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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Author: 적매화
그 한마디에 세 사람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소정원은 손에 수건을 든 채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소한을 한번 보고 다시 김단을 보며 김단의 입에서 어떤 놀라운 대답이 나올지 걱정하였다.

다행히 김단은 잠시 멈칫 하더니 다시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소 장군님은 농담도 잘하시네요.”

그 말과 함께 계속해서 침을 놓으려 했다.

그런데 그녀의 손목을 갑자기 누군가가 꽉 잡았다.

소하였다.

김단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싸늘한 눈빛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는 불쾌한 듯 소한을 노려보았다.

“네가 아파서 정신이 나간 모양이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말을 마친 그는 다시 김단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를 최대한 부드럽게 바꾸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불쾌함이 묻어났다.

“그만 정리하고 가시오.”

김단은 소하가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지 몰랐고, 침을 든 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소한의 눈빛은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입가의 미소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는 김단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담담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농담을 했을 뿐인데 형님께선 왜 이리 긴장하시는 겁니까? 계속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김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갈 수도, 남을 수도 없었다.

다행히 옆에 소정원이 있었다.

그녀는 소한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소하에게 말했다.

“오라버니, 열 개만 더 놓으면 끝나는데 이렇게 가시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지 않겠습니까? 둘째 오라버니께서 참아내신 고통을 물거품으로 만드실 생각입니까?”

소하의 시선은 소한의 다리에 꽂힌 열댓 개의 은침으로 향했고, 소한이 방금까지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

소한의 냉담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형님이 싫으시다면 앞으로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소한이 이렇게까지 약속하자, 소하는 망설이며 김단의 손목을 놓았다.

하지만 김단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그는 김단이 자신 때문에 하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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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2화

    말을 마치고 소하가 김단을 바라보며 함께 떠나자고 눈짓을 보냈다.김단은 모든 침을 거두어 소하를 따라 걸어갔다.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약간 걱정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네다섯 번의 침도 견디지 못할 정도의 고통을 소한은 끝까지 견뎌냈으니, 그는 얼마나 강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일까?하지만 문을 나설 때까지 그녀는 소한 쪽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소정원은 김단이 일부러 그쪽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어찌 된 영문인지 순간 그녀는 소한이 매우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약간의 동정심이 묻어났다. “둘째 오라버니...”“나가거라.”낮게 쉰 그의 목소리는 듣기에도 몹시 거칠었다.자세히 들으면 약간의 흐느낌도 들릴 것 같았다.소정원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을 나갔다.방문이 닫히고 방 안은 조용해졌다.오른쪽 다리에는 방금 침을 맞았을 때의 통증이 남아 있는 듯했다. 마치 실을 뽑아내는 듯했고, 그 실이 그의 심장과 연결된 것처럼 느껴졌다.그렇게 그의 가슴도 조금씩 아파왔다.그는 고개를 젖힌 채 두 손으로 의자 팔걸이를 꽉 쥐었다. 손등에 핏줄이 솟아올랐고 한동안 긴장을 풀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소한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검은색 서까래였다.그의 두 눈이 서까래에 찔리는 듯 몹시 아파왔다.눈가에서 따뜻한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이내 머리카락 사이로 사라져 마치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한편, 소씨 부인은 임원을 데리고 소씨 저택의 정원을 걷고 있었다.날씨가 따뜻해져서 정원에는 푸르고 다채로운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만개했다.임원은 소씨 부인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은 몹시 싸늘했다.소씨 부인은 이내 임원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발걸음을 멈추어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네가 억울할 만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 한마디에 임원이 꾹 참고 있던 억울함이 터져 나왔고, 눈물이 봇물처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3화

