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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Author: 네입클로버
병원에서 밤낮으로 강지연을 지켜 준 사람은 여전히 할머니였다.

지난 일들이 한 장 한 장 필름처럼 머릿속에서 되감기 되듯 떠올랐다. 그러다 생각은 온하준이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로 이어졌다.

그때 부모는 그야말로 기쁨이 폭발했었다. 다리가 망가진 딸에게, 하늘에서 사위가 떨어진 셈이었으니까.

예물을 얼마나 받아낼지 셈하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오직 할머니만이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지연아, 언제 어느 때든 제일 사랑해야 하는 건 너 자신이라는 거, 절대 잊지 마라...”

그때부터 이미 눈치채고 계셨던 걸까. 이 결혼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는 걸, 다만 그녀를 말려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까.

강지연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눈가가 화끈하게 아려 왔다.

‘할머니, 미안해요. 저는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어요...’

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완전한 밤이었다.

집 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따뜻한 주황빛 조명이 마치 가슴속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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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5화

    강지연이 그의 자세를 바로잡아주려고 몸을 기울이는 순간, 온하준이 팔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안았다.그 손길에는 힘이 있었다. 아주 가늘고도 미약한 힘이었지만 분명한 힘이었다.“지연아, 놀라게 해서 미안해.”숨결처럼 가는 온하준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바짝 붙어 흘러들었다.“아니야, 괜찮아...”강지연은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그 한마디를 끝으로 손을 놓았고 강지연의 몸도 다시 허공으로 밀려 올라갔다.“난 이제 괜찮아. 그러니까 가.”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희미했다.“응?”강지연은 멈칫했다.‘가라고?’“네 세계로 돌아가. 네가 있던 그 세계의 온하준은 정말 형편없는 인간이었잖아. 그러니까 넌 절대로, 영원히 그를 용서하지 마... 난... 오늘 너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매우 기뻐. 지연아, 한 번만 더 너를 지연이라고 불러도 될까?”“그래...”온하준의 말에 무슨 말로, 어떻게 그를 위로해야 할지 몰라 고작 대답밖에 할 수 없었던 강지연은 자기 언어가 얼마나 초라하게 비어 있는지를 절감했다.십수 년이 지나도 고치지 못할 병이었으니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외롭지만 총명했던 온하준은 자기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도 이미 다 알고 있는 듯했다.“지연아, 지연아...”그는 마치 재미있는 단어라도 찾은 사람처럼 자꾸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나... 아직 여기 있어.”강지연은 끝내 목이 메었다.“지연아...”온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나중에 온하준을 만나더라도 좋아하지 마. 가까이 가지도 마. 차라리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 알겠지?”“나중에? 온하준?”다른 세계의 온하준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녀와 다시 만날 일은 없었다.“내 말은... 앞으로 꿈에서든, 다음 생에서든, 아니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든, 네 삶에 온하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게 어떤 온하준이든 다 멀리해. 영원히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 알겠지?”강지연은 입술을 살짝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4화

