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337화

Author: 금추
진수는 고개를 숙이고, 자책과 죄책감으로 가득 찬 얼굴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다시 열리고, 시원은 들어오는 사람을 힐끗 보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끄면서 말했다. 청아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앉아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주예인도 이미 혼냈으니, 너무 화내지 마. 요요는 괜찮아졌어. 곧 이 일을 잊을 거야.”

“청아, 우리 결혼하자.”

시원이 갑자기 말하자 청아는 놀라며 몸을 일으키고는, 시원의 깊고 어두운 눈빛을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 후, 말했다.

“우리 결혼한다고 해서 나의 평범한 출신이 바뀌는 건 아니잖아?”

그러자 시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결혼하면, 아무도 감히 널 비웃지 못할 거야.”

“비웃음은 여전히 존재할 거야. 다만 그들이 내 앞에서가 아니라 뒤에서 몰래 비웃겠지.”

청아는 차분한 눈빛으로 말했다.

“요요가 괴롭힘을 당했을 때, 나도 자책하고 후회했어. 하지만 소희가 곧 나를 깨우쳐 줬는데 오빠는 어때? 이 상황이 신경 쓰여?”

시원은 무겁게 말했다.

“네가 알다시피, 내가 신경 쓰는 건 그런 게 아니야.”

청아는 마음이 부드러워지며 그를 꼭 껴안았다.

“이건 그저 우연한 사고였어. 평소에 우리,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잖아?”

시원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면 먼저 약혼하자. 최소한 사람들이 네가 내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하고, 내가 반드시 너와 결혼할 거라는 걸 알게 하자.”

“그럼 더 이상 아무도 널 무시하지 못할 거야. 요요도 마찬가지야.”

요요를 언급하자 청아의 마음이 움직였다.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우리 먼저 약혼하자.”

“설이 지나면, 바로 준비할게. 네가 원한다면 계속 일을 해도 돼. 너에게 방해되지 않게 할 테니까.”

시원은 청아의 동의를 얻자 조금 안심하며 말했다.

“청아, 나랑 함께 있는 게 정말 그렇게 부담스러워?”

청아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부담보다는 더 큰 자신감이야.”

이 몇 년 동안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38화

    주홍건이 과수원 쪽에서 예인을 발견했을 때, 이미 통증으로 다시 기절해 있었다. 나무에 묶여 있던 예인의 다리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고, 무릎에서 흘러내린 피는 바닥까지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주홍건은 마음이 아팠지만,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냉정하게 자기 사람들에게 말했다. “차에 실어 강성으로 바로 돌아가자.”운전기사는 즉시 명령을 받아 예인을 나무에서 풀어내어 안고 밖으로 나갔다. 주홍건은 임구택 앞에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사람들과 함께 비밀 통로로 저택을 빠져나갔다.... 이미 저녁이 되어, 부드러운 석양이 내려앉고, 날씨는 따뜻했다. 소희와 성연희,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요요를 데리고 잔디밭에서 공놀이하고 있었다. 요요는 뛰어다니며 은방울 같은 웃음을 흩뿌렸고, 그 웃음소리는 공기 속에서 퍼지며 바람마저도 부드럽게 만들었다. 구택과 시원은 긴 의자에 앉아 그녀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감시 카메라 영상을 봤을 때, 죽여버리고 싶었어.”시원의 말에 구택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해해. 내가 봤을 때도 네가 그렇게 반응할 걸 알고 있었어.”시원은 다리를 꼬고 의자에 기대어 깊고도 긴 눈길을 보냈다. “난 정말 요요를 너무 사랑해. 청아와 요요는 내 인생의 전부야. 만약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난 아마도 살아갈 수 없을 거야.”다행히 요요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받으며 자라, 활발하고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사건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부모님과 함께, 소희와 연희가 곁에서 도와준 덕분에 금세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구택은 소희의 모습을 따라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충분히 이해해.”시원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딸을 하나 낳아서 요요와 함께 놀게 해줘.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 소식도 없네. 혹시 네가 안 되는 건 아니야?”구택은 얼굴이 어두워지며 시원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나중에 두 명을 한꺼번에 낳을 수도 있어!”발끈하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39화