    이틀 후.김단은 오전에 돌멩이 백 개를 던지는 연습을 마치고 오후에 소한에게 침을 놓을 준비를 하러 방으로 돌아왔다.벌써 세 번째 시험 침술이었다.어제 시험 침술의 감이 매우 좋았기에 김단은 한두 번만 더 시험하면 소하에게 침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때 숙희가 급하게 방으로 뛰어 들어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가씨, 집 밖에 훈장님이 아가씨를 찾으러 왔습니다. 혹시 쇠돌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쇠돌이는 예전에 거지 꼬마였고, 그 일이 있은 후 김단은 돈을 내고 서당 훈장님께 쇠돌이를 맡겼다.숙희의 말을 듣고 김단도 긴장하기 시작했다.그날 돈을 충분히 줬기에 쇠돌이의 일 년치 생활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터인데, 훈장님이 지금 그녀를 찾아왔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했다.곧장 숙희와 함께 집을 나섰다.정말 훈장님은 집 밖에서 초조해하며 서성이고 있었다.김단을 보자 훈장님은 곧장 다가왔다. “김단 아씨, 아, 아니, 큰 며늘 아씨...”훈장님은 김단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고, 김단이 바로 그의 말을 끊었다. “훈장님께서 여기에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혹시 쇠돌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쇠돌이가 사라졌습니다!”훈장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매우 긴장한 말투로 말했다. “오늘 아침 일찍 서당 밖에 어떤 아가씨가 와서 쇠돌이를 안다며 쇠돌이의 상황을 자세하게 술술 말하는 것입니다. 이에 제가 믿고 쇠돌이와 만나게 하였는데, 쇠돌이가 나간 후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훈장님은 말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제가 바로 사람들을 불러 사방팔방 찾아봤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어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되어 큰 며늘 아씨를 찾아온 것입니다.”그 말을 들은 김단과 숙희도 긴장하기 시작했다.김단은 다급히 물었다. “그 낭자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나이는 얼마나 됐습니까?”훈장님은 기억을 회상하며 말했다. “나이는 이 아가씨와 비슷할 것입니다.” 그는 숙희를 가리키며 말했다. “피부가 약간 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4화

    김단은 점점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고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다시 밖으로 나갔다. “임학을 찾아가 봐야겠어요!”소하도 이번에는 그녀를 막지 않았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웠다.……임학은 김단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래서 하인의 보고를 들었을 때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또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나를 찾아왔다고?”“큰 아가씨입니다!”하인은 급히 말했다. “매우 다급해 보이셨습니다.”그 말을 듣고 임학은 의아해하며 김단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다.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는 걸까?임학은 골똘히 생각하며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멈춰섰다.시집을 간 후 김단은 친정에 한번도 돌아오지 않았고, 진산군 댁과 완전히 절연하였다.그런데 이제와 급한 일이 생겼다고 그를 찾아왔다는 말인가?진씨 가문을 무엇으로 생각한단 말인가?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도 되는 곳으로 여기는 것 아닐까?그는 당당한 진씨 가문의 장남이고, 김단이 보고 싶다 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임학은 김단을 골탕 먹이기로 마음먹었다.최소한 향 한 개비가 다 탈 때까지는 기다려야 줘야 김단에게 진씨 가문이 그녀 뜻 대로 안 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사실 임학은 향 한 개비가 다 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김단이 먼저 자신을 찾아온 것은 관계를 개선하려는 행동인데, 그가 일부러 그녀를 못살게 군다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었다.김단이 이렇게 뜻밖에 그를 찾아온 것이라면, 정말로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그는 차 한 모금을 마시고 그녀를 만나러 나가기로 결심했다.그런데 차를 다 삼키기도 전에 그의 방 문이 발로 차여 벌컥 열렸다.김단이 화가 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 “임학 도련님! 당장 나오시지요!”임학은 깜짝 놀랐다. 그는 방금까지 그녀를 걱정해 주었는데, 정작 그녀는 이런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5화

    한편, 한양 외곽의 허름한 사당 밖에서 명희는 쇠돌이를 포박하여 건장한 사내들에게 넘겼다.사내들이 덩치가 너무 컸기에 명희는 불안해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을 데려왔으니 빨리 한양을 떠나 멀리 가시게. 평생 한양에 돌아오지 마시오. 아시겠소?”우두머리 사내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수고했어, 아가씨.”그리고 쇠돌이를 자기 옆으로 끌어당겼다.쇠돌이는 손발이 묶였을 뿐만 아니라 입에 재갈이 물려 있어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두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고, 몹시 두려웠다.그는 명희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애원하는 듯했다.하지만 명희는 쇠돌이를 노려보고 사내들에게 말했다. “나는 먼저 가보겠소!”그녀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두 명의 사내가 성큼 다가와 사당 문을 닫았다.명희는 깜짝 놀라 낮은 목소리로 경계하며 물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우두머리 사내가 냉소하며 말했다. “자네 아씨가 돈을 두배로 줬으니, 오늘은 못 가!”그 말을 들은 명희는 곧장 소리쳤다. “말도 안 돼! 거짓말하지 마시오! 우리 아씨가 나한테 그럴 리 없소!”하지만 문을 닫았던 두 사내가 다가와 명희를 붙잡았다.명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두 사내는 힘이 엄청나게 셌고,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내 묶여 질 수밖에 없었다.“우리 아씨를 만나게 해주시오!”명희는 소리쳤지만 이내 입이 헝겊으로 틀어막혀졌다.“읍! 읍!”우두머리 사내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짓말이라고? 너를 속여서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겠어? 솔직히 말하면, 네 아씨는 돈을 두 배로 줬을 뿐만 아니라 네 목숨마저 가져가라고 했다고!”“읍, 읍!”명희는 힘껏 소리쳤다. 커진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의심이 가득했다.우두머리 사내는 더욱 크게 웃었다. “어때? 아직도 못 믿겠어? 이런 일을 난 많이 봤지. 보통 너희 하인들이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아서 그래. 잘 생각해 봐, 맞지 않아?”그 말을 들은 명희는 정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6화

