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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Author: 십일
“재석 씨 출장 갔어요.”

정은이 말했다.

“어디로?”

이춘재가 물었다.

“M시에요. 모레쯤 돌아온대요.”

“아이고, 조 교수 운이 없네. 너 외할머니가 조 교수 좋아하는 반찬 두 개나 만들어놨는데.”

“그럼 제가 대신 좀 더 먹을까요?”

정은이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스쳤다.

“너도 참... 그래, 너라도 좀 더 먹어라. 요즘 너무 말랐어. 많이 바빴냐?”

이춘재가 이어서 말했다.

“네, 조금이요.”

그녀는 대답하면서 슬리퍼로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섰다.

심현빈이 눈에 띄자 정은도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오빠.”

그리고 표정은 평온했다.

정은은 오전에 일찍 온 터라 점심을 먹었지만 봉수진이 저녁까지 먹고 가라고 하도 성화하는 바람에, 결국 못 이기는 척 남았다.

현빈 같이 바쁜 사람도 웬일로 모처럼 시간을 냈다. 아마 이춘재, 봉수진 곁에 조금이라도 더 있으려는 마음일 것이다.

저녁을 먹고 시계를 보니 제법 늦은 시간.

정은이 일어섰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저 먼저 갈게요. L시 도착하면 연락 주세요.”

“그래, 알겠다.”

현빈이 옆에서 차 키를 챙기며 같이 일어났다.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이번엔 재석이 없는 틈.

현빈은 드디어 정은을 집까지 데려다줄 수 있었다.

‘왜 이렇게 길이 금방이지.’

‘왜 이렇게 차가 빠르지.’

속으로만 삼키며 도착한 동네 골목.

30분도 안 걸렸다.

“오빠,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전 이만 들어갈게요.”

“그래. 조심히 들어가.”

현빈은 정은이 올라가는 길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눌러 참았다.

결국 그는 자리에서 멈춘 채로, 그대로 서서 눈으로만 배웅했다.

“응.”

차문을 닫고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정은.

현빈은 시동을 걸지 않은 채, 그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 순간.

단지 앞에서 불쑥 튀어나온 그림자.

“하린 씨?”

‘또 유하린?’

“네!”

하린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저기... 할 말 있어요?”

“내 일, 다 정리됐다고 말하려고 왔어요. 상대가 합의해줘서, 사건도 종결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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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곤란한 일인데?”정은이 물었다.[일단 와봐요, 그때 얘기할게요!]하린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잠금 화면으로 돌아간 휴대폰을 내려다보던 정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재석이 물었다.“갈 거야?”“어딜...?”“유하린 도와주러.”“안 가요.”재석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좋아. 그럼 우리 집에 갈까?”그 말에 정은도 웃으며 그의 팔에 자연스레 팔짱을 꼈다....술집 앞.하린은 초조한 듯 이쪽 저쪽을 번갈아보며 서 있었다. 전화 통화가 끝난 지 이미 40분 가까이 지났는데도, 정은의 그림자는커녕 그림자 비슷한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다.‘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하린은 불안하게 발끝을 톡톡 찼다가, 다시 주위를 서성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옆의 건달 무리들은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건데? 시간 남아도는 줄 알아?”“조금만 더 기다려봐. 올 거야...”“아까 30분이면 된다며? 지금 그 시간 훌쩍 넘었거든?”하린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서, 어쩌겠다는 건데?”건달 중 한 명이 비죽 웃으며 손가락을 비볐다.“우리도 시간 쓰는 건데, 추가금 좀 줘야지?”하린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내뱉었다.“내가 이미 돈 줬잖아? 아직 판도 안 깔았는데 추가라니, 미쳤냐? 돈에 아주 환장했어?”“쳇. 겉보기엔 예쁘장하고 잘 차려입었으면서, 왜 이렇게 쪼잔하냐? 판 안 깐 건 니가 계속 기다리자고 해서 그러는 거잖아? 우리야 돈 받은 만큼만 일하러 온 거지, 네 시간 때워주러 온 줄 알아?”“너...”“한마디만 할게. 추가금 줄래? 아니면 우리 간다. 아, 혹은...”건달은 하린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삐딱하게 올렸다.“우리랑 재밌게 놀래? 그럼 돈 같은 건 필요 없는데. 잘만 얘기하면 다 풀어줄 수 있어.”“꺼져!”하린은 온몸이 떨리면서도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다 꺼져! 쓰레기 같은 놈들!”‘어쩌지, 진짜 안 오는 거야? 소정은...’“하, 경고하는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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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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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02화

