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319화

Author: 금추
이에 청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됐어, 조금 높아 보이니까.”

“내가 있는데 뭘 걱정해!”

시원은 요요에게 혼자 놀게 하고, 청아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니 작은 옥상이 있었는데, 지면에서 약 7미터에서 8미터 높이였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요요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청아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엄마, 조심해!”

요요는 두 손을 입에 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청아가 왼쪽을 보니, 옆집 마당에 있는 미연이 자기를 보고 놀란 듯했다. 청아는 살짝 당황하여 몸을 돌려 미끄럼틀로 들어갔고, 시원이 그녀의 뒤에 앉아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준비됐어?”

“당신, 혹시 당신이 타고 싶어서 나를 핑계 삼는 거 아니야?”

청아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말하자, 시원은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톡 쳤다.

“이렇게 유치한 것, 너와 함께하지 않으면 내가 관심 있을 것 같아?”

“하!”

청아는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나를 부추겼어?”

청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원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빠르게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청아는 본능적으로 시원의 팔을 꽉 잡았다.

빠르게 미끄러지는 느낌은 꽤 짜릿했지만, 청아는 어릴 적의 즐거움을 느낄 새도 없이 두 사람은 갑자기 한 구부러진 부분에서 멈춰버렸다. 이에 청아는 어리둥절하게 말했다.

“막혔나?”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미끄럼틀은 반투명 상태로 희미한 불빛이 비쳐 들어왔다. 하지만,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 두 사람이 어디에 걸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때, 시원은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몸을 숙여 청아의 턱을 잡고 깊이 키스했다.

청아는 숨이 가빠졌지만, 좁은 공간에서 피할 수 없어 그저 그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청아가 멈추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자, 오래 있으면 요요가 우리를 못 찾아서 걱정할 거야.”

시원은 목소리에 웃음을 담으며 물었다.

“재미있어?”

“유치해!”

청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0화

    소희는 이마를 그의 가슴에 기대며 웃었다.“그때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었잖아, 몇 가지는 말할 수 없었지. 당신이 나를 탓할 수는 없어!”구택은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말했더라면?”소희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내가 말했더라면, 당신은 그때부터 나를 경계했을 거야.”구택은 조용히 소희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그때 내가 이미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몰랐어?”소희는 그때 장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당신이 나 때문에 도운박 씨랑 싸웠지?”그날 구택이 돌아왔을 때 술 자국이 묻어 있었고, 다음 날 운박은 병을 핑계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이 분명 몸싸움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나중에 소희는 마은설의 말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았다.“그래.” 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어두운 저녁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걔가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했어. 그때 나는 죽여버리고 싶었고!”아마도 그때부터 구택은 다른 사람이 소희를 조금이라도 상상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두 사람은 처음에 약속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그러나 운박이 단지 언급했을 뿐인데도, 견딜 수 없었다.“머크 사건, 내가 너를 이용했다고 의심한 적 있어?”소희는 고요한 눈빛으로 말했다.“없어. 은설이 경고했지만, 나는 당신을 믿었어.”“왜?” 구택은 소희를 응시하며 묻자 그녀는 허리를 껴안으며 말했다.“당신이 그때 나를 사랑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 전에 나는 이미 당신을 좋아하게 됐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그 말에 구택은 가슴이 따뜻해지며, 소희를 꼭 안았다.“고마워, 소희야!”소희는 구택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소희가 먼저 그의 곁으로 와 준 것이!멀리 잔디밭에서는 하인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이미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소희는 일어나며 말했다.“우리도 가자. 어쨌든 당신도 주인인데, 늦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1화

