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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作者: 금추

제1화

作者: 금추
수요일 저녁 7시 정각 소희는 전위 호텔 앞에 나타났다.

핸드폰 알림 소리가 울리자 소희는 카카오톡을 확인했다. 아빠 소정인이었다.

[소희야, 아빠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 차가 좀 막히네. 먼저 들어가있어.]

소희는 발걸음을 늦추며 이따 임구택을 만나면 어떻게 인사할까 생각하고 있었다.

결혼 3년 동안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임구택이 이 결혼을 동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심지어 거부한다는 것은 안 봐도 뻔했다.

그렇다고 임구택을 탓할 일도 아니었다. 과거 소씨 가문의 회사가 위기를 맞자 뻔뻔하게 임씨 가문을 찾아가 혼인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하였고, 당시 임씨 가문의 장남은 이미 결혼을 한 터라 자연스레 그 약속은 차남 임구택이 이행하게 되었다. 그가 내키지 않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임씨 가문은 당연히 소씨 가문에 좌지우지 당하지만은 않았다. 예물로 50억 원을 건네어 소씨 가문이 난관을 이겨내게 도우면서도 조건을 제시했다. 3년 뒤에 이 혼사가 자동 해지되는 것으로.

3년 전, 그녀는 아직 법정 결혼 연령이 되지 않아, 두 사람은 라스베가스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두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대리인이 가서 혼인신고를 마쳤다.

결혼하자마자 임구택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결혼 해지를 석 달 앞두고 돌아왔다. 결혼을 거부한다는 태도가 너무나도 뚜렷했다.

하필이면 오늘, 그녀의 아버지가 회사 때문에 그녀를 앞세워 다시 한번 그를 찾아가 부탁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소희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지 생각하였다.

“임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당신 아내에요!”

그가 그녀를 거들떠보기나 할까?

듣건대 임구택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강성의 유명한 악질이었다고 한다. 강성의 흑과 백을 모두 통솔하며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매섭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며칠 전 TV의 경제 채널에서 임구택을 본 적이 있는데 그녀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명품 양복을 입고, 거만하면서도 우아하고 듬직해 보였다.

그녀는 임구택이 오늘도 TV에서처럼 기개가 있고 교양있게 행동하여 자신을 너무 난처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천위 호텔은 전체가 전통 양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고풍스럽고 품위있는 것이 마치 고대 왕실의 휴가 별장지 같았다. 소희는 소정인이 알려준 방 번호대로 연풍관 3층으로 갔다.

3층은 모두 스위트룸이고, 마루에는 카펫이 깔려 있었는데 조명이 은은하고 유난히 조용했다.

스위트룸 앞에 도착한 소희는 심호흡을 하고 나서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닿자 문이 저절로 빼꼼 열렸다. 이에 소희는 살짝 당황했다.

설마 임구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소희는 예의상 몇 번 더 두드렸다.

응답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희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세우고 문을 밀고 안으로 두 걸음 걸어갔다. 현관에만 어두운 조명이 켜져 있고 안은 어두워서 보이질 않았다.

아무도 없나?

스위트룸은 넓고 가운데는 거실, 양옆은 휴식공간과 침실이었다.

그녀는 거실로 갔다가 느낌이 좋지 않아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침실 쪽에서 물소리와 함께 고통스러운 듯 내리깐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소희의 머릿속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 3초 동안 서서 고민하다가 그녀는 결국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

“임 선생님이십니까? 왜 그러세요?” 소희는 침실 문을 밀어 열면서 나직이 물었다.

갑자기 한쪽 팔이 그녀를 욕실로 불쑥 끌고 들어갔다. 남자는 한 손으로 벽을 짚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목을 조르면서 고통을 간신히 참으면서도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내게 약을 먹여? 죽고 싶어?”

거실에서는 그나마 창밖의 불빛이 비쳐 들지만 욕실 안은 캄캄해서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소희는 꾹 참고 반항하지 않았다. 목이 조여와 쉰 목소리로 침착하게 말했다.

