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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Author: 십일
“이제 들어가셔도 돼요.”

직원 뒤에는 양옆으로 나뉘어 열리는 커튼이 있었고, 안쪽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커튼 사이로 어둠이 깔린 통로가 보였다. 간간이 비명이 들려오자, 조수민은 긴장한 채 침을 꿀꺽 삼키고는 소정은의 손을 꼭 잡고 천천히 안으로 걸어갔다.

정은은 그런 수민을 거의 끌어당기듯이 데려갔고, 수민의 겁먹은 모습을 보고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우리 그냥 가지 말까?”

“안 돼! 여기까지 왔잖아!”

왔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가 한 사람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었다.

수민은 무섭다고 하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용감한 척하며 정은을 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갑자기 한 공포 인형이 튀어나오자 수민은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아아아! 정은아, 살려줘!”

그때, 강도겸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방금 누군가 정은아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그 익숙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도겸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한편, 서연희는 도겸이 잠시 멍해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겁먹은 표정으로 도겸의 팔을 꼭 끼고 말했다.

“오빠, 나 무서워요. 오빠가 나 지켜줄 거죠, 그렇죠?”

도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래.”

앞은 너무 어두워, 간간이 깜빡이는 붉은 불빛만 보였다. 연희는 도겸의 팔을 꽉 붙잡고, 두려움에 몸을 더욱더 도겸 쪽으로 기울였고, 스스로 나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어느 순간, 얼굴의 반이 떨어져 나가고 피가 묻은 여자 귀신 분장을 한 실물 NPC가 나타나자, 연희는 소리를 지르며 더욱더 도겸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흑흑. 너무 무서워, 오빠, 귀신 나갔어요?”

연희는 두려움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을 도겸의 가슴에 묻었다. 도겸은 대충 연희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응, 없어졌어.”

조잡한 분장과 더러운 여자 귀신 복장은 도겸에게는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은이라면 이렇게 무서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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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
아무리 생각해도 갈때마다 만나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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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70화

    두 사람은 카트를 밀며 계산대로 향했고, 구입한 물건이 두 큰 봉투 가득 담겼다.정은이 손도 쓰지 못하게, 재석은 전부 자기가 들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재석은 두 봉투를 번쩍 들고 앞장서 걸었다.정은은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재석 씨, 천천히 좀 가요. 내가 뺏어갈까 봐 그래요?”재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당연하지. 네 눈빛이 벌써 들 준비가 된 것 같더라고. 앞장서는 게 제일 안전해.”‘야간 달리기를 하도 하더니... 봉투 들고도 속도가 안 줄어.’...집에 도착하자, 재석은 자연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은 후, 봉투를 주방까지 옮겼다.뭐가 냉장이고 뭐가 냉동인지 종류별로 분류하고 소분까지 마친 뒤에야 손을 털었다.그 사이 정은은 재료 손질을 다 끝내고, 벌써 조리를 시작할 참이었다.재석은 말없이 옆에 붙어 도왔다.두 사람이 식탁에 앉은 건, 한 시간 반쯤 지나서였다.테이블 위엔 정갈하게 차려진 세 가지 반찬과 국그릇.재석이 먼저 정은의 국을 떠주며 말했다.“따뜻할 때 마셔. 속이 편해질 거야.”“네, 고마워요.”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둘은 함께 싱크대를 정리했다.재석은 설거지를 담당했고, 정은은 그릇을 하나하나 마른 수건으로 닦아 찬장에 넣었다.모든 정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밤 10시.두 사람은 각자 노트북을 들고 거실로 와, 익숙하게 자리를 잡았다.말은 없어도, 공기 속엔 익숙하고 편안한 온기가 흘렀다.정은은 먼저 노트북을 덮었다.재석은 아직 메일을 확인하고 있었기에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욕실로 들어갔다.씻고 나온 정은은 드라이기를 들고 안방으로 향하려다가 재석의 낮은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어머니, 정은이한텐 이미 얘기했어요.”“갈지 말지는 정은이 선택이에요. 초대는 할 수 있지만, 응하는 건 본인 의사죠.”그다음 말은 한층 건조해졌다.“요즘 워낙 바빠서요. 핑계라고 생각하신다면... 믿든 말든 맘대로 하시고요.”전화기 건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재석의 표정은 차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69화