    쇠돌이의 손이 뒤에 묶여 있어, 끈을 끊기 힘들었다.그러나 쇠돌이는 손이 기와 조각에 긁혀 피가 나도 개의치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명희는 쇠돌이가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갑자기, 쇠돌이가 몸에 묶여 있는 끈을 끊었다.그는 재빨리 기와 조각을 버리고 발에 묶인 끈을 풀더니, 벽에 뚫린 구멍으로 기어들어갔다.“우,우!”명희의 부르는 소리가 쇠돌이의 시선을 끌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명희를 보자, 명희는 눈물이 가득 맺힌 눈으로 그를 향해 애원하고 있었다.전에, 그가 명희에게 그랬듯이.그는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나쁜 사람인 명희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구멍으로 반쯤 기어가다 다시 돌아왔다.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서둘러 명희의 뒤로 다가섰다. 그냥 가버리면, 자신도 명희처럼 남이 죽는 것을 보고도 외면하는 나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다!작은 손은 아주 민첩하게 명희의 끈을 풀었다.두 사람은 신속하게 구멍에 기어들어 갔다.쇠돌이는 체구가 작아서 순리롭게 통과했지만, 명희는 좀 애를 먹었다.명희는 억지로 기어나가다 허리가 뚫린 벽에 긁혀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아!”그녀의 소리는 밖에서 술 마시고 있는 남자들을 놀라게 했다.그 중 한 사람이 소리쳤다.“무슨 소리야?”놀란 명희와 쇠돌이는 서로 손을 잡고 황급히 산속으로 뛰어들었다.그들 뒤에서는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 서!”명희는 놀라서 막 쇠돌이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갈라서 뛰자!”그러고는 쇠돌이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쇠돌이가 아직 어려서 빨리 뛰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자신 대신 남자들의 시선을 끌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남자는 그녀를 따라잡았다.명희는 놀라서 눈물을 줄줄 흘렸고, 발걸음을 늦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녀는 산길을 뛰어 본 적이 없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졌다.그녀가 일어서기도 전에 뒤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7화

