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99화

Author: 십일
“소정은 씨? 소정은 씨!”

두리가 몇 번이나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크게 소리칠 수는 없었지만, 두리의 표정은 점점 초조해졌다.

정은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번쩍 차렸다.

“상자, 원래 자리로...”

그러나 손은 이미 주안나 간호사의 차트를 빼내고 있었다.

두리는 지시대로 상자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정은이 짧게 말했다.

“가자.”

“네.”

두 사람은 올 때처럼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어둠 속으로 스며들듯 사라졌다.

안전한 곳에 도착했을 때, 두리가 겨우 숨을 고르려고 하는데, 정은이 말을 꺼냈다.

“오늘 밤 제가 두리 씨랑 같이 야식 먹었어요. 장소는 미식거리 강이네 식당, 메뉴는 곱창구이. 시원한 맥주도 곁들였고요. 누가 물어도 대답은 이거예요. 알겠죠?”

두리는 눈을 내리깔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심현빈 대표님이 물어도 똑같이요?”

정은은 단호히 끊어 말했다.

“제가 말한 건... 누구든...”

현빈도 포함이었다.

“죄송하지만, 심현빈 대표님은 제 고용주이십니다.”

정은이 웃었다.

“충성심이 대단하네요? 혹시 우리 오빠한테 신세라도 졌어요? 아니면 은혜?”

두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럼 단순히 고용관계네요.”

두리의 미간이 본능적으로 좁혀졌다.

정은이 덧붙였다.

“두리 씨가 저랑 야식 먹으러 오기 전에, 이미 제 개인 계좌에서 오만 달러가 국내 두리 씨 어머니 계좌로 송금됐어요.”

두리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며, 순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걱정 마요. 비밀 계좌고, 깨끗한 돈이에요. 출처도 합법적이고요. 두리 씨 어머니 계좌에 들어간 명분도 확실해요. 고향집을 팔고 받은 돈이라는 명목으로...”

두리의 싸늘했던 표정이 그제야 조금 풀렸다.

정은이 물었다.

“이제 저와도 고용관계로 봐도 무방하죠?”

잠시 침묵하다가 두리가 짧게 답했다.

“네...”

“좋아요. 그럼 고객의 프라이버시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기본적인 직업 윤리는 있겠죠?”

“있습니다.”

“제 말대로만 해요. 전 그걸로 충분해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20화

    겨우 점심 식사를 끝냈다. 바늘방석에 앉아서 하는 듯한 식사였다.이조화가 몸도 마음도 지쳐 방으로 돌아가려던 순간.“교수님, 잠시만요.”정은이 불러 세웠다.이조화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억지로 돌아섰다.“왜? 또 뭐가 남았어?”“있죠.”정은은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아직 그릇도 안 씻었고, 조리대도 안 치웠어요.”“그래서? 네가 시키는 대로 나더러 치우라는 거야?”정은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아니면요? 우철한 교수님도, 장원주 교수님도 다 씻고 치우셨어요. 설마... 이 교수님만은 특별하다, 더 고귀하다, 그렇게 생각하세요?”“네가 너무 앞서가는구나.”이조화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특별하다, 고귀하다가 아니라 단순히 역할이 다른 거지. 오늘 점심 준비는 같이했잖아. 그럼 네 일은 뭐야?”정은의 눈빛이 고요히 흔들렸다.“저도 당연히 할 일이 따로 있죠...”“됐어. 그러면 네가 설거지 하고, 내가 네 일을 대신 하지.”이조화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정은의 미간이 잠시 좁혀졌다.“정말 그렇게 하시겠어요?”“역할 분담을 조정하는 것뿐이야. 합리적이지 않니?”이조화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말려 올랐다.“알겠습니다.”정은은 숨을 내쉬며 씁쓸하게 웃었다.“그럼 제가 설거지할 테니, 교수님은 저기 있는 새우 좀 손질해 주세요. 껍질만 벗기시면 안 되고, 등 쪽 내장도 꼭 빼내셔야 해요.”“뭐라고?”설거지는 많지 않았다. 정은은 금세 마무리하고 주방을 나서려다 잠시 돌아봤다.작은 의자에 앉은 이조화 앞에는 싱싱한 새우가 가득 담긴 대야 하나.열 명이 넘는 인원이 먹을 양이라 그 수량은 엄청났고, 이조화가 처리한 건 고작 열 마리 남짓이었다.정은은 잔잔히 웃으며 말했다.“교수님, 수고 많으세요.”이조화는 대꾸하지 못했다....저녁 식탁은 그 어느 때보다 푸짐했다.투명하게 빛나는 새우살, 향이 진한 새우볶음, 그리고 마늘 소스 새우까지.전해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했다.“와, 껍질이 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19화