    재석과 정은은 함께 있어도 ‘달콤하게 붙어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대부분은 각자 노트북을 펴놓고, 자료를 정리하거나 논문을 수정하는 시간이었다.논의라도 할까 싶었지만, 한 사람은 물리학, 한 사람은 생명과학.간혹 교차 지점이 있긴 해도,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그런데도 정은은 이런 ‘같은 공간, 각자 집중’하는 시간을 꽤 좋아했다.노트북 화면과 치열하게 싸우다가, 고개만 돌리면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30분쯤 뒤, 차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두 사람은 바로 근처 마트에 들렀다.내일은 토요일.정은은 오랜만에 집에서 요리할 계획이었다.“이렇게 많이 사도 돼? 우리 둘이 다 먹을 수 있을까?”재석은 장바구니를 밀며 얌전히 그녀를 따라가고 있었다.정은은 앞에서 이것저것 고르면서, 고른 건 전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장바구니에 쏙쏙 담았다.‘흐름 끊김 없음. 실화냐?’“고기야 남으면 냉동시키면 되니까요.” “아, 재석 씨.”정은은 멈춰서서 뒤를 돌아봤다.“우리 냉장고, 지금 텅 비어 있는 거 몰랐어요?”재석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멋쩍게 웃었다.“미안, 몰랐어.”사실 두 사람이 집에서 요리한 지는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그럼 오늘은 우리 여자 친구 말대로 푸짐하게 사자.”생선 코너 쪽으로 걸어간 정은은 진열된 새우를 보고 멈춰 섰다.“저기요, 물 빠지는 바구니 하나만 주세요.”직원이 건네준 바구니를 받자, 정은은 새우를 하나하나 신중하게 고르기 시작했다.그때,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재석이 불쑥 말을 꺼냈다.“우리 어머니... 널 집에 한번 초대하고 싶으시대.”손에 들고 있던 새우가 살짝 흔들렸고, 정은은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돌렸다.“네...?”‘분명 얼마 전까진 분위기 안 좋았잖아...’그날 밤, 재석은 본가에 다녀온 후 평소와 달리 말이 없었다.그리고 정은을 보자마자 안아버렸고, 이상한 말을 하기도 했다.포기하지 말라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68화

    국제학술대회가 끝난 후에도 정은과 팀원들은 쉴 틈이 없었다.오히려 실험실에 머무는 시간이 예전보다 더 길어졌다.물론 학교 측도 약속을 지켰다.정은, 서준, 민지, 세 사람의 석박사 통합과정 자격이 공식 확정되어 전교에 공지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교내 경시대회 수상 혜택에 ‘석박사 통합 진학 우선권’ 조항이 새롭게 추가되었다.공지가 뜨자, 학과별 경시대회 열기는 사상 최고조에 달했다.“듣자 하니까 내년 국제 학술대회 참가 자리, 지금 완전 경쟁 과열이래.”민지가 실험 노트를 정리하며 말했다.“각 학과 지도교수가 자기 제자들 추천하려고 총장실에 줄 섰다던데?”정은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진짜 그렇게까지 해?”“언니, 그 이상이에요. 우리 학교, 바이오 유닛이랑 화학 분야만 대표팀 파견할 수 있잖아요. 근데 벌써 다른 학과들도 자리 좀 내달라고 학교에 건의 들어갔어요.”‘다른 명문대들은 다 들러리냐...’정은은 입꼬리를 씰룩였다.바로 그때 민지가 말을 이었다.“근데 뭐, 다른 곳에서 자리 뺏어오긴 힘들 테고... 결국 핵심 경쟁은 바이오 유닛이랑 화학, 그리고 관련된 기초 분야에 집중될 것 같아요.”“총장님 말씀으로는, 앞으로는 각 학과끼리 자체 경쟁으로 대표를 뽑겠다고 하셨어요.”“어떻게 경쟁하는데?”정은이 물었다.“당연히 실력으로 밀어붙이는 거죠. 국제수학 경시대회처럼, 단계별 예선에 여름과 겨울 집중 캠프까지. 거기서 살아남은 애들만 본선 가는 식으로요.”민지는 말을 마치며 혀를 찼다.“진짜, 우리가 이번에 참가해서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그 예선 뚫고 또 캠프 가고... 그랬어야 하잖아요.”서준이 조용히 말했다.“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이번에 참가해서... 분위기 띄운 거 아닐까? 그전까진 아무도 관심 없었는데, 우리가 우승하니까 갑자기 핫해졌잖아.”“그렇게 따지면, 사람들 너무 현실적이다.”민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4년 연속 탈락할 땐 아무도 안 가려고 하더니...’‘이제와서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67화