    “한 모금만 줘봐.” 연희는 기운이 빠져 술을 건네주며 말했다. “마음껏 마셔!” 명성은 한 모금 마시고 술잔을 다시 돌려주며 말했다. “마셔도 돼.” 그 말을 남기고 명성은 안심한 듯 다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연희는 속으로 놀랐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으며 큰 눈을 굴려 소희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러자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 “한번 마셔보면 알게 될 거야.” 연희는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그것이 과일주스임을 알아차렸다.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 “너를 위해 특별히 만든 과일주스야. 너에게 딱 맞아.” 연희는 거의 화가 나서 웃으며 말했다. “나 아직 임신도 안 했는데, 이렇게 철저히 감시할 필요는 없잖아!” “명성 오빠도 네가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할 거야. 내가 너를 구한 셈이지. 얌전히 과일주스를 마셔. 내가 같이 마실게.” 소희도 과일주스를 한 잔 따라 들며 말했다. “건배!” 연희는 자신이 술을 마실 수 없자, 모두를 끌어들여 함께 과일주스를 마시게 했다. “유정, 너도 술 못 마셔. 밤에 조백림 같은 대형 늑대가 곁에 있는데, 술 마시면 위험해!” 유정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그 사람이 감히 그럴까?” 이에 연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네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백림처럼 멋진 남자를 옆에 두고도 마음이 동하지 않다니!” “누가 알아? 나에게는 여자와 다를 바 없어.” 그때까지 말이 없던 주예인이 유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연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조백림이 자리에 없는 것을 확인하며 아쉬운 듯 말했다. “이 말은 네 약혼남이 들어야 해. 그래야 자만심이 꺾어질 텐데.” 소희가 한마디 거들었다. “너는 백림 씨의 자만심을 꺾고 싶은 거야, 아니면 재미있는 상황을 보고 싶은 거야?” 우청아도 웃으며 말했다. “연희는 럭비공 같은 사람이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야. 유정, 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2화

    예인은 게임을 잠시 하다가 지루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끼어들 수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그녀는 장미 덩굴을 지나, 가로등 아래 누군가 나무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눈빛이 반짝이며, 예인이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백림 씨!” 백림이 고개를 돌리며 예인의 친숙한 말투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저를 아세요?” “작년 우리 할아버지 생신 때, 당신과 당신 아버님이 함께 오셨잖아요!” 예인은 고개를 들어 백림을 바라보며, 약간 경박하게 미소 지었다. “백림 씨 곁에는 미녀가 너무 많아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는 거겠죠!” 백림은 예인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었고, 더구나 진수의 약혼자였기에, 이런 말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얼굴은 점점 냉랭해졌다. “진수의 약혼자잖아요. 이번에는 확실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정략결혼일 뿐이에요!” 예인은 태연하게 말했다. “당신과 유정 씨처럼, 각자 자기 할 일을 하면서요!” 이에 백림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 “당신과 진수의 관계는 내가 모르는 일이지만, 주예인 씨, 제 약혼자와 저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 주세요.” 꽤 차갑게 대하는 태도에 예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백림 씨, 화났어요?” 그러더니 푸흡! 웃으며 말했다. “백림 씨가 그 유정 씨에게 진지한 거 아니에요? 하지만, 아까 그 유정 씨가 당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백림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말했다. “그건 나와 내 약혼자의 문제고,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 전해줄 필요도 없어요.” 말을 마치고, 백림은 더 이상 예인에게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섰다. 예인은 백림의 차가운 반응에 약간 찌푸리며, 그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의 생신 때부터 예인은 백림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곧바로 해외로 떠났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유정과 약혼한 상태였다. 그리고 자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3화

    연희는 즉시 웃으며 말했다.“좋아.”연희는 카드를 미연에게 건네며 말했다.“미연이 카드를 섞는 동안, 내가 규칙을 설명할게. 아주 간단해, 카드 크기를 비교해서 가장 큰 카드를 뽑은 사람이 요구해.”“가장 작은 카드를 뽑은 사람은 요구에 따라야 하지. 요구는 진실이나 벌칙 중에서 선택하는 거야, 어때?”다른 사람들도 동의했고, 미연은 이미 카드를 다 섞어놓았다. 각자 세 장씩 카드를 받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카드가 공개되었을 때, 연희가 가장 큰 카드를, 유정이 가장 작은 카드를 뽑았다.예인은 처음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내 긴장을 풀었다. 처음에는 누군가 카드 조작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기우였다. 연희는 카드로 장난치듯이 유정을 바라보며 웃었다.“자, 선택해. 진실이야, 벌칙이야?”유정은 연희의 눈 속에 담긴 장난기를 보며 그녀가 뭘 원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진실을 선택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예인이 갑자기 냉소적으로 말했다.“유정 씨는 분명 진실을 선택하겠죠!”유정은 잠시 멈추고 예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예인 씨는 어떻게 그렇게 잘 맞췄나요?”서로 잘 알지 못하는데, 예인의 말은 다소 뜬금없고 의외였다.“유정 씨가 백림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만약 벌칙을 선택해 백림 씨에게 키스하라고 한다면, 아주 난처하지 않겠어요?” 예인은 약간의 적대감을 담아 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희는 예인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처할 게 뭐가 있겠어요? 이미 키스한 적이 있는데요!”이에 예인은 소희에게 대들지 못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럼 벌칙으로 정할게!” 연희가 확신에 가득 차서 말했다.“가서 백림에게 한 번 진하게 키스해. 적어도 1분 동안 말이야.”예인은 급히 말했다.“농담이었어요, 유정 씨가 직접 선택하게 해주세요!”유정은 예인을 가볍게 쳐다본 후, 연희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저보고 직접 선택하라고 하지 않았나? 왜 대신 결정해 버려?”“첫 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4화

