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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2화

Author: 금추
유사랑은 화가 나서 말했다.

[지금에서야 알았어요. 심서진이 처음부터 악의가 있었던 거라는 것을요. 걔는 당신 주변 사람들을 매수해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어요.]

[조길영이 스스로 함정에 빠질 때만 기다렸던 거죠!]

길영의 전처가 이 일에 끼어들긴 했지만, 사랑은 서진을 더 미워했다. 심지어 경찰서로 달려가 서진을 때려주고 싶은 정도였다.

강솔은 갑자기 발끝이 서늘해지며, 예형이 어떻게 서진에게 넘어갔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서진은 경성대를 졸업했고, 해성에서 일하며 1년도 안 되어 관리직에 올랐다. 그녀의 능력과 외모는 뛰어났다. 서진은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이 설계한 함정에 빠지길 기다렸다.

강솔은 서진이 대학 때 심리학을 전공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아주 철저하고 영리한 여성이었지만, 예형을 만나면서부터 좋은 머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남을 해치려던 서진은 스스로 파멸에 이르렀다.

사랑이 말했다.

[어쨌든 이번 일은 내가 강솔 씨를 오해한 거예요. 나와 조길영은 이제 끝났고, 결혼반지도 필요 없게 됐어요.]

[나중에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기면, 다시 강솔 씨를 찾아올게요.]

강솔은 사랑이 자신에게 이 모든 것을 말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며, 그녀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강솔은 여전히 묘한 기분에 잠겼다. 어쨌든 일이 마무리된 것에 안도하며, 강솔은 다시 자기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저녁 무렵, 주예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강솔, 우리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우리 이미 다 얘기했잖아.”

예형의 목소리는 깊고 진지했다.

[그날 네가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 나도 너에게 할 말이 많아. 우리 한 번 만나서 조용히 이야기하자, 응?]

강솔은 잠시 망설였다. 강솔은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자신이 예형에게 사과할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석이 돌아오면 얘기하라고 했지만, 진석이 돌아오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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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3화

    주예형을 바라보며, 강솔의 마음은 복잡했다. 이 많은 일을 겪고 나서, 그녀도 변했고, 예형도 변했다. 예형은 이제 더 다정해졌고, 더 따뜻해졌지만, 문제는 강솔이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예형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서진이 나중에 한 짓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이었어. 사실 난 이미 분명하게 말했어. 내가 그녀를 좋아하지 않고, 사귈 생각도 없다고. 그날 밤은 실수였어.” 그러고는 손을 모으며 말했다. “걔가 나한테 돈을 요구했었어. 난 그 돈을 주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는데, 뒤에서 그렇게 많은 일을 꾸민 거야!” 강솔은 조용히 말했다. “걔는 그날 밤 이후로 너를 얻었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네가 사귀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았으니 원한을 품었을 거야.” 예형은 화가 난 듯 말했다. “걔가 나에게 원한을 품는 건 괜찮지만, 왜 너까지 해치려 했을까?” 강솔은 살짝 비웃으며 말했다. “그건 걔가 널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야.” 예형은 잠시 멍해졌다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나는 사랑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더더욱 사귈 수 없어.” 잠시 말을 멈춘 예형은 깊은숨을 내쉬고 감정을 추스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강솔, 요즘 나는 많은 생각을 했어. 우리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지내왔는지. 그리고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아마 너는 설 이전부터 이미 나에게 실망했던 거지?” “내가 심서진을 챙기는 걸 네가 못마땅해했을 때, 나는 네가 괜히 화를 내는 거라고 생각했어.”“하지만 네가 진석과 함께 있는 걸 보고서야, 내가 서진과 있을 때 네가 느꼈던 감정을 이해하게 됐어.” “나는 항상 회사와 프로젝트만 신경 썼지, 우리 관계를 돌아볼 시간도, 너의 생각을 헤아릴 시간도 전혀 없었어. 정말로 난 형편없는 남자친구였어.” 강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운 게 있다니 다행이네. 나도 한때 너를 동경하고, 좋아해서 네 뒤를 쫓아다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4화

