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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Penulis: 금추
그의 손에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일을 마친 후 돈을 지불하다니. 그녀는 그를 무엇으로 생각하는 걸까?

남자가 냉담한 얼굴을 하고 발코니로 성큼성큼 걸어가니 과연 창문이 열려 있었다.

여기는 층고가 높아서 3층이 4층 높이일 텐데 그녀는 어떻게 뛰어내렸을까?

그가 그렇게 무서웠나? 죽음을 무릅쓰고 도망칠 만큼?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물을 끼얹은 듯 청량한 바람이지만 남자의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화는 식히지 못하였다. 이 여인은 만 원으로 그를 모욕했을 뿐만 아니라, 일이 끝난 후에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망쳤다... 잡히기만 해봐!

......

택시에 앉은 소희가 재채기를 하자 운전기사가 백미러를 보며 물었다.

“아가씨, 괜찮아요?”

이렇게 예쁘게 생겨서 홀딱 젖어있다니, 딱 봐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소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기사는 웃으며 말했다.

“아직 학생이죠? 밖에 혼자 다닐 때 각별히 조심해야 되요.”

“네, 감사합니다. 기사님.”

소희는 대답하고 휴대폰을 꺼내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

“천위 호텔의 7시와 9시경에 내가 찍힌 CCTV 기록은 모두 없애!”

“ok!”

상대방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지시에 따랐다.

남자의 귀에 거슬리는 말이 다시 귓가에 울려 퍼졌다. 소희는 오늘 임구택과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따위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다만 임구택이 그녀가 왔었다는 사실을 모르게만 하고 싶었다.

운해로에서 내리면서 소희는 뒷좌석을 적신 대가로 택시비를 두 배로 지불했다.

별장으로 돌아오자 하인은 소희의 젖은 옷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작은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일이 좀 있었어요, 일단 올라가서 샤워부터 할게요.”

소희는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목욕물 준비해 드릴게요.”

하녀는 더 묻지 못한 채 위층으로 올라가 준비했다.

몇 분 후 소희는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긴장했던 몸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머리까지 물속에 파묻고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잊으려 했다.

목욕을 마치고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하녀가 머리를 말려주고 있을 때 소정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희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하녀를 내보내고 베란다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 소정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소희야, 어디야? 임 대표님 만났어?”

소희의 말투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아버지, 제가 임 대표와 어색할까 봐 흥을 약을 타신 거예요?”

소정인은 어리둥절하였다.

“무슨 말이야, 약을? 내가 누구한테 약을 줘? 나 아니야!”

“아니라고요?”

소희는 계속해서 말하였다.

“그럼 왜 아버지는 분명 임구택의 비서와 아홉 시에 약속을 잡아놓고 저한테는 일곱 시라고 하셨어요?”

전화기에선 침묵이 흘렀다. 소희는 고개를 떨구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였다.

“소희야!”

전화기에서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소정인은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다. 나는 네가 임 대표를 일찍 만나서 단둘이 얘기를 나누다보면 결혼에 대해 생각이 달라질 거 같아서 그랬다.”

그러고는 대뜸 물었다.

“무슨 일 있었니? 왜 그래?”

소희는 소정인의 말투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관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아버지가 아니에요?”

소정인은 즉시 대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내가 아무리 어려워도 이런 상스러운 수단으로 내 딸을 이용하지는 않아!”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정인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희야, 괜찮지?”

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저 임구택을 못 만났어요.”

소정인도 자초지종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고 가볍게 탄식하듯 소희에게 사과했다.

“어쨌 됐든 이번 일은 아빠가 미안해, 다시는 그사람 만나라고 하지 않을게. 산속 별장에 있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아빠가 데리러 갈게.”

소희는 목소리가 한결 온화해졌다.

“이미 2년 넘게 살았어요. 몇 달 더 지내도 상관없어요. 아버지, 걱정하지 않으셔도돼요, 저 여기 꽤 마음에 들어요.”

