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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Author: 금추
청아는 자기 자리로 다가와 앉았다.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오전 내내 시원은 무슨 일이든 최결에게만 부탁했다.

평소에 청아가 책임져야 했던 업무도 모두 최결에게 맡겼다.

그뿐만 아니라 청아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기원의 협력 방안마저도 최결에게 넘겨주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에 최결은 한껏 흥분한 얼굴로 대표 사무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그대로 청아 곁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청아 씨, 저는 점심시간에 대표님과 함께 참석해야 하는 협상 회의가 있어요. 아마 좀 늦게 돌아올지도 몰라요. 그동안 다른 업무는 청아 씨가 처리해 주세요. 남은 자료들도 부탁할게요.”

최결은 다소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청아에게 말했다.

마치 시원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청아가 아니라 자기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이제 알겠어? 대표님은 아끼는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야!’

그렇게 최결은 기타 자질구레한 업무를 전부 청아에 떠넘기고 시원과 함께 기원으로 가서 협상 회의에 참석할 준비에 전념했다.

청아는 아무런 불평불만도 없이 최결의 업무를 건네받았다.

12시도 되지 않아 최결은 예쁘게 차려입고 시원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

청아는 오후 1시쯤이 다 되어서야 손에 든 일을 다 마치고 밀린 점심을 먹으려고 12층으로 갔다.

점심을 먹고 나서 청아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업무를 계속 보았다.

시간은 서서히 흘러 오후 3시가 되었고 최결은 그제야 회사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재무부의 안나와 업무상의 얘기를 나누고 나서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안나는 부러워하며 운을 뗐다.

“대표님이 최결 씨한테 점점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기원과의 중요한 협상 회의에도 최결 씨만 데리고 가셨잖아요.”

그러자 최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과 함께한 세월이라는 게 있는데, 설마 그 모든 세월이 부질없겠어요?”

최결은 말하면서 청아가 있는 쪽을 흘겨보았다.

그러다 씩 웃으며 덧붙였다.

“저희 대표님은 밥이나 해주고 내숭이나 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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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65화

    시원의 눈빛을 떠올린 것도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다.청아는 정신을 차리고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잊으려고 애를 썼다.‘지금이 딱 좋아. 내가 원했던 거잖아.’‘그래! 더는 신경 쓰지 말자!’청아는 입가에 느긋한 미소를 지었지만, 두 눈에는 여전히 복잡한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입가의 미소마저도 곧 사라지고 말았다.금요일 오후에 시원과 최결은 한창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는데, 민율이 갑자기 시원을 찾아왔다.그녀는 짧은 머리를 자르고 옷 스타일도 바꾸었는데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다.넓은 긴 치마에 짙은 남색 스카프를 두른 그녀의 모습은 요조숙녀가 따로 없었다.민율은 핸드백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청아에게 말했다.“대표님 입맛대로 커피 한 잔만 부탁해요.”“네.”청아는 웃으며 커피 한 잔을 따라 탁자 위에 놓았다.민율은 핸드백에서 모 브랜드의 립스틱을 꺼내서 청아에게 건네주었다.“지난번에 제가 청아 씨한테 선물을 드리지 못했어요. 자, 이 립스틱 선물로 받으세요.”케이스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립스틱은 불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한눈에 봐도 가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하지만 청아는 단번에 거절했다.“고맙습니다만 마음만 받을게요.”그러자 민율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물었다.“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CL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디자인인데, 프리미엄 제품이라 사고 싶어도 사기 힘든 제품이에요.”“필요 없습니다.”청아의 태도는 더없이 단호했다.“그래요 그럼.”민율은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맑고 솔직한 청아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립스틱을 탁자 위에 놓고 고개를 들어 다정하게 웃으며 청아에게 말했다.“요즘 대표님 찾으러 온 여자는 있었어요? 아니면 대표님이 대신 선물을 사 달고 시킨 적은 없었나요?”청아는 사실대로 말했다.“아니요. 없었습니다.”그러자 민율의 두 눈에는 기쁨이 드러났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앞으로 대표님 찾으러 오는 여자분이 있으면 저한테 좀 알려주실래요? 이건 제 명함이에요. 우리 서로 연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66화