    유정은 꼼짝 않고 있었고, 결국 백림은 그녀의 입술을 열어젖혔다.남자의 뜨거운 키스 속에서 유정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고, 오직 능숙한 기술만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사이에 무언의 애틋함이 피어오르며 유정을 긴장하게 했다.유정은 평생 한 번도 1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백림은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해, 1분이 지나자마자 키스를 멈추고 예의 바르게 물러났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나를 찾아. 완벽한 경험을 선사할 테니까.”유정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정말 고마워!”그 말을 마치고, 주변 남자들의 장난스러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유정과 백림이 키스를 시작하자, 연희는 요요를 안고 몸을 돌렸고, 소희는 옆에서 막대사탕을 들고 요요를 달래고 있었다.유정이 돌아오자마자 종이를 꺼내 입을 닦으며 시원하게 말했다.“좋아, 벌칙은 끝났고, 이제 다음 판 시작하자!”예인의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맞아, 빨리 시작하자.”이번에도 미연이 카드를 나눴다. 연희는 카드를 공개하며 웃었다.“내 카드보다 큰 사람이 없겠지?”그녀의 세 장의 카드는 모두 5였다. 다른 사람들은 혀를 차며 자신의 카드를 공개했는데, 예인의 카드는 3, 4, 6으로 가장 낮았다. 이에 연희는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예인 씨는 진실을 선택할래요, 아니면 벌칙을 선택할래요?”예인은 즉시 대답했다.“벌칙이요!”연희는 유정을 보며 말했다.“봐, 얼마나 시원시원하잖아!”유정은 술을 마시며 대꾸하지 않았다. 연희는 예인을 바라보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예인 씨, 백림에게 가서.”연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이 당황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연희가 뭔가 잘못 말한 것일까? 왜 또다시 백림이지? 예인은 진수의 약혼자인데!오직 소희만이 막대사탕을 먹으며 여전히 요요를 달래고 있었고, 전혀 놀라지 않은 표정이었다. 예인의 눈이 반짝였고, 뭔가 기대에 찬 듯 벌써 일어설 준비를 하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5화

    “그건 간단해!” 백림은 한 가정부를 불러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에게 뺨 한 대 때려줘요.” 가정부는 당황했고, 예인도 놀랐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당신이 이 더러운 가정부에게 나를 때리라고 시키는 거예요?” 그러자 구택은 차가운 눈빛으로 조용히 말했다. “내 장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왜 더럽다는 거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노동으로 대가를 받고 있어요.”“당신을 챙기는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느낄 자격이 있나요?” 예인은 구택의 기세에 눌려 얼굴이 창백해졌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수는 예인을 차갑게 바라보며, 가정부에게 말했다. “백림을 대신해서 때려.” 가정부는 예인에게 욕을 들은 것도 있었고, 주인의 지지까지 받고 있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힘껏 예인의 뺨을 때렸다. 가정부는 서른이 넘은 나이였고, 거친 일을 하는 사람이라 힘이 셌다. 그 뺨 한 대는 예인을 비틀거리게 했고, 그녀의 연약한 얼굴은 즉시 붉게 물들었다. 예인은 얼굴을 감싸며 수치심과 분노에 사로잡혔지만,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고,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자리로 돌아갔다. 연희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예인 씨, 괜찮아요?” 예인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그럼 예인 씨, 계속할 건가요?” 예인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물론 계속하죠! 이 정도 벌칙쯤이야, 더 큰 것도 해봤으니까요!” “멋지네요!” 연희는 칭찬하며 말했다. “저는 예인 씨 같은 성격을 좋아해요!” 그러고는 미연을 향해 말했다. “계속 카드를 나눠줘!” 세 번째 판에서도 연희가 이겼고, 예인이 또 지자, 그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그 반응이 재밌는 연희는 웃으며 물었다. “예인 씨, 이번에도 진실이 아니고 벌칙을 선택할 건가요?” 예인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겁하다고 생각할까 두려워, 이번에도 벌칙을 선택했다. 이에 연희는 웃으며 말했다. “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6화

