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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작가: 십일
곧 이 작은 공간에 소정은 혼자만 남게 되었다.

다행히 경보가 울린 후 조명이 이전보다 밝아졌고, 두 걸음 정도 앞으로 나아가자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두 번째 구역을 무사히 통과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은은 그쪽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았는데, 아마 출구 쪽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막힌 것 같았다. 그래서 그쪽으로 가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을 때, 뒤에서 또 다른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정은은 물러설 수 없게 되었다.

이윽고 누군가가 정은을 벽 쪽으로 밀쳤고, 누군가는 정은의 발을 밟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정은은 울퉁불퉁한 벽에 몸이 밀착된 채, 가슴이 압박되어 고통에 숨이 턱 막혔다.

그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고 있음을 느낀 정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 남자와 눈을 맞추었다.

강도겸은 이 처참한 모습의 정은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정은이었다. 방금 들린 정은아라는 소리는 환청이 아니었다. 그러나 곧바로 정은이 귀신의 집을 탐험할 기분이었다는 사실에, 이별 후에도 꽤 잘 지내고 있는 듯하다고 생각했다.

“오빠?”

연희는 도겸의 팔을 흔들며 긴장한 눈빛으로 정은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정은은 눈을 내리깔며, 이 두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 않은 듯 군중 속으로 몸을 밀어 넣고,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군중 속에서, 동굴 안의 조명이 희미하게 깜빡이던 중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고, 잠시 후, 공중에 매달린 나무 칼이 흔들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나무 칼이 떨어지는 바로 그 아래에는 다름 아닌 정은이 있었다.

“조심해!”

도겸은 본능적으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연희를 밀어내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재빨리 정은을 안전한 곳으로 끌어당겼다.

쾅! 나무 칼이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고, 그제야 그 칼이 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만 나무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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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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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0화

    “무슨 생각해?”병실을 나온 뒤부터 정은은 계속 멍했다.걸음은 느렸고, 시선은 허공에 머물렀다.재석은 속이 근질거렸다.‘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거야.’몇 번이나 입을 열었다가, 결국 말이 나오지 않았다.“응? 당신 방금 뭐라 그랬어?”정은은 정신을 차리고 재석을 돌아봤다.그 말에 재석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우리 어머니가... 혹시 뭐라고 하셨어?”정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말했다.“조금, 이야기하셨어.”“그거 믿지 마! 듣지도 말고!”재석이 다급하게 말했다.“아... 괜히 당신 데리고 갔네. 다음엔 내가 혼자...”푸-정은이 웃음을 터뜨렸다.“당신 왜 그렇게 긴장해?”“뭐? 우리 엄마... 당신 괴롭힌 거 아니야?”“아니.”그제야 재석의 어깨가 살짝 풀렸다.“그럼 뭐라고 하신 거야?”정은이 재석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안, 알, 려, 줄, 거야.”“에이... 말 좀 해줘, 여보...”“안 해.”“좋아. 그럼 집 가서 내가 직접 알아낼게. 힘으로든, 손으로든.”“입 닥쳐! 사람들 다 듣잖아.”“그럼 작게 말할게.”“...”“어? 저기 정은 언니랑 조 교수님 아니야?”민지가 손을 흔들려던 순간, 서준이 급히 그녀의 팔을 잡았다.“야, 부르지 마. 교수님 손 어디에 있는지 안 보여?”“손? 어디... 왜?”“정은 누나 허리에.”서준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게... 아무 관계 없겠냐?”정은과 재석의 모습은 누가 보기에도 다정했다.재석 손에는 보온통이 들려 있었고, 누가 봐도 병문안 마치고 바로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그리고 집에 가서 뭘 할지는...“흠!”서준이 괜히 헛기침했다.‘역시 남자는 다 똑같아.’“아, 정은 언니랑 조 교수님 벌써 가버렸네.”민지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서준은 한숨을 쉬었다.“너 요즘 왜 이렇게 둔해졌냐. 임신하면 예민해진다던데, 너는 반대네.”민지의 볼이 붉어졌다.“뭐야 그 말, 싫어!”“...”서준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그래, 이건 내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19화