    아심은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고마워!” “소희도 알고 있었어?” 연희의 질문에 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어.” 연희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말하지 않은 것도 기가 막히지만, 소희가 나한테 말 안 한 건 더 어이가 없네!” 그러고 나서 연희는 화가 나서 소희를 찾으러 갔다. “소희야, 그만 놀고, 나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아심은 그 자리에 서서 멀리서 구택과 몇몇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언을 보며, 석양을 배경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강성, 설 연휴 둘째 날 오후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임유진은 2층의 발코니에 서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고, 옆에 임유민은 의자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유진은 마당 밖에서 차들이 하나씩 떠나고 또 하나씩 오는 것을 보며 두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설은 정말 재미없네. 사람만 많아졌지, 아무런 설 분위기도 없잖아!” 유민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너는 감사해야 해.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이 손님들을 대하느라 더 힘드니까.” 그 말에 유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서 소희가 제일 낫다는 거야. 조용히 도망가서 혼자 평화롭게 지내고 있잖아. 단톡방에 올린 사진 봤어? 저택에서 정말 재밌게 놀고 있더라!” 유민이 물었다. “그럼 넌 왜 안 갔어?”유진은 입술을 내밀며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유진도 가고 싶었다. 어제 조백림이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자, 유진도 함께 운성으로 놀러 가고 싶었다. 그래서 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유진도 결국 가지 않기로 했다.오늘 오전에 유진은 샤부샤부 가게에 갔는데, 그곳에는 이문과 오현빈만 있었고, 서인은 집에 돌아갔다고 했다. 그가 가게에 없어서, 유진도 오래 머무르지 않고 현빈에게 선물을 전하고, 야옹이를 먹인 후 바로 돌아왔다.그 후로 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직 답장이 없었기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0화

    유진은 나가기가 귀찮아졌다. “집에서 먹는 거랑 뭐가 달라요? 왜 굳이 나가서 먹어야 하지?”그러자 우정숙은 말했다. “유민이 너한테 뭐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네. 너 지금 보니까 정말 활기가 없구나.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하잖아.”유진은 우정숙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도 지금 상태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인정했다. 머릿속엔 온통 서인 생각뿐이었다. 서인이 그녀의 메시지에 답하지 않자, 아무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었다.유민의 말이 맞았다. 유진은 정말로 연애에 미친 바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정숙은 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기분도 바꿔봐. 우리 예림온천호텔에 가서 머물 거야.”“오늘 밤 거기서 잘 거고, 아마도 이틀 정도 있을 거야. 할아버지, 할머니도 쉬실 수 있도록 말이야.”유진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지금 바로 옷 갈아입고 올게요.”“그래, 나는 아래층에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을게.”유민도 게임을 종료하고 가족들과 함께 자택 온천 호텔로 휴가를 떠났다....호텔의 책임자는 임씨 집안 가족이 올 것을 알고 미리 충분히 준비해 두었다.호텔에서는 그들을 위해 별도의 별장을 예약해 두었다. 주변에는 온천이 둘러싸여 있어, 기온과 습도가 적절하여 설 연휴 동안 휴양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유진은 발코니에 서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유민에게 말했다. “여기랑 집이랑 뭐가 달라?”둘 다 비슷한 환경이었고, 호텔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당연히 다르지. 여기엔 손님들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쉴 수 있어. 그리고 너는 온천에 갈 수도 있잖아.”유민은 공기총을 들고 맞은편 나무를 겨누며 말했다.펑! 하는 총성이 들리자 맞은편 나무에 있던 새가 놀라 날아가며 깃털 하나가 떨어졌다. 이에 유진은 비웃으며 말했다. “소희랑 그렇게 오래 연습했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못 쏘네! 아무리 훌륭한 스승이 있어도, 멍청한 제자를 가르칠 수는 없는 법이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1화