    강솔은 잠시 멍해졌다. 이전에 진석도 강솔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형 앞에서 마음속 답이 분명하게 떠올랐다. 이에 강솔은 솔직하게 예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가 됐든, 10년 전이든, 그 이후든, 네가 아니라 진석을 선택했을 거야.” 강솔은 한때 예형을 정말 좋아했고, 그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예형은 그녀에게 이상적인 존재였다. 반면에 진석은 강솔의 삶의 일부였고, 뼛속 깊이 스며든 사람이었다. 진석을 잃으면, 강솔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었다. 예형의 눈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한 줄기 빛이 서서히 사라졌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강솔은 휴대폰을 내려다봤지만, 여전히 진석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 평소라면 이 시간쯤, 진석은 그녀에게 여러 메시지를 보냈을 텐데, 오늘은 아무것도 없자, 조금 불안해졌다. 서빙 직원이 음식을 가져오자, 강솔은 말했다. “음식은 필요 없어요. 이분께 포장해 주세요.” 예형은 강솔을 의아하게 바라보았고, 강솔은 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할 말은 다 했어. 더 이상 같이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제 집에 가고 싶어.” 강솔과 진석이 함께하는 그 집으로. “내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주문했어. 우리 관계에서 부족했던 걸 보완하고 싶었어. 아마 이게 우리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어. 끝까지 같이 먹어줄 순 없어?” 강솔은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미 끝난 관계야. 감정을 잘못된 곳에 쏟지 마.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꼭 잘 대해줘.” 예형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늦은 깨달음을 비웃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나와 줘서 고마워. 이제야 모든 걸 명확히 알았어. 더 이상 너를 괴롭히지 않을게. 네 말대로, 우리 평화롭게 헤어지자.”“나중에 나를 떠올릴 때, 좋은 기억만 남았으면 좋겠어.” 강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거야.” 그러고는 일어나며 말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5화

    강솔은 참지 못하고 진석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언제 돌아와?] 강솔은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밖에는 따뜻한 봄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고, 기지개를 켜며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하지만 진석에게서 여전히 답장이 오지 않자, 강솔은 씻으러 갔다. 아침을 먹고 차를 몰고 회사로 가는 동안에도 진석의 답장은 없었다. ‘저녁을 먹고 있는 건가?' 강솔은 계속해서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그의 프로필 사진 옆에는 여전히 새 메시지 알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마음이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강솔은 진석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혹시 중요한 일로 바빠서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자고 있을까 봐 망설여졌다. 그런데도 걱정이 되어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그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하지만, 어제와 똑같이 진석은 통화를 거절했다. 곧 이어온 메시지는 그저 한마디뿐이었다.[이따가 다시 연락할게.] 강솔은 급히 답장을 보냈다. [나야 괜찮아,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지?] 하지만 진석은 더 이상 답을 하지 않았다. 강솔은 소파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 휴대폰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고, 평소 좋아하던 간식에도 손이 가지 않았다. 드라마를 볼 기분도 아니었다. 강솔은 소파에 누워 무심코 잠에 들었고, 한밤중에 추워서 잠에서 깼다. 휴대폰을 다시 들고 확인했지만, 강솔의 기대는 단번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진석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 강솔은 혹시 두 나라의 통신망에 문제가 생겨 자신의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은 것인가, 진석의 메시지가 도착하지 않은 것인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실망한 채 휴대폰을 소파에 던져버리고는,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다. 밤새 잠을 설치고,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을 때도 강솔은 여전히 기운이 없었다. 오전 회의를 마친 후, 윤미가 강솔의 사무실로 와 웃으며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기운이 없어 보이네요. 인터넷에서의 문제는 다 해결됐잖아요?” “괜찮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6화