    임학은 아는 하등인에게서 소식을 듣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김단을 데리고 서둘러 왔다. 그러나 이미 한발 늦었다!김단은 급히 명희에게 달려갔다.임학은 소리치며 그 남자를 공격했다.그러나 그 남자 역시 무예를 익힌 자였기에, 임학의 공격에 맞서면서도 도망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실력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김단은 그런 상황을 관계할 여지도 없이 두 손으로 명희 가슴의 상처를 꼭 눌렀다. 손가락 사이에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면서, 그녀는 갑자기 전에 납치당한 굴에 돌아간 것 같았다.그녀는 지금과 같이 죽을힘을 다해 명정대군의 상처를 누르고 있었지만, 결국에는...“임, 임원은 가짜...”명희는 갑자기 말하더니, 김단의 회상을 멈추게 했다.그녀는 멍하더니 명희가 뭐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명희는 이어서 말했다.“아씨, 아씨가 진짜입니다.”명희는 가슴에서 전해지는 아픔을 느끼면서 자기가 더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녀는 이대로 죽기 싫다.그녀는 자기의 일생이 임원의 디딤돌이 된다는 것에 너무 분했다! 그녀는 그동안 임원을 위해 수많은 일을 해왔고, 모든 것이 오직 임원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임원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생각이 들자, 분노와 억울함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임원을 끌고 함께 지옥으로 가고 싶었다!그녀의 소원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은 김단뿐이다!그래서 그녀는 모든 사실을 김단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그러나, 김단은 여전히 멍하니 있었다.김단은 두 눈을 부릅뜨고 명희를 바라보았다. 마치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 멍해져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다시 되물었다.“뭐라고?”“우리 어머니도 어쩔 수 없었어요. 임원이 마님이랑 닮은 것 같아서, 임원한테 친딸인 척하라고...”명희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이대로 죽기 싫은 것도 있지만, 김단에게 미안한 것도 있었다.그해, 그들이 사는 촌에 큰 재해를 입어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8화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진짜 그녀의 오라버니다!진산군댁에 있는 그 두 사람도 진짜 그녀의 부모다!그녀는 임원의 15년을 뺏지도 않았고, 원래 그녀의 것이었다!모든 것이 원래 그녀의 것이었다!그럼, 그녀가 겪은 그 3년은 무엇인가?그녀가 받은 모욕은 또 무엇인가?눈물은 그저 줄줄 흘러내렸다. 임학은 놀라서 김단이 명희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서둘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명희는 나쁜 놈 손에 죽었어, 너랑 상관없어!”그는 명희의 피로 가득한 채로 죽은 모습을 떠올리며, 그것이 김단의 악몽이 될까 봐 두려웠다. 그는 예전 15년 동안처럼 그녀를 위로하고 보호하려 했지만, 그때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임원이 등장한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그녀는 혈연 관계 때문에 임원이 자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것은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김단의 입술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임학에게 명희가 한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하고 싶었지만, 떨리는 입술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임학은 김단의 그런 모습을 보고 당황해하며, 급히 그녀를 끌고 산림 밖으로 나갔다.그가 데려온 사람이 다른 나쁜 놈들을 처치한 것을 보고, 임학은 사람을 시켜 명희의 시신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쇠돌이를 보더니, 임학은 김단을 위로하며 다가갔다.“적어도, 쇠돌이는 괜찮잖아.”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자, 김단이 여전히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봤다. 김단의 눈빛은 마치 그에게 박힌 것 같았고, 그녀의 눈물은 제방이 무너진 듯 쏟아지고 있었다. 김단은 임학에게, 도대체 누가 그의 친여동생인지 조금이라도 알아보지 못하는지 묻고 싶었다.그저 임원의 눈이 임씨 부인을 닮았다고 김단을 그 지경으로 만들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은 것인가?참으로 우습지 않은가?임학은 김단의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어릴 적 그녀가 억울할 때도 이러지 않았다.심지어 전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419화

    끝내 모든 사람이 이 일을 알게 되었다. 소씨네 대청에는 김단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진산군과 임씨 부인도 왔다.임원은 대청에 무릎을 꿇고, 얼굴에는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제가 그러지 않았어요. 아버님, 어머님, 제발 믿어주세요. 제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소하는 의자에 앉아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잡힌 사람이 모두 당신의 지시라고 말했고, 쇠돌이도 당신이라고 지목했소.”“정말 제가 한 짓이 아닙니다!”임원은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렸다.“제가 무서워한 것은 맞아요. 어머님께서 소씨네 집안일을 도맡으라고 하셨는데, 언니가 계속 쇠돌이를 이용해 저를 협박했어요. 제가 전에 잘못한 일이 들통나면 어머님이 실망할까 봐 두려워서 명희에게 쇠돌이를 데리고 가라고 시켰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사람을 시켜 쇠돌이를 죽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 쇠돌이를 좋은 가정에 입양 보내려고 했을 뿐입니다!”임원은 일이 이렇게 빨리 들통날지 몰랐고 쇠돌이가 아직 살아 있을 줄도 생각 못했다!그러나 일이 들통난 마당에 그녀는 모든 죄를 뿌리쳐야 한다!소씨 부모님의 얼굴도 역시 어두워졌다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들은 임원이 전에 거지를 매수하여 결국 거지들의 목숨을 해친 일도 알게 되었다. 거지를 해친 일은 무심이라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살인을 지시한 것이었다.소씨 부모님은 임원이 이런 사람일 줄 상상도 못했다!그러나, 그들은 임원의 변명도 도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임원은 쇠돌이를 입양할 사람을 찾으려고 했으나, 김단의 위협이 두려워서 이런 짓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임원의 눈물에 마음이 움직인 듯했다.그러나 임학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명희도, 네가 자기를 해쳤다고 했어.”명희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여움을 가득 담아서 한 말이다. 임원을 죽을 만큼 원망하지 않으면, 명희는 그런 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원은 멍하더니 바삐 임학을 보면서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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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7화

