걸어 들어왔다.“뭐야, 원래 다 같이 원숭이 되는 거 아니었냐?”선우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이동해 두 번째 철문 앞에 도착했다.“이번엔 내가 열어볼게.”선우가 손을 뻗어 문을 ‘톡톡’ 두드렸다.그 순간 경보음이 터졌다.삐빽! 삐빽!“야야야야야, 뭐야 이거!!”선우는 반사적으로 뒤로 세 걸음 튕겨 나갔다.정은과 재석도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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