    이른 새벽, 하늘이 점차 밝아오고 해가 막 떠올랐다.정은은 언제나처럼 환하게 웃으며 연구팀을 배웅했다.그런데 유독 어색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조화였다.몇 달 동안 임시 책임교수라는 이유로 단 한 번도 남은 적 없었던 이조화는, 오랜만에 다른 이들을 내보내고 혼자 연구센터에 남는 기분을 다시 맛보고 있었다.그 감각은 낯설었다. 아니, 불편했다.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다른 이들이 밖에서 표본을 채집하고, 연구에 결정적인 성과를 내는 동안, 자신은 주방에 매여 하루하루를 밥 짓고 설거지하며 보내야 했던 그 시절로.‘왜 나만 이래야 하지?’‘나도 연구자고, 나도 교수인데... 왜 나만 이러냐고?’다행히 기회가 와서 책임교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이제 학교에서 ‘임시’라는 꼬리표만 떼어 주면 진짜로 책임교수가 될 수 있었다.이조화는 확신했다. 자신이 이끄는 연구팀은 2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이 교수님? 이 교수님!”“뭐지?”이조화가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돌렸다.정은이 웃음을 띤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하세요? 벌써 다들 멀리 가셨어요.”“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 않나?”이조화의 목소리는 차가웠다.그러나 정은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그냥 알려드리려고 했어요. 아침 식사 금방 식겠어요, 교수님. 드실 거면 따뜻할 때 드셔야죠.”“아, 그리고 한 시간 뒤에 부엌에서 뵐게요. 오늘은 소 곱창 조림을 할 거거든요. 어제 마을 주민한테서 직접 사 온 건데 손질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거예요.”“그래서 오늘은 미리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이조화의 표정이 굳었다....한 시간 뒤, 주방.큰 대야에 담긴 검은빛의 곱창이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이조화는 보는 순간 얼굴이 시커메졌다.요리를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았다. 저 내장을 씻어내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역겨운 일인지.하지만 정은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소매를 걷어붙이고 싱긋 웃으며 곱창 앞에 쭈그리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18화

    “네.”정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정은이가 연구센터에 나타난 순간, 짐작했어.”만춘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왜 나는 저런 제자를 못 만났을까... 오미선 교수님은 참 복도 많으시지.’‘하지만 끝내 그렇게 되시다니...’그날 저녁, 해질녘에 돌아온 교수들은 예상대로 또다시 뜨끈하고 맛있는 냄새 가득한 밥상을 마주했다.다음 날, 정은과 함께 연구센터에 남은 사람은 우철한 교수였다.그는 바이러스학 권위자로, 이미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 머리칼은 눈처럼 하얗게 세어 있었고, 짧게 자른 상고머리가 단정했다.정은은 그의 나이를 생각해, 애초에 그를 제대로 부엌일에 세울 생각은 없었다.“정은아, 내가 뭐 좀 할 게 없을까? 나도 요리 배우고 싶네. 언제쯤 가르쳐 줄 거야?”우철한이 먼저 말을 꺼냈다.‘세상에... 스스로 일감을 찾아오는 교수님도 다 있구나. 좋아, 그렇다면 해보시죠.’셋째 날, 이번에는 장원주 교수가 남았다.“정은아! 우 교수님이 그러는데, 너랑 같이 요리 배우는 게 그렇게 재밌다며? 우리는 언제 시작할까?”말하면서 벌써 소매를 걷어 올리며 들뜬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정은은 황당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교수님,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아세요? 아직 아침 여덟 시예요! 방금 아침 드셨잖아요. 벌써 점심 준비부터 하시게요?”“흠, 그러네. 조금 이르지?”장원주가 머쓱하게 웃었다....그 뒤로 10일 동안, 연구센터에 남는 사람은 날마다 달라졌다.정은은 차례대로 팀원들에게 요리를 가르쳤고, 그렇게 모두 한 번씩 국자와 칼을 잡아보았다.이조화를 제외하고는.“내일은 이조화 교수님 차례네요. 교수님도 기꺼이 남아 주시겠죠?”저녁 식사 후, 정은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이조화의 미간이 단번에 좁혀졌다.“나는 책임교수야.”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럼요. 저도 알죠. 이 교수님처럼 늘 ‘임시 책임교수’라는 자리를 잊지 않고 솔선수범하시는 분이 어디 있겠어요.”굳이 ‘임시’라는 단어를 또박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17화

