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25화

Author: 금추
“오!”

청아는 장 씨 계열사의 직원들이 결혼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아마 오빠의 상사가 신청한 것으로 추측했다.

“청첩장 주지 않을 건가요?”

장시원은 얇은 입술에 미소를 머금으며 물었고 청아는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작은 결혼식일 뿐이에요. 굳이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아요.”

장시원은 무거운 눈빛으로 청아를 슬쩍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팔을 차창에 기대고 손바닥을 살짝 구부린 채, 화를 참고 있었는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청아도 말하지 않고 계속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한마디도 없이 경원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주성이 우산을 들고 장시원을 맞으려고 했지만, 장시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나한테 줘요.”

말을 마치자마자 차에서 내리려던 청아를 붙잡고, 차분히 말했다.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요.”

청아는 놀란 눈으로 그 장시원을 바라보았다.

우산을 건네받은 장시원은 반대편으로 가 차 문을 열고는 청아에게 말했다.

“내려요.”

청아는 고개를 들어 보자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장시원은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그의 준수한 얼굴은 그녀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

장시원은 우산을 들고 있었지만, 몸의 절반은 비에 젖고 있었고 우청아는 바로 차에서 내려 우산을 그의 쪽으로 밀었다.

장시원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빠르게 계단을 향해 걸었다.

그의 길고 단단해 보이는 그의 손이 검은색 우산 손잡이를 꽉 쥐고 있었고 계속해서 우청아의 방향으로 기울였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청아의 심장은 빗소리보다 더 세게 뛰고 있었는데 마치 장시원을 제외한 모든 것이 차단된 듯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장시원은 그녀의 어깨에서 손을 내려 우산을 접고는 안으로 걸어갔다.

우청아는 장시원이 떠날 의사가 없는 것을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집에 도착하자 이경숙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하며 말했다.

“장 선생님 오셨군요!”

그러자 우청아가 설명했다.

“비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6화

    우청아는 당황했고 장시원이 길에서 그녀가 자신을 ‘사장님'이라고 부른 것에 삐졌다는 걸 깨달았다.임구택과 소희는 서로를 바라보며 비웃었다. “너 언제부터 이렇게 계산적이고 쪼잔해진 거야?”장시원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계산적이라면, 우청아는 아마 몇 번이나 죽었을걸?”소희가 말을 이었다. “오빠가 마음 넓은 사람이라는 거 누가 몰라요? 앞으로도 우청아 잘 부탁드려요.”우청아는 소희를 흘겨보며 화제를 바꿨다. “저녁에 뭐 먹을래요? 요리는 제가 할게요.”“예전처럼, 나랑 장시원이 요리하고, 너랑 소희는 요요랑 놀아!”임구택은 일어나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장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자!”장시원은 아무 말없이 임구택을 따라 주방으로 갔고 냉장고를 열어 본 임구택이 말했다. “오늘은 있는 것으로 먹자, 까다롭게 굴지 말고.”장시원은 비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까다롭지 않다면, 나는 음식 가리지 않아.”임구택은 냉장고에서 사용할 재료를 꺼냈다.두부, 청피망, 소고기가 있어서, 임구택은 약간 매운 마파두부와 청피망 새우, 토마토 소고기찜을 만들기로 했다.그는 마파두부 요리법을 핸드폰으로 검색하며 장시원에게 물었다. “너랑 우청아는 어떤 관계야?”장시원은 셔츠 소매를 걷고 청피망을 씻으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죽이기 일보 직전까지 참은 그런 관계.”임구택은 웃으며 말했다. “우청아는 괜찮은 사람이니까 너무하게 굴지 마. 진짜 화나게 해서 다시 떠나면, 넌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할 거야.”장시원은 채소를 씻다가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도망치면,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고 해.”임구택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신경 쓰면서 왜 티를 안 내는 거야?”“우청아가 나를 그렇게 배신했는데, 내가 가만히 놔줄 거라고 생각해?” 장시원이 냉소적으로 웃자 임구택은 차분하게 말했다. “너 예전에 좋아하는 여자 생기면 어떻게든 사귀었고 싫으면 바로 헤어졌잖아. 왜 이번엔 이렇게 흐지부지한 거야? 따로 이유라도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7화