    유진은 뒤에서 걸으면서도, 서인의 무심함에 대한 충격으로 머릿속에 구은정이라는 이름만이 맴돌았다. ‘구은정이라고? 본명이 구은정이었다니!’유진은 예전에 구씨 집안에 이복남매인 구은정과 구은서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은정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거의 마흔 살에 은정을 임신했다. 그러나 은서의 어머니가 개입하면서 결국 병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은정은 은서와 서선영이 집에 들어온 이후부터 줄곧 그들과 맞서 싸워왔고, 그들 사이의 관계는 매우 나빴다. 특히 은서가 구택과 친하게 지내자, 은정은 거의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어릴 때 유진은 임시호와 함께 구씨 집안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지만, 은정이 집에 없는 경우가 많았고, 집에 있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은태는 은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한숨을 내쉬곤 했다. 사람들은 구씨 집안의 아들이 매우 반항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계모가 아무리 그를 사랑해도 감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몇 년 후, 구씨 집안의 아들에 대한 소식을 들었는데, 가출했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이미 죽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랬기에 은정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서인이었다. 유진은 정신이 멍해진 채 자리에 앉았고, 구은태가 웃으며 말했다. “유진이도 이제 다 컸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났네!” 유진은 멍하니 깨어나 인사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인사를 마치자,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서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유진은 구은태에게 어르신이라고 불렀는데, 서인에게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굉장히 당황했다.이윽고, 구은태가 말했다. “유진이는 은서와는 잘 알고 있지만, 은정이는 잘 모르겠지? 어렸을 때 본 적이 있을 텐데, 아마 잊었을 거야.”우정숙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자주 보지 못해서 잘 모르는 거야. 유진아, 은정이를 삼촌이라고 불러야 해!”그 말에 유진은 그대로 얼어버렸고, 서인이 유진을 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2화

    구은서의 어머니인 서선영이 놀라며 말했다. “유진이가 샤부샤부 가게에서 알바한다니? 이런 귀한 아가씨가 서민 생활을 체험하러 간 거야?”유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샤부샤부가 좋아서요.”사람들은 유진의 이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그녀를 아이처럼 귀엽다고 생각했다. 몇 마디 농담을 주고받은 후, 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유진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들자, 서인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심장이 멈춘 듯했고, 멍하니 서인과 눈을 마주쳤다.서인은 곧 시선을 피하고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술이 세 바퀴 돌자, 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겠다. 그리고 유진은 서인이 담배를 피우러 간 것임을 눈치챘다. 그래서 참고 또 참다가 결국 참고 있지 못해,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갔다.주변은 물 위에 세워진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유진은 한 바퀴 돌아다녔지만 서인을 찾지 못했다. 이제 돌아가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아.”유진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얼굴은 차분했지만,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무슨 일이에요?”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은정 오빠를 찾으러 나왔지?”유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가 그래요? 나 아까 술을 좀 마셔서, 머리가 어지러워서 바람 쐬러 나온 거예요.”은서는 입꼬리를 올리며 더 이상 서인에 관해 묻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너희 삼촌은 어디 있니? 왜 같이 안 왔어?” “아직도 우리 삼촌을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삼촌이 당신더러 강성을 떠나라고 한 걸 기억해야죠. 당신이 돌아온 걸 보면 분명히 기분이 좋지 않을 거고요!”은서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설인데, 돌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이에 유진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건 직접 삼촌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네요!”그 말에 은서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3화

    지금 모두 자신과 대립하려고 했다. 그러나 간신히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너희 남매끼리 놀아, 나는 먼저 가볼게!”임유민과 임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구은서는 혼자 재미없게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유민이 유진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저 여자가 널 왜 찾았어?”유진은 차갑게 대답했다.“나에게 삼촌께 부탁드리라고 해서, 자신을 강성에 남게 해달라고 했어.”유진의 말에 유민이 미간을 찌푸렸다.“그 말을 들어주진 않았겠지?”유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되물었다.“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이니?”유민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누나 지능이 마치 숙모가 게임을 할 때의 지능인 것 같아.”“무슨 말이야?” 유진이 호기심에 물었다.“굉장히 초보라 가끔 안정적으로 플레이하지만, 끝까지는 못 버틴다는 뜻이야.”유진은 그가 자신을 비웃는 것을 보고, 부끄럽고 화가 나서 옆구리를 간질이려고 했으나, 유민은 몸을 피하며 달아났다.두 사람은 자리를 떠났지만, 유진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혼란스러워졌고, 난간에 허리와 배를 기대어 손으로 물을 만지려 고개를 숙였다.“어른이 돼서도 아직도 이렇게 유치한 짓을 하네?”뒤에서 갑자기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진은 깜짝 놀라 거의 그대로 물에 빠질 뻔했다. 유진은 난간을 두 손으로 붙잡고 뒤를 돌아봤다. 너무 오랫동안 고개를 숙여 얼굴이 붉어졌다. 눈은 물기를 머금은 채로 앙증맞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인은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유진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유진은 약간 긴장하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왜 내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어요?”“응?” 서인이 약간 눈썹을 찌푸렸다.“오늘 아침에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왜 답장이 없었나요?” 유진이 다시 묻자. 서인은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그제야 확인했다. 유진은 그에게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그는 차분히 대답했다.“설날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다 보지 못했고, 네 것도 깜빡했어.”유진은 서인의 해명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4화