“저 아니에요!”

“그럼 너는 누구야?”

남자는 찬물을 한참 맞았는지 온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내뿜는 호흡은 뜨거웠다. 차가웠다 뜨거웠다를 반복하면서 소희는 멍때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소리 없이 마주보고 있었다. 남자의 숨결은 점점 거칠어져 갔고 이미 참을 만큼 참아 한계에 도달한 듯 했다.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이 갑자기 스르르 뒷쪽으로 미끄러져 목덜미를 감싸안더니 급기야 고개를 숙여 거칠게 키스를 했다.

그의 입술은 차갑고 난폭했다.

소희는 순간 눈을 부릅뜨고 다리를 들어 남자를 밀쳐내려 했다.

하지만 남자의 힘과 속도는 모두 그녀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는 긴 다리로 그녀의 무릎을 누르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줘, 네가 뭘 원하든, 사후에 다 보상해 줄게.”

소희는 심호흡을 하며 생각했다. 이런 상황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 다른 사람이 임구택에게 약을 먹인건가?

어둠 속에서 남자의 숨결이 그녀의 모든 감각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도울지, 그더러 다른 여자를 찾으라고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남자의 키스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

소희는 두 사람이 어떻게 욕실에서 침실로 들어갔는지도 잊은 채 저항과 순종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때, 남자는 이미 그녀를 안고 거침없이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두 사람이 결혼하면 이런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한건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녀는 하늘위로 붕 날아올랐다 바닥으로 떨어졌다를 반복한 이 시간이 지난 3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

막 끝냈는데 마침 누군가가 들어와 침실로 향하고 있었다.

“임 대표님?”

“들어오지 마!”

남자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만족스러운 나른함을 띠고 있었다.

바깥의 소리가 사라졌다.

잠시 후 임구택은 일어나서 가운을 입고 침대 위의 여자를 보지도 않은 채 방을 나갔다.

소희가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겼다. 밖에 불이 켜지고 문틈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임구택은 거실로 나와 소파에 기대었다. 조각상같은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았고, 눈빛에 만족 후의 나태함만이 남아있었다.

비서가 다가와서 물었다.

“임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비서는 임구택이 술자리에서 갑자기 일어서더니 따라오지도 못하게 하고 두 시간이 넘어도 나오지 않자 불안해서 올라와 본 것이었다. 그는 방금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았는데 두 사람의 숨소리인 듯했다.

임구택은 미간을 주무르며 말했다.

“괜찮아!”

비서는 방금전 상황에 대한 상상을 그만두고 말하였다.

“소정인 씨가 1009번 방을 예약하고 9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다 됐습니다.”

임구택이 되물었다.

“소정인이 누구지?”

그는 말끝을 흐리더니 다시 생각난 듯 덤덤하게 물었다.

“아직 3년 안됐지?”

비서가 답하였다.

“몇 개월 남았습니다.”

임구택은 비웃으며 말하였다.

“얼마나 차이 난다고.”

비서가 말했다.

“소정인 씨가 이미 몇 차례 전화를 걸어 만나뵙고 싶으시답니다. 아마 대표님께 부탁할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임구택은 방 안의 여자가 생각난 듯 말을 아끼는 듯한 어조를 보였다. “이미 한번 팔았으면서 또 팔려고 해? 뻔뻔한 인간. 내가 계속 받아줄 것 같아? 아님 도대체 얼마나 값진 딸이길래 다시 팔 생각을 하는거야? 안 만나!”

마지막 세 글자는 무정하고 차가웠다.

소희는 침실에서 밖의 대화를 똑똑히 듣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홍조를 띤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려버렸다. 만약 임구택이 침실에 누워있는 여자가 소정인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판다’고 말했으면 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온몸이 쑤시는 것을 참고 침대에서 내려와 자신의 옷을 찾아 입고 닥치는 대로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곧장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소녀는 땅에 떨어지고 몇 바퀴 굴렀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몇 미터밖의 청석로에 나타났다. 가녀린 그녀의 모습은 곧 어둑어둑한 불빛 속으로 사라졌다.