    “헤헤... 나 요즘 완전 너한테 물들었나 봐. 자꾸 너처럼 말하고, 너처럼 웃고, 너처럼 굴고.”세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뭐야, 그거 지금 칭찬이야, 아니면 비꼬는 거야?”“당연히 칭찬이지. 내가 너한테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몰라. 말투부터 표정까지, 거의 세영 따라잡기 중이야.”‘칭찬 한 번 들으면 끝을 모르네, 진짜.’세영이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호텔 객실.재석은 문을 닫자마자 겉옷을 벗고, 셔츠 단추도 반쯤 풀었다.정은은 캐리어를 정리하느라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여기 딱 펴놓으면 꺼내기도 편하겠죠? 그리고 이건...”말을 끝내기도 전에, 정은의 등 뒤로 확 와 닿는 뜨거운 체온.‘어...?’정은의 등은 재석의 가슴에 밀착됐다.그 체온은 유난히 뜨거웠고, 숨결도 귀 뒤로 따뜻하게 내려앉았다.“당신... 일단 좀 떨어져 봐요. 더워요.”하지만 재석은 오히려 더 꼭 끌어안았다.“자기야...”그가 부르는 정은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럽게 반복됐다.마치 주문처럼.“에어컨 좀 켤게요.”“됐어. 이 정도면... 그냥 옷 몇 개 벗으면 시원해져.”정은은 당황해 단추를 움켜잡았지만, 이미 남자의 손은 그녀의 셔츠 아래로 들어와 있었다.‘아, 밑단도 있었지...!’그 남자의 손바닥도, 품도 전부 뜨거웠다.“나... 아직 샤워 안 했어요.”정은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나도 안 했어.”“그럼... 나 먼저...”“같이 하자.”그 밤은 조용하지 않았고, 정은은 후회했다.‘어젯밤에 잠을 너무 푹 잤어... 낮잠까지 자서 더 최악이야.’그녀는 머리도 맑고 몸도 멀쩡했던 지라, 제정신으로 재석의 모든 요구에 다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 재석은 끊임없이 ‘정은’이라는 이름을 불렀다.톤도, 감정도, 상황도 다 다르게.그 이름이 이렇게 다정하고 절절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당신...”“자기야, 힘 빼. 너무 조이면 안 돼.”“...”달빛은 창으로 조용히 스며들었고, 밤은 길었다....다음 날 아침.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66화