    “왜 그래?”임구택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소희의 등을 두드려줬다. “미안,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 먹을 때 장난 안 칠게.”그는 돌아서서 따뜻한 물 한 컵을 그녀에게 건넸다. “물 좀 마셔.”장시원은 옆에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말했다.“괜찮아.” 소희가 고개를 저으며 장시원을 보지 않았고 그녀는 깨끗이 씻은 사과를 하나 들고 말했다. “나 먼저 나갈게.”“응.”임구택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소희가 떠나고 주방 문이 닫히자, 장시원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와 너 진짜 대단하다. 너랑 알고 지낸 지 27년인데 그런 모습 처음 봤어.”임구택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잘 챙겨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 뭔가 소중히 받들어도 부족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소희는 도대체 너를 어떻게 길들인 거야?”장시원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해 보였고 임구택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아마도, 운명인 거 같아!”장시원이 농담처럼 웃으며 말했다. “너 이제 소희한테서 벗어날 수 없겠다. 그냥 빨리 결혼해 버려. 결혼식 언제 할 생각이야?”“부모님이 돌아오시면, 소희가 나를 강성 가족에게 소개시켜 주면 결혼 준비 시작할 거야.”장시원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그럼 난 들러리 할게!”“소희가 오케이 하면.”임구택의 말에 장시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거실에서, 소희는 사과를 썰어 요요에게 주었다.우청아는 마지막에 소희가 아침을 갖다 줬을 때 우연히 장시원을 만난 일에 관해 설명하자 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는 너희가…….”우청아는 얼굴이 붉어져 소희의 말을 끊었다.“아니야, 너도 알잖아. 우리는 불가능하다는 거.”소희는 조용히 말했다. “장시원이 너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걸 보면, 전혀 감정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 정말로 만나 볼 생각 없어? 요요 아빠잖아.”우청아는 고개를 저었고 목소리는 평온했다. “생각해 본 적 없어. 그 사람이랑 난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고 갭이 크다는 거 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8화

    음식 재료가 한정되어 있어서, 임구택은 네 개의 요리를 만들었다. 마침 장시원이 가져온 술이 아직 남아 있었고, 앉아서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장시원은 식사 내내 요요를 안고 있었고, 인내심 있고 세심하게 챙겼기에 요요도 그에게 매우 의존적이었다.그런 모습을 본 소희는 갑자기 장시원이 점점 아버지의 자격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얼떨결에 장시원은 요요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주고 있었다.식사를 마친 후, 임구택과 장시원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소희와 우청아는 발코니에 서서 밖의 빗소리를 들었다.강성의 밤비는 항상 사람의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화투나 윷놀이 같은 게 있으면 좀 놀아볼까요?”갑작스러운 장시원의 제안에 우청아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화투는 없고 윷놀이는 있어요. 예전의 임차인이 남겨둔 건데, 그냥 뒀었어요.”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 가져와서 놀아요!”우청아가 캐비닛으로 가서 서랍을 열고 안에 있는 윷놀이를 꺼냈다.네 사람 모두 거실로 돌아와 테이블 주위에 앉자 장시원은 윷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나랑 우청아랑 한 팀, 임구택이랑 소희랑 한 팀.”이때, 요요가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누구랑 한 팀이지?”요요의 어리지만 진지한 목소리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장시원이 그녀를 안으며 인내심 있고 부드럽게 말했다. “요요는 삼촌이랑 한 팀이야, 어때?”“좋아요!” 요요가 기뻐하며 대답했고 우청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이거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다 까먹었어요. 하면서 다시 배워야겠으니까 잘 못해도 나한테 화내지 마요.”그러자 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상대편에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소희는 장시원이 자신을 말하는 걸 알았다. 명절 때마다 윷놀이를 놀았는데, 소희는 운이 없어 임구택이 아니었으면 처참하게 졌었다.왜 윷놀이를 하거나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해도 잘하지 못하는지 본인도 의문이었다.어쩌면 신이 소희에게 공부머리를 주고 이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9화