    다음 날, 주광빈과 전해산은 모두 현장으로 나갔다.연구센터에는 만춘미가 남아 정은을 도우며, 동시에 요리도 배우기로 했다.만춘미는 오십을 갓 넘긴 듯한 나이였다. 크지 않은 키에 약간 통통한 체형. 얼굴에는 주름이 거의 없을 만큼 탄력이 있었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새치가 제법 많이 섞여 있었다.말투는 늘 차분하고 온화했다. 특유의 강단 있는 카리스마나 압박감 같은 건 전혀 없고, 오히려 동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자한 아주머니 같은 느낌이었다.“정은이는 손이 참 빠르네.”만춘미가 웃으며 칭찬했다. 그 미소에는 과장이 없었고, 그래서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정은도 웃으며 맞받았다.“제 국자 잡는 손이 교수님 수술칼 잡는 손에 비할 수 있겠어요?”만춘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비교하면 안 되지. 국자는 생활이고, 수술칼은 추구야. 생활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추구도 오래 못 가.”“교수님, 철학 공부도 하셨어요?”“흠... 학부 때 철학을 복수 전공했거든. 조금 아는 정도지, 뭐.”“어쩐지 교수님 말씀엔 늘 철학이 묻어나요.”정은이 웃으며 덧붙였다.‘칭찬은 절대 헛되지 않아.’만춘미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그 순간, 오십대 여성에게서 보기 힘든 소녀 같은 수줍음이 스쳤다.그러나 막상 팬을 잡게 하니, 그 순진함은 더 뚜렷해졌다.만춘미는 손발이 엉켜 허둥대며, 간장 하나도 구분하지 못했다. 맛간장이 생소하다는 듯 멈칫하더니, 정은이 ‘생간장 종류’라고 알려주자 그제야 무릎을 쳤다.“아, 이제 알았어!”딱 봐도 주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문제는 이미 쉰을 넘겼다는 사실.보통 이 정도 나이의 여성이라면, 아무리 요리를 안 해도 기본 상식 정도는 있을 법한데.만춘미의 시선은 어린 대학생처럼 맑았다. 그러나 그 눈빛 속에는 창피함과 난감함이 뒤섞여 있었다.“미안해... 집에서는 늘 남편이 밥을 했거든.”그녀가 조용히 털어놓았다.“연구팀에 합류하기 전에도 일부러 확인했어. 밥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16화