임구택은 비서와 거실에서 한참 다른 이야기도 나누다가 나중에 비서에게 분부했다.

“오늘 술자리에서 누가 손버릇이 나쁜지 알아봐.”

비서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방금 들은 소리가 떠올라 재빨리 알아차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네!”

임구택은 일어나 침실로 돌아가 어둠 속에서 킹사이즈의 침대를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일어나. 돈 가지고 여기서 나가. 앞으로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말고!”

아무 대답이 없었다. 임구택은 눈썹을 찡그리며 불을 켰다. 은은한 불빛 아래에 어수선한 침대만 보일 뿐 아까의 그 여자는 온데간데 없었다.

그는 돌아서서 욕실에 가보았지만 욕실 안도 텅 비어 있었다.

그의 가늘고 긴 눈동자에 의아함이 내비쳤다. 설마 방금 그가 침대에서 품었던 여자가 귀신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는 분명히 침대 시트에 묻은 빨간 자국을 보았다.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침대 맞은편 캐비닛을 본 임구택은 천천히 다가가 꽃병 밑에 있는 물건을 집어 들었다. 순식간에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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評論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유태
무섭네요. 좀 더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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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8화

    김하운은 계속 석유의 일만 생각하고 있었다.곧 남자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그러자 주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틀 뒤, 오승일의 아내 주아연도 주아의 전시회를 보러 찾아왔다. “엄마한테 네 그림이 전시 중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계속 와 보고 싶었어.”“그런데 요즘 정말 너무 바빴거든. 주말에도 계속 일했어. 오늘에서야 겨우 시간이 나서 바로 달려왔어.”주아는 원피스를 입은 채 단아하고 차분하게 미소 지었다.“괜찮아. 전시는 오래 하니까 시간 날 때 언제든 오면 돼.”아연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너 석유 씨랑 친한 친구 맞지?”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지. 왜?”아연의 표정이 금세 진지해졌다.“조용한 데 가서 이야기해.”주아는 아연이 이렇게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이자, 석유의 직무 정지와 관련된 일이라는 예감이 들었다.주아는 아연을 데리고 전시장을 나왔다.두 사람은 맞은편 찻집의 룸을 잡아 자리를 잡았다.주아가 차를 따라 준 뒤,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석유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아연은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원래는 말하면 안 되는 일인데 아까는 내가 좀 경솔했어.”그러자 주아는 서둘러 미소를 지었다.“나 못 믿어? 다른 사람한테 절대 안 말할게.”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석유가 회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어.”“지금 우리도 그 회사 조사에 협조하고 있는데, 내가 석유 개인 계좌를 조사하는 일을 맡았거든. 그런데 실제로 좀 이상한 점이 나왔어.”주아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문제?”곧 아연이 대답했다.“보름쯤 전에 큰돈이 석유 씨 개인 계좌로 입금됐어. 그런데 그 돈이 곧바로 다른 곳으로 다시 빠져나갔어요.”아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목소리를 낮췄다.“이 내용은 아직 위에 보고하지 않았어.”처음 석유라는 이름을 봤을 때도 놀랐다.세 번이나 확인한 끝에 결혼식에서 만났던 바로 그 석유, 명빈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윤씨 집안과 오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7화