    유진은 나무 난간을 꼭 잡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약간 하얗게 변한 채로, 기대와 긴장 속에서 두 사람의 물에 비친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든 돌을 물 위로 던지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돌이 호수에 떨어지자 퐁당 소리가 났고, 유진은 자신의 심장이 함께 떨리는 것을 느꼈다. 곧 물결이 잔잔해졌고, 불빛이 비치는 물결이 서서히 사라졌다.그 순간, 유진은 자신이 정말로 홀려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각자 돌아갔다.유진은 인기 있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다가, 뒤에서 유민의 목소리가 들렸다.“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니 기분이 좋았어?”유진은 휙 돌아서며 깜짝 놀라 말했다.“어떻게 알았어?”유민은 깨달은 듯 미소 지었다.“방금 알았어.”유진은 유민이 자신을 속였다는 걸 깨닫고,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누나가 허점을 드러냈으니까 그렇지, 내가 아무것도 모르면 어떻게 속일 수 있었겠어?” 그러고는 유민이 혀를 차며 말했다. “얼굴은 괜찮은데, 그 사람은 널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유진은 좌우를 살피고, 유민을 자기 방으로 끌고 갔고, 문이 닫히자 얼굴을 굳히며 경고했다.“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유민은 태연하게 말했다.“내가 말하면 누나가 날 어떻게 할 건데? 누나는 나보다 싸움도 못 하잖아!”“나, 나.” 유진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나 소희에게 가서 네 얘기를 고자질할 거야, 그렇다면 나 대신 너를 혼내겠지?”유민은 소파에 앉아 궁금한 듯 물었다.“숙모가 알아?”“당연히 알지!”유진은 고개를 끄덕이자, 유민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왜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않은 거야?”유진은 좀 맥 빠진 얼굴로 푹 주저앉았다.“오늘 저녁 먹을 때,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나보고 삼촌이라 부르래, 족보가 다르잖아!”“주요 문제는 그 사람이 널 안 좋아하는 거겠지!” 유민이 냉소적으로 말했다.“친삼촌도 아닌데, 만약 좋아하면 그런 걸 신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345화

    “응!”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에게는 서인이라는 이름도 있어. 예전에 용병으로 활동했고, 소희와는 전우였어.”“나도 방금 알았는데, 사실 구은태 할아버지의 아들이더라고.”유민의 눈에 존경심이 더해졌다.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알고 보니 숙모의 전우였구나!”그러자 유진이 비웃으며 말했다. “숙모 얘기 나오니깐 눈이 반짝이네!”“그렇다면 내가 더 도와줘야겠네!” “네가 어떻게 도와줄 건데?”“그럼 넌 어떻게 그 사람을 쫓을 계획이야?”“몰라.” 유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일을 하는데 계획도 없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어?”유진이 변명하듯 말했다. “감정은 아주 주관적인 거라, 계획이랑은 상관없어!”“어떻게 상관이 없겠어? 숙모가 어떻게 삼촌을 얻었는지 알아?”유진은 눈을 크게 뜨며 말없이 유민을 바라보았다.“너도 먼저 잘 생각해 봐!” 유민이 일어나며 말했다. “난 가서 게임이나 할게.”유진은 쿠션을 껴안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넌 날 도와준다며?”“나는 어시스트고, 누나가 공격수니까 먼저 공격 계획을 세워. 그럼 내가 누나를 도와줄게!” 유민이 말하며 멋지게 문을 열고 나갔고, 유진은 화가 나서 눈을 뒤집으며 생각했다. ‘공격수, 어시스트라니, 정말로 감정을 게임으로 착각한 거야?’갑자기 유민이 자기를 신데렐라 계모라며 비웃던 게 생각나서, 울다가 웃었다. 곧이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코니로 걸어가 한숨을 쉬며, 눈이 반짝였다. 어쨌든, 다시 만났으니 됐다고 생각하며, 서인이 가까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되었다.유진은 휴대폰을 꺼내 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발코니로 나와서 별을 봐요!]서인이 이번에는 빠르게 답장을 했다. [오늘 밤은 흐려.]유진은 화가 나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계획이라니? 서인 같은 무뚝뚝한 사람을 상대하는 건 화성에 가는 것보다 더 어려울 거야!’...다음 날 아침.유진이 아직 잠에서 깨지 못했을 때, 쾅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