    이조화의 표정이 잠깐 굳어졌다. 그러나 곧 억지로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어디까지나 임시 배정일 뿐이지, 계속 이렇게 하자는 건 아닙니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해산이 제안을 꺼냈다.“앞으로는 예전처럼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하는 게 어떻습니까? 그게 가장 공평하고 합리적일 것 같은데요.”“하지만 저희는 요리를 못 하는데요...”누군가 조심스레 이의를 제기했다.전해산은 씩 웃으며 맞받았다.“오미선 교수님도 살아 계실 때도 다들 당번제 돌려가며 버텼잖아요. 결국 우리 다 살아남았고, 굶어 죽은 사람은 없었어요.”“그럼 그 방식이 충분히 가능했다는 증거죠. 정말 못 하겠으면 배우면 되지 않겠어요? 스승이 바로 여기 앉아 있는데. 물론 정은이가 좀 더 고생해야 하겠지만...”정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괜찮습니다. 기꺼이 알려드릴게요. 교수님들께서 연구에서 그토록 집요하게 파고드시는데, 부엌일이라고 못 배우실 리가 없잖아요.”“그럼 내가 제일 먼저 신청하겠네.”전해산이 손을 번쩍 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요리 좀 배워서 집에 가면 아내한테 한번 뽐내야지. 아마 깜짝 놀랄걸?”“나도 끼겠네.”주광빈도 바로 거들었다.다른 교수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망설였다. 그러다 정은의 얼굴을 보고, 다시 이조화를 흘깃 살폈다.긴 침묵이 흐른 뒤, 장원주와 우철한이 동시에 나섰다.“좋습니다. 우리도 배우지요. 사람은 평생 배우는 거라고 했잖아요. 설마 요리가 논문 쓰는 것보다 더 어렵겠습니까?”뒤이어 만춘미도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를 밝혔다.절반 가까운 인원이 전해산의 제안을 지지하자, 나머지 머뭇거리던 이들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찬성 쪽에 섰다.정은은 시선을 이조화에게로 돌렸다.그 순간, 이조화는 더 이상 웃지 못했고,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달빛이 희미하게 일렁이고, 파도 소리가 잔잔히 번졌다.세면을 마친 정은이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전해산과 마주쳤다.정은은 성큼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어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515화

    전해산이 옆에서 도와주니, 재료 손질은 정은이 크게 나설 일이 없었다.“전 교수님, 칼질이 아주 능숙하시네요. 요리를 못 하신다고는 믿기 어려운데요.”정은이 웃으며 말했다.전해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집에서 아내 심부름한 덕이지. 재료 손질, 설거지, 부엌 정리는 내가 수십 년을 해왔거든. 그러니 익숙할 수밖에. 다만... 볶음 요리는, 흠! 그건 말도 꺼내지 말자고.”정은은 눈빛을 살짝 굴렸다.“전 교수님, 오늘은 주 교수님도 현장에 따라가셨잖아요. 교수님도 연구센터에만 계시는 게 답답하시죠? 늘 이렇게 재료 손질만 맡으시고요.”전해산의 손이 순간 멈췄다....저녁 식탁은 또 한 번 푸짐하게 차려졌다.메인 요리 몇 가지가 나오는 순간, 교수들은 모두 의자에서 못 일어날 듯 접시에 시선을 고정했다.일단 밥부터 허겁지겁 비우고, 배가 불러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야, 어김없이 정은을 향해 칭찬이 쏟아졌다.교수들이라고 해서 좋은 음식을 못 먹어본 건 아니었다.하지만 왜 똑같은 재료인데, 정은이 하면 이렇게 맛이 달라질까?그때 이조화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입을 열었다.“정은이 요리 솜씨가 이 정도라면, 지금 당장 식당을 차려도 손색없겠군. 어제 이미 얘기했지만, 앞으로 연구센터 식사는 전부 정은에게 맡기기로 했다.”‘좋아. 네가 그렇게 요리를 잘하고 싶다니... 내가 도와주마.’이조화의 입가엔 더욱 깊은 미소가 번졌다.순간, 방 안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했다.처음에는 다들 환하게 웃었지만, 곧 낯빛이 하나둘 달라졌다.정은은 분명 박사과정을 밟으러 온 학생이다.연구 대신 부엌에 묶여, 냄비와 프라이팬에만 매달리라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정적이 흘렀고, 교수들은 서로 눈빛만 재빨리 주고받았다.정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떨구고 눈을 내리깔았다. 마치 힘없이 잡히는 작은 토끼처럼,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그럼에도 아무도 입을 열어 이 부당한 분위기를 깨려 하지 않았다.‘다들 이미 알고 있잖아. 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