    곧이어 하연이 들어와 석유의 짐을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어쩌다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누가 부사장님을 모함한 거 아니에요?”석유는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정리하며 말했다.“결백한 사람은 결국 결백이 밝혀져요. 지금은 제가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게 맞아요.”하연은 분을 참지 못했다.“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저는 부사장님을 믿어요.”석유가 고개를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본부장님 업무 잘 도와드려요.”하연은 눈가가 붉어지더니 목이 멘 채 고개를 끄덕였다.“부사장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리고 부사장님은 반드시 결백을 증명하고 돌아오실 거라고 믿어요.”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의 짐을 들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석유의 뒷모습은 언제나처럼 담담하고 여유로웠다.주변에서는 저마다 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었지만. 석유의 맑고 곧은 눈빛에는 조금의 당황함도 없었다....석유는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다른 일들마저 모두 흥미를 잃은 듯했다.결국 석유는 전시장으로 향했다.미리 주아에게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전시장 안에서 주아와 마주쳤다.“석유 씨!”주아가 반가운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왔다.“뒷모습이 석유 씨인 것 같았는데 정말 맞았네요.”석유가 미소를 지었다.“저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어요.”“제 그림을 사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요. 책임자가 가격 상의하자고 불렀어요.”주아의 말에 석유는 진심으로 기뻐했다.“축하해요.”두 사람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아는 문득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오늘은 주말도 아닌데, 어떻게 여기에 올 시간이 있었어요?”석유는 담담하게 답했다.“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 당분간 출근하지 않게 됐어요.”주아는 잠시 멍해졌다.“무슨 일이 있었어요?”석유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말해 봐야 괜히 남까지 걱정시키는 일뿐이었다.“회사 일이에요. 그만 얘기하고 전시나 계속 보죠?”“좋아요.”주아가 부드럽게 웃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6화

    법무팀 직원이 명빈에게 어떻게 처리할지 물었다.오씨 집안, RT그룹, 입찰 제안서 유출, 이 모든 일이 한데 얽혀 명빈의 머릿속은 몹시 복잡했다.명빈은 눈을 내리깔고 담담하게 말했다.“계속 조사하세요.”법무팀 직원이 답했다.“네, 사장님.”김하운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는데 안색은 이미 몹시 좋지 않았다.그리고 명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법무팀 직원이 나가자 김하운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사장님, 부사장님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니에요.”“정말 그런 일을 하셨다면 목적이 뭐겠어요? 돈 때문이겠어요? 부사장님은 돈이 부족한 분이 아니잖아요.”김하운은 오랫동안 석유와 함께 일해 왔기에 집안 사정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석유가 돈 때문에 회사를 배신할 리는 없다고 생각한 김하운은 단호하게 말했다.“이번 일은 부사장님을 노린 거라고 생각해요.”명빈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알아요. 그래서 계속 조사하는 거예요.”명빈은 김하운보다 석유를 더 잘 알고 있었고, 석융의 사람 됨됨이도 더욱 굳게 믿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경쟁 상대가 RT그룹이라는 점이었다.김하운에게는 낯선 회사였지만, 명빈에게는 이미 처음 듣는 이름이 아니었다....석유는 고객 한 명을 기다리느라 해성에서 하루를 더 머물렀다.그리고 강성으로 돌아왔을 때, 강성의 분위기는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회사 기밀문서가 유출됐고 모든 의심은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명빈은 어쩔 수 없이 석유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도록 했다.또한 부사장 자리는 당분간 김하운이 대신 맡게 됐다.석유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고 빠르게 이 처분을 받아들였다.석유는 짐을 정리해 회사를 떠날 준비를 했다.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가 없는 이상, 어떤 해명도 소용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곧 명빈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본 적은 없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5화

