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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손이 작아도 꽤나 매웠다.

그리고 최군형은 할 일을 끝냈다는 듯 꺄르르 웃었다.

“최군형!”

최연준이 아이의 통통한 손을 잡고는 때리는 시늉을 했다.

“이 자식, 다시 한번 아빠 때리면 가만 안 놔둘거야!”

“어마...”

억울함을 당한 꼬마가 몸을 돌려 엄마를 찾으며 강서연의 목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강서연은 평소와 다르게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최군형이 맘껏 울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리고는 최연준과 함께 곁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강서연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아까 아빠 때린 손 어느 손이야! 내밀어!”

최군형이 눈을 크게 뜨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강서연은 물어나지 않았다.

“애기가 이렇게 어른을 때리면 돼요, 안 돼요? 군형이 아빠를 때리면 어떡해.”

“우우...”

“어느 손이야! 어서 내밀어.”

최군형은 자신의 편이 없다는 걸 알아채고는 이번에는 진짜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우물쭈물하며 희고 작은 두 손을 내밀었다.

강서연이 망설임없이 두 손을 내리치자 최군형이 울음을 터뜨리려고 했다.

그때 그녀가 부드럽게 아들을 말렸다.

“군형아, 너 이제 한 살 반이야. 너도 이제는 알아야지. 사람 얼굴을 때리는건 아주 예의없는 짓이야. 앞으로는 그러면 안돼. 알겠지?”

강서연이 아들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너도 씩씩한 남자지? 엄마는 네가 다시는 이런 예의 없는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 맞지?”

최군형이 벌개진 눈으로 그녀를 보다가 ‘남자’라는 말을 알아듣고는 눈물을 삼켰다.

최군형이 최연준을 한번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바... 제송함니다.”

최연준은 순식간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아들이 귀엽게 사과했기 때문도 있지만 강서연이 자신의 편을 들어줬기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가 최군형을 안고는 볼에 뽀뽀하며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리고는 강서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봐요?”

“그냥...”

그는 너무 감격해서 어디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드디어 당신에게서 내 존재감이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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