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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Penulis: 강맹아
진혁은 이담이 이혼을 언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혼은 안 돼.”

이담은 잠시 멍해졌다.

‘이혼하기 싫어하는 게 설마...’

미처 희망을 품기도 전에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

“할머니도 동의 안 하실 거야.”

곧이어 쾅 하는 문소리가 이담을 현실로 끌어당겼다.

이담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 순간 솜뭉치가 가슴을 꽉 막고 있는 듯이 답답했고, 자기 생각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진혁이 나 때문에 이혼을 거절할 리 없지...’

진혁은 단지 마동순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걱정할 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동순은 이미 동의했다. 물론 그 사실을 진혁은 아직 모르지만.

안 좋게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그날 밤 따로 잤다. 다음 날, 도우미 아주머니 심계화가 출근했을 때 진혁은 이미 집을 나선 뒤였다.

이담이 아무 일도 없는 듯 혼자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심계화가 방을 치우고 나와서 물었다.

“사모님, 방에 있던 물건이 왜 이렇게 많이 없어졌어요?”

이담은 흠칫했다.

도우미마저 물건이 줄어든 걸 발견했는데, 진혁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신경을 쓰는지 안 쓰는지 단번에 보였다.

이담은 싱긋 미소 지었다.

“물건이 다 낡아서 버렸어요. 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에요.”

심계화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점심, 이담은 중요한 수술이 잡혔다는 병원장의 연락을 받았다. 두개골 절개 수술에 능한 전문의가 출장을 가는 바람에 이담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 도착한 이담은 수술복을 갈아입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모든 주치의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 중에는 초연도 포함되어 있었다.

수술실 안은 짙은 피비린내로 가득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다른 의사와 달리, 초연은 환자 가까이도 가지 못하고, 계속 헛구역질하며 메스꺼움을 참고 있었다.

“심 선생님, 드디어 오셨네요.”

마취 전문의가 이담에게 다가왔다.

“환자가 공사장에서 떨어져 이제 막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아직 의식은 없고요.”

환자의 위급한 상황을 보자, 이담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족히 20센티미터 정도 되는 철근이 환자의 뒤통수와 눈을 관통한 상태였다. 비록 혼수상태지만 아직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일 정도였다.

초연은 메스꺼움을 참으며 말했다.

“심 선생님, 이 수술 정말 하실 수 있겠어요? 자칫하면 환자가 죽을 수도 있어요.”

“제가 안 하면 문 과장님이 하실 건가요?”

이담의 말에 초연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담은 수술장갑을 끼며 다른 의사에게 당부했다.

“우선 두개골 절개해서 뇌의 압력을 줄이고, 혈전부터 제거해야 해요.”

마취 전문의와 기타 보조의들은 모두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옆에 있던 초연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저도 남아서 도울까요?”

“수술 관계자 외 다른 사람들은 나가주세요.”

이담도 초연의 반응을 뻔히 다 본 뒤라, 그녀가 남아 있으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 과장님, 환자 상태가 아주 위급합니다. 얼른 나가서 환자 가족분이나 위로하세요.”

강성병원 집도의들 중 이번 수술을 집도하려는 의사는 한 명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자칫하면 의사 인생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르니까.

경험 많은 집도의들도 그런데, 이제 막 들어온 초연은 오죽할까? 그 자리에 있던 수술 스탭들도 보고 느끼는 게 있는 터라, 초연의 뒷배만 아니면 벌써 욕지거리를 퍼부었을 것이다.

초연은 결국 주먹을 꽉 쥔 채 수술실을 나섰다.

...

이담은 환자의 뇌간이 아직 손상되지 않았고 뇌혈관도 다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뒤, 의료진과 함께 장장 5시간 동안 철근을 제거한 뒤 두개골 재건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저녁 늦게까지 지속되었다. 환자의 생명 징후가 안정을 되찾자, 의료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술을 마친 뒤 다른 의사들은 곧바로 수술실 밖에 있는 가족에게 상황을 알렸고, 이담은 병원장 사무실로 향했다.

주원식은 수술 성공 소식을 듣고 감격해 마지않았다.

“심 선생, 이번에 정말 심 선생 공로가 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잘 협조해 줬어요. 물론 환자분도 운이 좋아서 철근이 중요한 뇌 조직을 찌르지 않은 덕분에 목숨을 건진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신이 와도 구하지 못했을 거예요.”

주원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이담을 붙잡으려 했다.

“전근 건은, 정말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거야?”

이담의 실력은 주원식도 그동안 눈여겨봤다. 이담은 최연소 집도의일 뿐만 아니라 여의사다. 이런 일은 의학계에서도 정말 드문 일이다.

강성은 워낙 작은 구역이라 병원의 복지와 혜택은 경성의 병원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 이담이 이렇게 좋은 대우를 마다하고, 강성병원으로 전근하겠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담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미 결정했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필요하시다면, 시간 날 때 무조건 도와드릴게요.”

그 말을 듣자 주원식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병원장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이담은 자기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진혁을 발견했다.

이담은 얼른 걸음을 우뚝 멈추고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쌩 지나가며 쌀쌀맞게 한마디 내뱉었다.

“심 선생님, 나 좀 봐요.”

이담과 진혁은 베란다로 걸어갔다. 이제 막 수술을 끝낸 터라 이담의 얼굴에는 피곤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무슨 일로...”

“왜 수술실에서 초연이한테 무안을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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