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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Penulis: 십일

제1화

Penulis: 십일
알만한 사람들은 소정은이 강도겸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사랑은 자신의 생활도, 공간도 없이, 하루 24시간 강도겸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매번 이별 후 사흘이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와 재회를 청했다. 누구나 이별이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정은은 절대 그러지 않았다.

도겸이 새로운 연인을 안고 들어올 때, 방안은 오묘한 정적이 5초간 흘렀다. 그러자 정은은 귤을 까던 손을 멈추고 말했다.

“왜 다들 말이 없어? 나를 왜 봐?”

“정은아.”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도겸은 아무렇지 않게 여자를 안고 소파에 앉았다. 노골적이고도 태연했다.

“생일 축하해, 선우야.”

정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일인 선우를 생각하며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 않았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문을 닫을 때, 정은은 안에서 이미 대화가 시작된 것을 들었다.

“형, 정은이 여기 있잖아요. 미리 얘기했는데 왜 여자를 데려왔어요?”

“맞아! 도겸아, 이번에는 너무했어.”

“신경 쓰지 마.”

도겸은 여자의 허리를 매만지며 담배를 피웠다. 흰 연기 속에서 미소 짓는 모습이 마치 세상을 게임처럼 여기는 방탕한 사람 같았다. 남은 대화는 문이 닫혀서 정은은 듣지 못했다.

정은은 침착하게 화장실에서 나와 화장을 고치며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정말 비참하군.”

비참한 삶. 정은은 깊이 심호흡하며 결심했지만, 방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정은은 참을 수 없이 문손잡이를 꽉 쥐었다.

도겸은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있었고, 타액이 두 사람 사이에서 티슈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웃으며 소란을 피웠다.

“역시 도겸이네! 제대로 놀 줄 알아!”

“분위기 끝내주네, 한 번 더!”

정은의 문손잡이를 잡은 손이 떨렸다. 이 사람이 자신이 6년간 사랑한 남자라니. 지금, 이 순간 그저 헛웃음만이 났다.

“야, 그만해.”

누군가가 작게 경고하며 문 쪽을 가리키자, 모두가 일제히 그쪽을 보았다.

“정은, 돌아왔네? 이거 다 장난이야, 신경 쓰지 마.”

하지만 도겸은 말을 끊고 말했다.

“정은아, 오늘 여기서 만난 김에 우리 얘기 좀 하자.”

“그래, 말해.”

“이제 지루해졌어. 우리 끝내자.”

정은은 손가락을 꽉 쥐었고,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었다. 그러나 정은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6년간의 감정이 결국 지루해졌다는 한마디로 끝나버렸다.

“이 사람 좋은 여자야. 그래서 기회를 주고 싶어.”

정은은 무감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우리 헤어졌지만, 여전히 친구야. J시에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날 찾아.”

“필요 없어.”

정은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헤어졌으면 깔끔하게 끝내야지. 그래야 그분한테도 공평하지.”

정은의 말에 도겸은 약간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선우야.”

정은은 오늘의 주인공 전선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생일 축하하고 다들 즐겁게 놀아. 나는 먼저 갈게. 저기 있는 귤은 내가 깐 거니까 모두 먹어, 아깝게 버리지 말고.”

도겸은 과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귤은 예외였다. 하지만 까다로운 도겸은 귤의 흰 껍질을 모두 제거해야만 먹었다.

몇 년 동안, 정은은 도겸에게 매일 비타민을 보충해 주기 위해 귤을 까서 흰 껍질을 모두 제거하고 접시에 담아 그에게 주었다. 도겸이 기분이 좋을 때, 정은을 안고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내 여자친구는 너무 착해, 이렇게 현명하다니. 정말 결혼하고 싶게 만들어.”

도겸은 항상 정은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지만, 결코 줄 생각은 없었다.

“내가 운전기사 보내줄게.”

“필요 없어, 차 불렀어.”

그러자 선우가 말했다.

“정은 누나, 제가 문 앞까지 데려다줄게요.”

하지만 정은은 손을 들어 거절하고, 뒤돌아 떠났다.

“형, 이번엔 정말 화난 것 같아요.”

“그럴 리 없어.”

“맞아, 둘이 얼마나 많이 싸웠는데? 매번 정은은 며칠 뒤에 다시 돌아와, 다음 모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번엔 5일.”

“나는 6일.”

도겸은 열린 방의 문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

“나는 세 시간, 그때 되면 다시 돌아올 거야.”

“형이 이기겠네요. 정은이가 형을 미친 듯이 사랑하는 걸 온 세상이 알잖아요.”

“하, 왜 나는 이렇게 날 사랑해 주는 여자가 없을까?”

“너? 꿈 깨!”

“하하하!”

...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고 정은은 짐을 싸는 데 30분을 보냈다.

정은은 이곳에 3년을 살았지만, 작은 짐가방 하나에 다 담을 수 있었다. 옷장에 입지 않은 명품 옷들과 착용하지 않은 보석들은 손대지 않았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벽에 가득한 전문 서적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 있었기에, 책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화장대를 바라보며 정은이 서랍을 열자, 그 안에는 100억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수표 아래에는 토지 증여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비록 교외 지역이지만, 금액으로 치면 40억 정도는 될 것이었다.

이 두 가지 모두 도겸이 서명한 것이었고, 그들이 이별을 고할 때 도겸이 남긴 것이었다. 도겸은 정은이 가져갈 배짱이 없다고 확신했다.

‘6년을 140억으로 바꾼 거랑 같네.’

정은은 갑자기 그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몇 명의 여자가 그 정도 금액을 받을 수 있을까? 정은은 두 가지 모두를 가방에 넣었다. 주는 것을 굳이 안 받을 필요는 없었다. 또한 감정을 잃었을 뿐 돈을 얻지 않았는가? 정은은 흔한 로맨스 소설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었다.

“여보세요, 청소 업체죠? 급한데 가능한가요?”

“네, 대청소요. 돈 더 드릴게요.”

정은은 열쇠를 현관에 두고 택시를 타고 친구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청소 아주머니가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아가씨, 이 물건들을 다 버리실 건가요?]

“네, 알아서 처리하세요.”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 도겸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고, 청소는 이미 끝나 있었다. 몸에 진한 향수 냄새가 코를 찔러 두통이 났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소파에 앉았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주방에서 익숙한 그릇 소리가 들렸다. 도겸은 담요를 걷어내며 일어나, 한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다른 손으로 물컵을 집으려 했다. 하지만 물컵이 없어서 손을 멈췄다. 그리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돌아와서 담요도 덮어주면서, 꿀물은 왜 준비하지 않은 걸까? 이런 소심한 반항은 이제 더 이상 지겹지 않나? 하...’

도겸은 일어섰다.

“오늘은 네가...”

“도련님, 일어나셨군요?”

“순자 이모님?”

“세수하시고, 2분만 더 기다리시면 아침 식사가 준비됩니다. 추위에 떨지 않도록 난방을 틀었고, 걱정되어 담요를 하나 더 덮어드렸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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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
으므므ㅡㅁ 너무 재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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