    민지의 비명 같은 외침에 바깥 정원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물론 정은도 그 소리에 돌아봤고, 그 순간 정은의 시야에 들어온 건... 조금 떨어진 나무 아래, 웃으며 서 있는 재석이었다.그는 말없이 정은을 바라보고 있었고, 눈빛에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설마, 진짜 왔어?’정은은 두말없이 달려갔다.그리고 그대로, 재석의 품에 안겼다.“와아!!!”민지가 휘파람을 불며 외쳤다.“영화네, 영화! 너무 로맨틱해!”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서준을 흘깃 봤다.“서준, 너는 왜 나 저렇게 안 안아줘?”서준은 태연하게 말했다.“네가 먼저 뛰어든 적 없잖아.”“어, 그건... 그렇네? 다음엔 내가 먼저 해볼게!”서준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음엔 같이 개선하자.”‘뭐야, 둘이 지금 무슨 공사 계획이라도 세우는 거야?’옆에 둘의 대화를 갑자기 듣게 된 장민이 속으로 말했다....정은은 재석의 허리를 한 번 더 꼭 안았다가, 살짝 물러나면서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쳤다.“근데... 어떻게 왔어요?”“네가 보고 싶다고 했잖아.”“내가 언제요...!”정은은 억울하다는 듯 항의했다.“분명 당신이 날 보고 싶다고 했잖아요! 왜 말을 바꿔요!”재석은 천천히, 또렷하게 말했다.“그래,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거야.”정은의 뺨에 금세 홍조가 올랐다.“진짜... 미리 말이라도 하죠. 깜짝 놀랐잖아요.”“말했으면 지금 이 감동은 없었을걸?”재석이 장난스럽게 되물었다.“그건... 맞아요.”재석은 짧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원래는 호텔에서 바로 놀라게 해 주려고 했는데, 도착했더니 안 보이더라.”정은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언제 도착했어요?”“오후 4시.”지금은 7시가 되었다.“3시간이나 기다렸다고요?! 왜요? 방이라도 잡던가, 아니면 안에서 기다리던가...”재석은 조심스럽게 정은의 얼굴을 감쌌다.“그냥... 네가 먼저 날 봐줬으면 좋겠어서. 나도 네가 날 처음 봐주는 순간을 보고 싶었어.”정은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165화

    “응.”정은은 자리에 앉아 민지가 건넨 포크를 받았다.“어때요?”민지는 두 눈이 반짝이며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음, 맛있어!”정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들떠서 말했다.“그렇죠? 역시 언니 취향은 내가 안다니까요? 우리 이거 하나 더 시키는 게 어때요? 아니, 두 개로요!” 정은과 서준이 다 말문이 막혔다.케이크까지 깨끗이 비운 뒤, 다섯 명은 호텔로 돌아갔다.그날 밤, 모두 푹 잘 잤다.다음 날 아침, 폐막식 참석차 행사장으로 향했다.그런데 R국 대표팀은 아예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았다.민지가 먼저 말했다.“아니, 진짜 양심 있으면 못 오지.”서준이는 말을 더 붙였다. “안 오는 게 오히려 나아. 분위기 망칠 필요 없잖아.”장민이 들뜬 표정으로 속삭였다.“방금 들었는데, R국 팀, 아침 해도 뜨기 전에 공항 갔대. 도망치듯 귀국했지, 뭐.”오전 11시, 폐막식 종료.서비대 팀은 호텔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각자 방에서 휴식했다.그리고 오후 2시, 로비에서 다시 모였다.정은이 어제 말한 ‘좀 둘러보고 간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모두 개운한 얼굴로 모였고,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었다.민지가 주먹을 하늘로 뻗으며 외쳤다.“출발!”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향했다.그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라고 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민지는 한 바퀴 둘러본 뒤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끝이야?”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긴 뭐하잖아.’서준도 살짝 인상 찌푸리며 말했다.“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네. 금방 다 돌겠는데?”‘솔직히 말해서, 볼 거 별로 없는데...’그 거리 끝 자락쯤엔 현지 특산품 가게가 몇 곳 있었다.몇 명은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기념품이라고 해봐야 장식품, 차, 술이 전부였다. 자수, 도자기, 칠기 같은 공예품도 보였는데, 가게 주인은 한껏 자부심에 찬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이건 우리나라의 전통 공예고요. 이건 정말 희귀한 차입니다. 그리고 이건...”한참 떠들더니,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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