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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Penulis: 적매화
임씨 부인의 오랜 친우 덕빈이었다.

물에 빠져있던 나인들은 그녀를 보자마자 울부짖었다.

“덕빈마마…”

“마마, 살려주시십시오.”

상황을 파악한 덕빈은 얼굴을 찌푸리며 옆에 있던 상궁을 쳐다보았다.

상궁은 얼른 아랫것들에게 지시했다.

“당장 환복부터 하거라! 아랫것들이 고뿔에 걸리면 마마님들을 무슨 수로 모시단 말이야?”

상궁의 불호령에 나인들은 울음을 멈추고 각자의 침방으로 돌아갔다.

나인들이 모두 흩어진 뒤에야 덕빈은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임학에게 차갑게 말했다.

“본궁마저 때릴 작정이오?”

정신을 차린 임학은 그제야 손에 든 막대기를 던지고 예를 갖췄다.

“당치 않사옵니다.”

“궐에조차 이리 막무가내로 구는데, 본궁에겐 그리하지 아니한다는 보장이 있소?”

덕빈은 화가 나 보였다.

임학은 그제야 자기가 성급하게 행동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세답방은 궐 내에서 가장 계급이 낮은 곳이지만, 어찌 되었든 궐의 일부였다.

이 안에서 발생했던 일이 외부로 퍼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면 임학은 물론 진산군댁이 고초를 겪을 것이다.

임학은 궐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

3년 전 김단이 큰 처벌을 받았던 것도 공주자가의 가장 소중한 유리잔을 깨트린 죄를 물은 것도 있었지만 주상께서 진산군에게 경고하는 의미도 있었다.

그렇기에 3년 간 아무도 김단을 찾아가지도 않은 것이다. 그녀의 안위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상에게 충심을 표하기 위해 어심을 달래기 위해 항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이가 고문당했던 것처럼 고초를 겪고 있는 나인들을 본 임학은 이성을 잃고 이런 짓을 벌인 것이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더니 바닥에 꿇었다.

“죽여주십시오, 마마. 소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벌은 기꺼이 받겠나이다.”

덕빈은 화가 났지만 어릴 적부터 봐왔던 친우의 아들을 벌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만 돌아가시게. 주상께는 본궁이 아뢰겠으니 이제부터 세답방에는 얼씬도 하지 마시오.”

임학은 그녀의 명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나인들을 혼내주긴 했으나 쉽게 진정할 수 없었다.

궐에서 나와 관저로 돌아가는 마차에 올라탄 그의 시야로 난로가 들어왔다.

어제 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준비한 것인데 위에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붉은 매화가 수놓아져 있었다.

그러나 김단은 어제 그의 마차에 타지 않았고 그가 준비한 난로도 보지 못했다.

오래전에 불길이 사그라든 난로가 덩그러니 마차에 놓여있었다.

설령 그녀가 마차에 올라탔다고 할지언정 그가 준비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임학은 소한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돌아오는 마차 안에 그녀가 좋아하는 수정과를 뒀으나 손조차 대지 않았다고 했다.

소한이 준비한 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오라비가 준비한 것을 건드렸을 리 없었다.

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일 김단이 자신을 임원처럼 오라버니로 대해줬더라면, 단 한 번만이라도 오라버니로 대해줬더라면 그는 그녀를 마차에서 내치지 않았을 것이다.

다친 다리로 절뚝거리며 갔을 그녀를 떠올리니 그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미간을 찌푸리고 난로를 쳐다보던 그는 마차 밖으로 그것을 내던져버렸다.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훨 나을 것 같았다.

임학은 곧장 관저로 돌아가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웠던 그는 근처에 있는 기방에 가 술 몇 잔을 기울인 뒤 집으로 돌아갔다.

늦은 시각에 돌아갔음에도 온 집안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채에는 진산군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고 임씨 부인은 부군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김단도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임원은 보이지 않았다.

심한 고뿔에 걸린 탓에 휴식이 필요했던 임원은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단과 진산군 두 부녀가 상봉하는 순간이었으나, 진산군은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김단은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그 뒤로 둘 사이엔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

한 시진이 지난 뒤에야 임학이 집으로 돌아왔다.

주량이 셌던 임학은 오늘 유난히 취기가 돌았다.

그는 진산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소자가 금일 큰 잘못을 했사옵니다. 아버님께서 어떤 처분을 내리시든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임학의 말이 끝나자마자 진산군이 던진 찻잔이 그의 이마로 날아갔다.

임학의 이마에서 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깜짝 놀란 임씨 부인이 호들갑을 떨며 아들에게 달려갔다.

“대감, 왜 이러시는 겁니까? 하나밖에 없는 아들 초상이라도 치르시려고 이러는 겁니까?”

“잘난 아들에게 물어보시오! 감히 궐에 들어 무슨 짓을 했는지! 네 입으로 말해보거라! 궐에서 태평하게 근무하는 아비가 걱정되어 사고라도 친 것이냐?”

진산군이 고함을 질렀다.

금일 주상전하를 통해 아들놈이 친 사고를 들은 진산군은 앞이 캄캄했다.

혹여 이번 일로 주상의 어심을 어지럽혔을까 봐, 진산군댁의 모든 이들을 잡아들이라는 어명을 내릴까 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다.

임학은 손으로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막았다.

“소자 잘못하였사옵니다.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답방 나인 중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다. 만일 전하께서 엄벌을 하시겠다 하시면 소자가 가서 죄를 아뢰고 목숨으로 갚겠나이다.”

임학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김단을 당황스럽게 했다.

진산군이 이 자리에 자기까지 불러들인 연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진산군이 분노어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멍청한 놈! 네 목숨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느냐! 몸도 편찮으신 너희 조모님 생각은 하지도 않느냐? 가문을 불구덩이로 집어넣으려고 작정한 것이냐?”

“너무 하십니다!”

임씨 부인이 임학의 편을 들며 말했다.

“덕빈마마께서 해결해 주신답니다. 전하께서도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실 겁니다.”

임씨 부인의 시선이 김단에게 향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김단은 내리깔았던 시선을 천천히 들어 임씨 부인을 마주 보았다.

그러나 임씨 부인은 그녀와 시선이 맞닿자마자 황급히 피해버렸다.

임씨 부인은 미안한 기색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김단은 그녀의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덕빈의 해결 방도가 자신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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