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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작가: 꽃솜
각 집안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좁은 방을 가득 메운 채 김서월의 상태를 걱정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다.

하인 차림의 사내가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두 호위에게 제압당하고 있었다.

사내는 김수정을 보자 구세주라도 만난 듯 목이 터져라 외쳤다.

"아가씨, 제발 살려 주십시오! 아가씨!"

김수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바라봤다.

"누구냐? 나는 너를 본 적도 없다."

하인은 곧바로 소리쳤다.

"저를 모르다니요!"

방 안에 모여 있던 도련님들과 아가씨들도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며 김수정의 죄를 기정사실로 몰아갔다.

"저 사람은 분명 아가씨 찻집의 하인인데 어찌 모른다고 할 수 있습니까?"

"발뺌할 생각은 마십시오! 아가씨 말고 누가 그런 독한 짓을 하겠습니까."

하인은 김수정이 인정하지 않자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바로 저분입니다! 김수정 아가씨가 시킨 일입니다! 은자 오십 냥을 주면서 달향각에서 서월 아가씨의 명예를 더럽히라고 했습니다!"

김수정은 사내를 한 번 훑어본 뒤 차갑게 말했다.

"그 찻집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십시오!"

상서 집안 아가씨가 곧바로 날카롭게 반박했다.

"경성에서 그 찻집이 아가씨의 어머니가 남긴 혼수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팔았다고 하면 누가 믿는단 말입니까?"

"맞아요."

다른 이도 곧바로 맞장구쳤다.

"그때 상국사 일은 서월 아가씨가 사람을 구했다는 것도 다들 대강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사내는 어째서 세세한 내용까지 줄줄 꿰고 있는 겁니까? 당사자가 뒤에서 시키지 않았다면 대체 어디서 들었냐 말입니까?"

"어쩜 저리 마음씨가 독할 수가 있죠!"

"셋째 황자께서 예전엔 그토록 아끼셨다니,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순식간에 비난과 욕설이 파도처럼 김수정을 덮쳐 왔다.

김수정은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눈에 그 침묵이 곧 인정처럼 보였다.

바로 그때, 침상에 누워 있던 김서월이 천천히 눈을 떴다.

김서월은 눈을 뜨자마자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김수정을 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만... 그만 하십시오."

김서월은 몸을 일으키려 애쓰며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언니가 정말 저를 그렇게 미워한다면, 혼사는 언니에게 양보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더럽혀진 제 명성으로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집안에 누를 끼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습니다."

말을 마친 김서월은 이불을 걷어 내고는 정말로 벽을 향해 몸을 던지려 했다.

"서월아!"

이현은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채 가장 먼저 달려가 김서월을 끌어안았다.

사람들도 다급히 몰려들어 김서월을 침상 곁으로 데려가며 연신 달랬다.

아수라장 속에서 누군가 김수정을 거칠게 밀쳤다.

김수정은 바닥에 넘어졌고, 손바닥과 무릎이 차갑고 단단한 바닥에 부딪혀 화끈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등을 짓밟았다.

김수정은 결국 신음을 흘렸지만, 누구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김서월의 침상 곁에 모여 그녀를 달래며 어떻게든 웃게 만들려고 애썼다.

이현은 김서월을 품에 꼭 안은 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다정한 목소리로 달랬다.

지나가던 어린 여의원이 차마 못 본 척할 수 없어 한참을 망설이다 김수정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아가씨, 손에서 피가 나고 있습니다. 옆방에 가서 약이라도 바르시죠."

김수정은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옆의 빈 방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약물이 벗겨진 상처에 닿자 김수정은 몸을 살짝 떨었다.

얇은 벽 너머에서는 웃음소리와 다정한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삼 년 전만 해도 그런 관심과 애정은 그녀에게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김수정은 말없이 그 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이 죽은 듯 고요했다.

붕대로 감긴 상처를 내려다보던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또렷했다.

'곧 이 역겨운 곳을 떠나면 이 사람들과도 다시는 얽힐 일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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