    임구택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조용히 있었다.소희는 ‘개’를 던졌고 게임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다.하지만 우청아가 ‘윷’을 뿌리게 되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이어 ‘몽’에 ‘걸’을 뿌리게 되자 순식간에 그들의 하얀색 윷놀이 말 하나가 나갔다.우청아와 장시원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고, 임구택과 소희는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했다.임구택이‘걸’을 뿌리자 장시원은 ‘개’를 뿌려 임구택과 소희의 검정색 윷놀이 말을 잡았다.다음 라운드에서 장시원은 여전히 검정색 윷놀이 말을 잡으려고 혈안이었고, 임구택은 장시원한테 안 잡히기 위해 혈안이었다.장시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소희가 한 거 커버 치느라 바쁘네.”임구택은 느긋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여자를 내가 커버 쳐줘야지, 누가 쳐줘?”“하하, 그래 그럼 열심히 해.”장시원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소희는 곧 자리를 떠났고, 그녀의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였다. 소희는 임구택을 향해 손뼉을 쳤는데 두 사람은 이상할 정도로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소희가 손을 들자마자, 임구택도 손을 들어 하이 파이브를 했고 청량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자 우청아는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이런 게 바로 사랑이지!장시원은 맞은편에 앉은 우청아를 찌푸린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마요, 지게 하지는 않을 거니까!” 결국, 이 게임은 무승부로 끝났다.모두 점점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해 시간이 지나가는 줄 몰랐다.요요는 장시원의 품에 안겨 잠이 들자 그는 요요를 안방으로 옮겨 이불을 덮어주고는 게임을 계속했다.밤 11시가 되어서야, 술 한 병이 거의 비었고 그중 대부분은 장시원이 마셨다.우청아는 자신 때문에 장시원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이 다시 게임에서 졌을 때, 그의 손에서 술잔을 뺏으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마실게요.”“나 걱정하는 건가?” 장시원은 술을 들이켰고 그의 눈동자는 더욱 깊어졌다.소희와 임구택 앞에서 우청아는 얼굴이 붉어지며, 마치 아무 일도 없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30화

    무심코 돌아본 소희에게 한눈에 반한 임구택은 그녀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소희는 잠시 당황했지만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 빠져들었다. 임구택의 눈빛은 매우 많은 사연이 담겨 있어 보였지만 그녀에게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날 때, 세상이 아름다울 때, 당신과 나는 서로를 둘러싸고 있어”장시원의 눈길은 계속 우청아의 얼굴에 머물렀다.우청아의 긴 속눈썹이 떨리고 있었고, 낮고 감미로운 노래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이를 낳은 엄마였지만 여전히 소녀처럼 부드러웠고 순수해 보였다. 그리고 장시원은 우청아가 강하고 용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노래가 끝나자 우청아는 고개를 들었는데 많이 부끄러워했다. 소희가 박수를 치며 일어났고, 장시원이 이어서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당신한테 이런 숨은 재능이 있을 줄은.”임구택은 장시원이 우청아를 바라보는 눈길을 흘끗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발코니로 걸어갔다. 소희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를 따라 일어섰다.발코니의 창문은 열려 있었고, 미세한 비와 안갯 속에 잠긴 강성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번화하던 모습은 없어지고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는 것이, 마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다.축축한 공기가 얼굴에 부딪히자 마음속까지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소희는 그와 나란히 서서 밖에 보이는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임구택은 소희를 끌어안았고 그녀를 품에 가둔 채로 깊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네가 돌아온 그날도 비가 내렸어.”소희는 놀라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옆모습은 어두웠지만 잘생긴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임구택은 계속 말했다. “네가 새벽 5시 10분에 시카고 공항에서 출발했고, 강성에는 새벽 6시 25분에 도착했었어.”소희는 놀라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기억해?”임구택은 그녀를 바라보며 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거든.”비가 내리는 밤이었고, 그는 발코니에 앉아 한 시간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31화

