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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제 이름은... 강소아에요.”

강소아는 짧게 대답한 뒤 진열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최군형이 놀랍다는 듯 물었다.

“그쪽도 강 씨에요?”

“네, 왜요?”

강소아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최군형은 고개를 저으며 보일 듯 말듯 웃었다.

기 막힌 우연이었다. 그의 엄마도 어릴 적인 강 씨였다.

그녀가 강 씨라는 걸 의식하자 최군형은 저도 모르게 그녀를 몇 번 더 보기 시작했다. 그날의 몰골과는 다르게 지금의 그녀는 좀 더 청순했다. 평범한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도 그녀가 입으니 달랐다. 심지어 이렇게 예쁘기까지 하다니.

최군형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

강소아는 최군형더러 짐을 챙긴 뒤 내일 바로 입주하라고 했다. 그러나 밤이 되자 약간의 후회가 들었다. 특히 방금 강우재, 소정애, 강소준의 의아한 눈길을 보니 더욱 그랬다.

어떻게 그녀를 범한 남자를 집에 들일 수 있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어떻게 알고?

이 일은 죽어도 가족에게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건 아니었다.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었고, 최군형만이 이 가족을 도와줄 수 있었다.

강소아는 고개를 숙이고 의자에 앉아 불안한 듯 손을 비볐다. 그녀는 가끔 고개를 들어 가족들을 힐끔 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소정애가 마음 아픈 듯 말했다.

“소아야, 뭘 어떻게 생각한 거야? 그런 놈을 집에 들이다니?”

“내가 봤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너무 과묵해! 표정도 냉랭하고, 사람 보는 것도 죽일 것처럼 노려보지 않나. 소아야, 아빠가 이사 갈 거라고 했잖아. 어떻게...”

“아빠, 엄마. 다 절 위해서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이 일은 저 때문이잖아요. 제가 처리할게요. 그렇지 않으면 구 씨 그룹은 저흴 놔두지 않을 거예요. 이 가게가 망가지는 건 보기 싫어요.”

강소아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강소아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소정애는 이미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강우재도 헛기침하며 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도 슬펐지만 그 정도로 마음이 약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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