    사람들은 여전히 먹고 마시며 농담을 나누고 있었다. 약 30분이 지나자, 예인이 숨을 헐떡이며 돌아왔다. 머리는 흐트러졌고, 신발은 손에 들려 있었으며, 그녀의 모습은 매우 초라했다. 연희는 다시 물었다. “예인 씨, 계속할 건가요?” “계속해요!” 예인은 냉소하며 말했다. “이번에는 절대 질 수 없거든요!” “대단해!” 연희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예인 씨처럼 집요한 사람은 본 적이 없어!” 청아와 유정은 웃음을 참느라 애를 썼다. 그들은 연희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연희의 말이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 봐!'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희는 미연에게 말했다. “계속 카드를 나눠줘!” “잠깐만!” 예인이 갑자기 외치며, 미연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엔 제가 카드를 섞고 나눌게요!” 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 없이 카드를 예인에게 건넸다. 하지만 큰 이변은 없었고, 이번에도 예인은 졌다. 이번에는 유정이 이기자 예인에게 물었다. “예인 씨, 이번엔 진실을 선택할 거예요? 아니면 벌칙을 할 거예요?” 예인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번에도 벌칙을 선택했다. “아까는 잔디밭을 뛰었으니까, 이번엔 팔굽혀펴기를 해봐요. 예인 씨 체격으로는 30개쯤은 거뜬하겠죠?” 이번에는 예인이 정말로 화가 났다. “다 같이 날 놀리는 거예요?” 예인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남자들의 주의를 끌었고, 진수는 고개를 돌리며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지?” 연희는 차분하게 말했다. “오진수, 네 여자친구가 벌칙을 하겠다고 해서 같이 놀고 있는데, 이기지 못했다고 우리를 놀린다고 하네.”“심판 역할을 해줄래? 우리가 정말로 놀렸는지 확인해 줘.” 진수는 차갑게 예인을 질책했다. “놀지 못하겠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예인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했고, 진수에게까지 꾸중을 들으니,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이윽고 화가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뛰쳐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27화

    “물론이지,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는 거야. 뭐 그게 대수라고!” 유정은 계속 술을 따르며 말했다. “맞다, 오늘 첫판에서 내가 져서 벌칙을 받았으니, 그 키스는 신경 쓰지 마.”“말했잖아, 이런 일 있으면 언제든 나를 찾아. 기꺼이 도와줄게!” 백림은 미소를 지으며 유정에게 잔을 주자, 그녀는 갑자기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아직 안 물어봤는데, 왜 입술을 벌렸어?”백림은 유정의 직설적인 말에 놀라 술을 거의 뿜을 뻔했다. 기침하며 말했다. “네가 먼저 키스했잖아, 나도 모르게 반응했어. 내 탓은 아니야!”유정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고의로 그런 거 아니었어?”“그럼!” 백림은 태연하게 말했다. “내 약혼녀가 먼저 다가와 키스했는데, 내가 유교보이처럼 굴 수는 없지 않겠어!”백림의 말에 유정은 약간의 분노와 수치심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백림은 개의치 않고 유정에게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우리는 어른이잖아. 너무 소심하게 굴지 마. 그리고 내가 널 도와줬다는 것도 잊지 마. 그때 내가 진지하게 널 밀쳐냈다면, 네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겠어?”유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 말이 맞다고 느꼈다. 특히 예인이 보는 앞에서 백림에게 밀쳐졌다면, 예인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모를 일이었다.“됐어, 그 얘기는 그만하자!” 유정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갑자기 말했다. “좀 배가 고프네!”“저녁에 뭐 안 먹었어?”“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어. 지금에서야 배가 고프네.” 유정은 부엌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뭐 먹을 거 없나 한번 볼게.” 냉장고에는 물과 음료수밖에 없었다.“뭐 먹고 싶어? 내가 주방 쪽에 전화할게.” 백림은 핸드폰을 꺼내어 별장에서 일하는 모든 관리자의 연락처를 찾았고, 유정은 웃으며 말했다. “바비큐를 먹고 싶네!”“유정!” 백림은 유정을 무력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 시간에 어디서 바비큐를 구해오라고?”그러자 유정은 웃으며 말했다. “그냥 해본 소리야. 뭐든 먹을 수 있는 거면 돼. 배만 채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