이 별장은 임구택의 개인 재산이다, 결혼하자마자 이사 와서 거의 3년 동안 살고 있다.

소정인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몇 달만 더 참아. 3년이 되자마자 내가 직접 우리 딸 데리러 갈게. 아 참...”

그는 잠간 멈추더니 다시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네 엄마 생일이니 집으로 와. 지난번에 네가 왔을 때 한 말은 진심이 아니야, 너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 엄마도 많이 후회하고 있다. 다만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는 것뿐이야.”

“이번 주 토요일 오전에 수업이 있으니 수업을 마치고 제가 알아서 갈게요.”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아빠한테 전화하렴.”

전화를 끊고 소희는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봄 시즌에 나온 최신상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로 준비해 주세요, 이틀 뒤에 찾으러 갈게요.”

상대 편의 대답을 듣고 소희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오늘 일을 생각하니 어둠 속의 장면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그녀는 머리를 두 팔 사이로 파묻고 마음속엔 화난 건지 미워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듯한 감정이 피어났다.

밤 11시에 임구택이 천위 호텔을 떠날 때 비서가 그의 뒤를 따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찾았습니다. 천거의 부사장 이해창입니다. 원래 오늘 자신이 데리고 온 여자 파트너에게 약을 먹이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지 술잔이 대표님께 전달되었답니다. 이해창이 기겁을 하고 야반도주해서 해성으로 갔답니다.”

임구택의 새까만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이미 도망쳤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해!”

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임씨 가문 고택에 돌아온 지금은 이미 새벽이었다. 임씨 가문 첫째네 부부는 딸과 아들만 남겨둔 채 부모님과 함께 런던 경제 세미나에 참석하러 갔다.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임구택은 곧바로 3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한 뒤 가운을 두른 채 베란다의 등나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탁자 위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혔다.

담뱃불이 달밤의 베란다에서 깜박거렸다. 임구택의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드리워졌다. 희미한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유난히 윤곽이 두드러지고 준수해 보였다.

저도 모르게 또 오늘 밤 그 여자가 생각났다. 그는 그녀의 불안을 눈치채고 너무 성급했다가 그녀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길게 키스했다.

그녀가 응낙한 후에야 그는 그 다음 동작을 이어갔다. 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불안에 떨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당시 그는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임구택은 그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들었다. 이미 물에 젖어 있었다.

요즘은 거의 휴대폰 결제가 상용화되어있는데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닐까?

그녀는 왜 그의 방에 나타난 거지?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임구택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임구택은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오늘 밤 3층에서 뛰어내린 여자를 찾아봐!”

“네!”

비서 명우는 명령만 받을 뿐 종래로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음날 오전 수업을 마친 소희는 장학금 신청 서류를 정리해서 사무실로 보내라는 조교의 전화를 받았다.

소희가 정리를 마치고 출발하기도 전에 다시 조교의 메시지를 받았다.

[소희야, 나 급한 일이 있어서 9층 회의실에 가야 해, 여기로 가져와.]

소희는 답장한 뒤 사무동으로 향했다.

사무동 밖 도로에 검은색 벤틀리가 세워져 있었다. 소희가 막 지나가려는 찰나 키가 크고 반듯한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소희는 남자의 옆모습을 보고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

어젯밤에 불을 켜고 있지 않아서 임구택이 그녀를 모를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차가 떠나고 남자도 방향을 틀어 사무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에야 소희는 다시 길을 걸었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서자 남자가 멈춰서서 통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소희도 멈춰 서서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는 척했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임구택은 이미 멀어졌다. 소희는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면서 임구택이 어떻게 여기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사무동 건물에 들어서자 남자는 엘리베이터로 들어가고 있었고 소희는 걸음을 늦추며 엘리베이터가 닫히기를 기다렸다.

그녀의 손이 엘리베이터 버튼에 닿자 이미 닫혔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열렸다.