    아침 일찍, 정은은 평소처럼 생체 시계에 맞춰 저절로 눈을 떴다.주방에선 이미 식탁이 정리돼 있었다.재석이 아침을 다 차려 두었고, 정은 몫의 음식은 냄비에 따뜻하게 보관되도록 뚜껑을 덮어 두었으며, 또 하나는 보온통에 정성스레 담아놓았다.누가 봐도 강서원에게 가져갈 음식이었다.“왜 일어났어? 토요일인데 좀 더 자도 되잖아.”정은이 고개를 저었다.“습관이 돼서 이 시간 되면 그냥 깨.”그리고 벽시계로 눈을 돌리며 물었다.“곧 나갈 거야?”“죽이 아직 좀 덜 됐어. 한 십 분만 있으면 다 될 거야.”“그럼 나도 같이 갈게. 씻고 옷 갈아입을게.”재석이 잠시 멈칫했다.정은이 직접 병원에 가겠다고 나선 건 예상 밖이었다.“근데...”“응?”정은이 돌아보며 물었다.“내가 가면 안 돼?”“돼.”‘그냥... 싫어할까 봐 그랬지.’정은의 손놀림은 빠르고 단정했다.정확히 10분 후, 두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30분쯤 지나 강서원의 병실에 도착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강서원이 보였다.그녀는 손에는 한 권이 들려 있었다.환자복 차림이라 조금 수척해 보였지만, 머리카락은 여전히 단정히 빗겨 있었다.문소리에 고개를 돌린 강서원이 책을 내려놓았다.“재석이, 너...”다음 순간, 문 뒤에 서 있는 정은을 보고 멈칫했다.정은이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사모님, 좋은 아침이에요.”그 한마디 ‘사모님’에 강서원의 눈가가 순간 붉어졌다.정은이 처음 집에 인사 오던 날, 정은은 그녀를 ‘어머님’이라 불렀다.그땐 강서원이 굳이 “사모님’으로 부르라며 오만하게 굴었다.‘그땐 왜 그렇게 오만했을까...’“그래, 아침 잘 잤지? 어서 들어와.”강서원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다가가려다 멈춰 섰다.‘괜히 들이대면 또 불편해할지도 몰라.’그 어정쩡한 공기를 깨듯, 정은이 먼저 말했다.“재석 씨가 사모님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 왔어요.”강서원이 살짝 놀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18화

    정은이 격리문 앞에 섰다. 안면 인식과 홍채 인식이 동시에 진행되고, 짧은 전자음이 울리자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정은이 안으로 들어섰다.시호는 모니터를 향한 시선 사이로 그녀를 힐끗 보는 순간 눈빛이 어두워졌다.저녁 무렵, 하루의 업무가 끝나고 민지는 실험복을 벗어 걸고, 외투를 챙겼다.서준과 함께 퇴근할 준비를 하며 물었다.“정은 언니, 언니는 안 가세요?”“난 조금만 더 있다 갈게. 너희 먼저 가.”“네.”민지는 정은이 늦게까지 남아도 걱정하지 않았다.안쪽에는 남진일과 탁재민이 있었기 때문이다.요즘 재민은 체질이 바뀐 건지, 이미 큰 키가 더 자랐다.보수적으로 봐도 거의 190은 되어 보여, 9등신에 가까웠다.민지는 재민이 많이 먹는다는 건 알았지만, ‘이 나이에 아직도 크는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게다가 진일의 권유로 올 초부터 복싱을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실험실의 ‘수호신’이라고 불릴 정도였다.재민이 있으면, 정은은 언제나 든든했다.“그럼 우리 먼저 갑니다! 내일 봬요!”“응, 잘 가.”민지와 서준은 짐을 챙겨 격문 앞으로 갔다.늘 하던 대로 얼굴 인식과 홍채 인식을 마쳤지만, 이번엔 문이 열리지 않았다.“어? 왜 이래?”민지가 문을 밀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인식이 잘 안된 거 아냐? 내가 해볼게.”서준이 앞으로 나섰다.5초 후...“나도 안 돼.”둘은 눈을 마주쳤다.민지가 손을 입가에 대고 소리쳤다.“정은 언니! 문이 고장 난 것 같아요!”정은은 바로 실험대에서 내려왔다.“무슨 일이야?”“저랑 서준이 둘 다 인식이 안 돼요.”정은도 직접 시도해봤다.역시 문은 열리지 않았다.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실험 구역으로 돌아가 ‘구름’의 제어 패널을 꺼냈다.수동으로 문을 여는 명령을 입력했다.하지만 화면에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붉은 X 표시가 떴다.정은의 미간이 살짝 움직였다.심장이 빨라졌다.그녀의 눈빛에는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오히려 사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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