    곧 소희에게서 전화가 왔고, 강솔은 즉시 전화를 받으며 다급히 물었다. “소희?” 소희는 말했다. [아까 선배에게 전화했어. 아무 일도 없대. 아마 아침 먹고 있어서 네 전화를 못 본 걸 거야. 강솔은 잠시 멍해졌다. “정말이야?” 소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이야, 내가 널 속일 리 없잖아!] 강솔은 잠깐 머뭇거렸다. “알겠어.” 강솔은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었지만, 동시에 한기가 몰려왔다. 진석이 아무 일도 없었다면, 일부러 연락을 피한 게 아닐까? ‘소희의 전화를 받았는데, 왜 내 전화는 받지 않았을까? 그때는 못 받았더라도, 이후에 남긴 부재중 전화는 보지 않았을까?’ 지금까지도 진석은 한 번도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강솔은 마치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이 서늘해지며, 그 차가운 기운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왜 이러는 거지? 진석이 왜 갑자기 날 이렇게 외면하는 거야?' 강솔은 지난 며칠간의 일을 되짚어보며 진석이 무슨 이유로 자신을 피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에서 본 그녀의 스캔들을 믿은 걸까? 아니면 경성대 포럼에서 올라온 그 사진을 봤을까?’하지만 사진은 과거에 주예형과 찍힌 것이었고, 진석은 충분히 그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 그걸로 그녀를 멀리한다는 게 말이 될까? 진석은 지금껏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전화를 피하고 있었다. 이에 강솔은 스스로를 감싸며 몸을 웅크렸다. 분노와 슬픔, 억울함이 복잡하게 얽혀 가슴을 짓눌렀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며 눈가가 붉어졌다. ‘막 사귀기 시작했는데,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야? 이런 작은 일에도 자존심을 부리며 연락을 끊다니, 예형과 뭐가 다르지?' 강솔은 너무나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안방으로 가서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가지고 왔던 그 작은 여행 가방에 자기 옷과 물건을 모두 챙겨 넣고, 강솔은 진석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7화

    두 사람이 집에 들어서자, 강솔은 바로 물었다. “말해봐, 왜 그렇게 한 거야?” 진석은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소파에 앉았다. 그의 등 뒤로는 미국식 흰색 나무창이 있었고, 저녁 햇살이 따뜻하게 그의 뒤에 금빛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그 온화하고 눈 부신 빛이 그의 안경테에 반사되면서, 차갑고 금속성의 냉기를 풍겼다. 그리고 진석은 깊은 눈빛으로 강솔을 응시하며 말했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그 말에 강솔은 냉소를 지었다. “당연히 물어야지. 이렇게 혼란스럽게 넘어갈 수는 없잖아.” 진석은 잠시 강솔을 응시한 뒤, 휴대폰을 꺼내 강솔에게 보여주었다. 그 사진은 강솔과 주예형이 석양 아래 함께 서 있는 장면이었다. “이 사진, 왜 또 그를 만난 거야? 내가 떠날 때 너는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지?” 강솔은 사진을 보고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녀는 이 사진이 자신이 동창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날 밤, 예형과 그 동창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 찍힌 사진임을 기억했다. 사진은 아주 선명했고, 촬영 각도를 보니 작업실 맞은편 카페에서 찍힌 것이 아니었다. 분명 배석류가 몰래 찍은 사진이었다. 석류가 이 사진을 심서진에게 넘겼고, 서진이 마지막으로 이간질을 시도하며 진석에게 보낸 것이 분명했다. 강솔은 변명하려 했으나, 이내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그 사진 한 장 때문에 날 외면한 거야?” 진석은 어둡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강솔, 지난 10년 동안 내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두 번 너를 포기하려 했어.”“한 번은 네가 주예형을 따라 M국에 왔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설날에 네가 제사를 지내고 나서 돌아와 나와 만두를 빚기로 했을 때였어.”“그런데 윤미래 이모가 네가 주예형 때문에 다시 강성으로 갔다고 말했지.”“그 두 번 모두 나는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자, 더는 기다리지 말자라고 스스로 말했어.” 강솔은 고개를 숙이며, 아픈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맺혔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8화

    강솔은 고개를 기울여 진석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그의 셔츠에 문지르며 훌쩍거렸다. “아무 말도 안 하고, 갑자기 나를 무시하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네가 여기서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정말로 많이 걱정했어, 진짜 알기나 해?” 강솔은 진석의 어깨에 엎드려 울면서 몸이 떨렸다. 진석의 마음은 마치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 그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깊은 후회가 밀려왔다. 진석은 고개를 돌려 강솔의 얼굴에 키스했다. 진석은 그 사진을 보고 단순히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혼란스러웠고, 강솔이 주예형을 만나 그에게 다시 마음이 흔들릴까 봐 두려웠다. 더욱이 강솔이 전화를 걸어 영상 통화로 자신의 혼란과 불안함을 보일까 봐 걱정했다. 그는 강솔을 놓아주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할지 확신이 없었다. 한참 동안 강솔은 천천히 진정되었고, 진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미 어둑해진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석양이 창문에 비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고, 슬픔도 조금씩 옅어졌다. 강솔은 코를 훌쩍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넌 여전히 날 믿지 않는 거야, 그렇지?” 진석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강솔, 넌 나를 사랑해?” 강솔은 입술을 깨물고, 마치 반항하듯 대답했다. “안 사랑해!” 진석은 약간 찡그렸지만, 강솔의 부은 눈을 바라보며 더는 그를 추궁할 힘을 잃었다. 강솔은 벽에 기대어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씻겨 더 맑고 투명해진 눈이 단단한 결심을 내비쳤다. “다시 말하지만, 나 주예형이랑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야. 우린 이미 모든 걸 끝냈고, 다시는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을 거야.” “비록 우리가 처음에 네가 강제로 밀어붙여서 사귀게 된 거지만, 내가 원치 않았다면 누구도 날 억지로 어쩌지 못했을 거야. 그걸 이해하겠어?” “게다가 우리 이미...” 강솔은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피했다.진석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09화