    김단은 맹영지를 소하가 있는 곳으로 보게 하였다.허나 맹영지는 반응이 느리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에 소하를 바라보지 않았다.“소하라고 하는 사내입니다. 기억하십니까?”김단은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허나 소하의 이름을 들어도, 맹영지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이러한 그녀의 모습에 소하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이리 상황이 좋지 않을 줄은 몰랐소.”김단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소하 오라버니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하여 낭자를 보살 피겠나이다.”곧이어 소하의 시선이 김단을 향했다.찌푸린 미간은 펴질 줄 몰랐다.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인가.사실 그는 맹영지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눈앞의 감회는 그저 오늘날과 이전의 다름에서 온 것이라 말할까,마음에는 김단의 안위만 생각하고 있으니, 다른 생각 하지 말라고 말할까.헌데 만일 그녀가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면, 할 말이 없지 않은가.소하는 여러 생각에 휘잡혔다.허나 생각했던 말은 내뱉지 않았다.“중전 마마께서 낭자와 맹 낭자를 처소로 들이시는 것은, 분명 다른 생각이 있으실 것이오. 그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소?”김단이 고개를 저었다.“사실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나이다.어쩌면 맹 씨 집안 때문이 아니겠습니까?”“어찌 되었든 간에, 낭자가 중전의 처소로 들어갔으니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과 같소. 항상 조심해야 하오.”“소하 오라버니, 염려하지 마시옵소서.제게는 오라버니께서 가르쳐 주신 방도가 있지 않사옵니까.”그녀의 말에 소하가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돌을 은침으로 대신하여, 민대부를 반나절 동안 아우성치게 하지 않았소.”“반나절이라니요, 반 시진도 가지 못했나이다!”김단은 소문이란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소하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그래도 큰 인물이 되지 않았는 가.”“스승이 잘 가르쳐 준 덕분입니다.”김단은 서로 치켜세우는 상황에 웃음을 터트렸다.“중전 마마께서 기다리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6화

    해가 서쪽 하늘에 기울 무렵, 김단이 맹영지를 데리고 궁으로 들어갔다. 경씨가 옆에 서있었다.그의 얼굴에는 염려가 가득했다. 허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전하가 김단에게 맹영지와 함께 궁으로 들라는 명을 내리지 않았는 가.만일 대군께서 한양에 계셨다면 막을 수 있었을 터, 한낱 마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궁궐은 워낙 넓고, 궐 안의 금군 중에는 무예가 뛰어난 자들이 넘쳐 난다.더하여 내각에는 임금을 지키는 호위들이 따로 존재한다.자신이 몰래 궁에 들어가 낭자를 지키려 든다면, 날이 밝기도 전에 역적이라 오해를 받아 온몸이 찢길지도 모른다.김단은 경씨의 표정을 보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경씨 도령, 염려하지 마시 옵소서. 제 몸 하나는 제가 잘 챙길 수 있사옵니다.하물며 소하 오라버니는 금군의 총령이니, 만일 무슨 일이 생기게 되어도 도움을 청할 수 있나이다.”경씨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부디 조심하시오.”경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숙희가 붉은 눈가를 한 채로 입을 열었다.“아씨, 노비는 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옵니까?”숙희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그저 김단과 함께 궁으로 들어가고 싶었다.혹여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없다 하여도 자신이 뒤집어쓸 수 있지 않은가.허나 김단은 만일 하나 일이 생겨도, 숙희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나는 그저 작은 의녀에 불과해.중궁전에 거처하면서 내 몸종까지 데려간다 하면, 중전의 사람을 꺼려 한다면서 입을 놀릴 것이야.”숙희는 어렴풋이 그저 둘러대는 것일 뿐이라 느껴졌다.허나 반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궁 안의 규칙이 수도 없이 많은 탓에,진정 구설수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은 가.혹여 자신이 아씨를 해할 수도 있지 않은가.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숙희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뜬 눈으로 김단이 맹영지와 함께 궁궐 문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양쪽으로 큰 성벽이 둘러쌓여 있어,알 수 없는 압박감에 맹영지가 긴장을 했다.그녀의 두 손은 김단의 팔을 꼭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5화