    최결은 민율이 손에 들고 있는 립스틱을 보고 경탄했다.“이거CL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디자인이죠? 케이스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진짜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우 비서가 선물로 달라고 한 모양이네요.”청아는 비아냥거리는 최결을 뒤로 하고 담담하게 말했다.“아직 밀린 업무가 있어서 전 그만 실례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청아는 몸을 돌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시원은 청아의 뒷모습을 한 번 보고 민율의 손에 있는 립스틱도 한 번 훑어보았다.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민율에게 물었다.“여긴 어쩐 일로 온 겁니까?”그러자 민율을 마냥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먼저 찾아오지 않으면 우린 만날 수도 없잖아요.”최결도 몸을 돌려 두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었다.“사무실로 가시죠.”시원은 덤덤하게 말했다.민율은 그의 말에 두 눈이 밝아지며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하고 따라 들어갔다.최결은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청아에게 눈썹을 치켜세웠다.“봤어요? 우리 대표님이 좋아하는 여자는 저분이에요.”청아는 그녀의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고개를 들었는데, 두 눈은 여전히 깨끗하고 덤덤했다.“저기요, 최 비서님, 전 그 어느 방면으로든 최 비서님에게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저를 적대시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최결은 약간 경악한 표정으로 청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물론이죠.”청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계속 일했다.한편, 대표 사무실.민율은 넓은 책상 앞에 서서 몸을 숙여 앞으로 엎드려 한 쪽 다리를 들고 한 손으로 얼굴을 괴고 아양을 떨며 시원을 바라보고 있다.“머리 짧게 잘랐는데, 어때요? 예뻐요?”시원은 뒤로 등을 의자 기대어 입꼬리를 올렸다.“예쁘네요.”“그럼, 저녁에 제가 식사 자리 한 번 마련해도 될까요?”“제가 저녁 대접할게요.”시원은 두 눈에서 부드러운 감정이 흘러나오면서 나지막하게 웃었다.“인제 저를 마다하지 않네요? 제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이제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67화

    “네, 알았어요.”청아는 전화를 끊자마자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무슨 일로 또 찾아가신 거지?’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 확실했다.처음부터 하온을 남자친구라고 소개를 해버린 것이 실수였다.거짓말 하나가 수많은 번거로움을 가져올 줄은 몰랐다.청아는 손을 들어 흩어진 머리카락을 위로 모으고 짜증이 나서 숨을 크게 내쉬었다.청아는 회사 주소를 하온에게 보냈다.그리고 시간을 한 번 보고는 그로부터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4시 반쯤에 청아는 물건을 정리하고 퇴근하려고 했다.엘리베이터로 갈 때 뒤에서 갑자기 문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청아 씨.”청아는 들려오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그러자 시원과 문율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보아하니 두 사람은 데이트하러 가려는 것 같았다.청아를 바라보는 시원의 눈빛은 여전히 무관심한 가운데 냉기를 띠고 있다.“이제 퇴근하시는 거예요?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제가 가는 길에 바래다 드릴까요?”문율은 기분이 좋아서 유난히 친절했다.“고맙습니다. 전 괜찮습니다.”청아는 심지어 그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싶지도 않았다.입술이 유난히 붉은 문율은 시원에게 팔짱을 끼고 있다.“시원 씨 비서 꽤 재미있는 것 같아요.”그러자 시원은 청아를 흘겨보며 웃는 듯 마는 듯했다.“뭐가 재미있다는 거죠?”문율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청아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문율과 시원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문율은 고개를 돌리자, 청아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게 되었다.그리하여 청아에게 웃으며 말했다.“어서 타세요. 편하게 타도 괜찮아요. 청아 씨네 대표님 그렇게 빡빡한 사람 아니에요.”청아는 시원을 한번 보았다.하지만 그녀는 곧 눈을 내리깔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청아는 가장 뒤쪽으로 들어가서 두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문율은 줄곧 시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웃었다.“제 친구가 바 오픈했는데, 와 달라고 노래를 불렀었어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68화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는 마침내 1층에 멈추게 되었다.시원은 등을 꼿꼿하게 펴고 밖으로 걸음을 내디뎠다.문율도 그의 발걸음을 쫓아 나갔다.청아는 그들이 떠나고 나서야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는데, 방금 시원의 말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졌다.그러나 아직도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하온이 생각에 더는 지체하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회사 건물을 나서자, 시원과 문율은 아직도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하온은 차에서 내려 청아에게 인사했다.“청아 씨, 이쪽이에요.”청아는 하온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오늘 연희로부터 선물을 받은 오피스 룩을 입었다.치마 기장은 평소보다 좀 짧고 몸에 붙는 재단이 마침 몸매를 감싸 아름다운 곡선을 드러냈다.뒤에서 보면 더욱 영롱하고 우아하기 그지없다.문율은 웃으며 청아에게 말했다.“데이트 잘해요!”청아는 감히 몸을 돌리지도 못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즉시 시원 앞에서 사라지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하온의 두 눈에는 석양이 비추면서 반짝이는 눈빛으로 청아를 바라보았다.“오피스 룩도 너무 잘 어울리네요.”청아는 덤덤하게 웃었다.원래 뒷좌석으로 앉으려고 했는데, 이미 주동적으로 조수석의 문을 열어 주는 하온을 보고하는 수 없이 조수석에 올랐다.문율은 하온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시원에게 말했다.“방금 청아 씨가 좀 재밌다고 했었잖아요, 실은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좀 이상해요.”시원은 앞의 차 그림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어디가 이상한데요?”“경계심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조금 전에도 분명 남자 친구인데, 아니라고 했잖아요.”문율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웃었다.이때 운전기사는 이미 차를 몰고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시원은 곧 발을 들어 차에 올랐다.문율은 시원의 얼굴에 어느새 웃음이 사라지고 눈빛도 다소 음침해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차에 오르자마자 청아는 즉시 하온에게 물었다.“형수 아버님은 무슨 일로 찾아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69화