    “아마도...”온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도 이제 가야 할 때가 와서 그런가 봐.”“온하준, 너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그는 아직 스물두 살이었다. 이렇게 빨리 죽을 리 없었다.온하준은 창백한 얼굴로 처연하게 웃었다.“혹시 그런 생각 안 해봤어? 나는 원래 스물두 살까지만 살 운명이었던 거 아닐까 하고.”“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강지연은 목소리를 높였다. 적어도 다른 세계의 그는 서른을 훌쩍 넘길 때까지 살았다.“네가 그때 온하준을 구하지 않았더라면 걔는 스물두 살에 차에 치여 죽었을지도 모르잖아.”온하준은 마치 남의 일 이야기라도 하듯 담담하게 말했다. 강지연은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 그 추측을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어째서 다른 세계의 일을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너만 꿈꾸는 줄 알아? 나도 꿈꿔...”그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고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배어 나왔다.“온하준!”강지연은 무슨 꿈을 꿨는지 묻고 싶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에 다급하게 주변을 살펴봤지만 이 일인실 안에는 정말 온하준 혼자뿐이었다.“옆에 아무도 없어? 간호해 주는 사람도?”온하준은 숨을 고르며 힘겹게 말했다.“나... 이제 가족이 없어...”강지연의 눈시울이 시큰해졌다.‘아, 온하준을 유일하게 사랑해 주던 할머니도 세상을 떠났다고 했지.’“내가... 내가 간호사 불러올게.”강지연이 몸을 돌려 나가려는 순간, 온하준이 다시 그녀를 불러세웠다.“소용없어. 간호사는 너를 못 봐.”“그럼 어떡해? 뭐가 필요해?”혹시라도 자기가 애를 쓰면 온하준을 조금은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개를 들어 강지연을 바라보는 온하준의 눈가가 붉게 젖어 있었다.“손... 잡아주면 안 돼?”강지연이 멈칫한 채 가만히 있자 그는 다시 처연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싫으면 말고.”“아니... 그런 게 아니라...”강지연은 창백하고 마른 온하준의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자기 손을 그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3화

    오후가 되자 강지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예정된 시간에 맞춰 극장 리허설에 나타났다.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녀의 귓가에서 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마치 주문처럼, 지워지지 않는 메아리처럼.“모든 불운은 내가 다 가져갈게. 앞으로 남은 네 삶에는 건강과 행복, 기쁨, 그리고 수많은 아름다운 일들만 가득할 거야.”“지연아, 지난날은 모두 잊고 앞만 보고 용감하게, 행복하게 걸어가.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아 줘. 알겠지?”“지연아, 이제 안녕.”리허설이 끝나고 진이 빠진 채 무대 위에 드러누웠을 때, 그제야 그녀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울리는 대답을 들었다.‘그래, 안녕. 나는 앞만 보고 걸어갈게.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게.’강지연은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정말 그렇게 했다.공연이 끝난 뒤 그녀는 민다혜 일행과 함께 미련 없이 돌아갔다. 그 후로도 강지연은 거의 매년 한 번씩 세레니아를 찾았다.여름이든 겨울이든 언제나 더블린에서 교류 일정을 마친 뒤 잠깐 들렀다가 떠나는 식이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한때 이곳에 내려앉았던 눈송이가 아무 소리 없이 사라졌음을.그렇다면 그것으로 된 일이었다.그가 말한 것처럼 인연과 업보는 눈이 녹아 사라지는 것처럼 끝나면 되는 거였고 그 뒤는 존재하지 않는 거였다.가족들은 강지연이 툭하면 며칠씩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하던 증세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고 무척 기뻐했다.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강지연이 그 뒤로 단 한 번도 다른 세계의 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걸.마치 온하준이 말했던 것처럼 모든 인연과 업보가 정말 끝나버린 것 같았다.그녀는 앞으로의 날들이 계속 이렇게 무난하고 건강하고 평온한 행복 속에서 이어질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사 년 뒤 여름, 고모가 정원에 심어둔 금잔화에 첫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던 무렵 그녀는 또다시 꿈속에서 다른 시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리고 이번에는 뜻밖에도 병원이었다.간호사 데스크 위에는 전자시계가 놓여 있었는데 강지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2화