    “황공하옵니다, 마마.”향 하나를 다 피우고 나서야, 김단은 중전의 처소를 떠났다.그리고 서아름을 살피기 위해, 복화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서아름은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많이 말라 있었다.안색도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허나 자신의 나인 앞에서는 이따금 지친 기색을 보였다.마치 나인에게 곧 죽을 사람처럼 행실 하곤 했다.다행히도 나인은 눈치가 없었다.하루 종일 놀기만 하고, 서아름을 살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그 덕에 서아름도 마음이 편했다.김단을 보자 서아름이 서둘러 그녀를 배웅했다.“의녀께서 오셨나이까! 어서, 안으로 들이시옵소서!”김단은 서아름에 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물을 따라 주었다.“다 의녀의 덕분이옵니다. 근래에 걸음걸이도 훨씬 가벼워졌나이다!”사람의 몸은 아프지 않아야, 건강하다는 것을 인지 할 수 있다.낮에는 정신이 또렷하고, 밤에는 편히 잘 수 있었다.허나, 김단의 안색이 그녀와 반대로 어두웠다.“오늘 날, 전하께서 중전 마마를 옆에 두시고 숙원 마마의 상태에 대해 여쭈셨나이다.소신은 전하께 마마의 몸이 연약하지만,아이는 무탈하다 아뢰었사옵니다.”서아름이 움찔했다.그녀는 덕빈을 오랜 시간 시중을 든 사람이다.어찌 김단의 뜻을 모를 수 있는 가.자신은 살지 못하지만, 아이는 살 수 있다는 뜻이다.서아름은 한참을 움직이지 않다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이만 무탈하면 돼옵니다. 소인은 그저 덕빈께 아이 하나만 남겨두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아이만 무탈하면, 제 미천한 목숨 하나가 중요하겠나이까.”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그녀는 서아름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아이와 그녀의 목숨은 똑같은 것이라고.사람의 목숨에는 신분이 없듯이, 미천한 목숨이라는 것은 없다.더하여 귀식환 제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제조에 성공만 하면, 서아름을 궁에서 떠나 새로운 삶을 보낼 수 있었다.허나 김단은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귀식환 제조를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실패로 돌아간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4화

    김단은 중전의 뜻을 금방 알아챘다.중전이 서아름을 해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 뱃속의 아이 때문이었다.만일 김단이 아이가 무탈하다 말했다가, 훗날 서아름이 아이와 함께 목숨을 잃게 되면, 임금이 그녀를 의심할 것이 뻔하다.중전은 김단에게 눈치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김단은 시선을 거두었다.고개를 숙인채, 자신의 발만 쳐다보며 말했다.“중전 마마께서 내려주신 귀한 보약 덕에, 숙원 마마의 태아는 무탈 하옵니다. 숙원 마마께서 끝까지 버텨내신다면, 태중의 용태는 무사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옵니다!”김단의 말에도 중전의 살기 서린 눈빛은 여전했다.허나 임금은 만족한 듯, 미소가 짙어졌다.그는 뒤를 돌아 중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손을 잡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다 중전 덕분이오.”중전은 살기 서린 눈빛은 온데간데 없고, 온화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금의 칭찬에 그저 미소를 지어 보였다.“주상께서 후궁의 일을 신첩에게 맡기셨으니, 어찌 주상의 근심을 덜어드리지 않겠사옵니까.”“잘하셨소!”곧이어 임금은 몸을 뒤로 옮기더니, 중전의 귓가에 속삭거렸다.중전이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기다리고 있겠나이다.”“하하하, 알겠소.”임금은 그제야 손을 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짐은 아직 정사가 남았소, 자네는 중전 곁에서 말동무를 해주시오.”뒷부분은 김단을 향한 말이었다.김단은 예, 라 대답하며 임금을 배웅했다.임금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중전이 김단을 바라보았다.쌀쌀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보아하니, 의녀는 주상의 총애를 받아 자신의 주관이 뚜렷 해지셨소.”중전의 말투에 김단의 심장이 철렁했다.김단은 서둘러 무릎을 꿇었다.“부디 중전 마마께서 노여움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소신은 마마를 위함이었나이다.”그녀의 말에 중전이 코웃음을 쳤다.그제야 천천히 물어보았다.“말해 보시오.”“부디 마마께서 깊이 헤아려 보시옵소서. 전하께서 후손을 이토록 중히 여기시거늘, 만일 소신이 숙원 마마의 태중이 위태롭다 아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3화