    “반년쯤 전이요. 제가 반년 전에 여기 출근했거든요? 그때 신하리 씨랑 며칠 같이 일하다가 그만뒀어요.”직원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남편이 꽤 돈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가방도 400만 원짜리를 사주더라고요.”이처럼 작은 동네에서는 가방 하나에 400만 원을 쓰는 일은 엄청난 사치였다.그래서 직원은 가방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눈빛에는 부러움이 가득했고 그만큼 기억도 선명했다.명빈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고마워요.”그러자 직원이 밝게 말했다.“혹시 연락처라도 교환하실래요? 소식 들으면 연락드릴게요.”“괜찮아요.”명빈은 짧게 답한 뒤 몸을 돌려 편의점을 나왔다.차에 올라타자 바깥보다 한층 어두운 빛이 차 안을 감쌌고, 명빈의 눈빛도 더욱 깊고 차가워졌다.‘서문이랑 서문의 할머니는 이사를 갔고 편의점 직원도 다른 지역으로 시집을 갔어. 이 모든 일이 정말 우연일까?’명빈의 눈동자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며들었다.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려다가 번호를 누르는 순간 손을 멈췄다.‘지금 전화를 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내가 지금 석유 씨를 의심하고 있는 걸까?’하지만 석유의 성격이라면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오히려 믿기 때문에 더 철저히 확인해야 했다.의문을 마음속에 쌓아 두었다가 결국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기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명빈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담담한 목소리로 지시했다.“권씨 집안 사람들 조사해요.”명빈에게 있어서 권씨 집안을 조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서문은 이곳 초등학교를 다녔고, 학적 정보에는 부모의 모든 신상 정보가 기록되어 있었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서문의 아버지 이름은 박신철이었고 현재 성주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즉, 서문과 권명숙도 지금은 모두 성주에 있다는 뜻이었다.‘또 성주야.’명빈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고는 차갑게 말했다.“박신철의 수입도 조사하세요.”[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4화

    갑작스러운 고백에 석유는 숨이 턱하고 막혔다.[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요.]두 사람은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넸다.명빈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발코니로 나가 난간에 기대어 멀리 펼쳐진 산등성이를 바라봤다.마당 곳곳에 켜진 작은 불빛들도 눈에 들어왔다.예전에 석유와 함께 이곳에서 보냈던 시간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랐다.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곳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산도 그대로였고 마당도 그대로였다.담장을 넘어설 만큼 크게 자란 녹나무 한 그루를 제외하면 세월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축축하고 차가운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명빈은 눈을 가늘게 떴다.눈앞의 풍경은 마치 물속에 비친 달처럼 점점 흐려져 갔다....다음 날 오후.일이 거의 마무리되자 명빈은 강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러다 문득 권명숙과 서문이 떠올랐다.지난 몇 년 동안 석유는 고향에 갈 때마다 임성을 들러 서문을 만나고 왔다.그리고 서문의 성적은 늘 상위권이고, 권명숙의 건강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해 주곤 했다.이번에 여기까지 온 김에 명빈도 서문을 한 번 보고 싶었다.‘키도 많이 컸을까? 이제는 제법 숙녀가 되었을까?’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권씨 집을 찾아갔을 때,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마당도 몹시 황량해 보여 사람이 사는 집 같지 않았다.마침 이웃 주민 한 사람이 지나가자 명빈은 다가가 권명숙이 집에 있는지 물었다.그러자 이웃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혹시 친척이세요? 할머니는 서문이 데리고 벌써 이사 가셨어요.”명빈은 순간 멈칫했다.“언제 이사 가셨나요?”이웃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반년쯤 됐을 거예요.”“어디로 가셨는지 아세요?”명빈이 다시 물었다.명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권명숙은 나이도 많았고, 서문도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이 작은 마을에서 생활도 안정되어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사를 갔을까?’그러자 이웃은 고개를 저었다.“어디로 갔는지는 몰라요. 서문이 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303화