소희가 고개를 들자 미처 대비도 못한 채 남자의 냉담한 두눈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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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태
우리 마눌님이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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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8화

    명빈이 다음 날이면 N국 쪽에서 답이 올 거라고 했기에, 도숙연은 오전 내내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렸다.하지만 점심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도숙연은 석유에게 명빈에게 한번 물어봐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명빈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애가 타는 마음으로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도숙연이 명빈이 혹시 돈을 마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석유에게 물어보려던 바로 그때, 석유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설리가 이미 강성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도숙연은 놀라움과 기쁨에 휩싸였고 심지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N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려면 적어도 열몇 시간은 걸렸다.‘그런데 지금 설리가 강성에 도착했다면, 혹시 아침부터 명빈이 이미 설리를 구해 낸 것일까?’도숙연은 설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서야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믿었다.모녀는 서로를 끌어안고 목 놓아 울었고 백나라는 앞으로 다가와 달랬다.“돌아왔으면 됐어.”설리의 얼굴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고 울어서 눈도 퉁퉁 부어 있어 전체적으로 우울해 보였다.고개를 돌려 백나라를 본 순간, 설리의 마음속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화도 나고 원망도 치밀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 돌아왔으면 됐어.”도숙연은 아직도 가슴이 철렁한 듯 흐느끼며 말했다.그러나 설리는 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다 석유 남자친구 탓이에요. 그 사람이 날 속인 거라고요.”“내가 뭘 속였는지 한번 말해 보죠?”멀지 않은 곳에서 명빈과 석유가 함께 걸어왔다.명빈의 얇은 입술에는 대수롭지 않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목소리는 차갑고 약간의 오만함도 섞여 있었다.설리는 명빈을 보자 순간 굳어졌고 막상 얼굴을 마주하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설리는 N국에 도착한 뒤에야 조리스의 귀족 집안 후계자 신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다.명빈을 찾으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연락 수단에서 차단당한 뒤였다.그제야 설리는 명빈이 일부러 자신을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7화

    도숙연은 순간 멍해져 물었다.“설리야,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전부 그 명빈 씨 때문이에요. 명빈 씨가 조리스가 돈이 많고 귀족 집안 후계자라고 말해서 나도...]설리는 뼈저리게 후회하며 울었다.[다 저 둘 탓이에요. 전부 저 둘이 날 속인 거라고요.]도숙연은 고개를 돌려 원망 어린 눈으로 백나라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조리스가 사기꾼이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그 남자한테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우리 설리를 함정에 밀어 넣은 거야?”백나라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그런 일 없어. 난 아무것도 몰랐어.”도숙연은 그날 호텔에서 백나라가 울던 모습을 떠올렸다.다시 생각해 보니 거짓으로 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엄마, 나 좀 구해 줘요. 빨리 나 좀 데려가 줘요.]설리는 다시 울부짖었다.[안 그러면 나 정말 여기서 죽을 거예요.]그때 설리 쪽에서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조리스가 성큼성큼 다가왔고 영상 통화는 그렇게 끊겼다.“설리야, 설리야.”도숙연은 목 놓아 울었다.마침 그때 명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도숙연은 흥분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명빈에게 달려가더니 눈이 찢어질 듯 부릅뜬 채 손가락으로 남자를 가리켰다.“당신이 우리 설리를 함정에 빠뜨렸죠? 우리 설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도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석유는 명빈의 앞을 막아서더니 차가운 눈으로 도숙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모, 한 가지 알려 드릴게요. 지금 이모 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명빈 씨뿐이에요.”그 말에 도숙연의 울음소리가 뚝 멈추고 멍하니 석유를 바라보다 더듬거리며 물었다.“명, 명빈 씨가 설리를 구할 수 있다고?”명빈은 태연자약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그것도 제가 설리 씨를 구하고 싶은지 아닌지에 달렸죠.”도숙연의 태도가 순식간에 달라지더니 그대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명빈 씨, 제발 우리 딸 좀 구해 주세요. 방금 제가 함부로 말했어요. 머리 숙여 사죄할게요.”아무리 큰 원한도 자기 딸의 목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6화