    정은은 아무리 바빠도 틈틈이 오미선 교수에게 연락을 시도했다.듣자 하니, 연구팀은 호주에 도착한 뒤 한 달간 현지에 머문 후에야 맥스 군도로 향했다고 한다.그 한 달은 현지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정은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그 기간 동안 오미선 교수는 물갈이를 심하게 앓아 병상에 누워 지냈다.다행히도 연구팀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병세는 금방 잡혔고, 오 교수는 몸을 추스른 뒤에야 섬으로 출발했다.“다음엔 이런 일 절대 없게 해주세요!”정은은 걱정과 안도, 그리고 화가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매일 교수님께 전화도 드렸는데, 이렇게 큰일을 한 마디도 안 하셨다고요?!”수화기 너머로 오미선의 웃음소리가 잔잔히 흘러나왔다. 그 속엔 특유의 다정한 위로가 묻어 있었다.[너 걱정할까 봐 그랬지. 게다가 금방 괜찮아졌고, 이제 와서 말해봤자 괜한 걱정만 더하잖니.]“실은 제가 알면 귀국하라고 할까 봐, 그러신 거 아니에요?”정은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게 아니고...]“앞으로 뭐든 숨기지 마세요.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러셨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전 교수님 상태를 모르는 게 더 힘들어요.”“교수님이 혼자 밖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불안한데, 아무 얘기도 안 하신 상태로... 진짜 무슨 일 생기면, 저... 저 그때 진짜 미쳐버릴지도 몰라요...”점점 떨리는 목소리에, 오미선도 급히 다정한 약속을 건넸다.[알았어, 알았어, 약속할게. 무슨 일 있으면 꼭 바로 말할게. 그러니까 너도 너무 걱정 말고, 몸 좀 챙겨. 민지한테 들었는데, 요즘 맨날 밤샌다며? 그러면 안 돼, 알았지?]정은은 코끝을 훌쩍이며 말했다.“그럼 약속해요. 교수님은 교수님 잘 챙기시고, 교수님 제자들은 제가 잘 챙길게요.”[너는 정말... 그래, 그래, 정은아... 나... 너... 많이...]“여보세요? 교수님? 목소리가 왜 끊기지... 여보세요?!”[정은아, 또... 바람이 불... 신호... 안 좋아... 안...]뚝-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01화

    현빈은 그저 한 번 쓱 훑어보고는 곧 시선을 거둬들였다.정은이 바로 안심시켰다.“나 괜찮아요, 아는 사람 좀 만나느라 늦었어요. 금방 올라갈게요. 오빠도 이제 들어가요.”“그래.”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빈은 그대로 차 안에 앉아 정은의 방에 불이 켜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안도한 듯 차에 시동을 걸었다.톡톡톡-갑작스러운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현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에 쥔 손브레이크를 멈췄다. 그는 창문을 반쯤 내리자, 시선 끝에 여자의 얼굴이 들어왔다.“무슨 일이세요?”하린은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미소 지었다. 어슴푸레한 빛이 감싼 그녀의 모습은 마치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뭐지, 이 분위기는...’“안녕하세요, 저 유하린이에요. 정은 씨의... 친구쯤 되겠네요. 혹시 정은 씨 오빠세요?”현빈은 대답하지 않았다.하린은 어색할 법한 상황에서도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성도 ‘소’ 씨예요?”현빈은 그녀를 흘끗 보고는 짧게 말했다.“‘심’ 씨예요.”“처음 뵙겠습니다!”하린은 여전히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현빈은 대수롭지 않게 정은의 방 쪽 창문을 한 번 흘겨보고는 말했다.“이제 갑니다. 좀 비켜주시죠.”그렇게 말하며 창문을 올리려 하자, 하린은 재빨리 손을 창가에 올려 살짝 막았다. 살짝 수줍은 듯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처음 뵙는데... 카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현빈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안 돼요.”하린의 손끝이 살짝 떨리며 창문가에 머물렀고, 순간 웃음이 굳어졌다.하지만 금세, 그녀는 다시 환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아래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어딘가 여린 기색이 어려 있었다.“딴 뜻은 아니고요... 그냥 여기 있는 동안 친구 하나쯤 사귀고 싶어서요.”‘혹시...’하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을 이었다.“혹시 정은 씨처럼, 저 귀찮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래서... 저 피하시는 거예요?”현빈은 어쩐지 흥미가 동한 듯 물었다.“혹시... 우리나라 사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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