    진석은 강솔에게 키스를 하며 말했다. “그러면 이번이 내가 투정 부릴 유일한 기회야. 나 좀 달래줄 수 있겠어?” 강솔은 그의 말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오빠, 그날 주예형을 만난 건 그가 다른 동창과 함께 나를 동창회에 초대하러 왔을 때야. 난 초대에 응하지 않았어. 사진 속 상황은 실제와 달라.”“그건 배석류가 몰래 찍은 거야. 그리고 심서진에게 넘겼고, 심서진이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 거야.” 진석은 강솔의 말에 잠시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비서 그 배석류 말이야?” “그래, 심서진에게 매수당했어.” 강솔은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 “심서진의 일이 끝난 후에, 예형과 한 번 만나서 우리 사이의 모든 걸 정리했어. 난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고, 그 사람도 더는 날 찾지 않겠다고 약속했어.”“그 사람도 오빠랑 똑같은 질문을 했거든.” “무슨 질문인데?” 진석이 묻자, 강솔이 말했다. “만약 그 10년 동안 그와 네가 동시에 나에게 고백했다면,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 선택할 거냐고.” 이에 진석은 초조하게 강솔의 답을 기다리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넌 뭐라고 대답했어?” 강솔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어. 당신이 아니라 오뻐를 선택할 거라고. 남자친구는 없어도 되지만, 진석 오빠는 없어선 안 된다고.” 아마도 예형에게 그 답을 내린 순간부터, 강솔은 자신이 진석에 대해 얼마나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확고해졌는지를 깨달았다. 진석은 강솔의 대답에 눈빛이 흔들리며 마음속 깊이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강솔은 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알겠어? 네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강솔은 주저 없이 진석에게 다가가 키스했고, 그와 마찬가지로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오빠와 함께 있고 싶어. 이제 확신해. 그건 감동 때문이 아니야. 그저... 난 누구도 잃을 수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510화

    진석은 이마를 찡그리며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꺼내 국내 뉴스를 확인했다. 이전의 사진들은 이미 삭제되었지만, 고하선과 조길영의 공개 사과문은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 있었다. 진석은 그들의 사과문을 읽으며 강솔이 그들로부터 입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 점점 더 분명히 느꼈다. 진석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강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피자 한 조각을 물고 대답했다. “일이 금방 해결됐거든. 소희가 나를 도와줬어.” 진석은 강솔의 말에 이어 경성대 포럼을 열어 관련된 글들을 다시 확인했다. 심서진이 올린 글은 이미 삭제되었지만, 주예형이 올린 해명 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댓글을 훑어보면서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고, 진석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심서진은 어디 있어?” “잡혀갔어. 소희 말로는 몇 년 동안은 못 나올 거야. 감옥에서 썩게 될걸.” 강솔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한테 뭐라 하는 건 참을 수 있는데, 오빠를 모욕한 건 용서할 수 없어. 경찰서에 가서 한 번 더 걷어차고 싶을 정도였어.” 진석의 마음은 원래 무거웠지만, 강솔의 말을 듣고 그의 눈에 부드러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어?” 강솔은 큰 한 모금의 채소 수프를 마시며 자연스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강솔은 그 말을 하고 나서야 잠시 멈추었고, 눈을 살짝 굴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다시 고기를 먹었다. 진석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아까는 말이 없더니, 이제 와서 솔직하네.” 강솔은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말했다. “대화 주제나 흐리지 마.” 진석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웃었으나 목소리는 여전히 조금 무거웠다. “내가 없는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사실 별거 아니야.” 강솔은 낙천적인 성격답게 대답했다. “조길영과 유사랑의 일은 겉보기엔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심서진이 뒤에서 조종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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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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