    임금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수고가 많았다.”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중전이 입을 열었다.“전하, 신첩 또한 의녀가 수고가 많다 생각하옵니다. 영지를 돌보시는 것도 벅차신데, 궁중의 후궁들까지 살펴야 하시니 말이옵니다. 차라리 영지를 신첩의 처소로 옮겨 이곳에서 돌보게 하는것이 어떠하옵니까? 의녀는 본디 평양 대군의 관저에 임시로 거처 중이시고, 그런 곳에 사람을 데려가는 것이, 체면상 온당치 않은듯하여 감히 아뢰옵니다.”평양 대군 관저에 김단은 손님에 불과하다.어찌 손님이 손님을 데려갈 수 있단 말인 가.하물며 맹 씨 집안의 자녀가 평양 대군 관저에 머무는 것에 대해 소문이 퍼질지도 모른다.임금도 같은 생각이다.맹영지를 중전의 처소에 머물게 하는 것이, 평양 대군의 관저에 머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중전은 맹영지의 친 고모이며, 처소에서 병을 돌보는 것이 수월하지 않은가.허나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허나 맹 가의 계집은 이 자만 알아본다 하지 않았소? 만일 이곳으로 옮겨,소란을 피우게 된다면 중전의 병세를 더욱 악화 시킬지도 모르오.”임금은 중전을 걱정하고 있었다.다정한 말투에 중전의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염려하지 마시 옵소서. 의녀도 처소로 옮겨와 머물면 되지 않겠나이까.”맹영지가 알아보는 사람이 김단 뿐 이라면, 김단을 중전의 처소에 머무르게 하면 되지 않는가.그녀의 말에 김단의 얼굴이 굳어졌다.중전의 자신의 제안이 마음에 들은 모양이다.“그리하면 의녀도 수고를 덜 하겠지 않나이까.”임금도 중전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다.곧이어 김단을 향해 물었다.“자네는 어찌 생각하는 가?”김단은 내키지 않았다.궁중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허나 김단은 공주의 사람이다.공주와 중전이 같은 편이니, 중전의 제안을 감히 거스를 수는 없었다.곧이어 절을 하고 말했다.“중전마마의 각별한 보살핌에 몸둘바를 모르겠나이다.”그녀의 대답은 다른 자가 듣기에는,중전의 제안에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옆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2화

    김단의 미소를 보아도, 맹 씨 부인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맹 씨 집안의 안주인이 되어서, 어찌 김단의 속과 겉이 다르다는 것을 모를 수 있겠는 가.비록 미소를 짓는 모습이 온화하기 그지없지만, 자칫하면 그들을 물어 집안을 피바다로 만들 수 있었다.또한 김단의 뒤를 봐주는 자들은, 감히 그들이 거들떠도 보지 못하는 인물들이 아닌가.오늘 김단은 말리려고 하지도 않았다.오히려 맹 씨 집안의 체면을 고려하여, 그녀가 맹영지를 데려가지 않은 것이다.이러한 생각에 맹 씨 부인은 답답함을 느꼈다.허나 김단을 향해 미소를 짓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맹 씨 부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김단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곧이어 숙희가 김단의 곁으로 다가갔다.목소리를 낮추고는 물었다.“맹 아씨의 친 모친이옵니다. 어찌 친 딸을 해하겠나이까, 혹여 아씨께서 너무 깊게 염려를 하신 것이 아니옵니까.”“내가 그 생생한 본보기가 아니더냐.조금만 생각하면 알게 되는 법이지.”김단은 말하면서 맹영지에게 시선을 돌렸다.맹영지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금색의 계화 꽃잎이 떨어지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고개를 숙여 자신의 치마를 바라보았다.만일 맹 씨 부인이 ‘맹영지의 상황이 이리 심각할 줄 몰랐다’ 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김단이 직접 맹영지를 맹 씨 집안의 마차로 올려 보냈을 지도 모른다.자신의 피가 흐르는 친 자식을, 어찌 사, 오 년 동안 상황을 몰랐던 것일까.마치 그녀가 세답방에 버려지고, 삼 년 동안 어떠한 안부도 묻지 않는 그 자들과 같은 모습과 같았다.허나, 정승댁은 세답방이 아니다.맹영지는 노비가 아닌 그저 댁의 맏며느리가 되기 위해 정승댁으로 향한 것이다.어찌 친부모가 되어 아무것도 모를 수 있겠는 가.더하여 중전이 독이 맹 씨 집안의 소행이라 의심을 품고 있는 중이다.오히려 정승댁이 맹 씨 집안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겉으로는 물러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 수 앞을 보아 맹영지를 이곳에 머무르게 한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1화