    그는 편지를 강지연에게 내밀었다.“온하준 씨의 마지막 부탁까지 다 들어줬으니 저도 이제 제 임무를 다 마친 것 같네요.”“감사합니다.”편지를 받아 든 강지연은 봉투 위에 적힌 ‘강지연에게’라는 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지만 차마 뜯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강시우가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지금 당장 보기 힘들면 안 봐도 돼.”“난 영원히 안 볼 거예요.”강지연의 마음속에서는 시큰한 원망이 치밀어 올랐다.“그래. 그러면 영원히 보지 마.”강시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잠시 뜸을 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온하준은 그의 아버지랑 같은 병에 걸렸어. 다만 아버지보다 조금 더 일찍 발견한 거지. 그때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 병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 거야.”강시우는 강지연의 얼굴을 한 번 살폈다. 하지만 강지연이 아무 표정도 없자 오히려 손을 더 세게 감싸 쥐며 말을 이었다.“온하준이 부탁했어. 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자기가 두 다리를 잃은 것도, 병에 걸린 것도 전부 말하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혼자 숨어 지냈고 치료를 하면서 2년을 버틴 거야. 그런데 결국 그 병을 이기지는 못했어. 작년쯤에는 본인도 더는 안 된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 굳이 세레니아에 가겠다고 하더라. 거기 가고 얼마 안 돼서 바로 의식을 잃었고 내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어. 그렇게 중환자실에 1년 넘게 있다가 어제 세상을 떠난 거야.”흐릿한 의식 속에 두 개의 시점이 또렷하게 박혔다. 작년에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들어갔고 1년 뒤인 어제 죽었다.그제야 강지연은 어렴풋이 뭔가를 알 것 같았다.‘그래서였구나. 그래서 차유준이 그렇게 낯익게 느껴졌구나. 그래서 마지막에는 강지연이 차유준과 함께하게 되었구나. 그래서 어제 꿈속에서 본 차유준이 그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였구나.’“다음 생이 있다면 난 정말 그 사람 소원을 하나하나 다 이루어주고 싶어.”“하하하...”강지연은 다시 한번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지만 눈가가 자꾸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1화

    “그는 굴곡진 삶을 살았습니다. 성공도 했고 잘못도 저질렀습니다. 평생 가족의 용서를 구하며 살았고 마지막에는 병마 속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부디 천국에는 고통이 없기를, 다음 생에서는 더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강지연의 머릿속은 윙윙 울리고 있었고 귀에도 솜이라도 들어찬 듯 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졌다.앞에 선 사람이 많은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귀에 제대로 들어오는 문장은 몇 마디뿐이었다.그 사람은 말을 마치고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강지연을 발견하자 얼굴빛이 확 바뀌더니 곧장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지연아.”그는 강지연의 어깨를 붙잡았다. 눈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본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강지연은 그의 어깨 너머, 흐릿하게 번진 시야 속에서 교회 안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관 위에 꽃 한 송이씩 내려놓는 모습을 보았다.그중에는 낯익은 사람도 있었다. 예전에 본 적 있는 세레니아 여관 주인이었다.“지연아...”그는 멍한 강지연의 눈을 바라보다가 품에 안으려 했지만 그녀는 있는 힘껏 그를 밀어내며 쉰 목소리로 물었다.“오빠... 저기 누워 있는 사람 누구예요?”강시우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그 이름을 차마 꺼내지 못했다.“오빠는 왜 여기 있어요? 누가 죽었길래 오빠가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하는 건데요? 오빠 가족이면 내가 아는 사람이어야 하잖아요. 맞죠?”끝없이 쏟아지는 질문이 강시우를 궁지로 몰아넣었다.“오빠, 뭐라고 말 좀 해봐요.”강시우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미안하다, 지연아...”강지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오빠는 누구한테도 미안할 필요 없어요.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오빠잖아요. 나는 그냥... 그냥 저 안에 누워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강시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온하준이야.”“하... 하하...”강지연은 사실 이미 그 답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 이름을 정말로 듣는 순간 웃음 같은 것이 새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770화