    사안이 워낙 중대한 만큼 증거도 모두 석유가 회사 기밀을 유출한 쪽을 가리키는 듯했다.하지만 김하운은 아무 조건 없이 석유를 믿었기에 침착하게 모두를 진정시키며 말했다.“다들 부사장님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셨잖아요. 부사장님이 어떤 분인지 누구보다 잘 아실 거예요.”“부사장님은 절대로 회사를 배신할 분이 아니에요. 게다가 이번 일은 여러 부분에서 너무 이상해요.”그때 누군가 의문을 제기했다.“RT그룹은 원가를 최적화해서 제안서를 제출했고, 입찰가는 우리보다 딱 2억만 낮았어요. 기술 수치도 완전히 똑같았고요.”“그 자료는 마지막에 부사장님만 알고 있었는데, 본부장님은 이걸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수백억 원이 오가는 대형 프로젝트였고, 입찰 금액 역시 원 단위까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산정되어 있었다.그런데 경쟁사가 제시한 금액은 하필이면 정확히 2억 원이 낮았다. 이걸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쉽게 믿기 어려웠다.김하운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서 이번 일이 이상하다는 거예요. RT그룹의 입찰가는 우리와 거의 같고 기술 데이터도 완전히 똑같아요.”“이건 대놓고 우리한테 입찰 제안서가 유출됐다고 알려 주는 거나 다름없어요.”“그렇게 해서 RT그룹이 얻는 게 뭘까요? 자기들 신뢰와 평판에도 도움이 안 되잖아요.”이건 상대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들도 큰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었다.RT그룹은 굳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김하운은 말을 이었다.“그런데도 이렇게 한 이유는 하나뿐이죠. 우리 회사가 부사장님을 의심하게 만들려는 거죠. 그게 저 사람들의 진짜 목적이에요.”모두 잠시 곰곰이 생각했다.김하운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지만 기술팀 책임자가 입을 열었다.“이번 입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밤낮없이 일했어요. 실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고요.”“우리가 부사장님을 믿는다는 것과 RT그룹의 의도를 추측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요.”“본부장님께서 부사장님이 결백하다고 믿으신다면 더더욱 사장님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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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선혁은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장의현을 바라보며 눈빛을 살짝 굴렸다.“의현 씨 게임 닉네임 뭐예요? 같이 하죠.”장의현은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가리며 말했다.“그냥 막 지은 거예요.”서선혁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속으로 웃으며 조용히 접속했다. 그리고 게임 친구인 널 죽게 만들고 싶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출근 안 해? 한가하게 게임이나 하고, 뭐해?]두 사람은 몇 달 동안 게임에서 팀을 짜고 플레이한 사이였다. 꽤 친해진 상태라 답장도 곧장 왔다.[지금 경성이야, 친구들이랑 밥 먹고 있어!][나도 지금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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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은 머릿속이 혼미했다.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앉아 거의 잠들기 직전이었다. 본능적으로 말했다.“망강 아파트.”그러고는 곧 정신이 번쩍 들며 말을 고쳤다.“안 돼, 거긴 가지 마.”서선혁은 옆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술에 제대로 취했네. 혹시 그 남자 때문에 술로 풀고 있는 거야?”말도 안 되는 소리에 유정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말이 왜 이렇게 많아? 계속 떠들면 내리게 할 거야.”그 말에 서선혁은 눈을 부릅뜨고는 퉁명스럽게 받아쳤다.“내리긴 누가 내려. 내가 안 몰면 넌 누가 데려다줘?”유정은 고개를 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580화

    다음 날 아침, 유정이 눈을 떴을 때 조백림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여자가 몸을 조금 움직이자, 백림이 허리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어디 가?”유정은 조용히 말했다.“강희가 아침 뭐 먹을지 물어봤어. 벌써 일어났나 봐. 나 먼저 내려가 볼게. 넌 좀 더 자.”창밖은 이미 훤히 밝아 있었지만, 방 안은 커튼이 쳐져 있어 빛이 희미하게 들어올 뿐이었다.백림은 이마를 유정의 이마에 맞대고, 손끝으로 유정의 입술을 어루만지며 낮게,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속삭였다.“유정아, 나 꿈꿨어. 우리가 결혼하는 꿈. 진짜 행복했어.”아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508화

    아파트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공기가 그대로 유정을 감싸자, 그녀는 현관에 서서 멍하니 섰다. 고작 한 달 남짓 머물렀던 곳인데, 이토록 마음이 놓이다니. 그렇게 넋이 나간 순간, 조백림이 뒤에서 안아왔다.백림의 턱이 유정의 어깨에 얹혔고, 부드러운 니트 너머로 전해지는 체온과 유정의 향이 남자에게는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백림은 고개를 돌려 유정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유정아, 정말 보고 싶었어. 네가 떠난 뒤에도 몇 번이나 여기 들렀어. 혹시나 네가 다시 돌아와 있을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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