    맹 부인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손을 거두고 두려운 표정으로 맹영지를 바라보았다.“어찌 이럴 수 있으십니까?”무언가 떠오른 것 마냥 김단을 향해 바라보았다.“의녀, 영지가..”김단은 그제야 미소를 지어 보였다.곧이어 맹영지의 곁으로 다가갔다.“다 나았나이다.”그녀의 한 마디에 맹영지는 천천히 진정을 되찾았다.두려운 눈빛이 점차 평온해졌다.맹 씨 부인은 이러한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곧이어 김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낭자께서는 소인만 알아볼 수 있으십니다. 다른 이들이 다가간다 하여도,밀쳐 내실 겁니다. 부인도 똑같이 밀쳐 내실 것이옵니다. 제 몸종도 낭자에게 긁혀 손에 상처를 입었나이다.”김단의 말이 끝나자마자, 숙희가 맹 씨 부인에게 손을 보여 주었다.어제 맹영지에게 긁혀 생긴 상처였다.다행히도 김단의 설득 아래,맹영지는 드디어 숙희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그제야 그녀의 시중을 들게 해 주었다.김단의 말에 맹 씨 부인의 얼굴이 굳어졌다.“오늘 데려 가지 못한다는 뜻이옵니까?”“아니옵니다.”김단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소인은 그저 맹 낭자께서 이곳에 계시는 게 나을 듯 하옵니다. 허나, 낭자께서는 맹 씨 집안의 자식이 아니 옵니까. 부인의 뜻을 따르겠나이다.”데려 가는 것이 결코 좋지 않다는 뜻이다.현재의 맹영지의 상황으로 보아, 억지로 데려 가는 수 밖에 없었다.부모가 되어 어찌 자식에게 좋지 않은 선택을 한단 말인 가.맹 씨 부인은 어찌 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대감이 맹영지를 데려오라고 신신당부했었다.허나 이 상황에 평양 대군 관저의 문을 나갈 수 있다 한들,맹영지가 소리치는 모습에 다른 이들이 소문을 퍼트릴 수 있다.잠시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의녀께서는 높은 의술을 가지고 계시라 믿나이다. 혹여 영지를 잠재울 수 있는 수가 있사옵니까?”‘잠’ 이라 했지만, 사실 기절을 시킬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이다.그리해야 조용히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김단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인에게 약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90화

    이튿날 아침, 김단은 궁무를 맡지 않았기에 평양관저에 머물며 맹영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맹영지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김단의 곁에 있을 때만큼은 그녀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조용한 정원, 김단은 맹영지와 함께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계수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숙희가 건네준 과자가 들려 있었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져있었다. 맹영지는 고개를 들어 만개한 계화를 바라보며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소하가 평양관저를 찾아왔으나 그는 맹영지와의 만남을 최대한 피하려 애썼다. 아마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함이었을 것이다.김단은 맹영지를 바라보며 과거 소하가 왜 그리도 그녀를 칭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한때 소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답게 그녀는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하지만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가까웠던 두 사람이었는데 맹영지는 어쩌다 소하에게 독을 먹이려 했던 것일까?김단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맹영지의 몸과 마음이 회복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그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김단이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평양관저의 겸인이 급히 달려와 말했다.“아가씨, 맹가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이런 큰일이 발생했으니 맹씨 집안에서 그녀를 보러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단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겸인에게 말했다.“알겠소. 이리로 모셔오시오.”잠시 후, 맹씨 부인이 정원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김단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한 뒤 슬픈 눈으로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김 의원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의원님이 아니었다면 제 딸이 그 짐승 같은 자에게 학대받으며 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맹씨 부인의 눈동자가 붉어졌다.김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과찬이십니다, 맹씨 부인. 민태훈, 그 자의 말에 따르면 맹영지 아가씨의 병은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완전히 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89화

    소한은 코웃음을 치며 말없이 등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소하의 조용한 목소리가 방안의 침묵을 깨뜨렸다.“이번에는 정말 잘했어.”영의정 저택에서 벌어진 일은 소한이 형벌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소하의 귀에 들어갔다. 만약 소한이 과감하게 영의정 저택에 침입하지 않았다면 김단은 쉽게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비록 민씨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김단을 해치지 못한다고 해도 그녀가 겪었을 모욕과 고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소하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소한은 많이 당황한 듯했다.“제가 충동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때로는 그 충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소한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김단의 얼굴을 떠올렸다. 처음에 그녀도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 듯했지만 곧 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하였다. 김단은 마차에 오를 때까지 자신에게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과거의 그녀였다면 그가 나타나자마자 바로 그의 품에 안기며 그를 향해 미소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너무나도 차갑게 변해버렸다. 자신을 외면하는 그녀가 소한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며 굳게 결심했다.그는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이미 어떤 대가든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반 시진 후, 김단은 방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러자 숙희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불렀다.“아가씨?”김단은 정신을 차리고 숙희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냐?”“두 도련님께서는 모두 돌아가셨습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전 발생한 일을 되새겨 보았다. 그녀는 소한이 오랫동안 계획해 온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을 선택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도 그는 소가를 위해, 전하를 위해 심지어 임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그녀만은 제외였다.그녀는 소한이 자신의 어머니를 걱정하는 척하며 평양관저로 따라온 것도 단지 자신의 동정심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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