    석유는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모, 일단 일어나세요. 조리스 씨는 사람을 죽일 배짱까지는 없어요. 그냥 겁주는 거예요.”“낯선 타국에서 조리스가 정말 사람을 죽이면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잖아. 설리는 분명 겁에 질렸을 거야.”도숙연은 계속 백나라에게 애원했다.“나라야, 설리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백나라는 설리를 구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설리의 말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조리스가 어떻게 사기꾼일 수 있단 말이야?’‘혹시 조리스가 자신을 버렸기 때문에 일부러 모함하는 건 아닐까?’백나라가 꿈쩍도 하지 않자 도숙연은 더욱 다급해졌다.“나라야, 설리가 아니었다면 지금 N국에 붙잡혀 있는 사람은 너였어. 설리가 너 대신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고 있는 거야.”“그러니까 누구보다 네가 설리를 구해야 해.”그제야 백나라도 정신을 차린 듯 반박했다.“내가 설리한테 N국으로 가라고 했어? 걔가 조리스를 빼앗아 간 거잖아.”“그날 너도 그 자리에 있었고, 설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똑똑히 들었으면서 어떻게 이제 와서 나를 탓해?”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던 그때, 갑자기 도숙연의 휴대폰이 울렸다.설리에게서 걸려 온 영상 통화였다.도숙연은 눈물을 훔치고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설리야.”설리는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에는 선명한 상처가 남아 있었을 뿐 더러 울부짖으며 말했다.[엄마, 돈은 마련했어요? 나 돌아가고 싶어요. 나 좀 구해 줘요. 이러다 죽을 것 같아요.]도숙연은 설리의 모습을 보자 더 당황했다.“조리스가 또 때렸어?”설리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커다란 손이 설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거칠게 뒤로 잡아당겼다.설리의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화면에 조리스의 얼굴이 나타났다.평소의 온화하고 신사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지금 조리스의 얼굴에는 흉포한 분노만 가득했다.[이 사기꾼들아. 100억도 못 내놓으면서 감히 부자인 척해? 무슨 수를 쓰든 당장 돈 보내. 안 그러면 얘 팔아 버릴 거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5화

    일주일이 지난 뒤, 백나라는 갑자기 석유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석유야, 나 지금 강성에 있어. 지금 시간 있니? 할 이야기가 있어.]‘엄마가 강성에 왔다고?’석유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더니 곧바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백나라의 목소리에는 다급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만나서 이야기하자.]석유는 비서에게 업무를 간단히 지시한 뒤 차를 몰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이미 점심시간이었고 백나라가 정한 곳은 한 식당이었다. 룸 안으로 들어간 석유는 도숙연도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도숙연은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있었다.“설리 아빠가 마침 요즘 지방 출장을 가 있어. 설리가 N국에 간 일도 차마 말하지 못했는데 이제 이런 일까지 생겼잖아. 남편이 돌아오면 내가 뭐라고 설명해야 해?”백나라는 옆에서 도숙연을 달래고 있었다.석유를 보자 백나라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석유야, 큰일 났어. 설리가 N국에 붙잡혀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그러자 석유는 조금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설리가 조리스에게 속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리스가 감히 설리를 납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도숙연은 눈물 어린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석유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설리가 전화해서 그러는데, 그 조리스라는 사람은 귀족 집안 후계자가 아니라 그냥 사기꾼이래. 회사도 성도 전부 가짜였대.”석유는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전 조리스 씨와 친하지 않아서 잘 몰라요.”도숙연은 곧바로 화살을 백나라에게 돌렸다.“나라야, 넌 입만 열면 조리스가 명문가 후계자라고 했잖아.”백나라의 눈빛이 흔들렸다.“조리스가 나한테 그렇게 말했어. 나도 조리스 집안의 성을 직접 봤고 가족들도 만났어. 그게 가짜인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도숙연은 울며 말했다.“전부 널 속인 거야. 넌 속지 않았는데 오히려 우리 설리가 속아서 끌려갔잖아. 이제 어떡해?”백나라는 찔리는 듯한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해야 하지?”도숙연은 더욱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4화