    우청아는 무심코 먼 곳을 응시하며, 잠시 침묵한 후 물었다. “당신의 말은, 내가 하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가요?”장시원은 표정이 굳어졌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날 나는 널 지켜줘야 했던 게 아니라, 당신이 그 사람에게 맞아 죽는 걸 두 눈으로 봐야 했어!”그는 답답해하며 술잔을 반쯤 비웠고 우청아는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장시원은 우청아가 흘깃 웃는 것을 보고, 이 여자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이상하게도, 그는 덩달아 웃음이 났다.임구택과 소희는 발코니에서 돌아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벌써 늦었으니 이만 가볼게요. 여러분도 일찍 쉬세요.”우청아는 얼굴이 붉어지며, 고의로 소희 앞에서 장시원에게 물었다. “오늘도 게스트 룸에서 자나요?”그녀의 물음에 장시원이 말했다.“저번에 안방에서 잔 거 아니었나?”우청아는 말을 잇지 못했고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었다.임구택은 미소를 띠고, 똑같이 웃음을 참고 있는 소희를 이끌고 자리를 떴다.우청아는 두 사람을 배웅하고, 속으로는 화가 나 장시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침실로 돌아갔다.장시원은 마음이 복잡하여 담배를 피우고 싶었으나 이내 손에 있던 담배를 다시 넣었다.잠시 후, 우청아는 목욕 가운을 들고나와 소파의 팔걸이 위에 걸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샤워하러 가세요.”우청아는 말을 마치고, 테이블 위의 윷놀이판과 와인잔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눈을 반쯤 감고, 옆얼굴이 깨끗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우청아였다.입술에는 립스틱 대신 투명한 글로스를 바른 듯, 빛나는 조명 아래에서 은은하게 빛났다.장시원은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고 우청아에게 물었다.“내가 준 립스틱 왜 안 써요?”우청아는 놀란 듯 그를 바라보며, 그가 자신의 성의를 무시한다고 생각할까 봐 서둘러 말했다. “요요를 임신할 때는 화장을 못해서 습관이 됐어요.”장시원은 그녀의 자연스러운 입술색이 세상 모든 립스틱 색상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했지만 곧이어 말했다. “이제 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32화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우청아는 입술을 깨물었고 그녀의 고집처럼 눈물은 속눈썹에 맺혀 떨리고 있었다.“물지 마요!”“금방 발랐는데 물면 다시 발라야 하잖아.”그의 립스틱은 약간 오렌지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부드러움 속에 약간의 장난기가 묻어나 우청아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장시원은 립스틱이 이렇게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특히 우청아가 지금처럼 눈물이 그렁그렁 한 모습과 어울려서 그녀의 부드러운 매력이 그를 제어할 수 없게 두근거리게 했다.원래 연애에 능숙한 그였지만, 지금은 마치 첫사랑에 빠진 것처럼 당황스러웠고 그는 숨이 가빠 와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싶어?”우청아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봐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나한테 당신을 줘요.”장시원이 몸을 숙여 그녀의 귀에 속삭였는데 그의 목소리는 유혹적이고 섹시했다.“3개월이면 돼요. 당신도 알다시피 난 3개월 이상 한 여자를 만나지 않아요. 3개월이 지나서 내가 당신한테 질리면 우리 사이는 아무런 빚도 없게 될 겁니다.”우청아는 부들부들 떨었고 장시원은 그런 모습에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싫어요?”우청아의 눈물이 갑자기 떨어졌다. “그거 말고는…….”“이거 말고 뭐가 있어요?”장시원의 얼굴이 갑자기 차가워졌는데 더 이상의 인내심도 없어져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우청아 씨, 본인 몸 말고 내게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요?”“저를 벌하셔도 되잖아요. 제가 평생 결혼하지 않고, 평생 당신의 조수로 일할게요.”“당신을 벌하라고?”장시원은 갑자기 웃더니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녀 뺨의 눈물을 닦아냈다. “당신이 매일 내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데, 그게 나에게 벌을 주는 거지 당신을 벌하는 건가?”우청아는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끊어 말했다. “그럼 그냥 빚진 걸로 둬요, 난 갚을 생각 없으니까!”“다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33화

    장시원은 그녀의 옷 매무새를 정돈해 주고는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우청아는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그를 쫓아갔다.장시원은 현관에 도착해서 문을 열려고 손을 뻗자 우청아는 달려가 문을 막으며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밖에 비 오는데, 어디 가려고 하는 거예요?”장시원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말했다. “우청아 씨, 오늘 밤은 봐주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자극하지 마요!”우청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돼요, 당신은 못 가요. 게스트 룸에서 자더라 하더라도 상관없고 앞으로 나를 친구로 대하지 못하겠다 해도 괜찮으니까 오늘만큼은 못 가요!” 장시원의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우청아 씨, 난 당신을 봐주고 있다고 말했고 더 이상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요!”그가 말하면서 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지만 우청아는 꿋꿋이 문 앞에서 막으며 말했다.“어쨌든 오늘 밤엔 못 가요!”장시원의 눈빛이 서늘해졌고, 그녀를 옆으로 밀어내며 다시 문을 열려고 했다.우청아는 달려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울기 시작했다.“장시원,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건데요?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장시원은 그녀의 무력하고 슬픈 울음소리를 듣자 마음이 아팠다.“놔요.”“안돼!”우청아는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럽게 말했다.“그럼 내가 놔줄게요. 시카고로 돌아가서 다시 돌아오지도,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마요.”장시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청아는 순간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더니 갑자기 불안하고 마음이 아파졌다.“이 정도면 손 놓을 수 있겠어요?”상처받은 눈빛으로 우청아를 응시하는 장시원이었다.우청아는 그를 꽉 안고 있었지만, 그의 말에 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장시원을 놓아주고 각자 갈 길을 가야 했다.장시원은 자신을 안고 있던 그녀의 팔을 천천히 떼어내고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문이 열리자 밖의 차가운 공기가 훅 들어왔고 우청아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텅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