    구체적으로 적힌 글은 이랬다.[차유준, 이 글을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줘. 왜냐고 묻지도 말아 줘. 나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니까. 광활한 우주에는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아. 너와 같은 반 친구가 될 수 있어서, 형제 같은 사이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네 발자국을 따라 네가 걸었던 길을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잠시나마 네가 되어 너 대신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어. 남은 생은 부디 평안하고 순탄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강지연은 그 글자들 위에 떠서 그것을 내려다보았고 그녀의 시야 속에서 차유준의 속눈썹이 서서히 젖어 드는 것이 보였다.그때 어디선가 종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는 그녀의 가슴 한가운데를 묵직하게 두드렸고 알 수 없는 통증이 천천히 번져왔다.희미하게는 염불 같은 소리까지 들려오자 관자놀이도 지끈지끈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그리고 아득하고 먼 기억 속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다음 생이 있다면 난 정말 그 사람 소원을 하나하나 다 이루어주고 싶어.”띵.무슨 벨 소리 같은 것이 울리더니 강지연은 꿈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지듯 빠져나왔다. 그녀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단장님, 죄송해요. 제가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안 해놨네요.”같은 방을 쓰고 있던 민다혜는 메시지 알림 때문에 강지연이 깬 게 미안한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강지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괜찮아. 그냥 꿈꿨을 뿐이야.”“악몽이었어요?”민다혜가 걱정스레 물었다.강지연은 잠시 망설였다. 그걸 정말 악몽이라고 해야 할지, 아닌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아직 날도 안 샜으니까 좀 더 자.”강지연은 다시 누우며 급히 눈을 감았다. 차유준의 노트에 적혀 있던 글자들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했다.너무도 익숙한 필체였고 그녀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글씨였다.다시 꿈속으로 들어가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인지 꼭 알고 싶었다.하지만 아무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355화

    그날의 결혼식을 이제 와 돌이켜보면 마음이 허전했을 사람은 둘뿐이었을 것이다.강지연, 그리고 홍순자.노인의 소박한 바람이란 다 비슷한 법이다.자기 손으로 키운 손주딸이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당당하고 화려하게 시집가는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조부모는 없을것이다.그 생각이 미치자 온하준은 가슴 한켠이 시큰하게 저려왔다.요즘 들어 이런 통증은 자주 예고 없이 그를 덮쳐왔다.그가 잡생각에 잠겨 있을 때 한 대의 차가 다가와 그의 근처에 멈춰 섰다.백미러 너머로 강시우의 팔을 붙잡고 차에서 내리는 강지연의 모습을 보자 온하준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344화

    온하준까지 함께 싸잡아 욕하자 난감해진 김도진은 안지유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여보...”“이 손 치워! 너도 똑같아. 짐승만도 못한 인간.”그녀는 김도진이 이하나를 위해 해왔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자 가슴이 죄어 오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게...”이하나는 입을 가린 채 눈물을 뚝뚝 흘렸다.“난 정말 좋은 뜻이었어. 그냥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야...”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몇몇 소기업 대표들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더니 이내 시선을 온하준에게로 돌렸다.그때 참다못한 누군가가 멍하니 서 있던 온하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341화

    사람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일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열기가 끓어올랐다.로시라는 이름은 누구나 자주 들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그의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이미 몇몇 최상위 권력자들의 시선이 조용히 강시우를 향하고 있었다.그가 해성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몇몇 가문들을 직접 찾아 먼저 인사를 마친 상태였다.이들은 신분상 오늘 같은 공개 석상에 나설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동안 묵묵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다.웅성거리는 인파 속에는 각종 추측과 의론, 그리고 은근한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이하나의 일행들은 흥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359화

    “하준아...”이하나는 울 듯 말 듯한 얼굴로 말했다.“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맞아. 사업 하나 엎어져도 괜찮아. 그래도 우리가 있잖아. 다시 행복하게 살면 돼. 맨손으로 시작했을 때보다 더 힘들겠어? 조금 덜 벌면 되는 거지.”김도윤이 옆에서 그녀의 말을 거들었다.“그래. 비록 이혼했지만 네 곁에는 우리가 있잖아. 우린 항상 네 곁에 머물러 있을 거야.”이하나도 눈시울을 붉힌 채 말을 덧붙였다.김도윤은 계속 그녀에게 눈짓을 보냈지만 이하나는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알아. 너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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