    명빈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요? 무슨 생각 해요?”석유는 고개를 숙여 탕을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명빈이 시간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이동했다.곧이어 명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졸려요? 다 마시고 자러 가요.”석유는 입술을 살짝 다문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탕을 다 마신 뒤, 석유는 그릇과 수저를 챙겨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했고 명빈도 옆에 서서 도왔다.깊은 밤, 어스름한 불빛 아래 나란히 서서 설거지하는 두 사람의 모습마저 유난히 따뜻하고 정겨워 보였다.명빈은 씻은 접시의 물기를 닦다가 문득 석유를 바라보며 웃었다.“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늘 야근하셨어요. 그러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먼저 집에 오면 이런 탕을 한 냄비 끓여 놓고 다른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렸죠.”“그래서 난 한밤중에 두 분이 함께 탕을 마시며 이야기하고, 나란히 설거지하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지금 우리처럼요.”석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고개를 들어 명빈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석유는 가슴 한켠이 아려 왔다.‘세상에는 어째서 이렇게 불공평한 일이 많은 걸까?’명빈의 어머니는 좋은 엄마였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반면 자신의 엄마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도 조금도 엄마답지 않다고 느꼈다.“내 말은 우리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명빈은 고개를 숙여 석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무슨 생각 했어요?”석유는 정신을 차리고 명빈을 흘겨본 뒤 다시 묵묵히 설거지를 계속했다.이에 명빈은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두 사람은 주방과 식당을 깨끗이 정리한 뒤 위층으로 올라가 잠자리에 들었다.석유를 객실까지 데려다준 명빈은 석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오늘 밤은 같이 있지 않을 테니까 푹 자요. 그래도 한밤중에 무서우면 메시지 보내요. 부르면 언제든 바로 올게요.”석유가 피식 웃었다.“우리 명빈 사장님,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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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유의 손끝이 무언가에 닿았는데 옷 안에 숨겨 둔 총이었다. 곧 희유는 총을 꺼내 차가운 금속을 손바닥으로 더듬자 그제야 가슴이 아주 조금 가라앉았다.하늘은 점점 어두워졌고 밤이 되면 숲은 더 위험해졌기에 희유는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일단 사람이 있는 곳부터 찾아야 했지만 움직이기도 전에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진득하고 비릿한 냄새가 퍼지며 어스름한 빛 속에서 들개 대여섯 마리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오랫동안 시체를 먹고 자란 들개는 보통의 들개보다 덩치가 더 컸다. 송곳니는 길고 꼬리는 축 늘어졌으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185화

    우행은 여전히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다른 가능성은 이게 그냥 게임 설정이라는 거지.”화영은 말없이 우행을 바라봤다.역시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건 여자 쪽이었다.우행은 화영의 표정을 살피며 약간 의아한 듯 물었다.“내 말이 틀려요? 이렇게 설정돼 있으니까 우리가 단계별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던 거잖아요.”이에 화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맞아요. 우행 씨 말이 다 맞아요.”“근데 말투가 좀 미묘한데요?”우행이 의미심장하게 웃자 화영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생각은요 지금 빨리 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223화

    동지 이후로 날씨는 점점 더 추워졌다. 석양조차 냉기를 머금은 듯했고, 주황빛 구름층은 차가운 안개에 덮인 듯 흐릿하게 번져 있었다.주말 저녁, 도로는 여전히 막혀 있었다.화영이 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지만 이 시간대의 바는 아직 한산했다.상주 밴드는 오지 않았고 몇몇 손님들만 구석구석 흩어져 있었다.바텐더가 화영을 보자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요즘 많이 바쁘신가 봐요?”화영이 가볍게 웃었다.“연말이라 다 그렇죠. 여긴 어때요? 장사는 잘돼요?”“그럭저럭요. 단골들이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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