    청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멋쩍게 웃었다.“그래서 뭐라고 했어요?”“전 그런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렸는데, 믿지 않던데요. 제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숨긴다고 생각하시던데요.”하온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도 어찌 된 영문인지 잘 몰라요.”청아는 레몬주스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어색하게 웃었다.“사실 다른 사람이 도와줬어요. 근데 그 댁에서는 하온 씨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괜찮아요. 앞으로 하온 씨를 찾아가는 일만 없으면 돼요.”“아, 그렇군요.”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부탁하신 일을 제가 거절했는데, 그 사람들이 청아 씨한테 귀찮게 굴지 않을까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우리 집이라고 무조건 모든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잖아요.”청아는 눈빛이 차가워졌고 정씨 가문의 후안무치함에 대해서도 할 말을 잃었다.하온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아니면 제가 병원 관계자분께 부탁 좀 해볼게요.”“그러지 마세요!”청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앞으로 친구고 뭐고 할 수 없어요.”무고한 하온을 연루시킨 것도 미안한데, 이런 도움까지 받는 건 너무 염치없는 짓이다.하온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지금 저 걱정하고 있는 거예요? 아니면 저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예요?”청아는 솔직하게 말했다.“하온 씨, 병원에 있을 때 저희 엄마 보살펴 주셔서 내내 고마워하고 있어요. 근데 단지 고마움뿐이에요. 남녀 사이의 그 어떠한 감정도 없어요. 그러니 당연히 우리 집안 문제로 하온 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하온은 약간 실망했다.“감정이 전혀 없어요? 제가 이렇게 형편없는 남자인가요?”청아는 바삐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하온 씨가 아니라 제가 문제가 많아서 그래요. 연애를 생각할 겨를도 없어요.”“청아 씨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못해요. 청아 씨 혼자서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하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70화

    시원은 썰어 놓은 스테이크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그러다가 삼키기 어려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여기 음식 왜 이렇게 맛없어요?”“맛없어요? 시원 씨가 여기로 오자고 했잖아요.”문율은 자신의 포크를 들고 시원의 접시로 다가가 그가 자른 스테이크 한 조각을 찍어 입에 넣고 눈썹을 들썩였다.“괜찮은데요.”시원은 불쾌한 듯이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물 한 모금 마시며 고개 들어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요?”그러자 문율은 교태를 부리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따가 우리 집으로 가요.”시원은 그녀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운을 뗐다.“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잠자리를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세요? 입맛에 맞지 않는 스테이크를 먹은 것처럼 육질이 뻑뻑해서 삼키기 어려운 것도 같아요.”그의 말에 문율은 순간 안색이 크게 변했다.“지금 이게 무슨 뜻입니까?”“당신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지 않아 그래요. 그러니 앞으로 찾아오지마세요.”시원은 정색하며 말했다.“2년이나 문율 씨를 봐 왔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당신이 싫다고 합니다. 인제 그만 적당히 해요.”문율은 상처받은 얼굴로 시원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제가 2년 동안 쫓아다닌 것 뻔히 알면서 이렇게 상처 주고 싶어요? 여자한테 2년 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세요?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정말 없을 것 같아요?”“당연히 있겠죠.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줄을 설 정도로 많겠죠. 그러니 저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당신이란 말이에요. 저한테 마음이 없어도 전 시원 씨 좋아요.”눈물이 흘러내리자. 문율은 손을 들어 재빨리 닦으며 마지막 우아함을 유지했다.“전에 여자 친구 매일 바꿨으면서 왜 저는 안 되는 겁니까? 예전처럼 3개월만 사귀어도 좋으니 찾아오지 말라고 하지 마세요. 저 2년 동안 시원 씨만 바라보며 지냈어요. 우리 사이의 결말이 이대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그녀는 일어나서 시원 앞으로 다가가 망설임 없이 바깥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71화

    청아는 가슴이 메어 허홍연과 더는 할 말이 없어 담담하게 끝인사를 했다.“그만 얘기해요. 더 이상 하온 씨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사람들한테 똑똑히 말해 주세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허홍연은 분명치 않은 말투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청아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바깥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온 하늘의 별들이 도시의 찬란한 불빛에 가려져 어릴 때처럼 달빛이 휘영청 한 밤하늘을 더는 볼 수 없었다.……이튿날 아침, 시원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부문의 주요 책임자를 불러들여 한바탕 꾸짖었다.두꺼운 문을 사이에 두고 사무실에서 퍼져 나오는 무거운 분위기가 39층 전체를 얼어붙게 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사장들은 의기소침한 얼굴로 사무실에서 숨도 크게 쉬지 못한 채 나왔다.이때 최결 책상 위의 고정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녀는 순간 안색이 굳어지고 전화를 들고 받아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네, 지금 바로 들어가겠습니다.”시원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최결은 급히 수중의 자료를 정리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갔다.청아는 39층에 온 후로부터 이렇게나 크게 성을 내는 시원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평소에 줄곧 침착하고 노련하게 모든 것에 임하던 최결마저 긴장하고 있으니 말이다.‘어제 그 여자하고 별로였나?’‘아니면 거절당했나?’‘아니면, 여전히 안 돼서 부끄러워서 화를 내는 건가?’청아는 눈꼬리가 펄쩍 뛰더니 바로 생각을 접어버렸다.‘내 일이나 똑바로 해서 욕먹지 않도록 정신 차리자!’한편, 최결은 대표 사무실에 서서 시선을 내리깔고 단정하게 그가 자료를 검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갑자기 시원은 눈살을 찌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기원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고 데이터도 완전하지 않던데, 어떻게 검토한 겁니까?”최결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자료가 부족하다고요?”시원은 말투가 냉혹하고 매서웠다.“저와 함께 일을 한 지도 벌써 몇 년이나 되는데, 이런 실수를 저지르면 어떡합니까!”최결은 당황하여 엉겁결에 입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72화

    청아는 피하지도 않고 흩어진 종이를 사이에 두고 남자의 차가운 눈을 마주쳤다.그녀는 약간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드러냈다.시원은 전에 청아의 멍청하면서도 귀여운 이런 모습을 가장 좋아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장 싫증이 나는 모습으로 변해버렸다.그리하여 두 눈에서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뭘 봐요? 그런 억울하다는 표정 짓지 마세요! 역겨워요.”청아는 눈동자가 떨리자, 순식간에 사색이 되어 눈을 떨구고 땅에 흩어진 종이를 바라보며 쪼그리고 앉았다.그리고 천천히 서류를 한 페이지씩 정리하면서 살펴보았다.곧 최결이 이전에 정리한 자료 중의 일부 빠뜨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맨날 회사에 앉아서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 연애나 하고 데이트나 할 궁리만 하는 겁니까?”시원은 얼굴을 굳히고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연애할 때는 무척이나 적극적이죠? 남자한테 버림받고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아니면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만 있으면 덮치고 싶은 겁니까?”“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연애하는 겁니까?”청아는 반쯤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손에 든 자료 묶음을 꼭 쥐었다.그리고 눈물이 눈시울을 향해 솟구쳤지만 억지로 참아냈다.청아는 계속 흩어진 종이를 주웠는데, 수척해진 몸은 더욱 여려진 듯했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시원은 원래 계속 욕하려고 했는데,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가슴이 미어져 결국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다만 가슴의 울기가 가라앉지 않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몸을 돌려 보지 않으려고 했다.이때, 사무실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배강이 들어왔다.서류를 줍고 있는 청아를 한 번 보고 노한 얼굴의 시원도 한 번 보고는 작은 소리로 웃었다.“청아 씨가 무슨 실수라도 했어? 왜 이렇게 화내는 건데?”배강은 말하면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청아를 도와 땅에 흩어진 자료를 주우려고 했다.“혼자 줍게 놔둬! 상관하지 마!”시원은 무거운 소리로 외쳤다.배강은 고개를 들어 의아해했다.그는 시원과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여태껏 시원이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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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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